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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명탐정 이원희의 단편과 사건수첩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4

소녀탐정 이원희가 겪은 각종 단편사건들과 그녀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한다. 사건수첩과 단편소설 형식으로...!!

장편도 연재하겠지만 그건 길어서 우선 단편을 올리기로 한다!!~~

 
[단편] 이원희의 첫 사랑의 비밀
작성일 : 20-08-26 20:16     조회 : 166     추천 : 0     분량 : 8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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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이야기는 여탐정 이원희가 대학에 막 진학한 꼭 대학 2년 때(20세)의 일로서, 이원희 최후의 장편 시리즈인 한반도내란 사건이 벌어지기 꼭 1년 전쯤의 이야기이다. ]

 

 

 

 "빨리 차를 몰아야 해요. 늦겟어요..."

 

 원희는 우연히 거리에서 만난 신이치를 옆에 태우고, 서둘러 하네다 공항으로 차를 몰고 있었다. 그녀도 이젠 대학생이라서 재작년에 면허를 땄던 것이다.

 

 이원희는 아까 시내에서 오늘 마침 비번이던 자신의 오랜 파트너였던 형사 기즈모 신이치를 만나, 마침 잘 되었다며 같이 공항에 가자고했었다.

 

 "아주 귀한 사람을 오늘 만나야 해요... 그 분이 여객기를 갈아타는지금 몇 시간 동안만 이 일본에 머물렀다 바로 다시 외국으로 떠난다니까 여유가 없어요... 저에게는 5년만에 만나는 손님이라구요..."

 "5년만에? 그것도 해외에서 나와 잠깐 동안만 공항에 체류하는 손님이라... 그 분이 누구길래 그렇게 호들갑을 떨지? 혹시 친척이라도 되나?~"

 

 신이치의 끊이지 않는 질문에, 원희는 급기야 백번 대답보다는 한번얼굴을 보는 것이 낫겠다고 여겼음인지, 마침 차가 사거리에서 신호등에 걸리자, 때는 이때라는 듯이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자신의 목에 걸

 고 있던 목걸이를 벗었다.

 

 그리고, 신이치에게 그의 신원을 밝혔다.

 

 "바로 여기 있는 이 남자분이예요..."

 

 원희는 자신의 목에 걸고 다니던 사진 목걸이를 꺼내 그 안을 보여주면서 밝혔다.

 

 "아니? 이것은?~"

 

 신이치는 그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당혹감에 머리 속이 반짝했다.

 

 그 안에는 웬 아주 잘생긴 소년 하나가, 이원희와 팔짱을 끼고 서 있는 사진이 담겨져 있었다. 비록 5년이란 시간이 지나 얼굴은 많이변해 있었으나, 그것은 누가 보더라도 바로 여기 있는 이원희의 얼굴이 틀림없었다. 그녀의 중학생 때의 사진...??

 

 "이건... 그렇다면?"

 

 그러고 보니, 언제나 이원희가 목에 차고 다니던 목걸이... 평상시엔 옷 속에 깊이 넣고 다녀서 얼른 보아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목에서 풀지 않고 다니던 그 목걸이였던 것만은 확실하다.

 

 그것이 뭔지는 물론 알고 있었다. 신이치도 흔히 알고 있는 사진을 넣는 로켓형 목걸이가 틀림없는데, 공교롭게도 원희는 그 안에 있는 사진이 뭔지는 여태껏 한번도 자신에게 보여준 적이 없었다.

 

 어쩌다, 그 사진을 보여달라고 해도 원희는 아주 소중한 사람의 사진이라며 꼭 감추고 그에게 한번도 내보인 적이 없었는데... 뜻밖에 이런 곳에서 그 궁금증을 풀고 나니, 오히려 자신에게 큰 문제가 생기고 만 것 같았다.

 

 '만약 이 놈이 원희의 숨겨둔 남자친구라면... 남자라곤 믿을 수 없게 잘 생겼군. 미소년이야...'

 

 그랬다. 그 남자는, 가슴이 판판하지만 않으면 여자라고 해도 믿을만큼 잘 생긴 미장부였다. 요즘 여자애들이, 특히 원희같은 파워걸들이 반할만할 허니 보이...

 

 신이치는 그녀가 자신을 만나기 몇 해전에 아버지를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그 아버지의 사진이 들어있겠지 하면서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었는데, 뜻밖에 그게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자의 사진이었다니...

