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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117화 왕과 함께 (2)
작성일 : 20-08-30 14:58     조회 : 320     추천 : 0     분량 : 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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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그 때 그렇게 나왔던 게 왕이셨군요!"

 "그래그래! 그게 나였다니까? 휴우.. 그 때 체면 지키려고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

 "허허..제가 생각했던 왕과는 많이 다르십니다?"

 "뭐, 그렇지. 대중적인 곳에선 위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말이지.. 어차피 여긴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오지 못하는 장소니까. 상관없어 여기선. 아, 혹시라도.."

 "염려 마십쇼. 그렇게 입이 가벼운 사람들은 아니니."

 "그래그래! 그거면 됐지!"

 "저기 왕님? 여기는 그럼 기력으로 만든 공간이에요?"

 "왕님이라니.. 그냥 편하게 왕이라고 불러. 여긴 기력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조금 특별한 곳이라 딱 한 사람만의 기력으로만 운용할 수 있지."

 "흥! 특별하기는. 그냥 심술 부릴 때마다 쓰는 곳이면서!"

 "어허! 젠. 못본 사이에 더 까칠어졌구나! 하긴 결혼 할 때가 되긴 했지.. 누가 데려가려나.."

 "아아아! 안들려!"

 "하하하하하!"

  시은이가 천천히 커피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급속도로 친해지고 있었다.

 '아니, 왕의 친화력이 너무 좋은데?'

  다들 왕이라는, 이 세계의 절대자처럼 군림하는 이에게 위축된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저 존댓말만 할 뿐, 어디 친한 동네 형이나 오빠처럼 편하게 여기며 대화하고 있었다.

  각자의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그거에 대해 성심성의껏 대답해주는 왕.

  위엄이 넘치던 왕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갭에, 다들 처음엔 얼떨떨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이런 모습이 훨씬 어울리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중이었다.

 '그건 그렇고,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곳이 이쪽이었을 줄이야..'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곳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한 곳이 바로 여기 있었다.

  아무래도 옛 여주인은, 이곳에서 생두를 조달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왕과 함께 있는 이곳.

  이곳은 바로 왕궁.

  왕궁인지 성전인지, 뭔지로 불리긴 하지만, 이곳을 포함한 바깥 전체를 천계라고 부른다고 했다.

  시그리안에서 올라올 수 있다는데, 대체 어떻게 한 번에 시은이네를 포함시켜 이곳에 온 것인지, 왕의 능력이 더욱더 가늠이 안되는 순간이었다.

  왕이라는 자의 재능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러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펼치는지.

  시은이는 되도록이면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질문을 해야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으음..! 냄새 좋은데!"

  어느새 솔솔솔 퍼져가는 커피내음에 왕의 표정이 활짝 펴졌다.

  숲에서 쓰던 원두와 완전히 똑같은 포인트로 볶아낸 원두.

  같은 생두가 맞는지, 향 또한 완전히 같았다.

  평소처럼 밖에서 마신다면, 원두를 재활용해가며 금방 핸드드립을 내렸겠지만, 이곳은 원두를 수급할 수 있는 곳.

  그래서 시은이는 한 명 한 명씩, 원두를 새롭게 갈아내며 내려주고 있었다.

 '원래 이렇게 내려야 하는 거였지만..'

  숲에선 그렇게 내렸지만, 이렇게나 긴 여정을 떠나게 될 줄은 몰랐기에, 챙겨온 원두가 부족할 지경에 이르러, 나중에는 항상 아껴먹느라 재탕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맛은 괜찮았기에, 다들 수긍했지만.

 "고맙네."

 "고마워요!"

 "고마워."

 "고맙다!"

 "고마워 시은아!"

  각자의 감사 인사를 받고,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동시에 천천히 한 모금, 입안에 머금고 목 뒤로 넘겼다.

  그리고 이어지는 감탄사.

 "우아아아!"

 "..허허..더 맛있어 질 수 있는 거였다니."

 "그래! 그래! 이 맛이지! 이걸 마시고 싶었다고! 난 내릴 줄 몰라서 못했는데!"

  다들 재탕된 거만 먹다가 오랜만에 원래 농도의 커피를 마시니, 그 맛에 다들 어쩔 줄 몰라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더욱더 기뻐하는 왕의 모습.

 '..하하..'

  마치 오리진에서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에, 시은이는 조용히 자신의 커피를 따르며,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훔쳐냈다.

  그렇게 몇 번의 목넘김 이후.

  진정이 된 그들이 커피의 잔잔한 여운을 느끼고 있었을 때, 시은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일단 제가 뭘 물어볼지는 알겠죠?"

 "..알고 있지. 나도 물어볼 것이 많으니까."

 "그럼, 여기 있는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인지 아닌지부터 얘기해주시죠."

  이야기할 것에 섞여있는 오리진과 베타에 관한 이야기.

  그것을 이들이 들어도 괜찮냐는 이야기였다.

  왕은 순간 고민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안되지. 우리끼리 얘기하자."

  그 순간, 익숙한 느낌이 시은이의 몸 전체로 퍼져나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고리온 드와 같은 재능이신가요?"

  주변의 모든 것이 멈추고, 왕과 시은이만 그 공간에서 움직였다.

 "고리온 드를 만났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 같지는 않아. 오히려 재능으로 따지자면 고리온 드 쪽이 훨씬 강하다고 할 수 있지. 뭐, 활용도에 따라 달라지니, 우열을 가린다는 것 자체가 좀 웃기긴 하다만."

  아까의 업텐션은 어디로 간것인지.

  상당히 진지해진 왕의 모습이 드러났다.

  둘 다 진짜 본인의 모습 같기는 하지만, 이쪽이 조금 더 원래의 본인에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고리온 드가 생각 이상으로 강한 거 같은데.'

