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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코로나 격리 병동의 살인 사건
작가 : 구산
작품등록일 : 2020.8.16

죽여야 하는 자와 살려고 하는 자.

외딴 숲 속 코로나 임시 격리병동에 13명의 수상한 사람들이 수용된다.
럭셔리한 병동에서 보름 동안 격리 생활하고 음성판정을 받아야 나갈 수 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석연치 않게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세간에서 잊혀져 간 구속파 교주 나도신.
그가 비밀리에 활동하다가 격리병동에 수용된다.
그의 시신은 조작되었었으며, 신분을 세탁하고 멀쩡히 살아 있다가 들어온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배후를 밝히기 위한 일단의 추적자들이 자진해서 격리병동에 함께 수용된다.
죽이려는 자와 살려고 발버둥 치는 자의 15일간 사투기.
과연 격리병동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06. 럭셔리 식당
작성일 : 20-08-21 08:59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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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럭셔리 식당

 

 

 산속에 자리 잡은 연수원의 아침 전경.

 산새 소리와 어울리는 평화스런 풍경이다.

 격리병동의 각방에 있는 스피커에서 차임벨이 울린다.

 

 3층 복도.

 입소자들이 각자의 방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나도신은 기분이 좋은지 휘파람을 불며 휠체어에 앉는다.

 김부남이 휠체어를 밀고 방에서 나간다.

 4층에서 엘리베이터에 탄다.

 

 엘리베이터 안.

 3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정지하려고 하자, 나도신이 심술을 부린다.

 

 “패스.”

 

 김부남이 열리는 문을 닫힘 버튼을 눌러 지나친다.

 3층 복도에서 한갑술이 엘리베이터가 멈추지 않고 내려가는 것을 보고

 계단으로 내려간다.

 

 1층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막 내리는 김부남의 휠체어를 추월해 식당으로 걸어가는 한갑술,

 로비를 지나 성큼성큼 걸어간다.

  나도신이 휠체어를 타고 뒤를 따라가며, 유심히 한갑술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식당.

 연수원 부속 식당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잘 꾸며져 있다.

 원탁에 투명 재질로 칸막이를 설치해 4명씩 앉도록 마련돼 있다.

 건너건너 거리두기로 앉아서 밥 먹기를 기다리는 20여 명의 수용자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하 모든 등장인물은 둘 이상 있을 때 항상 마스크를 쓰고 나온다.)

 

 벽시계는 7시를 막 넘고 있다.

 봉사자들은 모두 방역 가운에 고글, 장갑 등으로 중무장했다.

 원실장이 좌석을 훑어보다가 막 들어서는 한갑술을 보고,

 

  “첫날부터 늦을 거에요?”

 

  “아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저기 자리에 가 앉아요.”

 

 원실장이 뒤이어 들어오는 휠체어를 보고 경악하며,

 

  “아니, 세트로 ---”

 

 김부남이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건성으로,,

 

  “죄송합니다.”

 

 원실장은 당당한 두 사람을 보고 자존심이 상해진다.

 

  “이 양반, 들어올 때부터 보니깐 순---.

  한 번 더 늦으면 확 엎어버릴테니까.“

 

 휠체어를 들어 올리려고 달려든다.

 나도신이 얼떨결에 일어서려는 것을 김부남이 주저앉히며, 원실장을 막아선다.

 

  “이 아줌마가 언제 봤다고 행패야.”

 

  “아줌마, 행패.”

 

 원실장의 눈이 돌아간다. 공포에 젖는 환자들.

 원실장이 김부남의 멱살을 막 잡으려는 순간, 요리사 마담두가 나온다.

 

  “왜 이리 시끄러워.”

 

 일갈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마담두가 의자에 올라가 일장훈시를 한다.

 답답한지 마스크와 고글을 벗어버린다.

 

  “여기 모이신 여러분은 확진자와 접촉하여 언제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는

 잠재 감염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는 승천교회 지태신 회장님께서 하나님의 명령으로 지으신 신성한 곳으로서

 하느님께 기도하고 요양하며 영성을 키우는 곳입니다.”

 

 원실장이 끼어든다.

 

  “여기 계신 마담 두 셰프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일찌기 파리 국립 프랑스

 요리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시고, 동남아 최고급 레스토랑들을 두루 섭렵하셨으며,

 세계 최고 요리사 경연대회에 수차례 노미네이트 되셨던

 이 시대 최고의 요리사,

 최상의 셰프,

 마담 두입니다.”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박수를 유도한다.