 

 그것도 사진의 낡은 정도를 보아서, 그 사진을 찍었을 때 그 남자애가 원희와 거의 비슷한 나이인 줄을 눈치챌 수 있었다. 신이치도 형사로서 탐문조사를 많이 해 보았던지라, 경험상 사진의 낡은 정도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세월이 흘렀는지 알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 놈은 대체 누구야? 이원희와 이토록 다정스레 서 있는 모습이라니...

 

 신이치는 자기도 모르게 남자의 투기가 치밀어올라 그 남자의 사진을 자세히 살폈다. 아무리 보아도 이원희와 이 남자가 단순한 사이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이토록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은 점도 그렇지만, 지금 헤어진지 무려 다섯 해라는 수월찮은 세월이 흐르고 난 후에도 이원희가 이 남자를 만나러 가노라 좌불안석인 점을 보아도 그쯤은 어렵잖게 추리할 수 있었다.

 

 뜻밖의 사건으로, 이원희의 1급 비밀의 한 가지를 알게 되면서 신이치는 오히려 더욱 마음속에 의구심만 커졌다. 이원희가 남자를 만나러 가면서 이렇게 허둥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남자가 원희와 보통 사이가 아닌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운전하고 있는 이원희에게 영문을 묻고야 말았다.

 

 "이봐. 원희! 대체 이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지? 이렇게 서두르는 것으로 보아서 보통 사이인 남자는 아닌 것 같은데?"

 

 신이치는 자신도 모르는 질투가 섞인 감정으로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해 캐물었다. 그러나, 그런 신이치를 더욱 깜짝 놀라게 하고 만 것은 그녀의 입에서 터져나온 대답이었다.

 

 "알고 싶어요? 내 첫 사랑!"

 

 그 대답에, 신이치는 일시적으로 피가 얼어붙는 듯한 충격을 느꼈다.

 

 "뭐, 뭐라구? 첫 사랑?"

 "그래요... 그의 이름은 미요니타 하루시, 저와 한때 장래를 생각했을 정도로 사랑하던 사이였죠..."

 "그, 그럴 정도로...? 설마, 너 지금 서두르자고 하는 이유는... 그 남자가 애인이기 때문에?"

 "그래요... 애인 맞아요. 저와 맨 처음으로 사귄 남자였으니까..."

 "그, 그럴 수가..."

 

 신이치는 얼굴이 붉어졌다. 세상에... 원희가 이런 여자일 줄은 몰랐다. 자신을 옛 애인을 만나는데 주저없이 밝히고 데랴가려 하다니... 역시 이 아가씨는 자신에 대해 조금도 마음이 없는 것인가?

 

 그가 절망감 반, 분노 반에 절어 얼굴이 달아오르고 있었을 때 원희가 비로소 그 눈치를 알아차린 듯이 그에게 다소곳이 밝혔다.

 

 "아무 걱정 말아요. 신이치씨... 이미 내가 한때 사랑했던 하루시라는남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뭐?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럼 설마..."

 

 신이치는 원희의 전혀 예상 밖의 설명에, 뭔가 크게 놀랐다는 듯이 이원희에게 다시 되물어 명심시켜 보았다.

 

 "그렇다면... 죽었단 말인가?"

 

 그 질문에, 원희는 약간 숙연해진 듯 고개를 가볍게 까닥이면서 옛 일을 회상하는 듯 약간 비감이 어린 음성으로 대답해준다.

 

 "네에... 사실, 하루시라는 남자는 죽었거든요... 하지만... 뭐랄까? 그 사람(?!)은 죽지 않았어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괴상한 답변이 돌아온다.

 

 "뭐? 그건 무슨 소리야? 죽었는데 죽지 않았다? 이건 대관절 나같은 사람은 갈피를 잡을 수가...."

 

 약간 멍청한 형사 신이치는, 이 명탐정 아가씨 원희의 애매모호한 설명을 도무지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 그런 신이치를 쳐다보며, 원희가 기억을 더듬듯이 약간 잦아든 목소리로 해명하기 시작한다.

 

 "제가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중학 2학년일 때 일이죠. 그때 저희 아버지가 야쿠자와의 총격 끝에 순직하시고, 저는 그 때문에 입은 정신적 충격으로 휘청거리고 있을 때였어요. 우리 가정에 그렇게 괴변이 급작스레 닥칠 줄은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그때, 저를 위로해주었던 사람이 바로 1년 선배였던 하루시였어요. 바로 저와 같은 학교 무술부의 주장이었는데, 저를 평상시 눈여겨보고 있었다나 봐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로 인해 모든 머리가 텅 빈 느낌이었는데, 그럴 때 다가와 저에게 살 용기를 준 사람이죠... 어느 날,그는 저에게 마음을 고백했어요... 사랑한다고요..."

