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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윤재와의 데이트
작성일 : 20-09-07 17:14     조회 : 374     추천 : 2     분량 : 5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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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태영은 계속 말을 이었다. 여태 보았던 막내의 모습이나 분위기다 달라보였다.

 

 “너 수상해.”

 “뭐가?”

 “갑자기 남자로 보여.”

 

 가끔 4차원이 발동되는 태영의 말에 민국이 소리쳤다.

 

 “헉, 이 형이 정말 아침부터 왜 이래. 내가 남자지 그럼 여자야? 엉뚱한 소리 그만해.”

 

 민국은 냉큼 침대에서 일어났다. 자다가 또 언제 벗었는지 그의 상의가 벗겨져 있었다. 이때 태영은 그의 팔을 잡았다. 아예 대놓고 그의 몸을 살폈다.

 

 “형, 지금 뭐해?”

 “여자 냄새가 나.”

 “아니거든. 새로 빤 이불에서 잤으니 세제 냄새겠지.”

 “내 코를 감히 속여?”

 

 평소 태영은 정민처럼 하나뿐인 동생 사랑이 유별났다. 가끔은 친구처럼 가끔은 그를 인형처럼 좋아했다. 오죽하면 둘을 남남커플로 오해할 만큼 서로 허물없이 친했다.

 

 가끔 한 침대에서 놀다가 잠든 적도 많았다. 서로 끌어안고 아기 새들처럼 자니까 형들이 진짜 커플이라고 놀렸었다.

 

 그런데 이 며칠, 민국은 그에게 다가서질 않았다. 놀자고 해도 피했다. 그래서 태영은 몹시 서운했다. 여자 하나에 빠져 형인 자신을 멀리했다.

 

 “내참, 별 소리를 다 하네.”

 

 민국이 씻으러 들어가려 바지를 벗었다. 이때 태영이 그의 뒷모습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가끔 저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나 심각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왜냐면 녀석만 봐도 저절로 손이 가고 말았다. 단단한 어깨며 넓어진 등을 보니 만지고 싶어졌다. 어릴 때는 가만있더니 크니까 싫어했다.

 

 “내가 등 밀어줄까?”

 “됐어. 샤워만 할 거야. 씻고 준비할 테니 먼저 나가.”

 “휴.......”

 

 사실 여자한테 더 관심이 많았다. 민국을 향한 마음은 그저 소유욕일지도 몰랐다. 태영은 아무 말도 없이 방을 나갔다. 눈앞에 아른 거리는 지원을 보니 더욱 샘이 나고 말았다.

 

 ‘민국이 내 동생인데.’

 

 태영은 괜히 열 받아서 거실을 가로질러 가는 그녀의 팔을 툭 치고 지나갔다.

 

 “아, 미안.”

 

 먼저 사과한 것은 저가 아니라 그녀였다. 태영은 괜히 눈에 힘을 주다가 결국 풀어냈다. 형들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 그래도 눈치 빠른 윤재 형한테 걸리면 두고두고 잔소리를 들었다. 그가 뒷머리를 긁으면서 사과했다.

 

 “내가 미안하지. 딴 생각하다가 그만.”

 “괜찮아.”

 

 그녀가 빙긋 웃었다. 이때 제작진이 그들을 불렀다.

 

 모두들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그러나 아직 방에서 나오지 않은 한 사람 때문에 지원은 눈을 돌렸다. 자꾸 그녀가 눈길을 돌리자 태영이 먼저 손을 들어 말했다.

 

 “막내는 늦잠자서 지금 씻고 있어요.”

 

 그의 말에 지원도 정면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괜히 걱정이 되었다. 그가 늦잠을 잔 이유를 알기에 괜히 미안하기도 수줍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까부터 태영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아무리 봐도 일부터 팔을 치고 간 것 같았다. 분명 그의 방에서 나오는 걸 봤었다. 그런데 웃으면서 사과까지 한 사람을 의심할 수는 없었다.

 

 -아, 그러면 오늘 데이트 상대를 그냥 발표하겠습니다.-

 

 어차피 남은 사람은 두 명 뿐이었다. 윤재는 무표정에 아무 표정도 내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의 마음이 누구에게 갔는지 모두 알고 있지 않나. 데이트의 의미가 있기는 할까 싶었다.

 

 -다음 데이트 상대는 두두두…윤재님입니다.-

 

 그저 제작진의 설명이 끝나자 그저 피식 웃는 정도였다. 다른 이들처럼 기뻐하진 않았다. 그러나 나머지 멤버들이 난리였다.

