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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종결] 범죄 은행 (이상 가면)
작가 : 셀폽티콘
작품등록일 : 2020.7.31

당신이 할 수 있는 사소한 범죄를 저축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범죄를 출금할 수도 있습니다.
현금으로
혹은 또 다른 범죄로...

 
10. 공개 수배
작성일 : 20-08-13 11:32     조회 : 353     추천 : 4     분량 : 7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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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기자, 오늘 이상 가면의 정체를 공개한다는 게 사실이야.”

  “글쎄…… 하지만 검찰의 브리핑이 대대적인 걸 보면 말이야. 어쨌거나 큰 건인 건 확실하겠지. 최근에 검찰이 당한 일을 생각하면 최소한 정체에 대한 거의 확실한 물증 정도는 내놓지 않겠냐 하는 거지.”

 

  역시 – 하는 표정으로 다음에 술이나 한 잔 하지 따위의 말을 남기고 월간 이슈의 기자인 김 기자가 떠나갔다.

 

  “이 정도로 기자들이 몰려들면 완전히 ‘소아’ 되겠는데요.”

  장비를 내리던 카메라맨 박이 걱정스럽다는 듯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KBB 라고 쓰여진 카메라 장비를 바라보던 남 기자가 30분 전부터 몰려들고 있는 취재진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정례 브리핑도 아니고 고작 사건 개요를 설명하는 브리핑에 검찰에서 월간 잡지사 기자까지 동원한 모양새가 썩 탐탁하지 않은 그였다. 이렇게 아무 매체나 보도되는 내용이라면 ‘소리없는 아우성’, 그러니까 특종같지 않은 특종이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상 가면의 정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박성훈!

  우리 파이덴셜 대표로 2년 전에 펀드 사기로 기소되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구속 직전에 사고가 있었고 이로 인해 병원을 전전하다가 최근에 1급 장애 판정을 받고 풀려난 자입니다. 검경 합동 조사단의 보고에 의하면 박 회장의 아들인 박동현. 이 자가 며칠 전 법관을 납치 고문하고, 불법적 범죄 집단을 공모한 자로, 소위 이상 가면이라 불리던 자의 정체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고문을 받았던 법관은 박 회장 재판을 주관했었고,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박 회장의 아들 박동현은 이러한 일련 사건에 앙심을 품고, 다니던 학교를 휴학한 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웠고, 범죄자 집단과 공모하여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상 가면을 쓰고 나타난 것으로 판단됩니다…….

  현재 행복 빌라 사건 후 박동현은 종적을 감춘 상태입니다. 우리 검경 합동 조사반은 오늘 부로 사회 혼란과 체제 전복을 조장할 수 있는 박동현을 공개 수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김 반장이 크게 확대한 동현의 사진을 들어 올려 기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사진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찍으려는 기자들의 소란스러움.

 

  “사진은 방송사에서 요청하시는 대로 바로 전송해 드릴 생각입니다. 질문 있으면 해 주십시오.”

  기자들에 대한 대략의 인사를 끝낸 김 반장의 핵심 브리핑 내용은 그렇게 진행되고 있었다. 요란한 플래시 세례와 기자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는 회견 모습이었다.

 

  “오늘 브리핑은 결정적 증거보다는 정황적 증거를 바탕으로 한 일방적인 선언에 가깝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박 회장의 아들을 박동현을 이상 가면으로 특정하는 구제적인 물적 증거는 뭡니까? 증거도 없는데 피해자가 검찰이다 보니까 그 여론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의도는 아닙니까?”

  정해진 원고의 브리핑이 끝났을 때, KBB의 남 기자가 소리쳐 물었다.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검찰이 피해자니 뭐니 그런 이유로 편을 든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증거가 뭡니까?”

  남 기자의 재차 질문에 김 반장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자 김 반장의 뒤에 병풍처럼 서 있던 김 검사가 기자 회견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노란 봉투 안에 있던 사진 두 장을 펼쳐 보였다.

