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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완벽하게 해피엔딩
작가 : 달콤슈크림
작품등록일 : 2020.9.6

결혼 프로포즈까지 한 재하의 배신으로 10년의 연애의 종지부를 찍은 윤서는 세상을 잃은 것처럼 살았다. 폐인처럼 살던 어느 날, 윤서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살기로 다짐한다.

무작정 떠돌며 살던 윤서는 우연히 정민의 쉐어하우스에서 살게 되며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는 듯 하다.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했던 재하를 우연히 다시 만나고 재하와의 이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은정도 함께 만나게 된다. 윤서가 이 곳에 정착한 이후부터 윤서를 신경쓰던 정민은 평소답지 않은 윤서의 모습에 본능적으로 재하를 경계한다.

그저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인 줄 알았던 윤서의 변화에는 태도에 정민과 쉐어하우스 메이트들은 몰랐던 윤서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된다. 단순한 이별이 아니였던 윤서와 재하화의 과거를 알게 될수록 정민은 윤서에 대한 마음이 커지고 첫 만남부터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는 재하 역시 정민과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다.

‘부탁하지 마세요. 이제 윤서에 대해 부탁할 자격도, 의미도 없지도 없지 않나요.'

 
3화. 특이한 남자
작성일 : 20-09-07 17:23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7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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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으면 집에 가서 애들 주면 되요.”

 “애들이요? 자녀가 있으세요?”

 

 정민은 윤서의 눈이 동그랗게 될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하하하하. 아니요. 아. 애들이라고 하면 그렇게 들릴 수 있겠네요. 그런데 제가 자녀가 있어 보이나요?”

 “아.... 잘 모르겠어요. 자녀가 있으셔야 할 나이 인 것 같긴 한데.”

 “에? 진짜요? 어디 가면 아직 20대라는 소리도 듣는데.”

 “그건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 인거에요. 멀리하세요.”

 

 정민이 아주 유쾌하게 웃는다.

 “하하하하하하하. 그런거에요?”

 “당연하죠. 진실된 말들을 해줘야죠. 그런 말은 다 사탕발림이에요.”

 “참고하겠습니다.”

 

 윤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는다.

 “그럼요?”

 “뭐가요?”

 “애들이 누군데요?”

 “아. 집에 방이 좀 남아서 같이 사는 동생들이 몇 명 있어요.”

 “아. 하숙이요?”

 

 정민은 다시 웃음이 터진다.

 “하하하하하. 하숙이라는 단어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럼 뭐라고 부르죠?”

 “아니에요. 하하하하. 하숙 맞아요.”

 “그런데 왜 웃으세요?”

 “아닌데요.”

 

 윤서는 다시 눈을 흘긴다.

 “아까부터 자꾸 웃고 계세요. 제가 웃긴가요.”

 “그러게요. 작가님 말투가 웃긴 것 같기도 하고요. 기분 나쁜 거면 참아볼게요."

 

 윤서가 입을 삐쭉 내밀지만 어깨를 으쓱하며 상관없다는 듯 하다 인상을 찌푸린다.

 “울거나 욕하는 것도 아닌데요 뭐. 괜찮아요.”

 “계속 아파요?”

 “네? 아, 네.”

 “말하면서 계속 인상을 쓰는 것 같아요.”

 “조금만 움직여도 아프네요.”

 

 정민의 얼굴도 윤서에 따라 인상을 쓰게 된다.

 "대표님은 왜 인상 쓰세요?"

 "네?"

 "대표님도 중간중간 인상 쓰세요."

 “아. 그런가요? 의사선생님 모셔올까요?”

 “괜찮을 것 같아요.”

 “며칠은 좀 아플 수 있다고 하긴 했는데...”

 “괜찮아요. 그런데.... ”

 “왜요? 아파요?”

 “안 가세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정민이 살짝 당황한다. 순간 정민도 같은 생각을 했다.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그러다 생각하기도 전에 대답이 먼저 나왔다.

 “보호자가 없잖아요.”

 “보호자 없어도 괜찮아요.”

 “그래도... 누구 부를 사람 없어요?”

 

 멈칫하는 윤서의 표정을 보며 정민은 아차 싶었다. 윤서가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답한다.

 “없어요.”

 

 정민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윤서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럼 제가 있죠 뭐.”

