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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아이와 어른의 중간
작성일 : 20-08-18 15:15     조회 : 376     추천 : 2     분량 : 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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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며칠 두고 보니 정말 대기실이든 숙소에서든 먹을 것만 보면 눈이 반짝였었는데 고기를 보고도 깨작가리는 것이 이상했다.

 

 “야, 막내! 너 입맛이 없냐?”

 “먹는 게 왜 그래?”

 

 석재와 윤재는 같은 그룹의 멤버이고 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 동생이라 그런지 유독 걱정되어 물었다.

 

 “그냥.”

 “잘 먹어야 빨리 크지.”

 

 이미 사춘기 지난지가 언젠데 석재는 일부러 막내를 놀렸다.

 

 평소대로라면 형들에게 어리광도 부리고 장난도 잘 치는 막내인데 아까 수영할 때부터 사실 표정이 좋지 못했다. 지원은 맞은편에 앉은 민국의 얼굴을 살폈다. 잘생긴 얼굴에 약간의 그늘이 진 게 보였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시간이 되면 민국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어차피 2살이나 어린 남자였다. 자신이 누나로서 충분히 상담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국의 마음은 단순하지 않았다.

 

 무언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요즘 들어 지원을 향해 달라진 제 마음을 느꼈다. 특히 그것은 누나로서 갖는 감정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방송이라 낯설고 어색했었다.

 

 그러나 며칠 지내나보니 여태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성적인 감정이 생기고 말았다. 다른 형들이 데이트를 즐길 때마다 묘한 질투심도 생겼다. 하지만 들키고 싶지 않아 티를 내지 않았다.

 

 가족 같은 형들도 자신의 마음을 몰랐다. 하지만 지원은 이미 눈치 챈 듯 했다. 슬쩍 자신의 눈치를 보는 데에 민국은 눈길이 더 쏠렸다.

 

 누굴 좋아하고 표현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밥을 먹을 동안 끝내 입을 열지 못했다. 그 사이 먹고 놀고 화보까지 찍으면서 지내니 어느덧 늦은 밤이 되었다.

 

 스텝들은 모두 쉬러 방으로 갔지만 역시 젊은 탓인지 멤버들은 기운이 펄펄했다. 노래방까지 알차게 즐기고 나서 새벽이 되니 다들 지쳤다. 형들 하나 둘 배정된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자기 시작했다.

 

 항상 멤버들 사이에서 늦게 잔다는 민국만이 휴대폰을 보면서 소파에 앉아있었다. 이때 지원이 씻고 난 다음 방에서 나왔다. 문득 거실에 혼자 있는 민국이 보였다.

 

 “어, 아직 안 잤어?”

 

 지원의 목소리에 민국이 고개를 돌렸다. 밤이라 다행이었다. 부끄러움에 빨개진 귀를 보이기 싫었다. 그가 말이 없자 지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안 피곤해? 오늘 연습도 했고 잘 놀기도 했는데.”

 “피곤하긴 한데 좀 이따 자려고요.”

 

 지원이 민국의 옆에 앉았다. 갑작스런 여자의 향기가 나니 민국은 조금 옆으로 비켜났다. 낯을 가리고 철벽 치는 성격임을 아는 지원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저 민국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혹시 고민 있어?”

 “아니, 왜요?”

 “아까부터 얼굴이 그래보여서.”

 

 민국은 뭔가 관찰하려는 듯 아니면 어두워서 인지 얼굴을 가까이 대는 지원을 살짝 피했다.

 

 “글쎄. 딱히 그렇진 않은데…”

 “내가 며칠 동안 봤던 너와 다른 것 같아서 사실 신경이 쓰였어.”

 “아, 불편하게 해서 미안해요.”

 

 그러자 지원이 눈을 크게 뜨고 다급하게 말했다.

 

 “미안해하지 마. 사과 받으려고 한 소리 아냐. 좀 외람되지만 고민 있으면 나한테 말해줘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어. 비록 보이그룹의 애환 같은 것은 몰라도 음악적인 고민이라면 나도 들어줄 수는 있으니까.”

 

 긴장하면 길어진다는 지원의 말에 민국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사실 자신도 잘 몰랐다. 이 마음과 이 기분이 도대체 무엇인지. 맏형을 누구보다 좋아하지만 오늘만큼은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보기엔 막내라 애교도 많고 매사가 장난 갔지만 까불 때와는 달리 속이 깊었다. 그래서 민국은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다. 입을 열면 감정이 폭발될 것만 같아 자중했다.

 

 “아, 힘들면 말하지 않아도 돼.”