 

  ∴nPn = n(n-1)(n-2)……(n-n+1)

 

  하나의 사진은 누군가의 휴대폰에 남겨진 문자 메시지를 확대해서 캡처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33번지 사건 현장 내부의 사진이었다. 사건 현장의 사진에는 피로 벽면에 동일한 공식이 적혀 있었다.

 

  “이건 박동현이 사건이 발생하기 10분 전에 그의 지인에게 보낸 문자이고, 이건 사건 현장의 사진입니다. 이로 볼 때, 박동현은 자신이 일으킬 범죄를 미리 예고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아, 하는 감탄들이 다시 기자들 사이에서 들려왔다.

 

  “그럼 그 공식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누군가 큰 소리로 물었다.

 

  “그게…….”

  김 검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이미를 문질렀다. 그러다가 다시 마이크를 끌어 당겼다.

 

  “이게 수사 중인 사안이라 더 자세하게는 밝힐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이상으로 오늘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김 검사가 엄청나게 몰려든 기자들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33번지 사건 현장에는 본래 저런 흔적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현장을 위조한 건 아닙니까? 사법계가 자신들을 허물을 덮기 위해 경찰에 지시를 내린 거 아닙니까.”

  허리를 수그리고 있던 김 검사가 놀란 눈으로 고개를 번쩍 들었다.

  ‘33번지’라는 말은 수사반 내부에서만 사용하는 명칭이었다. 분명히 언론과 일반에는 빌라 살인 사건이라고 불리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빌라 내부는 철저한 비공개 사항이라서 기자는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방금 질문자는 최초의 사건 현장 상황을 언급하고 있었다.

 

  “누굽니까? 방금 질문하신 분이 누굽니까?”

  김 검사가 소리쳤다. 하지만 수많은 기자 사이에서 그의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법조계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증거조차 조작한다는 말이 사실입니까?”

  또다른 누군가가 이번엔 반대쪽 기자들의 사이에서 소리쳤다.

 

  “누구야? 어떤 새끼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김 검사가 자신의 앞에 놓인 마이크를 신경질적으로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소리가 난 쪽을 향해 막 내던지려는 찰나였다. 그의 손을 김 반장이 막아 세웠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김 반장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이상 가면이다.”

  그때였다. 기자들의 사이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그리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일제히 모든 카메라가 향하기 시작했다. 기자들의 사이로 깊은 구멍이 생겨났다. 그리고 땅바닥에는 조잡하게 만들어진 모조 카메라 한 대와 이상 가면만이 덩그라니 놓여 있었다.

 

 ※ 기자 회견 2시간 전. --------------

 

  여자 아이가 주머니 안쪽에서 꺼낸 메모지 한 장을 꺼내 윤선에게 내밀었다.

 

 ∴nPn = n(n-1)(n-2)……(n-n+1)

 

  “정 윤 선! 너 가져.”

  윤선은 아이가 내미는 쪽지를 천천히 받아 들었다.

 

  “이거 누가 준 거야? 동현 씨가 준 거니?”

  “정 윤 선. 잊지 마.”

 

  “무슨 소리야?”

  “정 윤 선! 네가 꼭 봐. 그래. 좋아.”

  아이는 누군가 자신에게 들려주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말들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고 있었다.

 

  창 밖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김 검사가 잔뜩 허리를 수그리며 소리쳤다.

  “저거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알 수 있어요?”

  “CCTV에 녹화 되고 있으니까 화면을 확대해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옆에 서 있던 여형사가 대답했다.

 

  “어딥니까? 어디를 가면 볼 수 있습니까?”

  “방송실에…….”

  방송실로 급하게 달려간 김 검사는 화면 속의 메모지를 보고 까무러치게 놀라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것은 윤선이 차속에서 자신에게 보여 주었던 문자 메시지 속에 있었던 공식이었기 때문이었다.