 “아닌데. 진짜 괜찮아요.”

 

 정민이 목소리를 높인다.

 “입원비 제가 냈어요!”

 “아... 입원비. 퇴원하면 드릴게요.”

 “뭐 따지고 보면 제가 낸 건 아니고 저희랑 미팅하러 오는 길에 다치신 거니까 회사 측에서 부담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냈어요.”

 “아니에요. 제 부주의로 난 사고인데 제가 내는 게 맞죠.”

 “갑자기 들이받는 차를 무슨 수로 예측해요. 뭐가 되었든 일단 낫고 생각합시다.”

 

 윤서는 말없이 정민을 쳐다본다. 정민도 그런 윤서의 눈을 피하지 않는다. 첫 만남에서는 윤서의 눈빛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정민은 동그랗게 뜨는 윤서의 눈을, 가늘게 흘기는 윤서의 눈을, 이제는 무표정의 윤서의 눈빛 마저도 자꾸만 마주치고 싶다.

 “왜요?”

 “진짜 성격 참 특이하신 것 같아서요.”

 “그런가요? ”

 “오지랖이 넓으신건가요.”

 “그런 것도 있고.”

 “또?”

 

 정민은 잠시 고민한다. 윤서 역시 고민하는 정민의 대답을 기다린다.

 “그냥. 뭐. 심심해서 정도로 해두죠.”

 “네? 심심해서요?”

 “집에 가면 심심하니까.”

 

 윤서는 할 말이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정민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로 결심한다.

 “어디 살아요?”

 “그냥 여기저기.”

 

 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정민이 당황한다.

 “네? 여기저기?”

 “여기 살다가 질리면 또 다른 데 가서 살고 그래요.”

 “신기하네요. 원래는 어디 살았어요?”

 “서울이요.”

 “서울 어디?”

 “대표님 회사 근처요.”

 “아 정말? 가까이 살았네요.”

 “그렇네요.”

 “그런데 왜 여기저기 살아요?”

 “뭐 그럴 일이 있었어요.”

 “무슨 일이요?“

 

 쏟아지는 질문에 윤서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정민을 바라본다.

 “궁금한 게 엄청 많으신가보네요.”

 “아. 미안해요. 내가 궁금한 건 못 참아서. 너무 무례했죠.”

 “아뇨.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신기해서요. 잘 모르는 사람에게 필요 이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요.”

 

 정민이 당연하다는 듯 대답한다.

 “잘 모르니까요. 그러니까 물어보는 거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다 관심을 가지시나요?”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같이 일 할 사람이니까 서로에 대해 좀 알면 좋지 않을까 해서요. 작가님은 저한테 궁금한 거 없어요?”

 

 윤서가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무뚝뚝하게 대답한다.

 “글쎄요. 그닥 없는데요.”

 “섭섭하네요.”

 “아... 그럼 생각해 볼게요.”

 

 정민은 키득키득 웃는다.

 “왜 또 웃으세요?”

 “항상 그렇게 진지해요?”

 “왜요?”

 “농담으로 한 말에 매사 진지하게 대답해서 더 웃겨요.”

 

 윤서가 시큰둥하게 대답한다.

 “그런가요“

 “외모랑 되게 다른 거 알아요?”

 “제가요?"

 “외모는 왠지 장난기도 많고 잘 웃고 잘 울 것 같은데.”

 “아닌데요....”

 

 윤서는 창가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정민은 갑자기 슬픈 눈이 되는 윤서를 보고 화제를 돌려야겠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자도 되려나.”

 

 윤서가 깜짝 놀라 다시 고개를 돌린다.

 “네? 뭐라고요?”

 “여기서 자도 되냐고요.”

 “왜요?“

 “보호자가 없으니까."

 

 윤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없어도 되요. 진짜 괜찮으니까 집에 가세요. 그... 집에 계신 분들이 기다릴 거예요.”

 “저 없으면 더 좋죠. 잔소리 하는 집주인도 없고.”

 “그럼 저는요?”

 

 정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윤서의 얼굴에 조금 가까이 다가가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다.

 “싫은가요?”

 갑작스러운 정민의 행동에 윤서는 당황해서 시선을 피한다.

 “네? 아니. 그런 뜻은 아닌데.”

