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종결] 범죄 은행 (이상 가면)
작가 : 셀폽티콘
작품등록일 : 2020.7.31

당신이 할 수 있는 사소한 범죄를 저축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범죄를 출금할 수도 있습니다.
현금으로
혹은 또 다른 범죄로...

 
25. 핫바지 투
작성일 : 20-09-03 12:34     조회 : 352     추천 : 3     분량 : 776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야, 정! 너 임마,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김 반장이 오랜 만에 만난 윤선을 보며 반가움을 이기지 못해 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나타난 동현에게는 잔뜩 거부감을 가진 얼굴이었다.

 

  “말하자면 길어요. 어쨌건 이 사람 덕에 여기까지 온 거예요.”

  윤선이 말했지만 김 반장은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잡고는 동현이 들을 수 없도록 한쪽으로 끌더니 속삭였다.

 

  “그동안의 이야기 대충 빡쌤한테 듣긴 했어. 다른 건 다 그렇다고 해도 말이다. 살인 사건 전에 너한테 문자로 보냈다는 그 공식 말이야, 그건 여전히 뭔 뜻인지 모르는 거잖아. 그건 저 자식이 아직도 이상 가면일 수 있단 뜻이니까…….”

  김 반장의 걱정에 윤선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야 너 그렇게 웃을 게 아냐. 사랑에 빠지면 봐야할 게 안 보이기도 하는 거야. 콩깍지 너 그거 알아? 나도 우리 동식 엄마한테 콩깍지가 씌워서 인생 조진 놈이잖아.”

  흥분한 김 반장이 마구 충고랍시고 내뱉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공식에 대한 설명은 이미 차 속에서 다 들은 상태였다.

 

  “그 공식의 의미 이미 다 알고 있어요. 아까 차에서 동현 씨가 다 말했거든요.”

  “뭐어? 그게 뭔데?”

 

  “그게 대개 사적인 거라 반장님께 말씀드리긴 좀 그래요.”

  “야, 사적이나 아니나아. 콩깍지 때문이라니까…….”

  윤선이 반장님의 만든 구석에서 벗어나면서 괜찮다는 표정으로 시원하게 웃어버렸다.

  김 반장은 미진함이 많았지만 윤선의 그런 행동에 더 이상 왈가왈부하기가 어려웠다.

 

  “당신 말이야. 기자 회견장에 나타나서 우릴 막 조롱하면서……. 그거 우리가 다 알고 있거든.”

  여전히 미진함에 사로잡힌 김 반장이 동현을 못 믿겠다는 듯 다시 한 번 시비를 걸어왔다.

 

  “반장님임. 우리들 자세한 이야기 잘 모르시잖아요. 그거 제가 부탁한 거예요. 그쪽에서 동현 씨를 이상 가면으로 믿게 만들려고요. 그래야 놈들이 실체를 드러낼 것 같아서요”

  윤선이 그렇게 동현을 변호해 버렸다.

  물론 그녀가 시킨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일일이 그때의 상황을 다 설명하기 싫었다. 그들은 함께 탔던 차 속에 과거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눈 상태였다.

 

  윤선이 멀리 보이는 조 법관의 집을 바라보았다.

  절대 폭발시킬 마음이 없었으리라는 동현의 추리대로 집은 멀쩡해 보였다.

  왜 그때는 그런 추리를 못했는지, 집이 폭발할까봐 마음 졸이던 때를 생각하자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 놈들은 윤선 씨를 죽일 마음이 애초에 없었어요. 이 사건의 의뢰자가 윤선 씨인 줄 모르는 상황였으니까 놈들은 사건의 원흉인 이상 가면을 붙잡고 싶었던 거예요. 죽이고 싶었다면 기절시키기 전에 그냥 죽였지, 굳이 깨어나게 하고 핸드폰까지 들려 줬을 리가 없잖아요. 형사 쪽의 정보를 바탕으로 제가 이상 가면이라고 생각했다면 놈들은 윤선 씨를 위기에 빠뜨려서 저를 불러내려 한 거예요.-

 

  다시 생각해도 동현의 추리는 정확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오늘 밤도 그가 세운 계획을 믿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시체는 모두 치웠고, 감식반도 왔다 갔어. 혹시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서 경비는 세웠지만 지금은 내부 진입이 어려워. 저녁 9시가 되면 자동으로 내부 출입을 차단하는 시스템이 있더라고. 저걸 강제로 들어가는 건 불가능 해. 우리 입장도 있고…….”