  급하게 달려온 김 반장은 김 검사가 뭐에 그렇게 놀라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단지 김 검사의 이런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해하고 있을 뿐이었다.

 

  “저게 뭔데 그러십니까? 무슨 뜻입니까?”

  김 반장의 질문을 듣고서야 정신이 번쩍 돌아왔다는 듯 김 검사가 소리쳤다.

 

  “정 형사의 핸드폰 어디 있습니까? 그거 압수하세요. 그리고 그 핸드폰 안에 문자를 보낸 인물 중에 박동현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조사해서 보고해 주세요. 중요한 일입니다.”

  “네.”

  갑작스러운 김 검사의 지시에 김 반장은 당혹스러웠지만 그의 표정이 워낙 진지했으므로 더 자세한 물음은 다음에 물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잠깐만요. 이거 비밀 수사로 돌려주세요.”

  “네?”

 

  “그러니까 정 형사님이 알 수 없도록 핸드폰 수사부터 싹 다 비밀리에 진행해 주시라고요.”

  “그래도 정 형사는 우리 팀이고, 핸드폰도 본인 동의 없이는…….”

  김 반장이 수긍하기 어렵다는 난처함을 담아 대답했다.

 

  “김 반장님, 아무래도 이상 가면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드리는 부탁입니다. 이상 가면 말입니다. 경찰 내부에도 공모자가 있어요. 그렇지 않고는 법관을 함부로 납치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범죄 계획을 발설하기도 어렵구요. 그렇게 생각해 보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정 형사를 못 믿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 그 주변에 누가 있을지 모르고, 사건이 새나가는 것도 막기 어려워서 드리는 부탁입니다. 현재로서 김 반장님 말고는…….”

  “알겠습니다. 일단 지시하신대로 하지요.”

  비장한 표정으로 김 반장이 방송실을 빠져나갔다.

 

  한편 취조실에 앉아 있는 윤선과 여자 아이의 대화는 김 검사의 행동과 상관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엄마가 널 학대했니?”

  “엄마?”

 

  “죽은 여자 말이야.”

  “주인님, 멍멍.”

  여자 아이가 갑자기 개 짖는 소리를 냈다. 엄마를 엄마가 아니라 주인님이라고 불러왔던 모양이라고 윤선은 생각했다. 고작 초등학고 6학년이나밖에 안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의 그간의 삶이 어떠했을지 가슴이 아파왔다.

 

  “너 혹시 단추처럼 생긴 뱃지 네가 가지고 있었어? 누가 너한테 그 뱃지 줬어?”

  윤선은 자신이 꽤나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아이의 지능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오랫동안 교육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언어를 습득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윤선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상 시집을 꺼내 여자 아이에게 내밀었다.

 

  “이 아저씨 알아?”

  “너어, 좋아.”

  여자 아이가 이상의 얼굴을 가리키며 반가운 표정으로 ‘너’라고 말했다. 아이에게 인칭 대명사는 너와 나 둘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저씨가 뱃지 줬어?”

  윤선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뚜껑이 열린 뱃지를 들어 보이며 물었다. 여자 아이의 얼굴이 환해지며 고개를 마구 끄덕여댔다.

  이 뱃지는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묻고 싶었지만 아이가 그런 복잡한 문제를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윤선은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보다는 단순하면서도 결정적인 질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랑 같이 왔던 남자. 빵 던져 준 남자. 알지?”

  “너어 알아. 멈춰. 땡.”

  이번에 여자아이가 말하는 ‘너’는 동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 이 남자가 다시 왔었니? 집 안으로 들어 왔어?”

  “멈춰, 땡. 했어. 또 안녕! 했어.”

  ‘안녕’을 말하는 여자애는 해맑은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서로 다시 만났다는 뜻임을 알 수 있었다.

 

  “혹시 이 남자가 너희 엄마, 아니 주인님을 꽝. 때리고 쓱. 죽였니?”

