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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감정의 늪에 빠져들다.
작성일 : 20-08-17 22:39     조회 : 323     추천 : 2     분량 : 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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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이 피곤함에 쳐져 있을 무렵 멤버들이 하나 둘 간편한 티셔츠에 수영복 바지만 걸진 채로 나왔다. 각자 배급된 음료를 들고 의자에 앉거나 물에 발을 담갔다.

 

 지원도 간편한 원피스 수영복에 겉옷을 걸치고 나왔다. 확실히 혈기 왕성한 남자들이라 그런지 지원의 맨다리 하나에도 열렬히 환호했다. 괜히 온 몸을 보인 것처럼 얼굴이 불타올랐다.

 

 지원이 엉거주춤 의자에 앉자 석재가 바짝 달라붙었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자 직접 묶어주기까지 했다. 세심한 그의 손길에 이상하게도 심장이 주체 없이 두근거렸다.

 

 “내가 왕년에 사촌 여동생 머리카락을 많이 묶어봐서.”

 

 석재도 약간 어색하긴 마찬가지라 서둘러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하지만 바로 맞받아져주는 지원의 말에 어색함이 줄어들었다. 며칠 보지 않았지만 남의 배려해주는 마음이 엿보였다. 마치 애교작렬, 착함의 상징 정민처럼.

 

 “아하, 어쩐지 예사솜씨가 아니세요.”

 

 이때 장난기 가득한 태영과 현석이 둘 사이에 꼈다. 태극기가 아니고 수영복 바지가 빨갛고 파랗다. 지원은 오묘하지만 어울리는 조합에 살포시 웃음이 났다.

 

 “오호, 두 사람 분위기 좋은데 우리가 껴서 문제네.”

 “알면 저리로 꺼져.”

 “아이, 형! 우리 같이 놀자.”

 “너희들끼리 가서 수영해. 우린 얘기할 게 있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 하는지 그가 동생들을 억지로 수영장으로 들여보냈다. 이윽고 음료를 마시던 지원에게 석재가 가만히 입을 열었다. 뭔가 의미심장한 말이 나올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는 순한 질문이었다.

 

 “오늘 오빠는 너와 함께 라이브 방송도 찍고 춤도 춰서 정말 재미있었어.”

 “아, 저도요.”

 “물론 아직 일정이 다 끝나지는 않았지만 넌 어때? 나름 편하게 해주려고 했지만 여자와 데이트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긴 했거든. 오빠가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했어.”

 

 그러자 지원은 일부러 그의 손을 잡아주면서 입을 열었다. 약간 쌀쌀한 봄밤에 잡은 여자의 손이 이렇게 따뜻한 줄 미처 몰랐다.

 

 “저도 재미있었고요. 충분히 저한테 잘해 주셨어요. 물론 춤추는 시간만 빼고는요.”

 

 지원의 말에 석재가 피식 웃었다.

 

 “그렇다고 아주 못하지도 않던데? 조금 더 연습하면 진짜 우리 8번째 멤버 가능해.”

 “오빠는 농담도 잘 하셔.”

 

 지원이 입을 가리고 웃다가 무심코 그의 팔을 툭툭 쳤다. 석재는 슬며시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단순히 손만 닿았을 뿐인데도 자꾸 기분이 묘했다. 아무래도 맨살이라 그런 걸까. 보지 않으려 예의를 차리려 해도 남자이기에 눈이 자꾸 뽀얀 맨살에 닿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음 신곡에는 정말 네가 카메오로 출연해주라.”

 “오빠, 그만해요. 제가 끼면 망해요.”

 “하하하. 망하기까지 하겠나? 내가 있잖아. 월드와이드! 이 얼굴만 있어도 일반 점수 먹어.”

 

 지원이 손뼉을 치면서까지 즐겁게 웃자 석재는 슬며시 손을 내밀어 지원의 탱탱한 볼 한쪽을 잡았다. 멤버들이 서로 장난치고 놀고 있어서 보지 못한 게 다행이었다.

 

 안 그랬으면 또 우르르 몰려와 이 순간을 놀려먹었을 테니까. 둘의 앞에는 미니카메라가 돌고 있었다. 크게 스킨십을 하는 건 아니었지만 석재는 행동에 신경을 썼다.

 

 그런 맏형의 배려에 지원은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말투는 역시 아재, 약간의 느끼함은 피할 수가 없다.

 

 “밤하늘의 달빛에서 보니까 너 정말 귀여워.”