 "허, 그랬군... 그런 일이..."

 "뭐, 지금 생각해보면 풋사랑이었죠... 그런데, 그런 우리 사이의 설익은 사랑도 그리 길지는 못했어요. 그로부터 1년 지난 후, 그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에 그 사건은 벌어졌죠..."

 "그 사건?"

 "네. 신이치씨도 아실 거예요. 왜 일전에 벌어진, 일본판 삼풍백화점 사건이라고 하는 아오미야(靑宮) 백화점 도괴 사건..."

 "아! 기억난다. 5년 전인가, 지진으로 인해 거대한 백화점이 무너진 사건? 비록 지진으로 인해 무너지긴 했지만, 부실공사로 백화점 전체가 무너졌다고 해서 많은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이지... 바로 그 사건이 벌어지기 얼마 전에 이웃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 해서, 일본판 삼풍사건이라고 불리는 대참사 사건..."

 "맞아요. 바로 그 사건이예요. 그때, 놀랍게도 저와 하루시도 그 현장에 있었죠... 다행히, 우리는 백화점 깊은 곳에는 들어가 있지 않아서 생매장은 당하지 않았지만요. 그때, 우리는 막 백화점에서 막 물건을 사 가지고 나란히 팔짱을 끼고 나오는 중이었어요.

 정문을 막 나서는 순간, 지축이 뒤흔들리며 지진이 일어나면서 그와 거의 동시에 백화점이 주저앉았죠. 좌우간 그땐 굉장했어요. 세상 마지막이 온 것처럼 거대한 건물이 우리 앞에서 폭싹 주저앉는데... 저도 그 소리에 놀라 기절했었어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가끔 가위에 눌린다니까요..."

 "흠... 정말 놀랐구먼. 원희가 그때 참사의 경험자였다니... 그래서?"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 앞에 거대한 백화점이 폐허로 주저앉아 있고, 뜻밖에 저는 천우신조로 건물의 파편에 맞지 않아 별 탈이 없었지만 그 하루시 선배는 무너지는 건물벽에 깔려 죽어가고 있더군요... 급히 공수된 헬기에 의해 다른 중환자들과 함께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그의 몸은 되살리지 못하고 말았어요..."

 "그랬군... 그래서 원희가 그때 죽은 그 하루시라는 남자의 5주기를 대신..."

 "5주기? 그렇긴 하군요... 그 남자(?)가 나에게 떠나간지 6년이 되는 날이 바로 이 날이니까..."

 

 그렇게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어느 새 원희가 몰고 있는 차는 하네다 공항에 닿았다.

 

 신이치는 그러나, 아직 가장 중대한 문제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었다.

 그러나저러나 제일 이상한 모순적인 궤변...!!

 

 조금 전에 그 남자는 죽었다고 했으면서, 그 남자를 만나려고 지금이 공항에 와 있다니 이건 무슨 소리인가? 죽어서 만나러 오는 거라면 납골당이나 공동묘지로 가는 거라면 몰라도 공항으로 찾아오다니? 유령이 비행기를 타고 다니나?~

 

 그는 좌우간 조금 전에 차안에서 그녀의 입을 통해 들었던, 애매모

 호한 원희의 설명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한편, 신이치가 그렇게 차안에서 이 상황에 대해 어이없어 하면서

 궁금해하고 있을 때였다. 원희는 공항 대합실에 나와 약속한 사람을

 꾸준히 찾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어느 순간 저쪽에서 먼저 자신을 발견하고서 자신을 향해 손을 휘두르고 있는 한 여인을 보고야 말았다.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날씬하고 호리호리한 몸매의 미인을... 꽤 빼어난 미모에 부티가 나는 옷차림... 미국에서도 크게 성공한 엘리트 여성인 것이 틀림없다.

 

 "원희! 여기야!"

 "아, 거기 있었군요? 하루시 선배!"