  빡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상관없어요. 우린 어차피 저 집 문으로 들어갈 생각 따윈 없으니까.”

  영애가 불쑥 끼어들었다.

 

  “네? 우리요? 사모님도 들어가신다고요?”

  빡쌤이 놀란 눈으로 영애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그게 사실이냐는 듯이 윤선을 쳐다보았다.

 

  윤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와 함께 들어가는 건 아무래도 맘에 내키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를 어딘가 안전한 곳에 피신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동현의 주장에 윤선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동현과 자신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었다.

 

  “어머니가 저보다는 운동신경도 좋으시고……. 두 분은 뒤를 봐 주셔야 하는 상황이라서…… 지금 상황에선 윤선 씨를 도울 조력자로는 어머님만한 분이 없는 것 같아서요.”

  윤선의 생각과는 다르게 동현이 영애의 위상을 설명했다.

  나이 따위를 고려하지만 않는다면 동현의 말도 상당히 일 리가 있었다.

 

  “그건 됐고요. 두 분은 명심하셔야 해요. 우리가 너무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모두 핸드폰을 두고 와 버렸거든요. 우리가 최악의 경우에 처하게 되더라도……,”

  윤선은 자신도 모르게 잠깐 말을 끊었다.

  최악의 경우가 죽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녀는 잠깐 영애를 바라보았다.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증거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두 분은 절대 중간에 나타나선 안 돼요. 마지막에 증거를 확보하게 되었을 때, 그때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분들이 두 분이란 걸 명심하셔야 해요. 그 전에 나타나신다면 우리뿐 아니라 두 분의 삶까지 망치게 될 거예요. 대신 절대 우리 목소리를 놓치지 말아주세요. 증거를 확보하게 된다면 우리가 도청기에 대고 암호를 말할 거예요. 암호가 들리면 즉각적으로 형사과에 알리고 지원해 주세요.”

 

  빡쌤과 김 반장에게 지원을 요청하면서 부탁한 것은 도청기였다.

  그들은 각자 두 사람에게 받은 펜 모양의 도청기를 소지한 상태였다.

 

  “그래도 이 상황에서 우리만 남는다는 게…….”

  빡쌤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는 듯 말했다.

 

  “혹시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누군가는 이 거대한 권력과 또 싸워야겠지요. 이번엔 그냥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나름 계획을 가지고 들어가는 거니까.”

  김 반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암호는 뭐야?”

  빡쌤이 물었다. 영애가 불쑥 끼어들며 말했다.

 

  “넌 빠져.”

  “예? 제가 왜요?”

  갑작스러운 영애의 비난에 놀란 빡쌤이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암호요. 암호가 ‘넌 빠져’라고요. 뭔가 싸움의 상황에서 해야 하는 자연스러운 말이어야 한다고 해서……. 그런 거예요.”

  약간 쑥스럽다는 듯 영애가 말했다.

  그제야 자신을 향한 비난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빡쌤이 ‘아, 난 또’ 정도의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게 짧은 인사를 끝낸 그들은 서로 다른 길로 헤어졌다.

  수사반은 대문 앞에 세워 놓은 지휘 차량으로 돌아갔고, 윤선 일행은 대문과 반대편에 있는 차고를 향해 걸었다.

  차고의 입구는 미리 수사팀에서 손을 써놓았는지 사람이 기어들어갈 정도로 문이 들려 있었다.

 

  “근데 본래 차고는 대문 옆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니니? 아침에 밥 먹고 현관을 나서서 이렇게 집 뒤로 돌아서 차를 타고 나가려면……. 집은 비싸 보이는데, 구조는 너무 엉망이다.”

  영애가 집의 구조에 대해 투덜거리듯 말했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차고라면 그렇겠죠. 하지만 대문도 넓었고, 대문 앞으로 차를 댈 수 있는 공간도 넓었거든요. 아마 이건 처음부터 차고가 아니었을지도 모르죠.”