 

 모두 그녀를 불쌍하게 봤다. 대충 그녀도 알고 있었다. 다른 멤버들은 이번 참에 알았지만 윤재는 그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야, 윤재 형이잖아."

 "세상 재미없는 데이트를 하게 되었네.”

 “거의 작업실 데이트?”

 "그렇겠네."

 

 돌아가면서 말하는 것도 7명이다 보니 오래걸렸다.

 

 “밖에 나가는 걸 누구보다 싫어하는데 어떡해.”

 “작업실 나가는 것도 귀찮을 텐데. 그냥 집 데이트?”

 “하하하. 그럴까?"

 

 지원도 그저 웃기만 하였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본인조차 그리 활동적이진 않았다. 이때 말끔한 모습으로 방에서 나온 민국이 박수를 쳐댔다.

 

 상 남자 같은 어제와는 달리 막내의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원은 저절로 미소가 생겼다. 이때 둘은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먼저 수줍음에 눈을 돌린 것은 지원이다.

 

 “오호, 이번에는 윤재 형이에요?”

 “그렇대.”

 “어떡해. 누나…진짜 지루한 데이트하겠네.”

 

 아주 천연덕스럽게 민국은 농담도 하고 밝게 웃었다. 간밤의 일은 둘 만의 비밀이었다. 물론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멤버들은 서로 결속력이 대단하였다. 알아도 모르는 척, 제작진과 매니저들을 속였다.

 

 “뭐 일단 나도 최선을 다 할게. 방송이니까.”

 

 윤재가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서 무슨 데이트 할 건데요?”

 

 민국의 질문에 윤재가 무심하게 지원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어, 그냥 작업실 갈래? 녹음실 갈래?”

 

 그의 말에 다들 야유를 퍼부었다. 이미 예견한 데이트 장소였다.

 

 “진짜 너무 심하네.”

 “작업실, 녹음실이 뭐야? 이 좋은 날에. 날씨도 짱인데.”

 “거리구경이라도 갑시다. 드라이브 어때요?”

 

 정민이 말하자 그가 귀찮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나 햇빛 싫어하는데.”

 

 그러자 현석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

 

 “박쥐도 아니고 광합성 작용 좀 합시다.”

 

 아무래도 오늘은 그녀가 나서야 했다.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기울더라도 데이트 미션은 확실하게 끝내야 했다. 그게 방송이자 그녀가 출연료 받고 하는 일이었다.

 

 “오빠, 오늘은 저만 따라와요.”

 

 지원의 말에 다들 환호성을 질렀다.

 

 “어, 어디 가려고?”

 “운전도 제가 할 테니까 차만 주세요. 피디님.”

 

 대놓고 적극적으로 나서자 다들 부러워하면서 윤재의 등을 밀었다. 다행히 오늘은 스케줄이 없었다. 새 음반 준비에 들어가면서 어제가 마지막 무대들이었다. 앞으로 이어질 콘서트 준비에 앞서 오늘 하루는 다들 휴가였다.

 

 “난 일단 못 잤던 잠이나 자야겠다.”

 

 하고 민국은 일부러 하품을 더 크게 하였다. 그러자 현석과 석재가 윤재를 재촉했다.

 

 “자, 어서 나갈 준비를 하셔. 분위기 있게 밥도 먹고 바람도 쐬고 와.”

 

 윤재는 그저 형식적으로만 데이트 할 목적으로 어슬렁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준비하러 방으로 들어간 사이 지원도 제 방으로 들어갔다.

 

 정민과 태영은 간만에 동대문으로 쇼핑을 하러 가기로 했다. 물론 안전상 매니저와 코디누나도 함께였다. 그리고 석재와 리더 남혁은 간만에 본가에 다녀오기로 했다.

 

 현석은 민국과 함께 숙소에 있다가 외식을 할까 했다. 이로서 하루 휴가일정이 정해졌다. 숙소에서 멤버들과 헤어진 후, 지원은 윤재의 팔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주차장에서 제작진에게 인계 받은 자동차에 올라탔다. 지원이 운전을 하겠다고 했으나 윤재가 키를 받았다. 모처럼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내가 할게. 너에게 운전까지 시킬 수는 없지.”

 “네, 그럼 부탁드려요.”

 

 걸음도 세상 늦고 말투도 늦지만 그래도 잘해주려고 노력했다. 둘은 함께 차를 몰고 도로를 달렸다. 느리긴 하지만 윤재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서울 근교로 나와 한강에서 바람을 쏘였다. 오전이라 아직 춥기는 했으나 제작진이 사준 커피를 마시면서 길을 걸었다. 방송분량이기에 윤재와 지원은 사적인 얘길 하진 않았다.

