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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설렘 가득 밤 데이트
작성일 : 20-08-14 22:08     조회 : 340     추천 : 2     분량 : 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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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들은 모두 편하게 대해주었고 때론 오빠처럼 동생처럼 잘 챙겨주었다. 이런 그들 중에서 한명을 택해야만 이 프로가 끝난다. 지원은 갑자기 머리가 복잡했다.

 

 정민과 하루 더 만나야했지만 내일은 스케줄이 있는 데이트였다. 딱히 서로에 대해 알아갈 시간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선택은 해야 했다.

 

 “하아, 정말…”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정말 하루에 몇 번이나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명 씩 만나면서 그들에 관해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그저 방송에서나 보던 연예인의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른 그들이었다.

 

 “일단 내일의 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그냥 눈을 감고 자고만 싶은 밤이었다.

 

 한편, 정민도 씻고 맑은 얼굴로 침대에 누웠다. 현석이 늦게까지 윤재의 작업실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방으로 들어오질 않았다. 그래서 그의 침대를 차지하고 옆에 있는 태영과 대화를 나눴다.

 

 “저기 있잖아. 태영아?”

 “왜?”

 “너 졸려?”

 “아직은…그래서 게임 한판 하고 자려고.”

 “나…오늘 심장 엄청 떨렸어.”

 

 태영은 정민이 우습다는 듯 깔깔 웃어대었다. 같은 동갑인데도 정민은 너무 소년 같았다. 하지만 대놓고 그 부분을 놀리지는 않았다.

 

 그 마음을 왠지 본인도 알 것만 같았다. 금녀의 집에 최초로 들어온 여자, 지언에게 당연히 느끼는 감정들이었다.

 

 “음, 나도 그랬어.”

 “너도?”

 

 태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럴만한 사람이잖아. 매력이 넘쳐.”

 “그러게. 동갑인데도 내가 더 어린 느낌이었어. 생각도 어른스럽고 행동도 얌전해.”

 “나보다 더 성숙해 보여.”

 

 둘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그저 웃을 뿐이었다. 과연 내일은 누구와 데이트를 할까. 지원은 누구에게 더 마음이 쏠릴까. 그들은 각자의 생각을 머리에 품고 스르르 잠이 들었던 새벽이었다.

 

 ***

 

 가상데이트 5일째가 밝았다. 아침부터 음악방송 출근을 했다. 지원은 자신의 일부터 먼저 하고 나중에 제작진과 함께 방송국으로 갔었다. 그들의 대기실로 들어가니 다들 분주했다. 그럼에도 그녀를 먼저 반긴 것은 정민이었다.

 

 “어서와. 일 하고 온 거야?”

 “응, 벌써 사전 녹화했어?”

 

 이제 그녀는 5일째 방송국을 다녔더니 아이돌의 세계를 이제 알 만큼 알아버렸다. 젖은 머리를 정민이 쓸어 넘겼다. 탈색을 너무 많이 한 탓에 머릿결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지원은 그것도 아이돌의 숙명이라 생각했다. 스텝이 내미는 타월과 미니 선풍기를 들고 정민의 땀을 식혀주었다. 그러자 정민이 특유의 밝은 얼굴로 활짝 웃었다.

 

 “아직 녹화 한 번 더 남았어.”

 

 그는 의상을 갈아입기 전이라 흰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다. 마른 몸에도 불구하고 팔뚝은 근육이 찼다. 여태 가녀리게만 봤는데 또 다른 모습이었다.

 

 사실 숙소에서 더 편한 옷차림으로 돌아다녔는데 부끄러움에 지원은 자주 보지 못했다. 또한 자신이 입성하고부터 다들 옷차림도 행동도 얌전하게 변했다고 들었다. 그런 불편함을 줘서 괜히 미안했었다.

 

 이때 수 많은 스텝들과 멤버들이 정신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 대기실은 그야말로 열기가 가득했었다. 유독 더위를 타는 막내도 맏형 오빠도 다들 반팔 차림에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녹화 두 곳 가야돼. 데이트 제대로 못해서 슬퍼.”

 “그래도 이렇게 얼굴 보고 대화 가능하잖아.”

 

 어떻게 된 건지 자신이 누나처럼 그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주면 정민은 발그레한 볼로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 또 옆에서 현석이 일부러 더 투덜거렸다.

 

 “쯧, 어리다 어려.”

 “아, 형! 나한테 왜 그래?”

 “너 하는 짓이 어리다고.”

 “왜요? 정민이 귀엽잖아요.”

