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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누나의 용기란
작성일 : 20-08-19 22:18     조회 : 354     추천 : 2     분량 : 5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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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순간 현석이 벌떡 일어나 리더의 입을 가로막고 태영이 발을 동동거렸다.

 

 “헐, 아이고 형! 아침부터 애기한테 야한 것 가르치고 있어.”

 “먼저 말 꺼낸 것은 너희들이잖아.”

 “우린 12금 수준이었다고.”

 

 민국은 뜨거운 볼을 손으로 숨기고는 재빨리 주방으로 걸어갔다. 아무래도 시원한 냉수를 마셔야 할 것 같았다. 어젯밤부터 타오르는 가슴이 주체를 할 수가 없었다.

 

 겉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밤새 잠을 뒤척일 정도로 지원을 생각이 났었다. 수영복을 입은 그녀의 모습과 가느다란 허리를 안고 수영을 가르치던 자신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 지었다.

 

 살짝 몸이 닿을 때마다 심장이 미치도록 날 뛰었다. 겨우 이성을 차려서 진정이 되었지만 안심할 수가 없었다.

 

 특히 방송인데 남자의 자존심을 세울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혼자 끙끙 앓고 밤을 샌 것이다. 누구도 알지 못하고 알면 안 되는 혼자만의 비밀이었다.

 

 ***

 

 아침을 먹고 본격적으로 3시간의 오전데이트를 즐기기로 했다. 그전까지는 모두 멤버들과 함께 움직임이 많았다. 그러나 제작진의 배려와 특별 이벤트로 민국과 함께 차를 타고 나왔다.

 

 둘은 드라이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둘만의 데이트였다. 둘 다 운전이 가능했으나 민국이 운전대를 잡았다. 근처에 있는 명소를 둘러보기로 했다.

 

 우선 지원이 관광 책자를 펼쳤으나 사실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않아 지도 보는 법도 몰랐다. 그런 지원을 보고 민국이 모바일로 검색하는 것이 빠르다고 말해주었다.

 

 “이 길로 쭉 간 다음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대요.”

 “리더 오빠가 소개해준 그 미술관에 작품이 그렇게 멋지다며?”

 “그 형은 미술애호가라 잘 알아요.”

 

 막히지 않는 도로를 달리자 시원하기도 했고 먹먹했던 가슴도 뚫렸다. 그야말로 건전한 데이트였다. 호수 구경도 하면서 결국 미술관 구경도 함께 했다.

 

 수많은 신인작가들의 그림을 보면서 둘은 다정하게 손도 잡았다. 민국은 조용히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미술관은 사진 찍는 것은 금지여서 그게 좀 아쉬웠다.

 

 “우리 이제 나가자.”

 

 지원이 속삭이자 민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엔 운동을 더 좋아했지만 이런 정적인 데이트도 괜찮았다. 같이 손을 잡고 아직은 쌀쌀하지만 봄의 기운을 담고 걷는 이 길이 좋았다.

 

 “우리 점심 뭐 먹지?”

 “여기 유명한 게 뭐 있어요?”

 

 생각해보니 아침도 대충 먹은 상태였다. 제작진들이 근처의 유명한 음식을 알려주었다.

 

 워낙 한식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두 사람은 제작진들과 함께 근처에 있던 찜닭 전문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때 제작진의 사전안내로 이들은 편하게 촬영하면서 먹을 수 있었다.

 

 물론 방송용 대화도 이따금 해야 했는데 어색한 지원보다는 그래도 연예인인 민국이 적응을 잘해주었다. 그는 통통한 닭다리도 직접 뜨겁지 않게 호호 불며 지원의 앞 접시에 놓아주었다.

 

 “아, 고마워.”

 “누나, 맛있게 먹어요.”

 “응, 너도.”

 

 방송을 너무 잘 안다고 해야 할까? 진짜 모습은 아니겠지. 원래 이렇게 부드러운 아이가 아니었잖아. 지원은 숙소에서 언제나 수줍고 까칠한 민국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진짜 그룹의 막내처럼 굴지 않고 매너 넘치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원이 젓가락만 들고 깨작거리니 민국은 걱정스런 모습을 보였다.

 

 방송이 부담스럽고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은 그도 마찬가지라 불편했다. 그러나 제정신을 차려야 했다. 탁자 밑으로 민국이 발로 탁탁 지원을 건드렸다. 그제야 지원이 얼굴을 들어 민국을 바라보았다.

 

 ‘아차!’

