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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35. 그의 셔츠 단추를 남김없이 뜯어내던 날
작성일 : 20-09-09 20:30     조회 : 318     추천 : 0     분량 : 6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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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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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아앜!"

 

 마치 작정하고 자빠지는 것처럼.. 큐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실제와 다름없는 메소드 연기를 펼치는 명배우처럼..

 

 태오에게 다가간 이수는 빙판에서 미끄러지듯 발코니 바닥에 넘어지는데..

 

 그는 재빨리 상체를 굽혀 거꾸로 자빠지는 이수의 잘록한 허리를 한 팔로 든든히 받치고는 컵을 든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 아래를 지지한다.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여자를 추락의 위험에서 구해낸 남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그녀의 살짝 벌린 입술 가까이..

 

 뜨거운 숨을 불어넣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가뜩이나 후끈 달아올랐는데.. 이거 난감하군."

 

 

 그녀도 대략 난감한 건 마찬가지다. 다만 지금부터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달아오르기 시작한 게 다를 뿐..

 

 그 와중에 이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것이 하필이면 그의 빳빳한 셔츠 깃을 두 손으로 휘어잡아 버렸다.

 

 셔츠 앞자락이 브이 자로 활짝 벌어지며 맨 윗 단추가 맥없이 풀어지고..

 

 넙데데하게 잘 발달된 맨가슴 양쪽에 돌출된 꼭지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자 황급히 시선을 돌린다.

 

 두 볼이 금세 발개지고 심장은 미친년이 아침부터 절구질하듯 '쿵덕쿵덕' 신나게 찧어대는데..

 

 시선을 멀리 하려 해도 안구 근육이 때늦은 사춘기에 돌입하여 지 멋대로 가출하려는지,

 

 자꾸만 그짝으로 눈동자가 돌아가는 걸 어쩔 수가 없네.

 

 "이, 이사님. 이건 제 불찰.."

 

 말을 끝맺기도 전에 그의 셔츠 앞섬은 더욱 더 벌어지며 아슬하게 매달린 두 번째 단추마저도..

 

 실밥이 허술하게 풀어져 있었는지.. 톡 튕겨나가더니 저 아래 떨어지고 만다.

 

 그 바람에 두툼하고 선명하게 나뉜 식스팩 복근이 달달한 초콜릿 질감을 자랑하며 그녀 바로 앞에 존재감을 드러낸다.

 

 "어, 어마무시하네요."

 

 입을 살짝 벌리고 감탄사를 내지르는 이수. 마음 같아서는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을 지경이다.

 

 근사한 구경거리라도 났는지 우수관에서 구출한 야옹이는 그들 곁으로 다가와 동그란 눈을 더 크게 치켜뜨며 이 '절경'을 놓치지 않으려 하네.

 

 [이 인간들이 첫 만남부터 난해한 행위 예술이라도 보여주는 걸까? 이 집에 찾아온 날 환영하는 의미에서?]

 

 한 편의 근사한 퍼포먼스를 놓칠 수 없다는 듯, 거실에 쭈그리고 앉아 솜뭉치 같은 앞발을 들어 올려 핥아대는 냥이의 시크한 관람 태도라니..

 

 "저, 이사님. 절 살짝 들어 올려 주시면.. 애꿎은 '단추'의 희생은 막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으, 응.. 이렇게 하면 될까?"

 

 화끈하게 달아오른 열기를 식히려 절전 냉각 모드로 돌입한 걸까. 시간이 멈춘 듯, 멍을 때리던 태오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두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위로 끌어당긴다.

 

 덕분에 선남선녀의 달뜬 몸은 일체의 틈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밀착되고..

 

 건장하면서도 숙련된 배관공만이 내뿜는 끈적한 땀내가 뒤섞인 체취는 그녀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태오는 바르르 떨리는 이수의 속눈썹을 진정시키려는 듯, 그녀의 연갈색 눈동자를 살포시 내리 덮은 '눈꺼풀'에 번갈아 입을 맞춘다.

 

 처음엔 왼쪽.. 그 다음은 반대쪽에..

 

 뜨거운 입술이 여리고 예민한 그녀의 속살에 닿자 그것은 눈에 띄게 오그라들고 전율하며..

