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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너무 진중한 남자
작성일 : 20-09-09 08:47     조회 : 336     추천 : 2     분량 : 5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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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원은 윤재의 설교를 연신 들으면서 배불리 점심을 먹었다. 꼭 딸을 챙기는 아빠모습에 싱긋 웃었다.

 

 아직까지 윤재와는 별 다른 스킨십이 진한 대화는 없었다. 포지션이 랩에 엄청 화끈한 성격을 지녔음에도 윤재는 방송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석재 형보다 더 형같이 보이지?”

 

 가끔 뜬금없이 맏형과 비교를 하기도 했다.

 

 “네. 처음에는 오빠가 더 형인 줄 알았어요.”

 “사실 형이라 우대해줘서 그렇지. 나이로는 3개월 차이야.”

 “아하…진짜 차이가 없네요.”

 “그래도 뭐 먼저 태어났으니 형이지.”

 

 이리 차갑게 말해도 그의 말투에서는 맏형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특히 윤재는 그룹생활에서 서열은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또 팀워크와 해당된다고 했다.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네요.”

 

 특히 윤재는 다른 멤버들보다 말투도 무미건조하면서 단답형이었다. 하지만 또 그만의 매력이 있었다. 전에 음악작업을 같이 할 적에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작업에 제 기력을 다 쏟아 붓는 이 남자가 그때는 정말 멋있었다. 지원은 솔직한 심정을 윤재에게 말했다. 지금도 물론 마찬가지였다.

 

 아이돌이지만 그의 손에서 모든 노래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진정한 프로듀서의 모습이라 좋았다.

 

 “예전에 오빠가 랩 하는 모습 보고 반했었어요. 감정을 상당히 싣고 하시니까 마음에 남더라고요. 그때 데모 들으면서 진짜 예민한 분이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러자 윤재가 피식 웃었다.

 

 “내가 많이 예민하긴 하지.”

 “물론 음악적으로요.”

 “음악은 더 하지. 하하하.”

 “그렇게 웃으니까 보기 좋아요.”

 

 그녀의 말에 윤재는 순간 심장이 벌렁거렸다. 막내가 좋아하는 여자였다. 방송용 촬영이라 사실 큰 기대는 안 하고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그런데 가끔 훅 치고 들어오는 지원의 말투에 은근히 떨렸다.

 

 “너도 웃으니까 예뻐 보인다.”

 “예뻐 보인다고요? 저 원래 예쁜데.”

 “농담이 태영이 닮아가네?”

 “태영이 외모와는 비교도 안 되죠.”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작업실로 올라왔다. 소속사에서 윤재에게 마련해준 개인 공간이었다. 윤재의 모습처럼 앙증맞은 소파에 앉아서 나란히 커피를 마셨다.

 

 또한 작업 중이던 곡을 함께 들었다. 윤재는 직접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도 해주었다. 그냥 무기력해서 뻗어있을 때와 곡을 만들고 피아노를 연주할 때의 모습은 달랐다.

 

 지원은 진지한 윤재의 모습에 넋이 나갔다. 곧 연주를 끝내고 나서 옆에 앉은 윤재가 입을 열었다.

 

 “너…그런 표정 지으면 오해해.”

 “네? 무슨 오해요?”

 

 지원이 놀라 물었다. 그러자 윤재가 한숨을 쉬면서 대답했다.

 

 “네가 누굴 좋아하는지 알지만 그래도 한 자락이라도 희망을 품게 되잖아.”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자 지원은 괜히 미안했다.

 

 “오빠, 미안해요.”

 “그렇다고 웃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야. 그냥 내가 예민한 거라 생각해.”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자 윤재가 한 마디 더했다.

 

 “내가 더 미안해.”

 “왜요? 오빠가 왜 미안해요.”

 “그냥, 이것저것.”

 

 윤재는 차마 제 맘을 표현하지 못했다. 맨 처음 자신의 숙소작업실에 들어올 때부터 그녀에게 관심이 돋았다. 그 마음을 미리 말했다면 지원은 이 순간 누구의 여자가 되었을까. 윤재는 몹시 궁금했다.

 

 “자꾸 그렇게 궁금하게 만들 거예요?”

 “하하하, 그냥 내 얘긴 귀담아 듣지 마.”

 “솔직히 7명 중에서 젤 의지가 되고 믿을 수 있고 편한 사람이 오빠에요.”

 “자꾸 희망고문 하지 말라니까.”

 

 이때 윤재는 굳은 얼굴로 지원의 양 팔을 잡았다. 놀란 지원은 진중한 표정의 윤재를 바라보았다.

