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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맏형과의 데이트
작성일 : 20-08-15 14:44     조회 : 333     추천 : 2     분량 : 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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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늘 그렇듯이 아침 7시, 방문 앞에서 지원은 제비뽑기를 하였다. 이번에는 누구와 할까. 두근두근 가슴이 떨렸다. 제비뽑기를 한 후 제작진과 잠시 헤어졌다.

 

 이때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침부터 고소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이 시간에 부지런히 움직일 사람은 딱 한 사람뿐이었다.

 

 -아무래도 멤버들의 어머님이 오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침마다 밥상이 찬란해지는 것은 아닌지. 원래 이 시간에 일어날 멤버들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정말 부지런해졌어요.-

 

 “그러게요. 검색했던 때와는 너무 다른걸요. 아, 석재 오빠. 굿모닝이에요.”

 

 지원이 주방으로 들어가 손을 흔들자 석재가 뒤를 돌아 격하게 반겼다.

 

 “헤이, 굿모닝!”

 “앗, 아침부터 고기에요?”

 

 신선한 충격이었다. 가끔 아침에 스테이크를 구워 먹는 사람들 얘긴 들었지만 삼겹살이라니. 그것도 온 집안에 냄새를 다 풍겨가면서 먹으면 속이 니글니글 거리지 않을까.

 

 “오, 노! 체력관리와 양양관리를 위해 가끔 먹어줘야 하는데 솔직히 스케줄 하다보면 밥 먹을 새가 없어. 그래서 다들 힘이 없거든. 아침에 먹는 고기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센스.”

 

 위트 있게 랩 하듯이 말하는 그의 재치에 지원은 웃기만 하였다. 지원은 일손을 돕기 위해 채소를 씻었다. 그러자 석재가 방긋 웃으며 알맞게 구워진 고기 한 점을 내밀었다.

 

 사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주는 성의를 봐서 지원이 입을 벌리자 고기를 넣어주었다. 지원이 오물오물 씹자 석재는 이상하게도 그 모습이 귀엽게 보였다. 누구든 자신이 만들어준 음식을 거부감 없이 먹어주는 사람이 좋았다.

 

 사실 지원은 아침부터 삼겹살 맛보기는 처음이었다. 이윽고 잠에서 깬 멤버들이 하나씩 주방에 들어왔다. 다들 고기 냄새에 정신을 놓기 직전이었다.

 

 “맏형은 역시 엄마포스!”

 “와, 삼겹살이다.”

 “이리 와서 몇 점씩 먹어.”

 

 석재가 식탁에 푸짐한 아침 밥상을 차렸다. 함께 차려야 하는데 그는 지원을 편히 쉬게 하였다. 채소 하나 씻은 것도 무척 고마워했다. 괜히 지원은 민망했다. 그래서 수저와 젓가락이도 챙겨서 멤버들 앞에 놓았다. 그 사이 막내가 컵들을 놓아두고 생수도 꺼내왔다.

 

 “와, 형~아침부터 무슨 진수성찬이야?”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난 거여?”

 

 가끔 지방출신인 현석의 입에서는 사투리가 흘러나왔다. 그 모습마저도 정겹다.

 

 “뭘 또 그리 감격을 하나? 원래 형은 부지런한 월드 와이드 핸섬이야. 거기에 요리 천재.”

 

 지원도 적응이 된 석재의 자랑이었다. 아니, 그건 사실이었다. 얼굴도 착한데다 요리까지 잘하고 또한 다정한 성격까지 갖춘 남자였다. 거기에 유머감각까지 탁월해서 같이 있으면 재미있었다.

 

 ‘이런 남자와 연애를 한다면 아마 행복하겠지.’

 

 정민과 태영은 아무래도 동갑이다 보니 남자의 느낌보다는 친구개념이 더 컸다. 그런데 이번 3번째 데이트 주인공이 바로 맏형, 석재라는 사실은 그녀와 제작진만 알고 있었다.

 

 곧 아침식사가 끝나면 제작진들은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발표를 할 것이다. 맏형으로서 멤버들을 챙기고 잘 다독이는 석재라 지원도 마음이 설렜다.

 

 '분명 여자 친구한테도 잘해 줄 남자야.‘

 

 

 ***

 

 오전에는 가요프로그램 사전녹화가 있었고 오후에는 자체 인터넷 방송 녹화를 하였다. 이때 석재와 지원은 쿠키를 만드는 영상을 따로 녹화하였다. 멤버들과는 다른 방향에서 둘만 하는 달달한 재미였다.

 

 쿠키와 더불어 서로에게 줄 마카롱까지 전문 선생님과 함께 같이 완성시켰다. 생각보다 음식 만드는 손길도 타고났지만 그는 정말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다. 모양을 만드는 것에 서투른 지원에게 세세하게 알려주었다.

 

 “자, 손 닦아.”

