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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내게로 온 너
작가 : 밤비
작품등록일 : 2020.8.21

작곡, 노래, 춤, 모든 게 완벽했지만 싸가지 없다고 평가 받던 아이돌 스타가 자신의 진심을 알아봐준 한 여자와 그의 재기를 도우려는 죽은 가족들의 도움으로 새가 알에서 깨어나듯 재탄생하는 이야기.

#츤데레남 #상처남 #트라우마 #개과천선 #계략

 
17화. 보고 또 봐도 그리운
작성일 : 20-08-25 06:03     조회 : 351     추천 : 0     분량 : 5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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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정민의 차가 성북동 일각에서 멈췄고, 준혁은 정민을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본 후 그녀에게 다가가 키스한다.

 둘은 또다시 깊은 입맞춤을 나누면서 이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고 오로지 그들 두 사람만 존재하고 있단 착각에 사로잡힌다. 이대로 세상이 끝나 버린다고 하더라도 별로 아쉬울 게 없는 듯 두 사람은 오롯이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 마침내 둘은 마지못한 듯 떨어졌고, 준혁이 아쉬운 눈빛을 하며 정민을 향해 입을 뗐다.

 “이제 이해가 가! 왜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 건지.”

 “......”

 “도저히 헤어질 수 없어서. 헤어지기 싫어서. 그래서 결혼을 하는 거야. 맞지?”

 그 말에 정민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응답한다. 그리고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로 준혁에게 속삭인다.

 “나 역시 지금 이 순간 자기랑 떨어져야 한다는 게 그 어떤 형벌보다도 견디기 힘들어. 우리 어떡하냐?”

 그러다 둘은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고, 서로의 눈에서 간절함을 읽은 후 깊은 한숨을 동시에 내쉰다. 그리고 준혁은 정민을 품에 꼭 감싸 안는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준혁이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이제 너무 늦었으니 들어가야지. 나 적당한 데서 내려줘.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 쉬어.”

 “아냐. 자기 집까지 데려다줄게.”

 “아니야. 이 시간에 언제 거기까지! 됐어. 나 택시 타고 가면 돼.”

 “멀지도 않은데 뭘!”

 하면서 정민이 차를 출발시킨다.

 준혁은 그런 정민을 바라보면서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준혁의 빌라 앞에 와서도 선뜻 준혁은 내리지 못한다. 그러다 도저히 안되겠는지 이렇게 말한다.

 “도저히 정민씨 혼자 다시 돌려보내지 못하겠어. 그러니까”

 “아냐, 됐어! 이러다 우리 둘이 정말 날 새겠다! 이제 내려서 준혁 씨도 어서 쉬어. 나 이제 정말 갈게.”

 “아이 그래도”

 “어서 내리라니까! 자기 차였으면 자기도 날 데려다주고 갔을 거잖아. 오늘은 내가 차를 가져왔으니 내가 데려다주는 게 당연하지. 이제 나 정말 가서 쉬어야겠다! 자, 어서 내려!”

 아쉬운 표정 짓던 준혁이 마지못해 동의한다.

 “그래 그럼. 어서 가서 쉬고 내일 출근 잘 하고. 퇴근도 잘 하고. 내일 또 봐야지. 그지?”

 “응? 내일? 흐흐. 그럼 당연히 내일도 봐야지, 당근!”

 그렇게 둘은 떨어지기 싫어하다 결국 준혁이 차에서 내리고, 정민은 준혁이 빌라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한 다음 차를 출발한다.

 그리고 정민이 떠나는 걸 준혁이 다시 나와서 지그시 바라보다 마침내 안으로 들어간다.

 

 정민이 집 앞에 도착했을 때 낯선 차 한 대가 집 근처에 서 있는 걸 발견하곤 고개를 갸우뚱한다.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려는 그녀를 향해 한 남자가 걸어오는데 가만히 보니 이영진이다.

 “정민씨! 연락도 안 되고 해서 여기서 기다렸어요.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겠죠?”

 정민이 어색한 표정 지으면서 말을 잇는다.

 “전 이미 제 생각을 메시지로 다 전달했는데요. 그동안 여러 가지로 감사하긴 했지만 제 맘이 거기 적힌 그대로라”

 “그래도 이렇게 헤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일방적이고 또... 이건 뭐랄까? 괜한 고집은 아니고요. 제 마음을 다시 한번 정민 씨께 전달하고 싶었어요.”

 술 냄새가 살짝 나는 걸 발견한 정민은 불쾌한 기분에 휩싸이고, 해서 좀 냉정한 어투로 쏘아붙인다.

 “그래도 이렇게 늦은 시간에, 술까지 마시고 집 앞에서 이러시는 건 좀...”

 “왜요? 그럼 나는 언제까지 참고 기다려야만 하는 거죠?”

 “참다니요? 그게 무슨”

 이때 정민의 동생 정아가 집 앞으로 오다 정민을 발견하곤 외친다.