  동현의 대답에 아하 하는 표정으로 영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동현 씨는 부모님이 뭐하세요?”

  동현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고 느꼈는지 영애가 갑작스러운 호구조사에 돌입하고 있었다.

 

  “엄마. 이 사람…….”

  당황한 윤선이 영애를 저지하고 나섰다.

 

  “괜찮습니다. 사고로 어머님은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뇌를 다치셔서 사회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십니다. 다른 형제는 없고요.”

  대답이 끝내자마자 동현이 먼저 몸을 굽혀서 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윤선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영애를 흘겼다. 영애도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쩌면 사위가 될 지도 모르는 남자였다. 장모가 그것도 못 물어보겠냐 싶은 마음이었다.

 

  “쉿!”

  막 차고에 들어온 동현의 이마에 차가운 금속성의 물체가 철컥 겨누어졌다.

  동현은 뒤 따라오는 두 사람을 말리려 했지만 체육인 출신의 두 사람의 행동은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랐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어두컴컴한 차고 안에서 그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던 그림자가 말했다.

  ‘그럼 혼자 고생이 많았겠네.’ 그런 말을 동현을 위해 중얼거리던 영애는 자신도 모르게 놀라서 화들짝 두 손을 들며 돌아섰다.

 

  “그것 닫아 주실래요?”

  그림자의 요청에 영애가 힘으로 셔터를 힘껏 눌렀다. 하지만 잘 안 됐다. 다시 한 번 휙 누르려다 몸이 기우뚱했다.

  윤선이 벽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는 바람에 저절로 셔터가 내려갔기 때문이었다.

 

  딸깍.

  차고 안으로 불이 켜지자. 총을 든 남자의 윤곽이 휙 드러났다.

  김 검사였다.

 

  “자네가 동현이라는 친구인가 보지?”

  김 검사가 동현을 벽으로 휙 몰아붙였다. 동현의 얼굴이 가볍게 벽에 부딪혔다.

 

  “못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뭐랄까, 너무 하얗고……”

  김 검사가 질투심에 가득 차 중얼거렸다.

 

  “너무 약골로 생기긴 했어. 난 좀 듬직한 게 좋던데…….”

  영애가 마치 사윗감을 판단하듯이 말했다.

 

  “맞아, 넌 너무 계집애처럼 생겼어. 그런 얼굴로 어떻게 우리 순진한 윤선 씨를 속였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아니야.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넌 이상 가면일 수밖에 없거든.”

  윤선이 뭔가 동현을 변명하려 했지만 동현의 눈 역시 지금까지는 볼 수 없던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동현이 윤선에 앞서 말을 받았다.

 

  “그 쪽이 김 검사님이시겠군요. 뭐, 맘마 보이 스타일이라는 건 익히 잘 들었습니다. 여성에게 보호 받는 게 평생 꿈이시라던데……. 그래 어디 한 번 들어 봅시다. 내가 어떻게 이상 가면이라는 건지.”

  김 검사가 가지고 있던 줄을 가지고 동현의 팔을 묶으려다 발끈했다.

 

  “맘마 보이? 이 핫바지 자식이…… 좋아. 내 증명해 주지. 네가 301호 사건 전에 우리 윤선 씨한테 보냈던 그 이상한 공식. 그건 뭐지? 그 공식이 왜 아이의 손에 쥐어져 있었던 건데…….”

  분노한 김 검사가 이빨을 깨물며 물었다.

 

  “왜 그 공식의 의미가 뭔지 풀리지 않았던 모양이지? 엄마가 외출하셨나, 엄마한테 물어봐도 충분히 알려 줬을 텐데…….”

 

  “뭐라고 이 자식이…….”

  분노한 김 검사가 손을 묶으려다 말고 벽을 향해 선 동현을 휙 돌려 세웠다.

  그리고는 권총을 들어 동현의 입 속으로 쑤셔 넣었다.

 

  짝!