 “고마워요.”

 

 그가 내미는 깨끗한 수건에 손을 닦은 지원은 타이머를 맞추었다. 이제 몇 분 후에는 그들이 같이 만든 색다른 쿠키가 익을 것이다. 이때 달콤한 냄새가 스튜디오 가득 풍겨대니 쉬는 타임 틈틈이 멤버들이 난입하였다.

 

 그럴 때마다 아기 새처럼 입을 벌리는 멤버들과 잔소리를 하면서도 미리 만들어 놓은 쿠키를 먹여주는 석재였다.

 

 “야, 저리들 안가? 데이트 방해하지 말고 꺼져.”

 “아, 형! 형이 만든 쿠키가 너무 맛있어서 그렇지.”

 “내가 좋아? 쿠키가 좋아?”

 

 가끔은 엉뚱한 질문도 어린 동생들에게 퍼부었다. 물론 익숙한 듯 그들은 실실 웃으면서 쿠키를 얻기 위한 아부 짙은 애교를 부리기도 하였다. 특히 현석은 원체가 밝은 성격이라 석재에게 더 달라붙었다.

 

 거기에 막내까지 그의 등에 매달려 있어도 성질 한번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민국의 엉덩이를 토닥이면서 쿠키 하나 입에 더 물렸다. 진짜 아들 키우는 아빠 포스였다.

 

 “자, 이제 그만 가.”

 “난 지원누님이 만든 쿠키가 먹고 싶은데.”

 “내가 만든 게 비주얼은 더 좋아.”

 “그런데 조금 싱거워.”

 

 그러자 석재가 막내 멤버의 두 볼을 꼬집으면서 말했다.

 

 “지원이 것은 아직 완성 안 되었으니까 이따 와.”

 

 이럴 때는 또 말 잘 듣는 막내의 모습으로 민국이 총총 사라졌다.

 

 이제야 한숨 돌린 석재가 고개를 돌리면서 지원에게 말했다. 하긴 그녀도 6명이 달려드니 정신없긴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석재가 커버를 해주니 다행이었다. 그는 큰 몸집처럼 든든함마저 있었다.

 

 “진짜 저것들 먹성은 타고 났어.”

 “6명의 아들들 같아요.”

 

 이제 며칠 보진 않았지만 석재의 모습은 정말 아빠와도 같았다. 특히 막내에게는 큰 형님과 아빠의 모습이 함께 보였다. 그래서 이미지가 더 포근해보였다.

 

 생각보다 말은 좀 많지만 그래도 큰 형님다운 그의 모습에서 안정감이 들었다. 얼추 쿠키가 완성됨을 알리는 소리에 지원이 오븐을 열었다. 차근차근 배운 대로 장갑을 끼고 조심히 꺼내었다.

 

 쿠키들이 노릇노릇 잘 익은 모습에 만족스러웠다. 이때 또 냄새를 맡고 온 하이에나들. 귀찮아하면서도 석재와 지원이 그들의 손에 하나씩 쥐어주었다.

 

 “자, 여기! 뜨거워요.”

 “우와, 맛있다. 어째 형보다 더 솜씨가 좋은데?”

 “한개 더 주지.”

 “어허, 딱 10개밖에 없거든. 눈독들이지 말고 먹었으면 저리 가.”

 

 이때 지원의 입속으로도 쿠키하나가 들어왔다. 그러나 준 사람은 석재가 아니었다. 바로 막내였다. 그가 뜨거운 쿠키를 반으로 쪼개어 호호 입으로 불었다. 그런 다음 지원에게 또 내밀었다.

 

 순간적으로 석재려니 하고 받아먹었는데 지원은 조금 부끄러워졌다.

 

 “누나, 아!”

 “아.”

 

 또 다른 쿠키를 내밀었다. 지원은 저도 모르게 자동으로 입술을 벌렸다. 사실 손이 아닌 입술이라 민국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냥 지원의 입안으로 넣어주었다. 달콤한 쿠키처럼 지원의 웃는 모습이 가슴속에 콕 박혀버렸다.

 

 ‘아, 이상해. 왜 저렇게 예쁘지.’

 

 그에게는 처음으로 겪은 두근거림이었다. 공연과 연습으로 바쁘게 지내던 나날이었다. 이 생활 속에 한줄기 빛이 되어 들어왔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데이트 같은 것 안 해도 그만이었다.

 

 다른 형들은 좋아했지만 현실이 아니고 방송이라서 시큰둥하였다. 그런데 욕심이 났다. 방송으로 인한 가상연애가 아니고 실제로 사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다. 그래서 맏형에게는 미안했지만 자꾸 다가가고 싶었다.

 

 “누나, 맛있어요. 생각보다 잘 만드시네.”

 “아, 고마워.”

 “재료는 내가 섞었거든.”

 

 이때 불쑥 석재가 나섰다. 막내는 그런 형에게도 칭찬의 말을 날렸다.