 

 단단하게 불거진 사내의 몸을 애달게 받아들이려 하는데..

 

 이수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빨아들이려는 듯, 오목한 미간을 가로질러 매끈한 콧날을 서서히 내려오더니

 

 촉촉이 젖은 입술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단단하고 둥글게 솟아오른 붉은 혀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이라니..

 

 (깊이.. 더 깊이 넣어줘요. 이사님, 제발..)

 

 그녀의 애타는 마음을 눈빛으로 알아차린 걸까. 태오는 동그랗게 말린 혀를 길게 뻗어 내려 그녀의 동굴 같은 목구멍 깊이..

 

 은밀하게 숨겨진, 지극히 여리고 예민한 속살 어딘가를 살짝 터치하고는..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어루만진다. 한 번은 시계 방향으로.. 다음은 반대쪽으로.. 천천히..

 

 마치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의 솜뭉치 같은 발바닥에 난 피맺힌 상처를 부드럽게 핥아주듯이..

 

 (아.. 너, 너무 좋아요. 이사님.)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눈 앞이 흐려지고 아득해진 이수는

 

 바르르 떠는 허리를 팽팽히 당겨진 활처럼 뒤로 한껏 젖힌다.

 

 오므려진 입술은 망설이며 떠나가려는 그의 혀를 영원히 머무르게 하려는 듯, 그 입구를 바짝 조이고..

 

 그녀의 두 손아귀는 태오를 다시는 놓치지 않으려 주먹을 단단히 틀어쥐는데..

 

 그의 셔츠 옷매무새를 간신히 지탱하던 동그란 단추 하나는.. 거칠게 뜯겨 나가 물기 어린 바닥으로 데구루루 굴러간다.

 

 마침내 거친 숨을 헐떡이며 온 몸의 힘이 빠진 채 축 늘어지는 이수.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말문을 연다.

 

 "떠, 떨어진 단추는 제가 달아드릴게요. 너무 흥분해서.."

 

 (미쳤어. 미친 거 아냐? 정이수. 집에 이사님을 불러들여서 이런 사달이 나게 하고..)

 

 하지만.. 너무나 짜릿하다.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미치게 좋은 걸 어떡하냐고..

 

 "괜찮아. 동네 세탁소에 맡기면 되지. 아니면 오늘 일을 기억하는 의미로 이대로 남겨 놓을 수도 있고.."

 

 "누가 보면 시비 붙어서 멱살 드잡이하고 싸운 줄 알겠어요."

 

 태오는 피식 어이없다는 듯 썩소를 날린다.

 

 "내가 무슨 뒷골목 건달에 양아치도 아니고.." 잠시 뜸을 들이는 이사님.

 

 "근데 우리.. 이쯤에서 분위기도 바꿀 겸.. 자세 좀 바꾸면 안될까?"

 

 "자, 자세요?"

 

 그러고 보니, 아직도 이사님은 그녀를 안은 채 잔뜩 허리를 굽히고 있어 이대로 두면 근사한 '다비드상'으로 굳어질 것만 같다.

 

 아무리 터질 것 같은 말근육으로 채워진 타고난 금강불괴의 몸이라지만, 이렇게 불편한 자세로 긴 대화를 나누는 건 고문에 가깝겠지.

 

 "어멋!"

 

 태오가 그녀를 두 손에 안은 채 번쩍 몸을 일으키자 깜짝 놀라 짧은 감탄사를 내뱉는다.

 

 거실로 성큼 걸어 들어오더니 그녀를 오렌지색 가죽 소파에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아직도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빈 컵을 보자 '픽' 하고 실소가 터지는 이수.

 

 "그거 이리 주세요. 손에 쥐 나겠어요."

 

 "어쩐지 오른손이 갈수록 뻐근하더라니.."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멋쩍은 웃음을 던지는 태오의 표정이 귀엽다.

 

 아니, 표정 뿐만 아니라.. 그의 머리칼부터 발 끝까지.. 모든 것이 온통 귀여워 미칠 지경이다.

 

 그에게서 머그 컵을 받아 식탁 위에 갖다 놓는 이수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야옹이.

 

 그녀가 소파에 앉자 품 안으로 뛰어들더니 몸을 돌돌 말고 누워버린다.