 

 주로 음악 얘기와 작업 얘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둘은 탁 트인 자연공간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한편, 정민은 게임을 하느라 쇼핑을 늦췄다. 그 사이 태영도 잠을 자기로 했다.

 

 “끝나면 깨워.”

 “알았어. 그런데 너 그 방으로 왜 가?”

 “막내 방에 볼일이 있어서.”

 “거기서 자지 마라. 막둥이 잘 때 깨우면 화내더라.”

 “화내도 귀여운데 뭐.”

 

 그가 게임기에 빠진 정민을 뒤로 하고 민국의 방으로 들어갔다. 굳이 자신의 큰 침대를 놔두고 작은 그의 침대에 비집고 올라가 누웠다. 한참 꿈나라인 민국은 여섯째 형이 온지도 몰랐다.

 

 푹신한 형의 몸을 끌어당겨 안았다. 태영은 새근새근 자는 막내의 허리를 안았다. 언제까지나 15살 애기로 봤는데 이제 보니 다 큰 어른의 향이 났다. 태영은 곱게 자는 막내의 얼굴에 자신의 볼을 비볐다.

 

 “덩치는 커도 그래도 귀여워.”

 

 그가 더욱 품에 안고 등을 토닥였다. 민국은 익숙한 듯 태영의 팔을 베고 잘 잤다.

 

 “난 둘이 사귀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랑 여자랑 둘이서 선택한다면 난 너뿐이야.”

 

 다정한 형의 마음을 민국도 아는 걸까. 아니면 알면서 부담되어 피하는 것일까. 자면서도 귀로는 다 들었다. 그래서 민국은 형의 품에서 살짝 빠져나와 등을 돌렸다.

 

 그럼에도 태영은 그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등에 얼굴을 기댔다. 듬직하고 넓은 동생의 등이 그에게는 편한 안식처였다.

 

 그러나 민국은 이미 잠이 깨어 한숨을 쉬었다. 피하려 해도 자꾸 더 안겼다. 그래서 등을 돌린 채로 말문을 열었다.

 

 “누가 보면 남자끼리 연애하는 줄 알겠어. 이제 그만해.”

 

 민국은 괜히 형에게 화를 냈다.

 

 “민국아.”

 “형, 우리는 남자잖아.”

 “마음으로만 널 좋아하는 거니까.”

 

 태영의 말에 민국은 짜증난다는 듯이 말을 했다.

 

 “나한테 잘해 준 것은 정말 고마운데 연애는 걸지 마. 남자한테 관심 없어.”

 “나도 그래. 나도 남자보단 여자가 좋아. 그런데 넌 특별해. 내게 그런 아이야.”

 “휴…형!”

 

 민국은 답답해서 더 짜증을 냈다. 그럼에도 태영은 등에 얼굴을 비비면서 넌지시 말했다.

 

 “미안해. 하지만 너 좋아해.”

 

 민국은 누구보다 친하고 자신을 아껴주었던 형의 몸을 토닥이면서 말했다.

 

 “나도 형을 좋아해. 누구보다 의지하고 믿고 제일 편해. 하지만 우린 남자니까 이런 식으로 지내면 안 돼. 제발 정신 차리고 원래대로 찐 형제처럼 잘 지내.”

 

 그의 말에 태영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신의 감정을 어떡하든 없애야 했다. 그래야 이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분란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린 그런 보이그룹이니까.

 

 ***

 

 윤재와 오전 한강데이트를 끝내고 점심을 먹으로 작업실 근처 식당으로 왔다.

 

 “뭘 좋아하나? 저번에 보니 뭐든 잘 먹긴 하더라.”

 “맞아요. 가리는 것 별로 없어요.”

 “그래, 다행이다.”

 “그런데 또 작업실 근처네요.”

 “제일 편한 곳이라서.”

 

 역시 그는 소속사와 작업실을 멀리 못 벗어났다. 그래도 불만 하나 없이 그를 따랐던 지원이었다. 오히려 일도 할 겸 그와 함께 있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보기엔 무뚝뚝해도 그는 역시 그전처럼 고기를 구워 지원에게 놔주느라 바빴다. 나름 마음을 표현하는 중이었다.

 

 “점심은 잘 먹어야 해. 원래 고긴 저녁에 먹으면 안 돼. 잠 잘 시간에 먹으면 다 살이야.”

 

 역시 또 어른의 말투였다. 지원은 꼭 아빠를 보는 것처럼 윤재를 보면 그런 느낌이었다.

 

 “맛있게 먹어.”

 “네, 오빠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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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토끼 20-09-08 02:44
 
띠오옹~ 재밌게 보고 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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