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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소개팅하는 여자
작가 : 까망별하
작품등록일 : 2020.7.31

맞선이며 소개팅이며 줄기차게 해보았던 바리스타 33세 그녀, [금벼리]. 무슨 이유인지 매번 실패했던 연애 트라우마에,
더 이상, 연애고 남자고 생각이 없다.
남은 생은, 커피와 아이돌, ''윤제이''만 있음 돼! 하던 그녀 앞에, 무려 8살이나 차이나는 연하남,[은유비]가 거침없이 직진을 해오는데..그 어디에도 없던 직진 로맨스!!<소개팅 하는 여자>

 
6. 지나칠 인연이기에
작성일 : 20-08-05 02:37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6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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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서서히 날이 밝아 오자 카페 안을 둘러싸고 있던 어둠은 옅어졌다.

 그 덕에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벼리의 모습이 유비의 눈에 선명히 들어왔다.

 어제 아침처럼 다시 질끈 묶은 머리를 한 벼리.

 그런 그녀는 마치 죄 지은 사람 마냥 고개를 푹 숙이고 컵라면을 휘적거리고 있었다.

 

 유비의 앞에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컵라면이 놓여 있었다.

 팔짱을 낀 채 벼리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유비.

 그가 곧 벼리를 향해 입을 열었다.

 

 “밥, 먹자고 했는데.”

 

 벼리는 그의 목소리에 살짝 움찔 했다. 그래도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벼리가 유비에게 대꾸했다.

 

 “카페에 있는 게 이거 밖에 없네요!”

 

 “좋아요. 그럼 밥은 다음에 먹어요.”

 

 벼리의 대꾸에 유비는 할 수 없다는 듯 그녀의 말에 맞받아쳐 말했다.

 그리고 그제야 젓가락을 들었다.

 한편, 그의 말에 면을 한 젓가락 들어 올리던 벼리는 눈만 치켜뜨고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이내 다시 시선을 컵라면을 향해 내리꽂았다.

 

 “불이라도 켜고 먹죠?”

 

 라면을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던 유비가 갑자기 멈칫하더니 벼리를 보고 다시 말했다.

 

 “독 안 탔으니까 걱정 말고 그냥 드세요~”

 

 그의 말을 단번에 무시하듯 벼리가 이를 악물고 대답해주었다.

 그런 다음 라면을 한 젓가락 입으로 쭉 빨아 당겼다.

 그러면서도 역시, 라면을 흡입하고 있는 유비를 힐끔힐끔 의식하는 벼리였다.

 

 사실, 벼리는 지금 라면이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어제 생전 처음 만난 손님과 도대체 이 무슨 상황인지.

 이 어린 손님한테 뜻하지 않게 술이 떡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보였고.

 또 뜻하지 않게 낯선 장소에서 그와 동침 아닌, 동침을 했다.

 

 그렇게 자신의 추한 모습 다 보인 사람과 마주 앉아 라면으로 해장을 하고 있다.

 벼리는 자신의 인생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흑 역사의 순간이라 생각했다.

 어제 아침부터 의도치 않게 자신의 좋지 않은 민낯을 다 보게 된, 윤제이의 친구라는 이 남자, 은유비.

 

 벼리는 지금 이 상황이 끔찍할 정도로 불편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이 또한 다, 지나 갈 것이니.

 금벼리, 그녀는 다양한 선과 소개팅에서 만난, 각종 여러 타입의 상대방과 또, 그의 따른 다양한 해프닝을 체험한 경력이 있는 여자였다.

 지금 이 상황도 그런 것들 중에 하나라고 여기면 될 일이 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유비에게 이렇게 대충 라면을 먹이고 다시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지내면 될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지나가던 손님과의 웃지 못할 해프닝, 뭐 그 정도로 여기면 될 일이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니 벼리는 방금 전까지 몰려 와 있던 민망함과 불편한 감정들이 어느 정도 가시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순간 어디에선가 뻔뻔한 마음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낀 벼리.

 그래서 그녀는 표정을 좀 더 당당하게 바꾸고 컵라면 용기를 들어 올렸다.

 국물을 마시기 위해서였다.

 

 “보통 술버릇이에요?”

 

 열심히 라면을 흡입하던 유비가 입에 있던 라면을 삼키고 벼리에게 물었다.

 벼리는 국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 탓에 그녀는 유비의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듯했다.

 

 어제 얼마나 술을 마셔 댔던 건지 벼리는 사실, 숙취가 조금 전부터 느껴지기 시작했었다.

 허기도 슬슬 지고 있었고 속도 느글 거렸다.