 

 이렇게 편을 들어줘야 더 이상의 다툼이 없었다.

 

 물론 진짜로 싸우는 것은 아니었다. 싸우는 척만 하고 서로의 몸에 손을 대면서 자주 넘어지고 때리고 그랬다. 그럼에도 형들이 좋다고 안기는 정민을 보고 남자다운 모습보다는 여동생 느낌이 다분했다.

 

 현석도 아마 그런 느낌일 것이다. 가끔 살결이 너무 희다 못해 연약해 보이는 정민을 보면서 현석은 밥 좀 많이 먹으라고 잔소리를 했다. 바로 지금처럼.

 

 “너 오늘따라 더 말랐어.”

 

 하면서 투덜대다가 샌드위치와 우유를 챙겨다 정민에게 주는 현석이다. 늘 365일, 24시간을 같이 붙어 다니고 벌써 7년째 얼굴을 보면서 살던 그들인데도 아직도 애틋했다.

 

 “지원아? 녹화 끝나면 밤 데이트 어때? 나랑 한강 걸을까?”

 “음, 조금 춥지 않을까?”

 “그럼 자동차 데이트? 차 안에서 같이 영화 볼래?”

 

 이때 딱딱한 목소리로 막내 민국이 치고 들어왔다.

 

 “형, 면허도 없잖아?”

 “헉!”

 

 지원이 빙긋 웃었다.

 

 “운전 내가 할게.”

 “정말?”

 “차만 있다면 뭐 어렵지 않아.”

 

 그러자 정민은 다짜고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졸랐다. 그의 애교능력에 제작진은 흔쾌히 자동차를 내주기로 했고 정민과 지원은 야간데이트를 약속했다.

 

 물론 둘 만의 데이트는 딱 2시간, 어떻게 알았는지 그 넓은 한강에 멤버들이 늦은 밤에 찾아왔다. 그것도 정민이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만두, 김밥, 음료수를 사와 막 벤치에 쫙 펼치려던 순간이다.

 

 둘이 먹기엔 메뉴가 많았다. 그러나 정민은 몸집에 비해 다 먹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들은 막 컵라면의 봉지를 뜯고 나무젓가락을 들 때였다. 어디선가 낯익은 그림자가 떴다.

 

 “짜잔!”

 “헉, 뭐야? 놀랐잖아. 네가 여기 웬일이야?”

 “어흥! 나도 있지롱.”

 

 정민과 지원이 뒤를 돌아보니 태영과 민국이 얼굴을 내밀고 장난쳤다. 거기에 맏형 석재까지 합심해 한강데이트를 방해했다.

 

 “뭐야? 왜 잠 안 자고 여기들 와?”

 “너희들 뭐 하나 궁금해서.”

 “우와, 진수성찬이다.”

 

 먹을 것만 보면 아직은 달려드는 막내가 만두 하나를 집어 입속으로 넣자 정민이 인상을 구겼다. 물론 그 사이에 정민의 컵라면까지 강탈한 석재가 국물을 마신 후 말했다.

 

 “역시 한강은 라면이야.”

 “그러게, 형, 우리도 라면 사먹자.”

 

 태영의 말에 석재가 단번에 동의했다. 태영이 앞장서서 먹을 걸 사러 편의점에 간 사이 눈앞에 먹을 것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이때 화가 난 정민이 괜히 민국의 멱살을 잡았다. 지원은 난감해서 말렸으나 둘은 또 형제 다툼을 했다. 석재는 대놓고 둘이 그러거나 말거나 지원에게 농담을 던졌다.

 

 “먹고 너희들 뭐하려고 했어?”

 “아, 교외 쪽으로 나가면 자동차 극장 있다고 해서요.”

 “로맨스 영화라도 보려고?”

 “뭐, 아무거나.”

 

 지원의 말에 석재가 만두 하나를 더 먹으면서 말했다.

 

 “쟤는 너무 순수해서 전체연령 로맨스 영화 엄청 좋아해.”

 “저도 좋아해요.”

 “그래? 난 그래도 야한 게 좋은데.”

 “아하하, 뭐 취향이니까요.”

 “역시 이해심이 많아.”

 

 지원은 컥컥 거리는 그에게 음료수를 내밀었다. 아침마다 일용한 양식을 손수 만들어 주는데 이깟 음료수와 라면은 얼마든지 나눠 줄 수 있었다.

 

 석재는 지원이 먹다 만 라면국물도 거리낌 없이 마셨다. 그러고는 하나 남은 만두를 가만 보더니 엄청 미안해했다. 그 사이 태영이 무언가를 잔뜩 사 가지고 왔다.

