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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코로나 격리 병동의 살인 사건
작가 : 구산
작품등록일 : 2020.8.16

죽여야 하는 자와 살려고 하는 자.

외딴 숲 속 코로나 임시 격리병동에 13명의 수상한 사람들이 수용된다.
럭셔리한 병동에서 보름 동안 격리 생활하고 음성판정을 받아야 나갈 수 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석연치 않게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세간에서 잊혀져 간 구속파 교주 나도신.
그가 비밀리에 활동하다가 격리병동에 수용된다.
그의 시신은 조작되었었으며, 신분을 세탁하고 멀쩡히 살아 있다가 들어온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배후를 밝히기 위한 일단의 추적자들이 자진해서 격리병동에 함께 수용된다.
죽이려는 자와 살려고 발버둥 치는 자의 15일간 사투기.
과연 격리병동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12. 살려줘!
작성일 : 20-09-03 23:59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3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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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살려줘!

 

 

 때 이른 장마비가 숲을 흔들어 놓더니 활짝 개였다. 회색 뭉게구름은 지난 밤의 소동을 기억하고 있다는 듯이 몰려다니며 연수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구름떼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은 짙은 잉크처럼 눈이 부셨다.

 

 연수원 곳곳에 있는 한적한 초소는 비어있고, 격리병동 외곽을 둘러싸고 독고성재와 경호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초소 앞에서는 경비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하며 놀고 있다.

 독고성재가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을 한다. 신기해하며 따라 하는 젊은 경비원들.

 

  “야 씨, 언제 쩍 춤이냐.”

 

 경비원 하나가 한 마디 하고 나서면서 힙합을 한다. 힙합을 따라 하는 경비원들도 있다.

 댄스 배틀이 벌어진다. 브레이킹 댄스와 힙합.

 주변에 있던 경비원들과 봉사자들도 나와 함께 춤을 추며 구경한다.

 때 아닌 흥겨운 마당이 펼쳐진다.

 

 이 틈에 나도신이 도망간다.

 격리병동 앞 잔디 광장을 가로지르는 노란잠바가 있다. 봉사자 복장을 한 나도신이 허겁지겁 잔디밭을 기다시피 횡단한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댄스 배틀을 피해 멀리 돌아서 아스팔트로 내려와 연수원 정문 쪽으로 내려간다.

 

 아무도 눈치 못 챈다.

 정문 경비들이 소란스런 배틀 현장을 바라볼 뿐, 아스팔트를 내려오는 노란잠바는 신경 안 쓴다.

 정문에 거의 이르렀을 무렵, 나도신의 얼굴에 안도감이 흐른다.

 

 때 맞춰 정문을 통과해 트럭 한 대가 들어온다. 배틀을 쳐다보느라 트럭이 오는 것도 모르던 경비가 습관적으로 트럭을 세운다.

 운전석에서 출입증을 내보이려던 황보선주가 아스팔트 길을 내려오는 나도신을 발견한다. 다가오는 경비에게,

 

  “식자재가 상해 빨리 들어가야 돼요.”

 

 입하트를 보내고 휘파람을 불며 차를 전진시킨다. 경비도 안으로 들어가는 트럭 꽁무니에 대고 입하트를 보낸다. 웃으며 건성으로 출입기록부를 집어드는 경비.

 

 선주의 트럭이 정문을 가리고 아스팔트 도로를 내려오는 나도신을 가로 막는다. 놀라 비키는 나도신. 트럭이 자꾸 다가오자, 뒷걸음치다가 잔디로 올라간다.

 

  “정문 쪽이오. 빨리 오세요.”

 

 황보선주가 핸들을 돌리며 전화를 막 끊는다.

 잠시 후 독고성재가 전동 퀵보드를 타고 아스팔트 길을 내려온다.

 원실장이 스쿠터를 타고 쌩 달려온다.

 

 황보선주가 칠듯이 트럭을 전진시키자,

 나도신이 엉덩방아를 찧는다.

 

 봉사자들이 밴을 타고 내려온다.

 순식간에 나도신을 에워싸는 사람들.

 

 김부남이 휠체어를 끌고 와,

 주저앉은 나도신을 일으켜 태운다.

 

 노란잠바가 누군지 모르는 경비들은 구경만 한다. 원실장이 괜히 구경하는 경비들에게 소리를 지른다.

 

  “구경 났어, 자리들 돌아가.”

 

 나도신의 휠체어를 태운 밴이 병동으로 사라진다.

 

 

 정문 쪽이 소란하다.

 연수원 정문에 나도신의 사설 경호팀이 검은 밴을 타고 들이닥친다.

 경비들이 멈춰 세운다.

 운전석에 앉은 사설경호원

 

  “여기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화기 누르지만, 받지 않자 끊는다.

 

  “저기, 여기서 회장님 만나기로 했는데---”

 

 경비1이 뚱해서,

 

  “회장님요? 어떤 회장님?”

 

  “아, 저기. --”

 

 연수원 경비들이 차량을 에워싼다.

 경비1이 손짓으로 차량을 후진 유도한다.

 

  “빼 주세요.”

 

 차 내부에는 보기에도 건장한 청년들이 말끔한 양복을 입고 있다. 하나같이 매서운 눈으로 밖의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경비2가 묻는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운전석 사설경호원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아 저 --.”

 

 경비2가 채근한다.

 

  “일단 차 빼 주세요.”

 

 검은 옷과 조끼를 입은 경비들이 차량을 에워싼다. 할 수 없이 차를 빼는 검은 밴. 차가 빠진 정문 앞을 경비들이 겹겹이 막아선다. 욕을 하며 차를 돌려 나가는 검은 밴.

 

 숲속 도로를 천천히 이동하는 밴.