 

 “진짜 욕심 갖게 되잖아. 난 막내의 사랑을 응원하려고 하는데, 이러면 정말 곤란해.”

 

 그러자 지원이 말을 이었다.

 

 “아, 그래도 이건 방송이에요. 공정해야 하잖아요.”

 “너 그러다 양다리 걸친다고 나쁜 댓글 달려.”

 

 세상 진지한 얼굴만큼 말투도 그랬다.

 

 “이미 다 읽었어요. 아주 쫙 깔렸던데요.”

 “그걸 왜 또 보고 그래? 그런 거 보지 마. 괜히 속만 상해.”

 “네, 그럴게요.”

 

 그가 지원의 팔에서 손을 떼고 괜히 마우스만 만졌다. 그러고는 어색함을 깨기 위해 자신이 작곡한 또 다른 멜로디를 들려주었다.

 

 “이거 가사 입혀야 하는데…너한테 자문 좀 구하자.”

 “후후, 우리 데이트 할 시간에 같이 일하자는 거네요.”

 “뭐, 겸사겸사.”

 “저 보기보다는 고급인력인데요.”

 

 새침하게 말하는 지원을 보고 윤재는 갑자기 장난을 치고 싶었다.

 

 “알바니까 일당 줄게. 슈퍼스타가 해주는 뽀뽀 100번으로 어때?”

 “아, 됐어요. 그냥 무료로 해줄게요.”

 

 서로 농담으로 마무리를 했지만 사실 윤재도 그녀와의 입맞춤이 궁금해져서 괜히 제 입술만 깨물고 말았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스킨십을 맘대로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윤재는 노트와 펜을 탁자에 놓아두었다.

 

 지원도 그와의 로맨틱한 데이트는 일찍 포기한 상태였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윤재와 머리를 맞대고 노래가사를 만들었다. 거기에 열중하다보니 어느새 저녁이라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

 

 그 시각, 시간이 흐르자 자유를 만끽했던 멤버들이 하나 둘 숙소로 돌아왔다. 맏형 석재는 두 손에 가져온 묵직한 봉투들을 모두 식탁에 올려두었다. 이내 생수를 마시면서 주방으로 몰려온 동생들에게 말했다.

 

 “뭣들 하고 있었냐?”

 “뭐하긴, 자고 먹고 놀고 그랬지. 형, 그거 뭐야?”

 “아, 너희들 저녁밥 먹었니?”

 

 석재의 말에 막내가 입을 열었다.

 

 “저녁은 아직.“

 “잘 됐다. 우리 어머니가 먹을 것을 죄다 싸주셨어. 저녁 먹어라.”

 “우와, 역시 우리 맏형.”

 

 아직 저녁을 먹지 못했던 민국과 현석을 위해서 그는 본가에서 따로 음식을 싸왔다. 두 멤버는 음식을 탁자에 풀어놓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 옆에서 석재가 수다를 떨었다.

 

 “오다가 윤재한테 연락하니까 진짜 작업실이던데?”

 “내가 그럴 줄 알았어.”

 

 현석의 말에 석재가 말을 이었다.

 

 “저녁은 먹었냐고 물으니까 작업실에서 컵라면 먹었대.”

 “대박, 구두쇠 영감.”

 

 막내의 놀라운 표정을 보면서 석재가 입을 오물거리며 말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지원이가 그걸 즐겼대.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가사 작업만 했대.”

 “뭐냐. 둘이 일하러 나간 거였어?”

 

 현석이 말하자 민국은 그저 웃기만 하였다. 저보다 철벽 1호가 바로 윤재 형이었다. 손잡는 것도 아마 고민하고 할 둘째 형이라는 것을 알고 그는 종일 안심하였다.

 

 “그래서 말이야. 이 형님께서 손도 잡고 뽀뽀도 좀 해보고 나서 가사를 쓰라고 했어. 사랑을 해봐야 사랑노래를 쓰지. 윤재는 거의 상상력으로 하니까 현실감이 없잖아.”

 

 그러자 현석이 웃으면서 말했다.

 

 “설마 그 형이? 절대로 안 한다. 나 1000원 걸게.”

 “그래도 남잔데 그 정도는 하겠지. 나도 1000원 건다. 막내, 너는?”

 “음, 나도 현석이 형처럼 안 한다! 거기에 만원 걸게요.”

 “우와, 우리 막둥이 부자네.”

 

 평균 재산 100억 아이돌들이 천원에 목숨 거는 현장이었다.

 

 그렇게 심심풀이 내기를 하면서 식사를 할 때 숙소의 현관문이 열렸다. 이내 쇼핑을 갔던 다른 멤버들이 들어왔다. 정민과 태영은 손에 봉투를 여러 개 들고 있었다. 맏형과 현석은 그들을 보고 두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여기 또 알부자들이 있네. 무슨 쇼핑을 그리 많이 했어?”