  윤선의 손이 날아온 건 그 순간이었다. 김 검사가 급 얻어맞은 뺨을 붙잡고 두어 걸음 물러섰다.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윤선 씨, 이 자는 이상 가면이에요. 설마 저보다 이 자를 더 믿으시는 건 아니죠? 전 윤선 씨를 지키려다가 빅뱅팀에서 배제됐어요. 게다가 지방으로 발령 받아서 쫓겨나게 됐다고요. 그래도 어떻게든 윤선 씨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그래서 지금 그 모든 게 정의를 지키려는 자기 선택이 아니라 고작 저 하나 때문이었다는 거예욧?”

  윤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건 아니죠. 하지만 윤선 씨도 모르잖아요? 그 이상한 공식은 대체 뭐죠? 이 자가 이상가면이 아니라면 대체 뭣 때문에 그런 문자를 윤선 씨한테 보냈냐고요?”

  몹시 억울하다는 듯이 김 검사가 중얼중얼 꽁냥꽁냥.

 

  “그거 내가 설명해도 될까?”

  갑자기 영애가 손을 반쯤 들고 두 남자 사이로 끼어들고 있었다.

 

  “아, 어머님 그게…….”

  동현이 어색한 듯이 고개를 수그렸다.

 

  “내가 지금 상황을 보니까 두 사람이 우리 딸을 놓고 경쟁하는 거야. 우리 딸 입장에서도 이걸 제 입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거야. 그렇다고 동현 씨가 자기 입장을 말하기도 그렇고……. 젊음이 좋긴 좋다. 말해 봐요. 김 검사님 우리 딸을 좋아하는 거 맞죠?”

  영애가 먼저 김 검사에게 물었다.

  얼떨결에 김 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번엔 영애가 동현을 돌아보았다.

  당신도 윤선을 좋아하느냐의 질문이었다.

  평소 같으면 아니라며 자신을 속였을 동현이었지만 어쩐지 그녀의 어머니 앞에서 밀리기 싫었다. 동현도 눈치를 보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우리 딸이 아마 내숭을 떠느라고 동현 씨를 거절한 모양이에요.

  그러니까 저 동현 청년이 점점 우리 딸과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거지.

  혼자 그 실연의 슬픔을 좀 잊어 보려고, 이상 가면의 영상을 보면서, 또 시도 찾아보고 했겠죠?

  근데 그 바둑판 모양의 시 끝이, 그 보냈다는 공식이었나 보더라고.

  난 그게 뭔 줄은 모르겠어. 아무튼 그 공식이란 게 n, (n-1), (n-2) 이렇게 점점 수가 줄어가는 거래요. 맞죠?

  그걸 보고 있으니까 점점 가능성이 사라지는 자신의 처지처럼 느껴졌다는 거지

 . 참고로 동현 씨 말은 훨씬 복잡했어요. 그런데 내가 옆에서 들어 보니까. 대충 그거야.

  그러고 있던 차에 우리 딸이 딱 문자를 보낸 거지.

  그러니까 이 순진한 총각이 생각한 거야.

  ‘아, 나한테는 다시 희망이 있구나.’

  그래서 그 시에 나오는 다른 구절로 그걸 표현했는데…… 그걸 뭐라고 했지?

  부채가 돌았다고 했나?”

 

  영애가 하던 말을 멈추고 동현을 바라보았다.

  이미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진 동현이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동현 씨! 그 구절이 뭐라고 했죠?”

  “아, 네. 그게 ‘뇌수는 부채와 같이 원에까지 전개되었다. 그리고 완전히 회전하였다’인데요.”

 

  “아, 너무 어려워. 어려워. 어떻게 그런 걸 다 외운데……. 동현 씨는 여자를 너무 몰라. 그렇게 어려운 말 많이 하면 여자들이 싫어해. 그냥 박력있게 딱!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아, 네.”

  다시 동현이 고개를 수그렸다.

  오랜만에 숨겨 놓았던 수다를 실컷 떨겠다는 듯 영애가 이번에 김 검사를 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들었죠? 그 부채가 다시 도는 것처럼 두 사람의 사이를 거꾸로 돌릴 수 있냐? 뭐 그런 말이었대. 그러니까 다시 희망을 가져도 되느냐? 그런 거지. 생각해 보면 쪼끔 멋지기도 하다.”

  영애가 마치 남의 이야기처럼 공식의 의미를 설명하고 나자 차고의 내부 분위기는 몹시 설렁해져 있었다.