 

 원희는 재빨리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그 날렵한 몸매의 여인에게 다가와 어쩐지 수줍은 듯이 용건을 밝혔다. 공항은 시끌벅적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서는 소리가 멈춘 듯이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틀림없이 두 사람의 뇌리에는 공항의 시끄러운 잡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으리라.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한동안 침묵이 흐른 가운데, 먼저 원희가 운을 뗐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군요. 하루시 선배..."

 "그래. 이원희.. 하지만 지금은 나도 당신과 같은 여인... 너와의 사랑은 오랜 추억 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겠지..."

 "벌써 5년 전의 일이예요... 그게... 그때 백화점이 무너지는 바람에 당신은 벽에 깔렸지요. 하지만, 그때 건물의 파편에 박힌 철근이 하복부에 깊이 박히는 바람에 음경(陰莖)이 터져 남자로서의 구실을 영원히 못하게 되었지... 대수술 끝에 목숨은 건졌지만, 끝내 당신의 남자로서의 기능은 사라지고 말았어요..."

 "그래. 난 그래서 얼마 안 있어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갔지. 내시가 된 고자를 보는 이 일본의 구태의연한 인습의 눈초리가 영 달갑지만은 않아서... 하지만 미국에서도 정도 차이는 있을지언정 남자도 여자도 아닌 내 인생은 고달프긴 마찬가지였어... 물건이 없는 남자라고, 여자처럼 앉아서 소변을 보는 사람이라고 수군거리는 것도 그랬고...

 그런데, 3년 전에 내 인생을 새롭게 바꿔준 사람을 만났지. 하버드 대학의 의학 교수인 성의학의 세계적인 권위자 제임스 베이컨 박사였어. 그 분은 우리 아버지와 사업상 만나게 되어, 나의 딱한 사연을 아버지께 듣고 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였지. 어차피 남자로서의 인생은 종친 것이라면, 새로운 인생으로 나머지 인생을 살지 않겠느냐고..."

 "그래서 性轉換(성전환) 수술을 한 거로군요..."

 "음. 하지만 이젠 후회하지 않아. 이렇듯이 어여쁜 여성으로 변화했으니까... 원래 난 남자보단 여자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아. 원래 미소년이었으니까... 어쩌면, 내가 본격적인 남자가 되기 전인 15살에 그런 일을 겪게 된 것도 내 인생을 원래의 성으로 되돌려주려는 하나님의 뜻이었는지도 모르지..."

 "..."

 

 원희는 할 말을 잃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한동안 다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이렇게 재회하게 된 둘 사이에 자연스레 나올 말이 궁할 것은 당연한 이치였기에...

 

 그런데, 바로 이럴 때였다. 두 사람 사이의 부자연스러운 고요함을 깬 것을 한 남자의 허스키한 목소리였다.

 

 "하루시! 어디 있어?"

 

 그 목소리를 듣자, 하루시가 손을 흔들면서 아는 체를 한다.

 

 "어머, 야마기타 씨, 저 여기 있어요."

 

 그, 아니 그녀가 손을 흔들자 멀리 보기에도 아주 키가 크고 멋있어보이는 귀공자형의 남자가 서둘러 그쪽 방향으로 달려왔다.

 

 "어머, 이 분 누구세요?"

 

 원희는 그 정체불명의 남자에 대해 물었다. 비록 초면이지만, 원희자신이 보기에도 얼굴이 붉어질만큼 잘 생긴 사내였다.

 

 "아참. 소개가 늦었군. 이원희양, 인사해. 내 약혼자인 야마기타 아소루 씨야."

 "아, 아는 분이세요? 실례합니다. 야마기타 아소루라고 합니다."

 

 그는 자기 소개를 하였다.

 

 "네에?"

 

 원희는 인사를 할 염두조차 잊고 그 대답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무리 그래도 정말 정신까지 여자가 된 것인가? 남자 약혼자라니?

 

 "서, 선배 약혼한 거예요? 이제 고작 스물 갓 넘긴 나이에?"

 "응... 뭐 머리가 그리 뛰어난 것도 아니어서 어차피 아빠 사업을 이을 정도도 안되니, 대학은 무리겠고 차라리 사랑하는 야마기타 씨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우리 아빠 사업도 도와달라고 할까 해..."

 "사, 사랑?"

 

 원희는 정말 이제는 하루시가 여인으로 거듭났다는 사실을 자각하였다. 남자를 약혼자라고 하는 것은 물론, 사랑하는 이라는 표현까지 덧붙이다니...

 

 그런 원희의 추측을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하루시는 그 남자의 옆구리에 달라붙어 다정하게스리 애교를 피우고 있었다. 여성 특유의 무기를...!!