 

 정민은 다시 씨익 웃는다.

 “그럼 됐네요.”

 “뭐가 된 건지는 모르겠는데요.”

 “오늘은 정말 조심해야 한 대요. 혹시 밤에 쇼크가 올 수도 있대요.”

 “그런 일이 생기면 간호사나 의사를 부르면 되죠.”

 “그래도요. 그 분들을 부를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정민은 옷장 문을 열고 안에 있는 담요를 꺼내 소파 쪽에 자리를 마련한다. 그러다 갑자기 뒤를 돌아 윤서를 보며 한 층 높아진 톤으로 말한다.

 “아! 치카치카 해야죠.”

 “네?“

 “양치요. 먹었으니까 치카치카 하고 자야죠.”

 “아...”

 “갑시다. 내가 해줄게요.”

 

 윤서는 양치질 당하는 본인의 모습을 상상했다가 놀라서 손을 절래절래 흔들며 온 몸으로 거절의사를 표현했다.

 “와. 그건 진짜 아닌 것 같아요. 간호사 불러서 해달라고 할게요.”

 “간호사는 바빠요. 작가님 양치질 해주느라 다른 어떤 곳에서 사경을 헤매거나 쇼크가 온 환자 콜을 놓치면 어떻게 해요.”

 “아.....“

 

 정민이 '실례합니다'라고 말하더니 윤서를 번쩍 들어 올린다. 윤서가 너무 놀라 말이 빨라진다.

 “아뇨아뇨아뇨아뇨. 이건 진짜 아니에요.”

 “이거 말고 작가님을 화장실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윤서는 한숨을 쉬더니 체념한다. 정민은 피식 웃더니 윤서를 화장실 변기 위에 앉힌다. 칫솔에 치약을 묻혀서 윤서의 입 앞에서 흔든다. 윤서는 한숨을 쉬더니 입을 벌린다.

 “더 크게.”

 

 윤서가 눈을 질끈 감더니 입을 더 크게 벌린다. 정민은 피식피식 웃으면서 양치질을 해준다.

 “태어나서 다른 사람 양치질 해주는 거 처음이에요.”

 

 윤서가 입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우물거리며 대답한다.

 “저도... 누가 해주는.... 건 처음이..네요.”

 “그럼 누구 해준 적은 있어요?”

 “네? 아. 네.”

 “누구? 애인?”

 

 윤서는 말이 없다. 정민은 한 손으로 윤서의 뒷통수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양치질을 하며 말을 이어간다.

 “신기하네요. 이런 기분은. 나중에 내 새끼 생기면 잘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윤서가 여전히 우물거리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다.

 “새끼요?”

 “아. 작가님 말고요. 하하하하하. 더 크게 아~ 해요!”

 

 윤서는 더 크게 입을 벌린다. 눈을 감고 입을 벌리고 있는 윤서를 보니 자꾸 웃음이 난다. 오늘 도대체 이 여자 때문에 몇 번을 웃는지 모르겠다.

 

 정민이 컵에 물을 담아 윤서의 입에 가져다준다. 윤서가 우물우물하다가 정민의 눈치를 본다. 정민이 왜? 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다 이내 고개를 돌린다. 정민이 고개를 돌리자 윤서가 입 속에 있던 물을 뱉는다. 정민이 다시 고개를 돌려 윤서의 목에 수건을 감아준다.

 “수건은 왜요?”

 “치카치카만 할거에요? 세수는 안 해요?”

 

 윤서가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눈을 감고 있다. 분명 괜찮다고 소스라칠 줄 알았는데 가만히 있는 윤서의 반응에 정민은 살짝 당황한다.

 "‘괜찮아요’ 라고 왜 안 해요? 세수하고 싶었어요?"

 “제가 괜찮다고 해도 대표님이 세수 시킬 거니까요.”

 

 정민은 이런 윤서의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피식 웃는다.

 “저에 대한 파악이 빠르네요. 그럼 이제 세수 해봅시다!”

 

 정민이 클렌징 폼을 손에 비벼 거품을 내고 윤서의 얼굴에 조심스럽게 문댄다. 윤서가 눈을 감고 입을 앙다문다.

 “진짜 신기하네요. 내가 이런 걸 하고 있다니.”