 사람들 환호한다.

 

  “짝짝짝!”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마담두가 손가락으로 딱 신호를 보내자,

 접시를 든 웨이터 2명이 입장한다.

 한 명은 남자 독고성재이고 한 명은 여자 황보선주이다.

 

 테이블에 놓이는 음식들, 일류 명품 요리가 제공된다.

 탄성을 지르는 환자들.

 공포분위기는 사라지고 희색이 만연하다.

 마담두가 흐뭇하게 바라본다. 계속해서 연설을 한다.

 

  “승천교 지태신 회장님이 특별히 여러분의 건강을 위하여 영양만점, 미각만점, 시각만점의

 최고급 식사를 요일별로 제공 하도록 하셨습니다.”

 

  “여러분은 모쪼록 맛있게 드시고 원기를 회복하시어 코로나 마귀를 반드시 물리치시고

 건강한 몸과 영성 가득한 정신으로 귀가하시기 바랍니다.”

 

 휘파람까지 불어가며 먹는 사람들.

 원실장이 또 나선다.

 

  “저희 의료진과 봉사자 일동은 여러분의 안전과 치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봉사자 전체 차렸, 경례!”

 

 봉사자들이 일렬로 늘어서 인사한다.

 나도신이 뻘줌한 분위기를 깨고 박수친다.

 

  “짝짝짝!”

 

 사람들이 이어서 호응한다.

 

  “짝짝짝”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주여!”

 

  “아멘!”

 

 만족한 듯 바라보는 마담두와 원실장.

 원실장이 아직도 할 말이 남은 모양이다.

 

  “저녁 식사 후 8시까지는 자유 시간이니 이때까지 볼일 볼 거 다 보시고,

 9시 이후는 통행 금지입니다. 자기 방에서 절대 나오시지 마십시오.”

 

  “10시에는 소등 취침입니다. 예배실 만은 예외입니다. 4층 예배실은 24시간 개방됩니다.

  맘껏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오전 5시에 기상 차임벨이 울리고, 5시 30분에 새벽 예배가 시작됩니다앙.”

 

 원실장이 숨이 차서 헐떡인다.

 입소자들은 원실장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도 먹는데 열중한다.

 

 하얀 웨이터 가운을 입은 황보선주와 독고성재가 시중을 들기 위해 양쪽에서 기립하고 있다.

 

 황보선주.

 여자로선 큰 편이라고 할 수 있는 170cm가 충분히 될 것 같고, 20대 후반 쯤의 나이로 보이지만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검은 생머리를 뒤로 묶어 흡사 말꼬랑지처럼 팔랑거린다.

 

 얼굴 형태는 전형적인 한국인 계란형. 짙은 검은 눈에 적당히 솟은 콧잔등.

 윤곽이 뚜렷한 도톰한 입술, 피부색은 약간 검다싶을 정도, 운동을 해서

 단련된 턱 선과 목덜미를 내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하얀 가운에 덮혀있지만 헐렁한 카키색 군용 작업복 바지에 숨은

 허벅지의 발달된 근육은 숨길 수 없이 드러나 보인다.

 

 황보선주의 정체는 식자재 운반 트럭을 모는 기사이다.

 여기 식당에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취미로 바리스타와 웨이트리스 교육을 받고 기회가 되면 더블 잡을 뛰고 있다.

 여기에서도 식자재를 납품하며 끼니 때마다 웨이터 알바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그렇다 치더라도 황보선주가 이곳에 있는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녀가 속하고 있는 회사의 정체가 의문스러웠다.

 식자재 납품회사라고 하지만 모든 구성원이 여자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대표이사로부터 임원진, 사원 모두가. 그리고 한결같이 모두 건장하고 전사들처럼 활달했고 당당했다.

 

 평범하게 식자재 운반 트럭을 모는 것 이상의 열정과 고급 음식을 나르는 것 이상의

 어떤 점이 그녀에게서는 느껴졌다.

 

 

 독고성재도 의문투성이기는 선주에게 뒤지지 않았다.

 무술에 뛰어나 태권도는 물론 전통의 태견, 합기도, 수박치기, 중국의 십팔기, 쿵푸,

 심지어 무예타이까지 섭렵한 인물이다.