 

 '하....'

 

 원희는 한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런 원희의 마음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하루시는 이제 그만 헤어져야겠다는 듯이 한때 자신이 누구보다 사모했던 지금의 약혼자, 야마기타 씨의 연적(?)을 향해 밝혔다.

 

 "자, 그럼 이원희, 이제 우리도 이만 헤어질 시간이 될 것 같군. 우린 지금 바로 다시 해외로 가야 하거든. 해외생활 5년여만에 처음으로 밟은 고향땅인데 너무 아쉬워..."

 "네..."

 "자, 그럼 우린 갑니다. 잘 있으시오. 이원희양,"

 

 야마기타라는 그 남자도 이원희를 이미 하루시를 통해 잘 알고 있었는 듯, 자신이 대신 손을 흔들어 작별인사를 하였다.

 

 "부디 안녕히 가세요. 두 분..."

 

 하루시는 원희에게 작별을 고하고 그렇게 멀리 사라져갔다.

 

 그럴 때, 돌연 뒤에서 원희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원희!"

 

 그녀는 그 소리에 놀라, 뒤를 휙 돌아보았는데...

 

 "어머! 신이치씨!"

 

 거기에는 뜻밖에 바로 신이치가 서 있었다.

 바깥쪽 대합실에 홀로 앉아 있던 그는 조금 전에 끝내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서, 원희가 있던 대합실에 찾아와 그녀의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된 거로군..."

 "뭐예요. 신이치씨, 뒤에서 엿보고..."

 

 원희가 뾰로통해져서 불만을 표시하자, 신이치가 비로소 안도했다는 듯이 그녀를 달래면서 밝힌다.

 

 "미안해... 하지만, 하도 애가 타서 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어..."

 "그래, 이제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니 시원하세요?"

 "응. 그리고 안심했어... 원희가 결코 다른 남자에게 미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신이치는 원희를 애정이 어린 듯한 눈길로 내려다보면서 그녀에게 고백했다. 그리고, 한 순간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

 

 '어머!'

 

 원희는 흠칫 놀랐으나, 신이치의 심정을 알고 있었던지라 그의 손길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그저 잠깐 동안 얌전히 있는 도리밖에...

 

 '신이치씨...'

 

 원희는 한동안 자신을 향한 신이치의 애정을 깨닫고, 그의 품에 가만히 안겨 있는 도리밖에는 없었다.

 

 그로부터, 별로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어느 날에 원희는 새로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모 유력 일간지에 이런 기사가 실리게 되었던 것이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친 야마기타 그룹의 손자, 미요니타 하루시양과 약혼 발표! 그러나, 하루시 양은 어렸을 때 사고로 생식기가 떨어져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라고 스스로 밝혀! 야마기타 아소루 군은 장차 양자를 들일 것이라고 발표!]

 

 그 기사를 보고서, 원희는 배시시 웃었다. 터져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생식기가 떨어졌다? 보통 사람들은 이 증언을 듣고 하루시씨가 난소가 떨어진 石女(석녀)라고 생각하겠지. 이 말 뜻을 말이야... 호호, 하긴 거짓말은 결코 아니로구나... 단, 그 생식기가 어떤 性(성)의 것이었는지를 안다면...]

 

 나는 그 기사를 읽고, 한동안 일본 재계는 떠들썩해지겠구나 생각했다. 이 세기의 결혼 발표에...

 

 남자가 아닌 새로운 여자의 인생으로, 나와 똑같은 여인으로서 다시금 태어난 하루시의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주 : 하지만 원희와 신이치의 사랑은 미래에 결국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신이치는 훗날 경시총감의 외동따님인 하나오카 시오리 경사와 결혼하게 되고 원희는 다른 동갑내기의 남자(?!)와 결혼하게 되지요.

 
작가의 말
 

 이원희... 그녀의 첫사랑의 사연을 한편 단편으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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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중단편] 오해 때문에 파멸당한 사나이 (하편) 2020 / 11 / 8 432 0 7913   
35 [중단편] 오해 때문에 파멸당한 사나이 (중편) 2020 / 11 / 4 442 0 8182   
34 [중단편] 오해 때문에 파멸당한 사나이 (전편) 2020 / 10 / 30 463 0 19115   
33 [단편] 페트병 조각의 트릭. 2020 / 10 / 23 462 0 1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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