 

 윤서가 눈을 감은 채로 제대로 말을 할 수가 없어 응? 이라는 소리를 낸다. 정민은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생각하던 것이 입 밖으로 나와버렸다.

 “아니에요. 가만히 있어요. 입 벌리면 거품 들어가요."

 

 윤서는 입을 더 앙다문다. 이런 윤서의 모습을 보며 정민은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다. 고작 몇 시간을 같이 있었던 것 뿐인데 함께 이야기하고 눈을 마주칠수록궁금하다. 이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세수가 끝나고 정민은 수건으로 조심스럽게 윤서의 얼굴을 닦아준다. 세수한 후라 뽀얀 윤서의 얼굴이 바로 앞에 있자 정민은 눈을 뗄 수가 없다.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속눈썹도 길고 눈썹도 아주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동글동글한 눈코입을 가진 이 여자가 이렇게 생겼구나. 라고 생각하는 찰나 눈을 감고 있던 윤서가 눈을 뜬다. 바로 앞에 정민의 얼굴이 있자 윤서가 놀라 몸을 뒤로 젖힌다. 그러다 균형을 잃고 넘어질 뻔 하자 정민이 어깨를 감싸 안아 잡는다.

 “아.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네. 저.....”

 “네?”

 “이제 놔주셔도 되는데.”

 “아. 미안해요.”

 

 정민이 감싸 안고 있던 윤서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놔준다.

 “침대로 데려다 줄게요.”

 “아. 네.”

 

 정민이 윤서를 들어안아 다시 침대에 살포시 내려놓는다. 윤서는 정민을 쳐다보지 못하고 창밖을 본다. 정민이 어색한 정적을 깬다.

 “로션 발라야죠.”

 “아. 그런데 여기 그런 게 있나요?”

 “그러게요. 기다려봐요."

 

 정민이 여기저기를 뒤져본다.

 “없는 것 같네요.”

 “괜찮아요. 하루 안 바른다고 얼굴이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될지도 몰라요. 우리 나이에는 하루하루가 다르다고요.”

 

 윤서가 입을 삐쭉 거리며 정민을 흘겨본다.

 “왜요. 나이가 어때서요?”

 

 정민은 삐쭉거리는 윤서를 보는 재미가 있다.

 “발끈하시네. 작가님이 생각해도 어떻게 될 것 같죠?”

 

 윤서가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대답한다.

 “아닌데요.”

 “아니기는. 잠시만 있어 봐요.”

 

 윤서가 말릴 틈도 없이 정민이 병실을 나간다.

 “저 사람 참 기동력 있네.”

 

 잠시 후, 정민의 양손 가득 이것저것 가지고 들어온다.

 “그게 다 뭐에요?”

 “간호사 분들한테 부탁해서 잠깐 빌렸어요.”

 “에?”

 “피부 타입을 몰라서.”

 “아까부터 느낀 거지만 손이 크시네요.”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정민이 가져온 화장품들을 침대에 올려놓는다.

 “어떤 타입이에요?”

 “이거랑 이거 바르면 될 것 같아요.”

 “오케이.“

 

 정민이 손에 로션을 덜어 윤서의 얼굴에 조심스럽게 바른다.

 “문대면 안 되고 톡톡 두들겨 줘야 되요.”

 “아. 톡톡?“

 

 윤서는 눈을 감고 말없이 끄덕인다.

 “적응력이 빠르시네요 작가님.”

 “왜요?“

 “아까 초밥 먹을 때만해도 완전 경직되어 있었는데 그 사이 제가 편해지셨나봐요.”

 “불가항력이죠.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감사할 뿐입니다.”

 “그런가요?”

 “네. 진심으로요. 고맙습니다.”

 

 정민은 눈을 감고 이야기하는 윤서를 바라본다. 순간 정민은 생각하기도 전에 윤서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윤서가 놀라서 눈을 뜬다. 정민도 너무 놀라 입술을 바로 뗀다.

 “아.... 미안해요.”

 

 너무 놀라 눈이 동그래진 윤서가 정민을 빤히 쳐다본다.

 “어... 진짜 미안해요. 지금 건 생각하고 한 게 아니에요.”

 “생각하고 한 게 아니라고요?”

 “아... 그러니까. 몸이 먼저 반응한거에요.”