 

 멍 때리다 들킨 것이 부끄러워 지원은 다시 음식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제작진도 그제야 카메라를 다시 돌리며 커플들이 먹는 모습과 나누는 대화를 찍었다.

 

 그렇게 밥을 다 먹고 난 후, 두 사람은 인근 호숫가 야외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케이크로 디저트를 즐겼다. 처음에는 둘 다 어색하고 낯을 가려서 힘들었지만 8일째 보는 날이라 그런지 이젠 조금 나았다. 지금 이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했다.

 

 “우리 춤이 좀 어렵잖아요.”

 “좀이 아니고 내가 해보니까 거의 군대훈련 수준이었어.”

 “엥, 그 정도는 아니에요.”

 “나한테는 너무 어렵다고. 그날 자다가 다리가 저렸어.”

 “괜히 내가 다 미안하네.”

 

 민국은 원래 인성도 좋지만 딱히 어렵게 대해주지도 않았다. 꼭 친구와 같은 느낌이었다. 그의 이미지는 확실히 형들과 있을 때만 어리게 보였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 듬직하고 다정한 모습의 남자 친구 같았다.

 

 둘은 마지막으로 식물원으로 들어갔다. 여기서도 민국은 부드럽게 손을 잡았다. 처음보다 어색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원이 예쁘게 웃는 민국에게 똑같이 미소를 지어 주었다. 민국은 또 사진 찍기를 좋아했다.

 

 여행을 오면서도 개인 소장 카메라까지 챙겨왔었다. 물론 데이트장소까지 카메라를 들고 왔다. 차에 실었던 가방이 바로 카메라 가방이었다.

 

 “그거 챙겨왔구나.”

 “네, 사진 찍고 싶어서.”

 

 민국은 각종 풍경과 식물들을 찍고도 모자라 자신의 사진도 틈틈이 찍었다. 그는 SNS에 그 모습을 올렸다. 물론 꽃을 구경하는 지원의 모습도 몰래 찍었다.

 

 정작 주인공은 모르겠지만 잠시 다른 것에 몰두하는 모습이 예뻐서 찍게 되었다. 그 결과물을 보고 민국은 살며시 웃었다. 정민이 형이 알면 질투할지도 모를 정도로 정말 예쁜 모습만 찍혔다.

 

 그는 이 사진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실컷 구경하고 보니 펜션으로 다시 복귀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차에 올라타자마자 둘은 다시 어색해졌다.

 

 ‘그냥 가기엔 아쉽다.’

 

 지원의 생각처럼 민국도 아쉬웠다.

 

 ‘이 다음에는 뭘 해야 하지?’

 

 이때 민국은 나름대로 형들이 아침에 말한 어른의 연애에 대해 생각했다. 또한 지은은 누나로서 자신이 연애선배로서 어떻게 리드를 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둘 다 낯을 가리는 탓에 먼저 용기를 내지 못했다. 이때 민국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보나마자 누군지 알았다. 장난 끼가 많은 태영의 연애코치였다.

 

 [민국, 누나한테 가볍게 키스해. 오늘 해.]

 

 ‘아니 무슨 벌건 대낮에 키스부터 하래.’

 

 민국은 혼자서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태영의 장난은 갈수록 19금이 되었다. 민국은 혹시라도 지원이 알까봐 조마조마 하면서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냥 의자 뒤로 눕혀. 아니면 목덜미 잡고 입술 맞춰. 그 정도는 된다고 했어.]

 

 그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갈수록 어려운 것만 시키네. 키스를 해봤어야 알지.’

 

 바쁜 스케줄에 살인적인 공연연습에 연애 한번 제대로 못했는데 갑자기 웬 키스. 그러나 고개를 돌리니 지원의 뽀얀 살결과 함께 가느다란 목덜미가 눈에 들었다.

 

 순간 숨이 차올랐다. 괜히 선선한 날씨인데도 땀이 나왔다. 이때 지원이 자신의 휴대폰을 검색하다가 고개를 돌렸다. 민국이 아까부터 자신을 보고 있다는 느낌은 받았다.

 

 ‘그런 눈으로 보면 부끄러운데.’

 

 하지만 저도 부끄러운 탓에 말을 걸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침 둘이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아직 차는 출발하지 않은 상태였다. 기회는 지금뿐이었다. 민국은 살며시 침을 삼켰다. 한번 용기를 내면 두 번은 쉽다고 그랬다.

 

 “저기, 누나…”

 

 민국이 용기내서 불렀다. 지원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어, 왜?”