 

 "아무래도 여기 눌러앉을 태세인데?"

 

 "그, 그럼 곤란한데..(이를 어쩌지.)"

 

 자신의 포근한 품에 웅크린 냥이를 매정하게 내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천천히 손을 뻗어 동그란 머리를 쓰담쓰담해주는데..

 

 몹시 기분이 좋은 듯 살며시 눈을 감고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하얀 손을 앙증맞은 혀로 핥아준다.

 

 "가, 간지러워."

 

 입매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며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엄마 미소.

 

 시아가 세 살 무렵, 서투른 걸음걸이로 다가와 뽀로로 노래에 맞춰 덩실덩실 엉덩이 춤을 추는 것과 감히 비견될 만한 초강력 애교 덩어리다.

 

 "이번이 당신 집에 두 번째 방문인가?"

 

 "그러네요. 제가 쓰러진 이후로.."

 

 이사님은 난리 부르스를 떨었던 일전의 '노브라' 사건이 떠올랐는지 그녀의 가슴을 슬쩍 쳐다보는데..

 

 오늘은 다행히 도드라진 살색 버튼이 보이지 않는다.

 

 "시선 처리가 너무 어색한데요?"

 

 이수는 두 팔을 엑스 자로 교차시켜 양 가슴을 가리려다 마음을 접는다.

 

 (괜히 오버하지 마. 내 집에서 후리하게 입는 게 뭐가 어때서?)

 

 "내 시선이 그리 어색해?"

 

 힘이 들어간 나머지 미간이 닿을 듯이 좁혀지고, 두 눈이 가운데로 모여 사팔뜨기의 눈매를 흉내 내는데..

 

 "어휴, 이상해요. 멀쩡한 얼굴을 왜 망가뜨려요."

 

 차마 볼 수 없다는 듯, 손을 저으며 크게 웃는 정이수.

 

 두 손바닥을 비벼 마른세수를 하더니 비로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싹 풀고는 본래의 반듯한 얼굴로 돌아온다.

 

 "결석 박혔던 데는 괜찮은 거야?"

 

 "괜찮아요. 내시경으로 꺼낸 상처도 다 아물고.."

 

 사실, 어젯밤처럼 비가 내리는 험한 날씨엔 움푹 패인 그 자리가 욱신거리고 아려온다.

 

 자신의 몸에 들어갔다 나온 '스마일맨' 핀볼이 목걸이에 매달려 대롱거리는 게 느껴진다.

 

 그녀의 허벅지 위에 웅크린 러시안 블루 고양이는 간밤에 겪은 힘겨운 고난을 보상받으려는 듯 씩씩거리며 잠이 들었다.

 

 하태오의 훤히 개방된 셔츠 자락이 못내 마음에 걸린 듯 한 마디 한다.

 

 "근데.. 그 옷차림으로 집에 들어가면 '늘찬 엄마'가 뭐라 하지 않아요?"

 

 그녀의 작정한 듯한 물음에 태오는 살짝 당황해하고, 이수 또한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언젠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야. 미루면 미룰수록 세간의 궁금증은 눈덩이처럼 커질 테고,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이마 위에 '불륜'이란 주홍 글자가 찍혀 끝내 지워지지 않으리라.)

 

 "당연히.. 당신 입장에선 늘찬 엄마가 무척 궁금하겠지?"

 

 맞아요. 배관을 손보러 온 외간 남자와 일 년 전 남편을 떠나보낸 여자가

 

 빈 집 거실에 놓인 소파에서 뒹굴었다는 수군거림을 듣고 싶진 않으니까..

 

 "늘찬 엄마 그러니까 내 와이프는.. 이름과 갈수록 희미해지는 흔적만 남았어. 이제 집 안 어디에서도 그 존재를 찾을 수 없지."

 

 갑자기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것처럼.. 어깨를 축 늘어뜨린 이사님.

 

 "차, 찾을 수 없다고요?"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떨어져 산지 꽤 됐어. 2년 넘었지. 늘찬이 6살 때 짐을 챙겨서 제 발로 나갔으니까.."