 “별거 안 샀는데? 다 동대문에서 사서 저렴한 옷이랑 운동화야.”

 “그래도 많아. 옷장이 넘쳐요. 뭐든 적당히 사라. 너희들 밥은?”

 “아, 먹어야지. 떡볶이 사먹은 게 전부인걸.”

 

 태영의 말에 석재가 입을 열었다.

 “잘 됐네. 본가에서 먹을 것 가져왔으니 들어가서 먹어. 지금 우리 밥 먹고 있었어.”

 “역시 맏형.”

 

 정민이 달려들어 등에 매달리고 어리광을 부리자 석재가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태영은 제 방에 봉투들을 놓아두고 주방으로 향했다. 민국의 옆에 앉아서는 젓가락부터 들었다.

 

 “이거 들고 싣고 오느라 욕 봤어요.”

 “내가 하나? 내 차가 싣고 오지.”

 “그래도 역시 동생들 챙기는 것은 맏형뿐이야.”

 

 태영의 칭찬에 석재가 입을 삐죽거렸다.

 

 “하여튼 먹을 것만 주면 칭찬들이지.”

 “윤재 형님 언제 와? 메시지나 보내볼까.”

 

 사실 속으로는 신경이 무척 쓰였지만 일부러 민국은 아닌 척 하고 있었다. 다른 형들도 아니고 윤재라면 별 다른 걱정이 없었다. 그는 누구보다 신중하고 예민한 편이라 아무나 만나지는 않았다.

 

 특히 연애보다는 음악적 지인을 만드는 것에 더 열중했었다. 막내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석재가 전화를 걸었다. 뭔가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민국의 귀에 들렸다.

 

 “와, 이 자식 봐라. 집에 안 온대.”

 “뭐 하느라고 안 와?”

 “작업실 데이트로 밤 새려고 하나.”

 

 석재의 실시간 전화통화 방송에 다들 한 마디씩 거들기 시작했다.

 

 “아직 저녁인데 뭐 벌써 오겠어. 하던 일이 끝나야 오지.”

 

 막내의 시크한 말에 석재가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

 

 “몰래 쳐 들어가서 훼방 좀 놓을까?”

 “내 생각에는 지금 음악작업 중.”

 “아니, 데이트를 하라니까 노래를 만들고 있네.”

 

 사실 누구보다 그가 데이트하기를 바란 것은 맏형일지도 몰랐다. 세상 참 재미없게 사는 인물 중 하나였다.

 

 취미도 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만 했다. 운동도 관심 없고 먹는 것도 살기 위해서 먹는 그런 동생이다.

 

 ‘그런데 무슨 낭만적인 데이트를 할 수 있겠어. 여자들은 그런 거 좋아할 텐데.’

 

 그러나 집에서 걱정만 하면 뭐하나. 윤재의 성격이 그렇다는 것에 석재는 인정하고 포기했다. 마침 동생들과 식사를 마치고 거실에 모여 수다를 떨고 게임을 할 때였다.

 

 집에 오지 않겠다는 사람이 일찍 퇴근을 했다. 윤재가 지원과 함께 숙소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저녁 8시에 집에 오는 건?”

 “작업실에서 밤 샌다더니?”

 “설마 집에서 데이트?”

 

 다들 놀란 얼굴로 한 마디씩 했다. 윤재는 동생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거실로 다가와 탁자에 봉지들을 내려놓았다.

 

 지원은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왔다. 그 사이 윤재가 봉지 안에 든 것을 풀었다.

 

 평소 음주에 일가견이 있는 윤재가 술병을 꺼낼 때마다 멤버들은 깜짝 놀랐다.

 

 “와, 맥주 소주 와인?”

 “남은 데이트가 술 파티야?”

 

 그러자 윤재가 평소 성격답게 멤버들을 바라보며 단답형으로 말했다.

 

 “응, 음주 데이트.”

 “오호, 좋은 데이트일세. 집에서 음주라니…아주 건전해.”

 

 그러자 지원이 거들면서 말했다.

 

 “다 같이 마시자고 하셔서 사온 거예요. 오면서 치킨도 배달시켰어요.”

 “역시 둘째 형은 통이 크다니까.”

 “통 큰 놈이 집에서 술 마시고 작업실에서 데이트 하나. 하하하.”

 

 그러나 윤재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리에 털썩 앉았다. 일단 약하게 시작을 하자고 하면서 맥주 캔을 꺼냈다. 저녁을 간단히 컵라면만 먹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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