 

 윤서의 눈이 더 커진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요?”

 “아.... 제 말은 그게 아니라.”

 

 윤서가 말없이 정민을 빤히 쳐다본다.

 “진짜에요. 저 진짜 막 이런 사람 아니에요. 와. 저도 놀랐어요. 저 놀란 거 보여요?”

 

 정민과는 달리 윤서가 차분하게 대답한다.

 “네.”

 “그쵸... 네? 보여요?”

 “네. 지금 엄청 놀라고 당황하셨어요.”

 “아.”

 

 당황한 정민의 표정에 윤서도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초연하게 대답한다.

 “괜찮아요. 저도 놀라긴 했지만 뭐. 느낌도 없었어요.”

 “에?”

 “대표님이 너무 놀라서 바로 떼셔서. 그냥 부딫힌걸로 생각할게요.”

 “아....."

 “오늘 잠깐사이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시네요.”

 

 정민이 입을 삐쭉 내민다.

 “그러네요. 아니 그런데, 느낌도 없었다니요.”

 “네?”

 “그래도 닿긴 했는데 느낌이 없다고요?”

 “느꼈으면 더 이상해지지 않을까요..."

 “아..... 네. 맞아요. 그렇네요.”

 

 정민은 말없이 윤서를 바라본다. 윤서 역시 정민을 바라보다 묻는다.

 “왜요?”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을 느끼는 중이에요.”

 “어떤 기분인데요?“

 “진짜 나도 모르게 한 행동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데 또 너무 반응이 없는 작가님 태도에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 한 것 같고.”

 “제가 그럼 부끄러워하며 얼굴이 빨개져 볼까요?“

 “됐어요.”

 “로션이나 마저 발라주세요.”

 “아. 네.“

 

 윤서가 눈을 뜨고 있다.

 “왜 눈을 뜨고 있어요?”

 “또 당할까봐요.“

 

 정민이 순간 당황했다가 이내 웃으며 말한다.

 “당한다고?? 당한다니!”

 

 그런 정민의 반응을 보며 윤서가 피식 하고 웃는다. 그러자 정민이 속으로 생각한 말이 튀어나왔다.

 “어. 웃었다.“

 “네?”

 

 정민이 윤서의 얼굴에 로션을 톡톡 발라주며 말을 이어간다.

 “웃을 줄 아네요.“

 “그럼 사람인데 웃을 줄 알죠.”

 “웃을 줄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런데 왜 안 웃어요?”

 “웃을 일이 없어서요."

 “아.... 다 됐어요. 로션 갖다 주고 올게요.”

 “네. 감사합니다.“

 

 윤서는 병실을 나가는 정민의 뒷모습을 본다. 참 특이한 사람이다. 어렵지 않게 친해진다. 가까이 다가와도 부담이 없다. 신기하네. 옛날에 만났더라면 잘 지낼 수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윤서도 모르게 눈물이 떨어졌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가 베푸는 호의가, 누군가의 마음이 그저 부담스럽고 뒷걸음치게 되어버렸다. 더 이상 내 마음이 상처 받거나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였다.

 

 병실에서 나온 정민은 순간 병실 앞 의자에 주저앉는다.

 “와. 미쳤어. 차정민. 무슨 짓을 한 거야. 제 정신이야? 하아.....”

 정민은 의자에 앉아 방금 전 상황을 다시 곱씹어 본다. 정말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순간의 호기심이었을까. 관심인 것일까.

 그리고 잠깐이지만 웃는 윤서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생각보다 예뻤고, 다음에 언제 웃을지가 기대되었다. 웃을 일을 만들어줘야 겠다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 본인의 모습에 대해 정민은 한숨을 쉬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걸어간다.

 

 다시 병실로 들어오려던 정민은 창문 사이로 윤서가 잠든 모습이 보인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정민은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게 더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윤서가 침대에 기댄 채로 잠이 들어있다. 정민은 조용히 윤서의 침대를 눕혀주고 윤서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들어 베개에 잘 뉘어준다. 곤히 잠들어 있는 윤서의 얼굴을 보니 정민은 눈을 뗄 수가 없다. 정민은 침대 옆으로 의자를 끌어당겨 자리에 앉는다.

 

 그 때, 정민의 휴대폰 진동이 울린다.

 
작가의 말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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