 

 일전에 입사 동기 희경쓰가 전해준 말이 뜬소문이 아닌 사실이었나 보다

 

 "처음엔 내가 가정에 소홀하고, 잘못한 게 있나 했어. 만약 내 문제였다면.. 난 가정을 지키고 늘찬을 위한다는 마음 하나로

 

 얼마든지 내 밑바탕을 바닥까지 뜯어내고 리모델링했을 거야. 하지만 단순히 그런 문제가 아니었지.

 

 그녀는 내게 그런 헛수고를 할 여지조차 주질 않았어."

 

 쌕쌕 대는 숨소리를 뱉는 냥이의 털을 쓰다듬는 이수.

 

 "그녀는 우리가 겉만 번지르르하고 다정다감해 보이는..

 

 속 알맹이를 파고들면 애정이 일도 없는 쇼윈도 부부로 남길 원하지 않았나 봐."

 

 "..."

 

 "그렇게 집 나간 지 6개월 정도 됐나? 늘찬이 생일인데도 택배로 선물만 보내고는 얼굴도 안 비치길래.."

 

 (아들 생일날, 친엄마가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단 말이야?)

 

 "어느 날은 작정하고 공항에서부터 퇴근하는 그녀의 뒤를 몰래 밟았어."

 

 "그, 그래서요?" 이수는 못내 궁금한 듯 살짝 그의 곁으로 다가가는데..

 

 "공항 근처 오피스텔에 사는지.. 택시에서 내리는데.. 그녀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캐리어를 대신 들어주며 반겨주더군."

 

 "서, 설마.. 늘찬 엄마가 바, 바람 난..."

 

 "늘찬을 본가에 맡겨두고 며칠 간 그 오피스텔 앞에서 유심히 지켜봤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더군. 한눈에 봐도 애인 사이.. 서로가 잠시라도 떨어질 수 없는 그런 관계였어."

 

 "..." 이수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태오의 반쯤 체념한 듯한 슬픈 눈을 바라본다.

 

 "내심 이해가 갔어. 그녀를 그토록 오래 만났음에도.. 서로 스킨십을 나눈 뒤에도..

 

 내 뒷덜미에 끈덕지게 들러붙던 텅 빈 공허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했거든."

 

 "그녀 옆에 있던 그 사람은 뭐하는 남자인가요?"

 

 당연히 흥신소에 맡겨서라도 뒷조사를 했을 듯 하여 무심코 질문을 던졌는데..

 

 "남자? 당신도 당연히 남자라 생각하는군.."

 

 "그, 그러면.."

 

 허탈한 웃음이 그의 발간 입술 끝에 번지는데..

 

 "그녀와 팔짱을 낀 채 거리를 당당히 활보하는 애인은..

 

 그녀보다 한참 어린 '여자'였어. 뭔가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미인은 아니지만 자꾸 뒤돌아 보게 만드는 그런 여자."

 

 "여, 여자요? 그럼 늘찬 엄마는 레즈.."

 

 "뭐, 그런 셈이지."

 

 (그, 그랬구나. 하지만 자신이 낳은 아들과 가정을 버리고, 훌쩍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가죽 소파에 등을 기대는 이사님.

 

 "공항 플랫폼에서.. 지하 주차장에서.. 그녀의 집 앞에서.. 뜨겁게 포옹하고 입 맞추는 그들을 보면서..

 

 멀찍이 숨어 지켜보는 내가 오히려 부끄러워지고 몸 둘 바를 모르겠더군.

 

 뒤늦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떠난 아내의 뒤를 쫓는.. 한낱 스토커와 파파라치로 전락한 남편 하태오라니."

 

 씁쓸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랫입술을 비틀어 깨문다.

 

 "그럼 늘찬 엄마랑 '그 문제'에 대해 얘기는 해 봤나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궁금해하는 이수에게 가까이 다가가는데..

 

 "일대일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지. 지난밤처럼 비가 쏟아지는 날.. 차 안에서 말이야."

 

 잠시 뜸을 들이다가 아직 할 얘기가 남았다는 듯 말을 잇는 하태오.

 

 "근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때를 떠올리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

 

 

 정이수의 집 베란다에 넘친 물은 대충 수습이 되었고,

 

 시아와 늘찬이 수업을 마치려면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있더라.

 

 

 

 

 

 - 35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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