 인적 없는 곳에 이르러, 차 문이 좌우 동시에 열리며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이 일제히 내린다. 나도신의 사설 경호원들이다.

 

 팀장의 지시로 산으로 들어간다.

 앞장 선 덩치의 사내들이 연두색 철조망을 동시에 훌쩍 넘는다.

 날렵하게 넘는 친구도 있지만 몇몇은 힘겹게 넘어가며 팀장 눈치를 본다.

 뚱뚱한 한 친구가 호기 있게 뛰어넘다가 철조망에 걸려 버둥거린다.

 철조망이 주저앉으며 무너진다.

 뒤처진 경호원들이 덕분에 편하게 철조망을 넘어 산으로 들어간다.

 모두 순식간에 숲속으로 사라진다.

 

 

 검은 양복의 사내들이 격리병동 현관으로 우르르 몰려든다,

 입구를 지키던 보건소 직원들이 손쓸 틈도 없이 경호원들이 마스크만 쓰고 막무가내로 로비로 들이닥친다.

 

 승천교 사람들, 원실장이 나오고, 방삿갓도 나온다.

 층계로 우르르 올라가는 경호원들.

 원실장이 급하게 문자 보낸다.

 

 방에서 나도신을 돌보고 있는 김부남이 문자를 확인한다. 김부남은 갑자기 여기저기서 뭔가를 떼서 주머니에 숨긴다. 나도신 모르게 신속하게 움직인다.

 

 밖이 소란스럽다.

 나도신은 모르는 채 시치미를 뗀다.

 김부남도 상관없다는 듯 몰카들을 제거했다.

 경호원들이 들이닥친다.

 경호팀장이,

 

  “회장님, 별 일 없으시지요?”

 

 나도신이 반갑게 맞으며 지시한다.

 

  “응 잘 왔네.”

 

  “싹 다 점검해, 옆방도, 아니 4층, 이 건물 다 조사해.”

 

 사설 경호원들이 장비를 꺼내 사방 벽면과 침대 등등을 스캔한다.

 일부는 베란다, 창틀, 천장을 조사한다.

 김부남은 바지 속에 감춘 것이 들키지 않게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관리실에서는 원실장이 승천교회 쪽에 전화한다. 게거품을 문다.

 

  “지금 구속파 경호원들이 몰려와서 난리에요. 이러다간 이곳 다 폐쇄되고,

 모두 코로나에 감염되고-- 양성 판정받게 되면 누가 책임질 거에요.

 승천교회 연수원에서 관리 잘못해서 집단감염 발생했다고 텔레비전에서 떠들어 댈 텐데, 우리 회장님 체면은 뭐가 되며,

 우리 승천교회는 실컷 돈 들여 고생해놓고,

 무슨 망신당할 거냐구요.

 빨리 이 사람들 내 쫓으시라구요.”

 

 전화기 너머 상대편의 반응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원실장이 단단히 겁을 주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것도 지존 회장님에게 누가 된다는 데 승천교 어느 누가 다급하지 않겠는가.

 원실장은 쐐기를 박는다.

 

  “예, 예. 아 허락만 해주신다면, 내가 모조리 끍어내버릴테니깐--.

  예 속히 결정해주쇼.”

 

 전화를 끊고 씩씩거리던 원실장이 달려 나간다.

 

  “이놈들아! 기다려라.”

 

 원실장이 엘리베이터를 탄다.

 버튼을 누른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서 원실장의 동공도 닫힌다.

 

 

 나도신 방의 체육실에서 눈을 뜨는 원실장.

 나도신을 협박한다.

 운동 기구 하나씩을 써가며 고문한다.

 휠체어 채 철봉에 매달아 놓고 채찍으로 때린다.

 나도신은 사과한다.

 

  “아이고 아이고오, 나 죽네.

  원실장 잘못했네, 살려주게.

  경호원들 부른 게, 그게 그렇게 화가 날 일인가?”

 

 원실장이 쌍절도를 휘둘러 때린다.

 

  “이 양반이 아직도 말귀를 못 알아 듣네.

  내가 뭘라고 했어요. 절대 내 말에 복종하고, 반드시 사전에 보고하고

 허락 받으라고 했지요.”

 

  “아이고 아고 나 죽네.”

 

 원실장이 엉덩이를 돌리고 흔든다.

 

  “살만큼 사셨어. 이제 죽어도 아까울 거 하나도 없겠네. 내 엉덩이에 눈독 들이셨지, 자 봐. 실컷 봐.”

 

  “안 봐도 돼, 안 돼. 살려 줘.

  나는 할 일 아직 많단 말이야.”

 

  “뭔 할 일이 아직도 많으셔?

  나한테 말해줘 봐요, 응. 내가 도와드릴테니.”

 

  “좋아 좋아 우리 같이 하자고.

  이거 내려줘. 살려주고 같이 하자고.”

 

  “뭔데. 먼저 말해줘 봐.”

 

  “살려 줘. 원실장.”

 

  “살려줄테니까, 찍 소리 말고 사흘 채우고 조용히 나가는 거야. 그러면 당신 살고 나 살아. 내가 지금껏 쌓아온 인생 망칠 거여. 지회장님한테 인정받고, 여기 근무 3년 마치면 종신 권사 돼서 나두 편하게 좀 살까 했는데, 당신 때문에 내 인생 종 쳐서 되겠어요?”

 

  “잘 알았네. 지회장한테 내 잘 말해줄게.”

 

  “필요 없어. 내 앞길은 내가 할 테니까 당신이나 조용히 있다가 살아서 나갈 궁리해. 수틀리면 확 죽여버릴테니까.”

 

 나도신이 경기 들린 듯 몸을 부르르 떨더니 파랗게 질린다.

 정신을 잃어버린다.

 김부남이 나도신을 둘러업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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