 “언니?”

 정아가 다가오자 정민은 안심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가까이 간다.

 “언니, 왜 안 들어가고 여기 있어? 이분은 누구신데?”

 그때 이영진이 정아에게 꾸벅 인사하며 반색한다.

 “아, 정민씨 동생 정아씨? 안녕하세요? 저 이영진이라고 합니다.”

 정아가 어리둥절한 표정 지으며 정민에게 입으로 ‘누구’하는데

 “저 얼마 전부터 정아씨 언니 정민씨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 잡은 정아가 그에게 똑부러지게 말한다.

 “네. 그런데 우리 언니는 지금 오준혁씨를 사랑하고 만나는 중이지요.”

 이영진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정아를 바라보다 히죽 웃으며 말을 잇는다.

 “동생분한테 업데이트가 다 됐군요? 내 얘기만 빼고. 원래 자매끼린 다 그러나요?”

 정아가 다시 정색하면서 그에게 못박는다.

 “부모님께서 소개해주신 자리라 언니가 할 수 없이 나가긴 했는데 언닌 원래부터 오준혁 씨랑 만나는 중이었어요. 그러니 이러지 마시고 돌아가세요. 언니! 들어가자!”

 하면서 정아가 정민의 손을 잡아 이끈다. 그리고 정민은 얼떨결에 정아에게 손이 잡혀 따라간다.

 그런 모습을 이영진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집으로 들어온 정아와 정민을 엄마가 맞으며 신기하다는 듯 외친다.

 “어떻게 둘이 같이 들어오니? 니네 밖에서 만났어?”

 “아니! 언니가 이영진인가 뭔가 하는 그 사람이랑 곤란해하고 있는 거 보고 내가 언니 구해왔지. 그 사람 술도 마신 거 같던데 미친 거 아냐? 이 시간에 술 먹고 왜 남의 집에?”

 엄마가 놀라며 정민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말한다.

 “너 괜찮아? 그 사람이 무슨 짓하고 그런 건 아니지?”

 “응. 아무 일은 없었어! 근데 그 사람 약간 스토커 기질이 있는 거 같아. 내가 분명히 내 의사 밝혔는데도 밤에 집 앞에 서 있고. 암튼 불편해!”

 “당근이지. 싫다는데 그러면 더 비호감 되는 것도 모르나? 암튼 엄마, 그 사람은 이제 내가 반대네!”

 이렇게 말하는 정아를 보면서 엄마가 어이없다는 듯 웃다 맞장구친다.

 “너가 반대? 그래! 우리 막내가 반대하니 언니 그 사람 만나면 안 되겠네! 그지? 크.”

 엄마의 농담에 마음이 다소 누그러진 정민과 정아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

 

 준혁이 연습실에서 승철에게 춤을 가르치고 있다. 승철은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열심히 따라 한다.

 춤연습이 끝난 후 물 마시고 쉬었다 잠시 후엔 또 준혁이 피아노 치며 승철에게 작곡을 가르친다. 그것도 열심히 배우고 따라 하려고 애쓰는 승철. 그러다 잠시 후 둘은 다시 춤 연습에 몰두한다.

 그때 한애리가 연습실로 들어온다.

 “어, 선배님! 승철이 기획사 따로 만들어 키우신다더니...”

 “아직 연습할 곳이 준비가 안 돼서 당분간은 여기서 하고 있어요.”

 별일 아니라는 듯 준혁이 대답하자 한애리가 한마디 한다.

 “아, 그러시구나~”

 그리고 한애리가 승철을 보면서 말을 더한다.

 “얘 춤추는 거 보니까 선배님 데뷔 때 모습이 살짝 보이던데요? 저 그때 선배님 정말 짱 좋아했었는데~”

 한애리의 말에 아련한 추억에 젖다 다시 정신 차리는 준혁. 그런 준혁을 바라보다 승철이 묻는다.

 “아저.. 아니, 형은 나보다 훨씬 춤 잘 췄죠? 작곡도 하시고”

 “그럼. 작곡이 정말 예술이시지. 노래나 춤도 기막히지만! 그래서 나도 곡 몇 개 받아”

 그때 한애리의 말을 자르며 준혁이 승철에게 말한다.

 “승철아! 이제 그만 하고 가서 밥 먹자!”

 준혁의 말에 승철이 눈치 보며 주섬주섬 옷가지 챙긴다.

 한애리가 옆에서 다소 섭섭한 표정 짓다 곧 표정을 바꾸더니 준혁과 승철에게 제안한다.

 “오늘은 승철이 응원 차원에서 제가 승철이 고기 사줄게요. 괜찮죠, 선배님?”

 준혁이 딱 잘라 말한다.

 “아니요. 오늘 나랑 승철이 내 여친하고 같이 집에서 저녁 먹을 거에요.”