 

 그녀의 한 마디에 민국이 살며시 손을 뻗었다. 얼굴도, 몸매도 잘난 남자였지만 손가락도 길고 참 예뻤다. 아니, 손톱마저 예쁘다고 해야 하나. 저도 몰래 손을 내밀어 잡고 싶을 만큼이었다.

 

 그러나 이 낯선 행동에 긴장도 되었다. 무턱대고 한밤중에 남자의 손을 덥석 잡기에는 명분이 없었다. 또한 민국이 손을 내미는 뜻을 잠시 생각했다.

 

 민국은 가만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면서 눈동자를 굴리는 지원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뭔가 결정을 하는 듯 했다.

 

 “내손 잡아줄래요?”

 

 결국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음성이었다. 새벽에 들으니 심장이 따끔했다.

 

 “아, 응…”

 

 얼떨결에 지원은 그의 손바닥에 자신의 손을 올려두었다. 그러자 민국이 힘을 주어 손을 꼭 잡았다. 여자의 손이란 이런 것일까. 작고 연약하면서 부드럽고 따뜻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지만 그는 말 대신 손잡는 걸로 표현했다. 그저 이렇게만 옆에 있어 달라고 무언의 암시만 보냈다. 그리고 소원 한 가지를 빌었다.

 

 ‘내일은 나와 데이트 해주세요.’

 

 ***

 

 다음날 이른 아침, 분명 늦게 잠든 것 같은데도 잠이 빨리 깼다. 제작진들이 밖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피곤한 멤버들은 당연히 늦게 일어날 거라 예상했다.

 

 지원은 서둘러 방에 딸린 욕실에서 씻고 나왔다. 적당하게 메이크업을 하고는 거실로 나왔다. 산뜻한 미소를 지으면서 제작진들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그녀가 인사를 건네자 모두들 한 마디씩 했다. 늦게까지 어울려 놀았는데도 지원의 얼굴은 싱그러웠다. 제작진이 그녀의 앞에 앉으면서 뽑기 상자를 내밀었다. 두근두근 가슴이 오늘따라 떨렸다.

 

 지원이 손을 집어넣어 종이를 한 장 꺼냈다. 이때였다. 2층에서 쿵쿵 내려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이젠 소리만 들어도 그가 누군지 알아서 맞출 정도로 발전했다.

 

 항상 일찍 일어나는 맏형 석재와 오늘따라 눈가가 붉은 막내 민국이었다.

 

 “어, 눈이 왜 그래?”

 

 민국은 깜짝 놀랐다. 그 멀리서도 자신의 상태를 알아 챈 지원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아, 잠을 잘 못자서요.”

 

 그러자 눈치 없게 맏형이 끼어들었다.

 

 “밤새 또 게임했냐?”

 “다 알면서 그래.”

 “작작 좀 해.”

 “태영이 형이 노트북 챙겨왔기에 둘이서 딱 한 판만 한다는 게 날밤을 샜지.”

 

 민국은 그저 농담처럼 이 상황을 넘어갔다. 지원은 왠지 그의 표정이 자꾸 신경 쓰였다.

 

 마침 그녀가 뽑은 종이를 제작진이 펼쳐보고 있었다. 그러고는 속닥거리다가 하나 둘 멤버들이 나오자 입을 열었다. 아직 피곤한 눈들이지만 멤버들은 집중했다.

 

 -자, 일찌감치 조식을 드시고 오전시간에 잠시 더 놀다가 서울로 갈게요. 다음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음악방송 두 곳 사전녹화와 팬 사인회가 있는데 데이트 장소로 둘 중에 하나를 뽑을 수가 있습니다.-

 

 이때 태영이 끼어들었다.

 

 “사전녹화가 나아. 팬 사인회에 데이트 하러 가면 팬들 다 난리난다.”

 “하긴 그렇지. 아무리 이 방송이 나가면 다 알겠지만 아직은 안티 팬들 몰매 조심해야 해.”

 “다음 데이트 상대가 누군지 조금 빡빡한데? 오늘 스케줄 짱 많아.”

 

 석재와 태영이 동시에 구시렁거릴 무렵이었다. 제작진이 다음 말을 이었다. 아직 데이트 하지 못한 윤재도 리더 남혁도 민국도 괜히 긴장이 앞섰다.

 

 -그래서 회의를 통해서 잠시 시간을 조정했습니다. 24시간 기준으로 잡아야 하는데 이미 시간 초과에요. 다음 데이트 상대는 오늘 오후부터 내일 저녁까지 총 30시간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6시간을 더 준다는 제작진의 깜짝 발표에 멤버들이 저마다 난리가 났다.