 

  “그래도 그건 이상 가면이 상대를 속이려고 꾸며낸 이야기일 수도 있고…….”

  김 검사가 아직도 남은 앙금이 있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아니야. 그건. 내가 차속에서 다 들었는데…….

  이런 스타일 남자는 그런 거짓말 자체를 할 수 있는 스타일이 못 돼.

  보통 자존심이 쎄고, 부끄럼이 많거든.

  저런 미끌거리는 멘트는 오히려 그쪽같이 좀 바람기 있어 보이는 남자들은 잘 하지.

  입만 열면 그런 느끼 멘트 나오잖아.

  그 왜 있잖아?

  아! 운동 잘 하는 여자랑 살았으면 좋겠다였든가?

  우리 딸한테 한 거 있잖아.

  근데, 동현 씨 스타일 남자는 반대야.

  그런 멘트 한 번 만들려고 며칠씩 밤새고 딱 그런 스타일이라니까.”

 

  당황한 김 검사가 동현의 멱살을 다시 그러 지면 소리쳤다.

  “난 그래도 이 자식 못 믿어요. 순진한 척 연기하는 거라고요.”

 

  “나도 당신 못 믿거든. 누군가 윤선 씨를 배신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윤선 씨가 고생한 거하야. 그게 누구겠어?”

  동현도 지지 않겠다는 듯 김 검사의 멱살을 그러쥐었다.

 

  “뭐야? 이 자식이……. 대한민국 검사를 뭘로 보고…….”

 

  딱콩.

  윤선이 들고 있던 김 검사의 총을 허공으로 쏘았다.

  진짜 총이 아니라 고작 딱 총이었다는 건 총을 손 윤선조차도 놀라게 했다.

 

  “빡쌤, 김 반장님! 그만 웃으시죠. 웃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거든요.”

  윤선이 자신의 옷깃에 달린 단추에 대고 말했다. 그들을 도청하고 있던 두 남자의 눈깔이 똥그래졌다.

 

  ‘옛’

  경례하는 빡쌤.

 

  “김 검사님. 이 사람은 이상 가면 절대 아니에요. 그냥 핫바지거든요. 김 검사님도 방금 핫바지 투로 등록하셨고요.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지금 이후로 우리끼리 싸우는 것 금지합니다. 동현 씨도 쓸데없는 의심 금지에요. 그걸 못 지키실 거면 여기서 바로 나가 주세요.”

  김 검사가 잡고 있던 손을 슬그머니 놓았다. 동현도 마찬가지였다.

 

  “여기는 단순한 차고가 아니에요. 비밀 지하실로 들어가는 입구거든요. 그걸 찾아내세요. 그걸 먼저 찾는 사람과 전 첫 데이트를 할 거니까.”

 

  “데이트? 그 말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명의 핫바지가 벽과 바닥을 향해 흩어지고 있었다.

  입구는 곧 자신의 생명이라는 듯이.

 
작가의 말
 

 이야기가 점점 끝을 향해 가고 있네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날바다라 20-09-03 13:39
 
청개구리 작가님, 이제 시작인 거 같은데 끝이라뇨~?!
세 사람을 보니 공일오비의 오래된 연인들이 떠오르네요ㅋ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셀폽티콘 20-09-03 17:57
 
이 글이 로맨스는 아니잖아요
로맨스는 양념이죠.
너무 로맨스에 집중하지 마세요.
추리물이 문제를 내는 부분이 있고 그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약간의 지루할 타임이 있는데
그 지루할 타이밍을 코믹과 로맨스로 풀고 있을 뿐이거든요.
지켜워서 빨리 끝내면 좋겠다는 말보다는 듣기 좋네요. ㅋㅋㅋ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날바다라 20-09-03 18:34
 
* 비밀글 입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셀폽티콘 20-09-04 12:57
 
연재라는 특성상 중요한 단서들을 잊어버리고 글을 읽게 되니까 이리 되는 거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연재 과정에서 님이 이해하지 못했다는 내용들도
사실 여러 차례 앞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이기도 했고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다락별 20-09-03 13:47
 