 승철이 여전히 둘 사이에서 눈치 보고 있고, 한애리는 피식 웃으며 제 할 말 한다.

 “그럼 다음 기회에 하죠 뭐! 승철아! 담에 사줄게.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안뇽 승철아!”

 그녀가 떠나고, 승철은 다소 아쉽다는 표정 짓다 준혁을 보곤 미안한 듯 씩 웃는다.

 

 준혁과 정민, 승철이 집으로 들어오자 선미가 반갑게 맞고, 이미 저녁 식사 준비가 되어 있어 함께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잠시 후 성욱이도 합류해 모두 함께 식사를 나눈다.

 얼마 지나 밥을 먹던 성욱이 생각난 듯 입을 뗀다.

 “애들 좀 알아보고 있는데 실력 좋은 애들은 다들 큰 기획사로 빠져서”

 성욱이 의기소침한 표정을 지으며 한탄하자 준혁이 다부지게 못박는다.

 “우리가 흙 속에 진주 같은 승철이를 찾아냈듯 숨어 있는 실력자들 분명 꽤 있을 거야. 버스킹하는 애들하고 X튜브도 자주 살펴보고 그러자고 형!”

 “그래요. 요즘은 방송 일인 시대라 은근히 실력 있는 애들이 X튜브에도 꽤 많이 보이더라고요.”

 정민이 말을 받아치고, 선미는 승철이에게 맛난 반찬 집어주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또 이렇게 덧붙인다.

 “나도 요즘 그거 자주 보는데, 내 눈엔 그래도 우리 승철이가 최고던데요!”

 모두가 그녀의 그 말에 그럼 그렇겠지! 하는 표정 짓고 있는 와중에 승철이 이렇게 외친다.

 “어련하시려고! 우리 누이 눈엔 그저 나밖에 안 보이지? 흐흐.”

 낙담하던 성욱도 웃고, 모두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 계속 이어간다.

 

 식사를 마친 준혁과 정민은 밖으로 나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둘은 근처 아이스크림 집을 찾아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눠 먹고 근처를 함께 산책한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걷다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다시 또 걷다가 다시 또 서로를 바라보다가 하는 걸 반복하고 있다.

 준혁의 입에선 함박 미소가 떠나질 않고 정민 역시 그런 준혁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에 겨워하고 있다.

 그렇게 한참을 걷던 둘은 근처 놀이터 그네에 앉는다. 준혁이 정민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다 정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연다.

 “사실 그때 말이야. 초등학교 때 소픙 갔을 때 너가 나한테 와서 너네 엄마한테 가서 같이 김밥 먹자고 했을 때 정말 따라가고 싶었어. 그런데 도저히 쪽팔려서 못 그러겠더라고. 집밥이 너무 먹고 싶긴 했는데 어린 놈한테도 자존심이라는 게 있어서 말이야.”

 “그랬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너가 왜 나한테 쌀쌀맞게 그러는지 많이 속상해했었는데.”

 “지나고 보면 별 거 아닌데, 그 당시엔 왜 모든 게 그렇게 서러웠던 건지. 얼마 전 아버지랑 새엄마를 봤는데 그분들도 나이 들어 그런지 맘이 많이 약해지셨더라. 그걸 보니 내 마음도 약해졌고. 참,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데....”

 “뭔데?”

 “나 교통사고 나고 이상한 일이 있었거든. 수호천사라는 할아버지 한 분과 보조 수호천사라는 여자애가 내게 와선 이상한 말을 했었어. 내가 좋은 일 세 가지를 해야 살 수 있다고.

 첨엔 정말 믿기지도 않았고, 사실 나 혼자 이미 어려운 이들한테 가끔 기부도 하고 있기도 해서 더는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대표도 그러고, 또 여러 사정상 억지로 시작해서 승철이와 선미도 만나고 그랬지.”

 “그런 일이 있었어? 아니,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수호천사, 보조 수호천사?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할아버지는 내 외조부였고, 그 소녀는 내 누이였더라고. 나 태어나고 얼마 안 돼 사고사한 누이가 한 명 있었더라고. 난 그 사실을 몰랐었거든.”

 “어머! 정말 어떻게 그런 일이~ 그런데 그분들은 왜 나타났던 걸까?”

 “글쎄... 그걸 나도 잘 모르겠어. 아니! 알 것도 같긴 해. 아무튼 그분들 덕에 승철이 선미, 그리고 널 다시 만난 건 사실이지!”

 “그거네! 너와 우리를 이어주기 위해서였네! 믿기 힘들지만 그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겠네!”

 “그러니까. 나도 그분들이 말한 세 가지가 지금까지 다 딱딱 들어맞고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

 “참, 그 세 가지라는 게 뭔데?”

 
작가의 말
 

 사랑에 빠지면 보고 또 봐도 보고싶고

 방금 헤어져 돌아서자마자 보고 싶고.

 다들 그 맘 아시죠?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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