 

 말투는 그래도 누구보다 다정한 눈빛을 가진 남자였다. 거기에 입가에 짓는 석재의 미소는 진실 되어 보였다. 누구나 예의 차원에서 하는 예쁘다는 말보다 차라리 귀엽다는 말이 오늘따라 좋았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만 아니면 정말 딱 좋은 키스타임이었다. 그러나 그는 나이보다 절제를 잘 하는 사람이었다. 말보다 행동부터 나가던 태영과는 달랐다.

 

 “고마워요.”

 

 지원이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잠시 후, 석재는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

 

 “우리 물에 들어가자.”

 “춥지 않을까요?”

 “온수래. 그러니까 재들이 저러고 놀지. 어허, 아주 물 만난 물고기들이네.”

 “다들 기운이 넘치네요.”

 

 지원이 멤버들을 바라보자 석제가 말했다.

 

 “그러게. 내가 5살만 어렸어도 울 막둥이처럼 놀 텐데.”

 

 지은은 그의 손을 잡고 물속에 발을 담갔다.

 

 천천히 물에 친해진 다음 수영복 위에 입은 겉옷을 벗었다. 그러자 모든 멤버들의 눈이 이쪽으로만 향했다. 전체적으로는 말라 보였지만 글래머인 지원의 볼륨에 멤버들은 소리조차 낼 수가 없었다.

 

 ‘하긴 반 벗은 여자의 모습을 가까이서 본 적이 없겠지.’

 

 창피함은 본인의 몫이다. 지원은 서둘러 팔로 앞을 가리고 물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러자 석재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 나름 동생들의 행동을 저지 하는 척 하면서 지원의 곁에만 붙어있었다.

 

 남자와 몸이 붙는 일에 조금 난감한 지원은 슬슬 옆으로 발을 옮겼다. 사실 수영을 잘 하진 못했다. 그저 발 담그고 노는 것에만 익숙했다. 그래서 다른 멤버들이 수영하면서 노는 모습만 눈여겨보았다.

 

 이때 막내 민국이가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잘생긴 얼굴에 수영까지 선수 급이었다. 거기에 보기보다 좋은 체격에 놀라웠다. 역시 그룹의 피지컬담당다웠다.

 

 “누나, 물 무서워요?”

 “응, 조금.”

 “내가 수영 가르쳐 줄까요?”

 

 그러면서 손을 내미는 민국을 잠시 바라본 후에 지원은 용기를 내서 말했다.

 

 “저기…민국아. 고마워. 사실 조금 겁나. 예전에 미끄러져서 크게 다친 경험이 있어서.”

 “어릴 때 누구나 한번은 그렇죠.”

 

 민국이 싱긋 웃었다. 마침 석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찰나였다. 이때를 훅 치고 들어오는 그의 능력에 다른 멤버들이 감탄을 하였다. 지원은 정말 아무 사심 없이 그의 손을 잡았다.

 

 “수영의 기본자세를 가르쳐 줄게요.”

 “으응.”

 “누나, 미안하지만 대신 조금 터치할게요.”

 

 애초에 심하지 않은 스킨십에는 관대한 그녀여서 민국이 살며시 허리를 잡아도 가만히 있었다. 사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물에 뜨기 위해서는 그의 손에 의지해야 했다.

 

 천천히 난간을 붙잡고 발을 동동거렸다. 이때 부러워하는 눈초리들을 한 멤버들이 주변에서 놀았다. 석재는 매니저와 함께 애기를 끝내고 돌아오다가 이 광경을 보았다.

 

 애초에 그는 동생들에게 다정한 형이었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하지 못하는 맏형이었다. 그러나 재미있게 노는 지원을 보자 마음이 조금 쓸쓸하였다. 하지만 이런 것에 질투를 낼 수는 없었다.

 

 나름 아쉬웠지만 참을 만은 했다. 하지만 석재는 물에 발만 담그면서 중얼거렸다. 이때 정민이 다가왔다.

 

 “아직 데이트마칠 시간이 남았는데.”

 

 정민이 맏형의 어깨를 다독거렸다. 역시 다정한 정민이 다운 위로였다.

 

 “형, 막내가 일부러 그런 것 아니야. 지원이가 하도 물을 무서워해서 그런 거야.”

 “나도 알아.”

 

 석재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동생들이 노는 모습과 지원의 밝은 모습을 번갈아 보았다. 이상하게 막내와는 사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재는 매니저가 주고 간 음료를 마시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밥 먹으라는 제작진들의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멤버들이 모두 물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석재는 서둘러 타월을 들고 올라오는 지원의 몸에 덮어주었다.

 

 그러고는 벗어놓은 겉옷을 손에 들었다. 막내와 있느라고 데이트 상대인 석재의 존재를 잊었다. 지원은 조금 미안한 마음에 석재가 입혀주는 겉옷을 어깨에 걸쳤다.