 

 지원도 의외였다. 자신이 도대체 누굴 뽑았기에 이런 이벤트를 하는 것일까. 멤버들과 제작진들도 모두들 눈을 반짝이는 가운데 제작진이 파란색 종이를 폈다.

 

 -이번 4번째 데이트 상대자는 민국님입니다.-

 

 지원은 순간 민국과 눈을 맞췄다. 이 무슨 우연의 일치일까. 민국이 바라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어제부터 뭔가 마음이 찜찜했었는데 이렇게 데이트가 성사되었다.

 

 제작진이 민국에서 무언가를 공지를 하는 그 틈에 석재가 지원에게 다가와 넌지시 말했다.

 

 “우리 막내가 어제부터 기분이 안 좋던데. 아무래도 사춘기가 다시 왔나봐.”

 “네? 무슨 말이에요?”

 

 그러자 석재도 눈치가 채어지는지 그 맘을 알아주길 바라는 지원에게 슬쩍 속삭였다.

 

 “우리 막둥이가 15살 이후로 여자 처음 보잖아.”

 “아, 그렇군요.”

 “그러니 잘해봐. 네가 누나니까 잘 이끌어줘.”

 

 이때 제작진과 얘기를 끝낸 민국에게 리더가 다가와 어개에 팔을 둘렀다. 그러니 형들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무슨 막내 동생에게 연애코치 해주는 6명의 형들 모습이다. 지원은 일부러 그쪽을 보지 않았다. 여자 제작진과 이 근방 데이트 코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사를 잘 쓰려면 상상력도 중요하지만 연애도 해봐야 해. 누나랑 잘 해봐. 수줍어하지 말고 평상시 형들과 있을 때처럼 장난도 치고 잘 웃어. 알았지?”

 

 역시 그룹의 아빠다운 가르침이었다. 어제와는 달리 민국의 얼굴이 조금 밝아보였다.

 

 금방 활짝 웃으며 리더의 등에 매달렸다. 리더가 무겁긴 하지만 막내를 등에 업어주며 부둥부둥 해주었다. 이를 보고 지원도 살짝 웃고 말았다. 혼자 있으면 듬직한 남자로 보이는데 형들 옆에만 있으면 진짜 애기느낌이었다.

 

 “우리 민국이 잘 부탁해.”

 

 리더가 지원에게 소리쳤다.

 

 “잘해줘. 우리 아카.”

 “우리 막둥이 데이트 잘해라.”

 

 형들이 한마디씩 쏟아내자 민국의 어깨가 으쓱했다. 해 맑게 웃는 얼굴이 정말 아이와 같았다. 지원은 부끄럽지만 그들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다음에 들리는 형들의 말에 지원은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너무 들이대지 말고. 어른의 연애가 아니라 소년다운 연애를 해.”

 “아니, 내 나이가 몇 살인데 자꾸 애 취급을 해.”

 

 덩달아 민국도 부끄러웠다.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지는 것이 형들의 습관이었다.

 

 “오호, 우리 민국이 어른이구나. 하긴 샤워할 때 보니 근육이 빵빵해요.”

 “아, 자꾸 놀릴 겁니까? 나도 남자라니까.”

 

 민국이 버럭 소리쳤다. 그 모습마저 귀엽다고 다들 그를 놀리기 바빴다. 지원은 뒤를 돌아 방으로 들어가면서 중얼거렸다.

 

 “졸지에 육아데이트, 난 오늘 육아보모가 될 것 같은데.”

 

 하지만 지원은 먼저 방으로 들어가는 참이라 그 다음 말은 다 못 들었다.

 

 아침부터 폭풍수다를 떠는 이 남자들의 어른 연애교육이 한창이었다. 마침 제작진들이 밖으로 나가고 없을 때였다. 먼저 끼 많은 태영과 다정한 정민이 장난이 제일 심한 석재가 막내를 자극했다.

 

 “자, 우리 막내. 뽀뽀는 뭐라고?”

 “아, 정말! 나도 알 건 다 안다니까. 그냥 입술만 쪽.”

 “아주 잘 맞췄어요. 그럼 키스는 뭐라고?”

 

 윤재와 현석은 그저 애들 노는 모습을 보면서 웃기만 하였다. 물론 민국의 대답도 궁금하였다. 수줍어서 말은 못하고 얼굴만 붉히는 그를 보고 참다 못 해 리더가 먼저 열었다.

 

 “키스와 뽀뽀의 차이점은 혀의 유무라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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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토끼 20-08-19 02:08
 
그렇군요 혀의 유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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