 

 아예 정민은 포기했는지 제작진의 도움을 받아 돗자리까지 마련하여 바닥에 깔았다. 태영은 편의점용 치킨에 만두에 과자에 맥주까지 사왔다.

 

 “아니, 음주운전 하려고 술을 사와?”

 “너랑 석재 형아 마시라고. 운전 내가 하면 되지.”

 

 지원의 말에 석재와 태영이 빙긋 웃었다.

 

 “뭐 어때? 맥주 한 캔인데.”

 “자자! 분위기도 좋고 사람들도 좋고 우정을 위해 한잔 하자.”

 

 그렇게 시작된 음주 타임! 정민의 불만도 시간이 흐르니 자동으로 없어졌다. 그만큼 지원은 정민과 나머지 세 남자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누구 하나 삐지는 일 없이 공평하게 관심을 가져 주었다.

 

 어쩌다 보니 분위기 있게 데이트를 즐기려던 정민의 계획이 이렇게 깨졌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살인적인 스케줄에 자기 시간 하나 없는 아이돌에게 이 순간은 꿀맛 같은 휴식이었다. 이게 다 예능프로 덕이라고 제작진을 칭찬했다.

 

 그러고는 제작진의 입속에 만두 하나 넣어주는 착한 석재로 인해 정말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어느새 시간은 더 흘러 새벽 2시가 돼서야 다들 일어났다. 그들에게 내일의 스케줄이 있듯이 지원에게도 스케줄이 있었다.

 

 “아, 배도 부르고 잠도 오고 이만 들어가자.”

 “그럽시다.”

 

 지원은 정민과 함께 제작진이 운전하는 차를 탔다. 또한 석재와 태영 민국은 따로 출발했다. 술기운에 형들의 기세에 눌린 정민이 차에서 졸기 시작했다. 지원은 그의 머리를 제 어깨에 기대게 해주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해도 여리고 착한 정민의 마음을 알 수 있는 하루였다. 또한 비록 달이 뜬 시간에 퇴근을 했지만 지원은 이들의 우정과 의리에 감동을 받았다.

 

 ***

 

 이른 아침, 원래 이 시간에 깨는 지원도 정민도 아닌데 우연찮게 거실에서 마주쳤다. 정민은 곰돌이 잠옷 차림이었고 지원은 씻고 나온 탓에 실내복 차림이었다.

 

 지원은 정민이나 막내의 잠옷이 특이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어서 아무렇지 않게 인사했다.

 

 “잘 잤니?”

 “응, 너는?”

 “나도! 이상하게 늦게 잠들었는데도 저절로 눈이 떠지더라.”

 “그러게 오늘은 나도 그러네.”

 “와! 햇빛 봐.”

 

 막 해가 뜨고 거실에 채광이 잘 들던 순간이었다. 술을 많이 마신 것도 아닌데 목이 마르다며 생수를 가져와 마시는 정민은 창가에 서 있는 지원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와, 예쁘다.”

 

 손에 휴대폰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지원은 뒤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정민은 마시려던 생수통을 그대로 손에 든 채로 지원을 계속 바라보고 서 있었던 것이다.

 

 괜히 부끄러워진 지원이 수줍게 웃자 정민이 가까이 다가왔다. 아직 이른 시간, 형들도 동생도 깨지 않은 오로지 둘만 있는 아침이었다. 정민은 수줍지만 긴 팔을 뻗어 지원의 어깨에 올렸다.

 

 이틀 동안 데이트를 하면서 보던 애교와 귀여운 짓만 하던 정민이 아니었다. 지금 이순간은 상 남자다운 행동이었다. 지원이 어색했지만 정민이 하고자 하는 대로 두었다.

 

 여태 손잡기, 볼 뽀뽀와 가볍게 포옹한 게 전부였었다. 더 진도가 나가도 조금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민은 더 이상의 용기를 내기가 어색했다.

 

 막내 민국에게는 가끔 들이대도 여자에게는 처음이라 힘이 들었다. 지원은 그런 정민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

 “지금도 충분히 남자다운데?”

 “정말? 저…내가 너 안아도 돼?”

 

 정민의 말에 수줍게 웃던 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정민이 두 팔로 지원의 몸을 안아주었다. 말랐지만 가슴은 든든한 정민 덕에 추위가 사라졌다. 지원은 꼬물거리면서 그의 품에서 말을 이었다.

 

 “아까까지는 조금 추웠는데 네가 안아줘서 따뜻하고 좋아.”

 

 지원의 이 한마디에 그의 가슴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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