 

 “아, 고마워요.”

 “수영 좀 배웠어?”

 “네, 막내 멤버가 잘 가르쳐 줬어요.”

 “다행이네.”

 

 종알종알 멤버들이 장난친 것에 대해 말하는 지원을 보고 석재는 기분이 금세 밝아졌다. 곧 그는 지원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싸 안았다.

 

 워낙 팔이 긴 사람이라 폭 안겨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물에서 나온 직후라 춥기도 했었는데 왠지 따뜻했다.

 

 “여기 바닥 미끄러워. 조심히 걸어.”

 

 둘은 아래를 세심하게 살펴보며 걸었다. 역시 그룹의 엄마다운 모습이라 든든하고 좋았다.

 

 “애들 벌써 달려갔네. 우리도 이제 밥 먹으로 가자.”

 “네, 그래요.”

 

 지원은 아무래도 석재를 홀로 놔둔 미안한 마음이 계속 걸려서 그의 손을 먼저 잡았다. 그러자 뒤에서 따라오던 민국이 한숨을 쉬었다. 맏형을 질투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저도 모르게 마음에 싹튼 감정을 어찌하지 못했다. 제대로 연애를 해 본적이 없기에 사실 참는 법을 몰랐다. 그래서 누나한테 들이대었다. 수영을 핑계로 하면 지원이 마음을 열어줄 거라 믿었다.

 

 ‘어쩌면 맏형은 이런 내 맘을 벌써 알았겠지.’

 

 지원이 도착하자 멤버들과 제작진들이 하나로 뭉쳐 먹느라고 바빴다. 잘 익은 삼겹살에 곁든 맥주와 소주에 모두들 즐거워보였다. 꼭 회식 날 느낌이었다. 방송이 좋을 때도 있다고 다들 떠들어대었다.

 

 석재는 제 입보다는 잘 익은 고기들을 집어 지원에게 주느라고 바빴다. 원래 고기 굽기 담당은 항상 윤재였다. 멤버들 중에 제일 침착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윤재가 살짝 뼈 있는 말을 내뱉었다.

 

 “땀 흘리면서 고기 굽는 건 난데 왜 지원이 입으로만 들어갑니까.”

 “앗 미안. 우리 윤재도 많이 먹어. 형이 쌈하나 기막히게 싸 줄까?”

 

 그러자 윤재가 인상을 썼다. 석재의 유별난 동생 사랑은 윤재라도 피할 수 없었다.

 

 “오늘은 주파수가 이쪽이 아니야.”

 

 조금 당황한 지원은 곧 윤재에게 말했다.

 

 “오빠도 어서 드세요. 제가 고기 구울게요.”

 “아니, 고기는 내 담당이야.”

 “무슨 고기 굽는데 담당이 있어. 아무나 구우면 되지.”

 

 석재가 허허 웃으면서 말하자 다들 웃었다. 이때 자신한테만 자꾸 고기를 주는 석재를 의식하여 지원은 용기를 내어 석재에게도 고기쌈을 하나 만들어 쓱 내밀었다.

 

 “아, 오빠도 먹어요.”

 

 석재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면서 입을 크게 벌렸다.

 

 멤버들의 눈초리가 모두 이쪽으로 집중하였다. 일단 윤재는 아랑곳 하지 않았고 현석과 태영은 부러운 듯 소리를 질렀다. 또한 정민과 민국은 그저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은근 질투를 내었다.

 

 “와, 큰형만 입이고 우린 주둥이야?”

 “나도 싸줘.”

 

 그러자 난감한 것은 역시 지원 혼자만의 몫이었다. 괜히 고기쌈 하나 싸주고 민망하여라.

 

 “자자, 모두들 많이 먹어요.”

 

 그저 한 마디 말만 하고 조용히 밥을 먹었다. 다행히 지원의 붉어진 두 볼을 아무도 보지 않았다. 그저 고기 먹느라 다들 정신이 없었다. 이때 석재가 큰소리로 말했다.

 

 “내 먹성이 요즘 들어 장난이 아니거든. 큰 맘 먹고 다이어트 중인데 실패 느낌이야.”

 “말로는 다이어트라 해놓고 끼니마다 밥을 두 공기씩 먹잖아.”

 

 윤재가 차갑게 말을 뱉었다. 석재 본인도 그걸 인정하였다. 식탐이 유독 많은 멤버가 석재와 막내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막내의 먹는 모습이 계속 느렸다.

 

 지원도 혹시 막내가 어디 아픈 게 아닐까 걱정되었다. 아프지 않은 다음에야 그가 입맛이 없을 일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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