  윤선은 자신도 모르게 몽둥이를 휘두르는 동작과 칼을 휘젓는 동작으로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닌데.”

 

  “그럼?”

  “안녕 너는, 아야. 했어.”

  아이의 대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특히 ‘아야’라는 감탄사가 동현이 여자를 때려서 여자가 아파했다는 뜻도, 반대로 여자가 동현을 때려서 아파했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좀 더 자세히 아이에게 상황을 유도해 볼 작정으로 종이를 꺼내 아이어 어머니와 동현을 그렸다. 그러자 여자 아이가 종이를 끌어당기면서 윤선의 손에서 들린 팬을 붙잡았다. 윤선은 당황했지만 가만히 아이의 눈빛을 쳐다보았다. 자신이 그리겠다는 의사표시였다. 윤선이 쥐고 있던 팬을 천천히 놓으며 아이에게 쥐어 주었다.

  아이가 졸라맨 세 사람을 그림 속에 더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윤선이 그린 동현을 가리키며 ‘안녕’하고 인사를 건넸다. 여전히 손을 흔들면서였다. 동현을 향한 아이의 심리상태가 어떤 것인지 짐작해 볼 만한 대목이었다. 아이가 윤선의 머리를 잡으며 자신이 그림 그림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그림을 통해 그때의 상황을 설명하려는 것 같았다. 이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때 그 집 안에서 일어난 모든 상황을 이해하게 될 것 같은 순간이었다.

 

  “정 형사님, 미안합니다. 김 검삽니다.”

  밖에서 마이크를 통해 김 검사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고 있었다. 놀란 아이가 애써 그렸던 종이를 자기 가슴 앞으로 확 당기는 바람에 심하게 구겨져 버렸다.

 

  “아이에게 물어 봐 주세요. 그 동현이라는 남자. 그가 이상 가면인지 말입니다.”

  겁에 질린 아이가 들고 있던 종이를 마구 구기기 시작하고 있었다.

 

  “안 돼.”

  윤선이 아이를 말리려 했지만 종이는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 바닥으로 흩뿌려지고 있었다. 화가 난 윤선이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고 김 검사를 향해 달려왔다.

 

  “그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가 말하려는 찰나였어요. 검사님 때문에 아이가 겁먹었잖아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윤선 씨, 아니 정 형사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일어난 일의 재구성이 아닙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막는 거지요. 하나의 뱃지는 두 개로 늘어난다. 이상 가면이 했던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애쓰고 있잖아욧!”

  뭔가 더 설명하려는 김 검사의 말을 자르며 윤선이 소리쳤다.

 

  “아니요. 정 형사님은 지금 시간을 끌고 있어요. 아이가 내민 그 메모…….”

  윤선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아이의 메모가 동현의 문자와 일치함을 알게 된 순간 윤선은 빨리 그 메모를 숨겨 주머니 속에 넣었기 때문이었다. 동현이 이 사건과 어떻게든 연결되었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윤선이 차마 김 검사의 얼굴을 외면하며 섰다.

  “정 형사님의 핸드폰에 있던 문자와 동일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몇 분 전에 받은 메모가 사건 현장에 있던 아이의 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정 형사님,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인 번뇌가 있다는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입니다. 형사의 양심을 저버리지 말아주십시오.”

  김 검사가 깊이 허리를 숙이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검사가 일개 형사에게 허리를 숙인다는 것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윤선은 잘 알고 있었다.

 

  윤선이 취조실로 돌아왔을 때, 아이의 손에 들린 그림은 처음 만나던 날의 그것처럼 이미 잘게 찢어져 있었다. 하지만 여자 아이의 손에 찢겨 지고 있는 것이 비단 종이만은 아니었다.

  동현이 진짜 이상 가면이라면…….

  동현이 이상 가면인지를 묻는 김 검사의 질문.