* 비밀글 입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셀폽티콘 20-09-03 18:14
 
* 비밀글 입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다락별 20-09-03 21:53
 
* 비밀글 입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셀폽티콘 20-09-04 12:58
 
감사합니다.
나중에 서로 맘에 안 드는 일 있으면 라면 멕이기 합시다. ㅋㅋㅋ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심삼일 20-09-03 14:36
 
모야? 대한민국 검사가 딱총 들고 사랑 싸움?
갑자기 코믹 드라마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셀폽티콘 20-09-03 18:20
 
글을 이쯤 읽으셨으니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복잡하게 얽힌 스릴러가 좀 지나치게 진지하게 가는 면이 있어서
로맨스와 코믹을 계속 섞어가고 있습니다.
첫화부터 지금까지 쭈욱요.
독서실에 베개 가져와서 자는 년이 어디 있어?
이런 식이면 처음부터 제 글 자체가 성립하지 않거든요.

형사들과 달리 검사는 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것도 수사에서 배제된 검사라면 더욱 더요.
지방 좌천을 앞두고 연인을 홀리고 있는 악당의 정체를 밝히고 말겠다는
김 검사의 의지가 좀 과하게 표현된 거고,
어차피 코믹을 유지해 오던 글이니까, 이를 과장되게 표현한 거라고
너그럽게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오후 12시 연재(주말, 공휴일은 쉽니다 (3) 2020 / 8 / 1 594 3 -
32 (에필로그) 어디에도 길 따위는 없다. (7) 2020 / 9 / 15 394 3 6450   
31 31. 도로를 질주하지 아니 하야도 좃소. (4) 2020 / 9 / 14 368 2 6332   
30 30. 기사 (4) 2020 / 9 / 11 358 2 6191   
29 29. 타이틀 전 (5) 2020 / 9 / 10 370 2 6172   
28 28. 5분간 (8) 2020 / 9 / 9 396 3 7881   
27 27. 새로운 도전자. (6) 2020 / 9 / 7 375 3 5714   
26 26. 중계 방송 (6) 2020 / 9 / 4 384 3 5800   
25 25. 핫바지 투 (10) 2020 / 9 / 3 353 3 7768   
24 24. 내부의 적 (6) 2020 / 9 / 2 340 3 6024   
23 23. 새끼손가락 (6) 2020 / 9 / 1 367 3 6596   
22 22. 새로운 관찰자들 (6) 2020 / 8 / 31 344 2 6034   
21 21. 슬픈 오감도(烏瞰圖) (8) 2020 / 8 / 28 382 3 6282   
20 20. 이쑤시개 (6) 2020 / 8 / 27 378 3 6781   
19 19. 두 개의 시체 (6) 2020 / 8 / 26 384 3 7055   
18 18. 이상한 가역반응 (6) 2020 / 8 / 25 394 3 6732   
17 17. 회원 가입 (6) 2020 / 8 / 24 385 3 6092   
16 16. 그날의 진실 (6) 2020 / 8 / 21 417 3 5890   
15 15. 천(千)의 얼굴 (6) 2020 / 8 / 20 405 3 6138   
14 14. 메아리를 위한 각서(覺書) (10) 2020 / 8 / 19 427 2 6368   
13 13. 습격 2 (4) 2020 / 8 / 18 412 2 6876   
12 12. 습격 1 (8) 2020 / 8 / 17 378 3 6256   
11 11. 엎어치기 (4) 2020 / 8 / 14 395 3 7754   
10 10. 공개 수배 (9) 2020 / 8 / 13 353 4 7267   
9 9. 죽은 아이, 산 아이 (4) 2020 / 8 / 12 361 4 5865   
8 8. 맥거핀과 살인 사건 (4) 2020 / 8 / 11 381 4 7408   
7 7. ∴nPn = n(n-1)(n-2)……(n-n+1) (4) 2020 / 8 / 10 354 4 6795   
6 6. 제 1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5) 2020 / 8 / 7 362 4 7214   
5 5. 33번지 (6) 2020 / 8 / 6 364 4 6138   
4 4. 체포 (6) 2020 / 8 / 5 371 4 5597   
3 3. 빅뱅 (4) 2020 / 8 / 4 361 3 707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