  혹시라도 옛 여주인을 불러오지 못했을 경우를 생각해서, 무한대의 기력 구슬을 더 잘 다뤄내기 위해 연습이라도 더 해둬야 할 것 같았다.

 "우선 나부터 질문해도 되나."

 "예, 그러시죠."

 "김시은 본인이 맞아?"

 "아닙니다."

 "그럼 넌 누구지?"

 "음, 우선 왕께서 어디까지 알고 계시는지 부터 듣고 싶은데요?"

  상당히 예민하고 날카로운 태도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시은이가 여기서 꼬박꼬박 대답만 해서는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은 확 줄어들지도 모르니까.

  자신이 어느 정도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있기는 했지만, 그 주도권은 힘으로 잡은 것이 아닌, 궁금증으로 잡아둔 것.

  궁금증이 해소되고 나서 왕이 어떠한 태도를 취할지 알 수 없었다.

  다행히도 시은이의 태도가 합당하다고 여겼는지,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내가 어디까지 아는지부터 이야기하는 편이 맞겠군."

  왕은 자신의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부드럽게 목 뒤로 넘기고는, 말을 이었다.

 "오리진과 베타에 대해서 알고 있네. 이곳이 실험대라는 사실도. 그리고 지금 이어진 천년의 대회가 얼마나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도."

  짐작만 하던 것을 그대로 본인의 입에서 듣고 나니, 시은이는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한 느낌이 모습에 그대로 묻어나왔는지, 왕도 조금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제야,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군."

  그제야 시은이는 자신의 입가가 조금 풀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재빨리 수습하며, 원래의 표정으로 되돌렸다.

  왕에게는 그런 모습이, 옛 시은이를 생각하게 하는지, 상당히 깊어진 시선으로 시은이를 바라보았다.

 "후우..그렇다면 얘기는 빠르겠네요..아니지.. 오히려 제 얘기가 길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여기 괜찮은 거 맞죠?"

 "물론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만. 난 이 베타의 왕이다. 하루종일도 멈춰둘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물론, 이 왕궁에서 만큼은 절대 얘기가 새나갈 수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왕의 단언에, 시은이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럼 조금 길어질지 모르지만, 시작할게요."

 

 

  한 번 더 내린 커피가 완전히 식을 때쯤.

  시은이의 얘기가 끝이 났다.

  왕은 시은이에게 커피 한 잔을 더 부탁하곤, 그 커피가 조금 남을 때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400년 전의 간략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자신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게 되면 저흰 한 편이 되는 쪽이 맞겠네요."

 "그렇게 되는 거 같지? 아무래도 네가 시은이의 의지를 이어받은 것 같으니까."

 "진짜 지금은 괜찮으신 거 맞죠?"

 "어허..그렇대도 그러네. 그렇지 않았으면 지금 너랑 어떻게 대화하고 있겠어? 이런 행동조차 못했을 걸?"

 "그렇긴 하네요."

 "그렇게 됐으니까, 잘 부탁해 새로운 시은양."

 "아니.. 뭘 들은 거에요? 저 남자라니까요?"

 "아아, 맞네. 미안. 그 얼굴 보면 깜빡깜빡 한다니까. 하하!"

 "..그래요. 저도 그랬으니까. 그럴 수 있죠. 이해해요."

 "어쨌든, 그런 걸로 하고, 슬슬 풀까 하는데."

 "예. 풀고나서는 간단한 얘기만 나누기로 하죠."

 "그래야지. 조금 정리되고 나면, 오리진과 베타는 빼고 알아서 잘 전해줘 애들한테."

  거기까지 얘기한 왕이 공간을 풀어내려고 하는 순간.

 "..잠깐만요!"

  보이지 않는 기력의 움직임이 일순 멈춰섰다.

 "왜? 할 얘기 더 남았나?"

 "아뇨. 지금 이럴 시간에 책 좀 읽으려고요."

 "..책? 아아, 시은이가 남겼다는 거 말하는 거구나."

 "예. 그거랑 고리온 드가 제게 주고 간 책이에요."

  시은이는 주머니에서 테이블 위로 책을 꺼내 놓았다.

  연한 갈색 책과, 회색의 두꺼운 책. 그리고 색바랜 푸른색의 책.

  총 3권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 읽을 수 있으세요?"

  왕이 곧바로 갈색 책을 집어, 책을 펼쳤다.

  곧장 그의 양쪽 눈이 한껏 안쪽으로 찌푸려졌다.

 "..모르시겠나요?"

 "으음.. 조금씩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이게 그 뭐냐..한..한.."

 "한글이요."

 "아아 그래! 그런 이름의 언어였지. 시은이에게 조금 배웠었네."

 "그 책은 저 거의 다 읽었으니까. 그거 읽고 계세요. 전 이 두 권을 좀 읽어야겠으니까요."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리온 드조차 그리 오래 길게 유지할 수 없었으니,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았다.

 "..그래. 네가 두 권 읽을 때까지 한 번 다 읽어보마."

 "시간은요?"

 "충분해. 이러고 일주일도 버틸 수 있어..아, 음식 같은 것도 걱정말아. 여기는 내 기력으로 왠만한 건 다 할 수 있으니까."

 "기력으로 음식도 만들어요?"

 "나.정.도.면. 가뿐하지. 시은이도 할 줄 알았어. 너도 나중이라면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

 "으음.. 그건 잘 모르겠네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 시은이.

  왕은 그런 표정을 한껏 뒤로한 채, 연한 갈색 책을 펴냈다.

  시은이도 그에 맞춰, 드디어 회색의 두꺼운 책의 첫 페이지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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