  어쩌면 그것은 이미 그녀의 마음에서 수 백 번도 더 일어났던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뭔가가 두려워 자꾸만 그 질문을 미루고 있던 것 같았다. 하지만 김 검사의 말대로 자신은 대한민국의 형사였고, 피할 수 없는 질문 앞에 서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윤선이 다시 한쪽에 밀어 놓았던 이상 시집을 아이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물었다.

  “나랑 함께 왔던 아저씨, 안녕 아저씨, 알지? 그 아저씨가 이 아저씨였니?”

 

  종이를 찢어대던 여자 아이가 윤선의 젖은 눈망울을 천천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상의 사진 위에 올려 있는 윤선의 손가락으로 천천히 자신의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가져가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작은 별님의 그림을 소개하려 2화를 다시 확인 했는데. 뒷부분 10줄 정도가 빠져 있었네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다른 화들도 확인했더니 4화도 뒷부분이 빠져있고...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본래 파일에서 그림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그 그림 이하의 글씨들은 모조리 올라기지 않는 문제가 있네요.

 간단한 문장도 나중에 다 복선이 되는 글인데...

 좀 짜증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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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일 20-08-13 12:28
 
동현이 범인 아닌데! 또라이 김 검사.
공식은 내림차 수열의 합인데,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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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폽티콘 20-08-13 15:13
 
맞습니다. 공식은 내림차순의 합을 구하는 거지요.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앞에서는 n
그다음은 (n-1)
이렇게 하나씩 작아지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하라는 작가의 의도겠지요? ^^

동현이...
의심해 봐야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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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바다라 20-08-13 13:33
 
동현의 큰그림이 뭔지 궁금해 지네요~
윤선이가 도서관에서 동현을 처음 만난 것도 우연은 아닌 거 같은데...

2화! 4화!!
다시 읽어보면 되죠~?!
이제라도 확인되어 다행이에요~
그림과 기호가 앞으로 더 나올 예정이면 담당지와 상의를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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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폽티콘 20-08-13 15:14
 
처음 볼 때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굳이 다시 보실 것 있나요?
나중에서 그 조합들이 맞춰질 때.
아, 그런게 있었나 보다...
생각하셔도 될 듯합니다.

다시 확인해 보니까. 2화, 5화였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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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별 20-08-16 15:56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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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폽티콘 20-08-16 18:56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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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별 20-08-16 22:47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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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폽티콘 20-08-17 14:51
 
nPn에 대해서는...
1. 제가 가진 책, 그리고 이상이 발표한 일본어 초판본에 nPn으로 실려 있네요.
  인터넷 뒤져봤는데... 딱 한 곳에서만 h를 사용하고 있고 다 n을 쓰고 있네요.
2. 올해 의대에 간 제자 3명에게 물어 봤는데. h가 아니라 r을 쓰는 경우가 있지만 이상의 시에서는 nPn이 맞다고 하네요. 뭐라고 설명해 대는데... 외계어라서... 저는 잘 못 알아먹겠어요. ㅋㅋㅋ
3. 이상이 '오감도'라는 시제를 한문으로 적어서 기자에게 보냈는데, '새 오'와 '까아귀 오'자가 너무 비슷해서, 기자가 그 글자가 정확히 무슨 자인지 묻는 전화를 했다잖아요.
 그때, 이상 왈,
 "니 맘대로 하세요. 그게 까마귀나, 새나, 그놈이 다 그 놈인데...."
 제 마음도 딱 그거네요.
 
- 선에 대한 각서 -
이건 저의 확실한 오자 놀이로 인정합니다. 땅땅땅.
사형!!!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다락별 20-08-17 15:30
 
넵. 제 책엔 h로 되어있어 여쭤본 거예요. 좌우 n으로 같게 지정해 준 것에 초점을 맞춰 질문한 것인데 별로 중요하지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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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33번지 (6) 2020 / 8 / 6 364 4 6138   
4 4. 체포 (6) 2020 / 8 / 5 371 4 5597   
3 3. 빅뱅 (4) 2020 / 8 / 4 361 3 7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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