 

 남자로서 그닥 크다고 할 수 없는 170cm정도이지만, 무술로 단련된 탄탄한 몸의 소유자이다.

 게다가 몽골 국립대학 유학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한 마디로 머리와 몸이 함께 놀 수 있는 조응체계를 갖춘 걸어다니는 병기라고 할만 했다.

 

 독고성재는 이곳 연수원을 경비하는 경비회사에 소속되어 여기에 오게 되었지만,

 활달하고 재주가 많은 친화력으로 식당에서 웨이터를 구한다는 소문을 듣고 자원하여

 웨이터 일까지 하게 되었다.

 

 사실 독고성재는 무술하는 사람들 세계에서는 제법 알려진 ‘환도桓刀의 기사騎士’라는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단원이다.

 환도의 기사는 전통 우리역사를 공부하며 우리 민족의 뿌리를 찾고 복원을 도모하는 비밀결사이다.

 환웅이 내려주신 검을 차고 왕검을 모시는 기사라는 뜻이다.

 

 독고성재는 조직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몸으로 하는 일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요즘 파티가 많아지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웨이터가 모자란다는 말을 듣고 웨이터 교육을 받고

 자격증까지 따논 것은 여러모로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급 사교 클럽에 일하러 가면 소문 안 나게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각종 vip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과 통성명은 못하지만, 굳이 엿들으려 하지 않아도, 그들의 얼굴과 신분 정도는 얼마든지

 귀담아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조금 친절이라도 베풀어 예의 있게 술을 따라주거나 시중을 들어주면 고맙다고 자기

 명함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독고성재는 누구보다도 자기 직업과 하는 일을 즐기고 사랑하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럭셔리 식당에서는 투명 가림막이 설치된 원탁에 앉은 입소자들이 긴장한 채

 요리 접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적막을 깨고 나도신이 인사를 한다.

 

  “할렐루야! 좋은 아침입니다.”

 

 썰렁한 채 반응이 없다.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역시 아무도 호응을 안 해주자, 나도신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중얼거린다.

 

  “코로나 귀신이 들러붙었나, 전부. 병신 같은 것들이---.”

 

 오상만이 째려보자, 나도신이 얼른 고개를 돌린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마담 두가 당당하게 등장한다. 일장연설을 시작한다.

 

  “제2일 차 아침을 맞이하여 승천교 지회장님의 특별 배려로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영양가 만점 곰국을 대령했습니다.”

 

  “새끼 안 난 암소 무릎뼈를 3일간 푹 다리고 다려서 울궈낸 국물입니다.”

 

  “모두 맛있게 먹고 코로나를 이겨내시라는 지회장님의 특별 전언이었습니다.”

 

  “모두 하나님께 기도하시고, 회장님께 감사합시다.”

 

  “아멘!”

 

 손가락을 딱 치자, 웨이터들이 쟁반을 들고 나타난다.

 나도신이 맛에 감탄한다.

 

  “아 시원하다.”

 

 원실장이 들어와 주의사항을 하달한다.

 

  “자 맛있게 드시면서 잘 들어주세요.”

 

  “우리 승천교와 봉사자들은 여러분의 건강을 지키고 마음의 병을 나꾸는

  힐링까지 책임질 것입니다.”

 

  “2주 후에 악화되어 음압병동에 실려 가지 않으려면, 우리 봉사자들의

 지시에 잘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여기 있는 모든 시설과 음식은 지회장 님의 특별 배려로 제공되는 것인 만큼.

 지회장님께 감사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나도신이 큰 기침을 한다.

 

  “큼, 험, 험.”

 

 사람들이 쳐다본다.

 

  “맜있다고--- 험.”

 

 원실장이 꼬나보다가,

 

  “내가 하는 말 고깝게 듣지 마시고, 예쁘게 행동한다면 이 시대 최고의 요리를 맛보시고

  편안하게 쉬시다가 나가실 것입니다.”

 

  “맛있게 드시고 서운한 감정은 싹 잊어주세요옹. 사랑합니다앙.”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모두 끄덕거리며 감사를 표한다. 일부는‘아멘’을 외친다.

 

 한갑술은 2주일이 평탄치만은 않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게다가 혼란스럽기까지 하였다.

 도대체 이 외딴 병동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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