 

 “어쩐지 배합이 잘 됐어.”

 “하하하, 내가 또 한 쿠키 하잖아.”

 “그런데 모양은 누나가 더 잘 만들었어. 이게 뭐야? 무슨 돌멩이도 아니고.”

 

 역시 막내다운 딱딱한 말투였다. 다른 형들은 석재가 폭발하기 전에 막내를 질질 끌고 사라졌다. 아쉬움에 뒤를 돌아 지원을 바라보던 민국이 중얼거렸다.

 

 “좀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이 눈치 없는 형들 같으니라고.

 

 ***

 

 지원과 석재는 영상촬영을 마치고 그들의 안무연습실로 향했다. 어제와 조금 다른 것은 오늘 연습실에는 도시락이 아닌 뷔페가 차려져 있었다. 무슨 날인가 싶어 다들 어리둥절하였다.

 

 거기에 소속사 관계자들까지 나와 있었다. 멤버들도 의아했지만 따라온 지원도 어색했고 궁금하였다. 하긴 쿠키 만드느라 정작 점심을 먹질 못했다. 간단하게 먹은 쿠키들이 전부랄까.

 

 “오, 오늘 무슨 날이에요?”

 

 그러자 그들의 매니저가 안내했다.

 

 “너희들 생일이라고 생각해.”

 “엥?”

 “오늘 아닌데? 우리 멤버들 생일은 제가 다 기억하는데요.”

 “그러게요. 오늘 무슨 날인데 뷔페씩이나?”

 “우리 대표님이 이러실 분이 아니란 말이죠.”

 

 석재의 말에 매니저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잘 먹고 잘 쉬라고 위에서 내려온 지시고 또 여자 친구도 있는데 매일 도시락만 먹이냐. 따라다니느라 고생하시는데. 그러니까 그냥 좋은 일이다 생각해.”

 

 매니저의 말에 아직도 의문투성이인 막내가 말했다.

 

 “뭔데 이래요? 단지 그 이유에요? 좋은 일이라도 알고 먹어야죠.”

 “설마 약이라도 탔을까봐? 의심은…”

 

 매니저의 말에 맏형 석재가 동생들에게 큰 소리쳤다.

 

 “그래, 먹자. 먹어라. 우리를 위해서라잖아. 저녁 거뜬히 먹고 죽어라 연습하라는 대표님의 명령이야. 자! 다들 먹고 일단 얘기하자. 지원이도 밥 먹어. 오빠가 음식 갖다 줄까?”

 “아, 아니에요. 같이 먹어요.”

 

 그제야 우르르 음식 앞으로 달려가는 멤버들을 보고 매니저와 댄스강사는 웃고 말았다. 지원은 석재를 따라 접시에 음식을 조금씩 덜었다. 그들이 음식을 담아 탁자로 왔다. 지원은 석재의 접시 두 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와, 그걸 다 먹어요?”

 

 탑을 쌓아 온 음식도 음식이지만 밥도 두 공기가 퍼왔다.

 

 “이 정도 갖고 뭘 놀라? 우리 애들 봐봐. 장난 아니지.”

 

 실제로 멤버들은 접시를 기본으로 두개씩 들고 와서 먹기 시작했다. 역시 남자들다운 식사량이었다. 자상한 석재는 위가 작은 지원에게 무한한 음식을 내밀었다. 탑처럼 가져온 음식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저 사육하시려고 그래요? 이리 많이는 못 먹어요.”

 “지금 잘 먹어둬야 할 걸.”

 “왜요?”

 

 지원이 우물거리면서 묻자 그가 씩 웃으면서 대답하였다.

 

 “다음 데이트 코스가 우리랑 같이 춤추는 거거든.”

 “네에?”

 

 하마터면 입안에 있던 음식물이 터져 나올 뻔하였다. 정민과 데이트 시간에는 그저 춤 연습을 지켜보기만 했었다. 그런데 같이 추자니. 본인으로 말할 것 같으면 몸치 중에 몸치였다.

 

 '노래방 가는 것도 민망한데 춤이라니'.

 

 먹는 것도 잊은 채 지원은 한동안 할 말을 잃었다. 갑자기 먹은 음식들이 거꾸로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이때 그녀의 좋지 않은 기색을 살핀 막내가 사이다를 건넸다.

 

 “밥이나 먹고 그 얘기 하지. 소화 안 되게.”

 “정말 속 안 좋아? 같이 춤 연습 하자는 게 충격적이었어?”

 

 큰 형을 혼내는 막내의 말이 이어지고 지원은 아직도 사이다로 막힌 속을 뚫고 있었다.

 

 “아니, 형! 우리 춤이 칼 군무인데 그걸 초보한테 하자고 하다니.”

 “난 지원이가 8번째 멤버가 되길 바라서.”

 “형,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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