 “아, 저기…”

 

 그러자 지원이 다음 말을 이었다. 물론 민국의 마음과는 약간 달랐다.

 

 “데이트 아쉽지? 이대로 들어가면 우리 서울 가서 스케줄에 따라 데이트해야 하니까.”

 

 아쉽지만 그가 할 말은 이게 아니었다. 뭔가 우물거리는 민국을 보고 지원이 먼저 다가서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아까보다 훤히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도 내일저녁까지 계속 볼 수 있으니 좋아. 너랑 있으면 편해.”

 

 “누나! 정말 그래요?”

 

 민국의 눈이 아까보다 더욱 커졌다.

 

 “아, 응…정말이야.”

 “아하하, 난 누나가 날 어색해 해서.”

 “난 그런 적 없어. 오히려 윤재오빠보다 네가 편하기도 하고 또 귀엽기도 하고 그랬어.”

 

 의미심장하면서도 감동적인 지원의 말에 민국이 말을 이었다. 뭔가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마구 뛰었다.

 

 “난 그런 줄 몰랐어요. 누나가 나를 싫어하는 줄 알고.”

 “아니라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마.”

 “네, 그럴게요.”

 

 민국은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이 관심가진 여자가 일단 싫어하지 않고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편하다고 해준 말에 기뻐서 입가에 웃음이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이런 그를 보고 지원이 용기 내어 말했다.

 

 “우리 둘이 있을 때에는 날 누나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고작 2살 차인데 내가 나이 많아 보여서 좀 그래. 오늘만큼은 우리 동갑친구처럼 데이트 했으면 좋겠어.”

 

 그러자 민국도 원하는 바라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 그래요. 우리 그렇게 해요.”

 “대답만 하고 여전히 존댓말이네, 하하하.”

 

 민국은 뒷머리를 긁었다. 저도 몰래 형들과 살다보니 나오는 존대였다. 물론 행동은 툭툭하긴 하지만. 여자와 남자와는 다른 의미의 말투였다. 약간 어색함이 흐르자 민국이 기어를 잡았다. 시동 걸기 직전이었다.

 

 이때 지원이 용기를 내어 민국의 이름을 불렀다.

 

 “민국아?”

 “네…”

 “아, 미안한데.”

 “뭐가요?”

 

 민국이 시동을 걸다 말고 옆을 돌아보았다. 이때 그녀가 먼저 손을 뻗었다. 자신보다 더 피부가 좋은 민국의 얼굴을 부여잡았다. 키스를 누가 하든 일단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볼 때부터 민국은 절대로 어리지 않게 보았다. 다른 멤버들도 착하고 정이 많았지만 유독 민국에게 호감을 느낀 것은 맞았다.

 

 그는 자신의 두 볼을 잡고 눈을 맞추는 지원을 그저 놀란 눈빛으로 보았다. 도저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잠시 후, 그녀의 촉촉한 입술이 볼에 닿았다. 순간 지원의 긴 속 눈썹을 보았다.

 

 가슴이 흔들렸다. 숨이 막힐 듯이 목이 따가웠다. 이게 첫 뽀뽀, 자신이 여자와 하는 진짜 뽀뽀였다. 비록 형들이 알려준 혀의 유무는 아니어도 입술이 주는 감각을 알게 되었다.

 

 쪽.

 

 지원은 마지막으로 그의 입술에 한 번 더 맞추고는 급히 떼었다. 그가 쓴 검은 모자 아래 얼굴이 수줍게 불타올랐다.

 

 맑고 큰 눈에 두 볼이 붉어지는데 보기만 해도 귀여웠다. 거기에 입술을 오늘따라 왜 그렇게 반짝이는지. 목덜미에서 나는 좋은 향기도 지원을 마비시켰다.

 

 “저기, 미안해. 내기 리드를 해야 할 것만 같았어. 그리고 네 입술이 너무 예뻐서 그만.”

 

 하여튼 거짓말을 잘 모르는 솔직한 여자였다. 그런 솔직함과 수줍은 얼굴마저 더 좋아졌다. 민국은 길게 팔을 뻗어 지원의 어깨를 안았다. 깜짝 놀란 그녀가 바라보자 민국은 그냥 씩 웃고 말았다.

 

 “풋, 남자한테 예쁘다니. 그거 알아? 진짜 예쁜 사람은 내가 아니고 바로 당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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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토끼 20-08-20 12:53
 
누나의 리더십에 불을 지피는 예쁜 입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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