 그런 상태의 위장에 라면 국물이 식도를 타고 흘러 들어가니 멈출 수가 없는 벼리였다.

 그렇게 국물을 연신 홀짝 홀짝 마시고 있던 벼리.

 그런데 그녀의 귀로 다시 유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귀여워지는 게 술 버릇이에요?”

 

 “풉~ 컥! 컥! 켁켁!”

 

 순간 벼리는 귀를 의심했다.

 유비가 방금 던진 어딘지 모르게 낯 뜨거운 질문에 화들짝 놀라 국물을 내뿜은 벼리.

 그와 동시에 사례까지 들려 벼리는 아비규환이었다.

 

 괴로워하는 벼리의 모습을 보고 유비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카운터 쪽으로 가는 듯 하던 그가 카운터 쪽에 있는 휴지를 쑥 뽑아 테이블로 다시 돌아와 앉았다.

 

 어느새 벼리는 물을 한 모금 마시며 자신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입가에 휴지를 갖다 대는 유비.

 벼리는 다시 놀랐다.

 갑자기 자신의 얼굴 앞으로 유비의 긴 팔이 불쑥 뻗어져 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비는 휴지로 벼리의 입가와 볼 쪽에 튄 라면 국물을 닦아주었다.

 그의 행동에 벼리는 물 컵을 그대로든 채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토끼 눈을 하고 그를 보고 있었다.

 

 ★☆★☆

 

 골드 스타가 어제 하루 장사를 망쳤다는 소문이 어디 났나 싶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자 매장이 만원이었다.

 홀에는 동네 근처 아파트에서 단골로 오는 주부 손님들.

 또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는 젊은 여자 손님과 과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있는 대학생 무리까지.

 난리도 아니었다.

 

 벼리는 쏟아져 들어온 주문을 하나씩 해결하느라 정신없이 움직였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있는데 그녀의 앞치마 주머니에서 폰 벨소리가 울려대기 시작했다.

 벨소리는 옐로우즈의 곡들 중에서 벼리가 최애하는 곡이었다.

 

 그냥 놔두면 꺼지겠지 싶어 무시하려고 했던 벼리였다.

 그런데 노래는 멈출 생각을 안했다.

 바쁘고 정신없을 때는 아무리 옐로우즈의 노래라도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우유를 조리대에 내려놓고 벼리가 앞치마에서 폰을 꺼냈다.

 폰 화면에는 지여사(mom)1이 떠 있었다.

 벼리는 스피커로 받으려다가 그냥 보통 통화로 전화를 받았다.

 

 [바뻐? 손님 많어?]

 

 귀에 폰을 대자마자 희숙의 목소리가 폰을 뚫고 나왔다.

 

 “어! 엄청!”

 

 벼리가 폰을 귀와 어깨 사이에 놓고 목을 꺾은 상태로 자세를 바꿨다. 그리고 컵에 우유를 쭉 따르며 희숙에게 짧게 대답해주었다.

 

 [어제도?]

 

 “응?”

 

 어제도 바빴냐는 질문을 하는 듯한 희숙.

 그녀의 물음에 벼리가 지레 흠칫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뭐~ 그랬지.”

 

 벼리는 두루뭉술하게 그녀에게 다시 대답해주었다.

 

 [어쩐지~ 톡 읽씹 하더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마치고 전화 좀 하지~]

 

 “아~ 문 닫고 애들이랑 바로 술 약속 있어서~”

 

 [그래? 요즘 같은 경기에 카페 바빠서 다행이다~ 참, 그나저나 선 본 거 왜 보고 안 해?]

 

 벼리는 희숙과 계속 통화를 하며 내려놓은 커피 샷을 우유를 따라 놓은 컵에 부었다.

 그런 다음 제빙기에서 얼음을 퍼 컵에 담은 뒤, 카라멜 시럽 통을 들어 시럽을 그 위에 예쁘게 뿌렸다.

 

 불편한 자세로 전화를 받는 와중에도 벼리의 손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손이 방금 희숙의 말 때문에 정지 상태가 되었다.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어때? 사람 괜찮지? 그 변호사, 부모님들도 사람들이 참 좋거든. 네 아부지랑 그 집 아부지랑 술도 가끔 마시고 그런다고. 부모들이 어찌나 호탕하고 그런지~ 그 변호사도 성격이 싹싹하니 재밌기까지 한다더니. 정말 그래? 너 재밌는 남자 좋아 하잖아. 어렸을 때부터 개그맨이랑 결혼할 거라고 막 그랬잖니~ 호호호~]

 

 벼리는 다시 폰을 손에 쥐고 귀에다 댔다.

 연신 늘어놓는 희숙의 말을 지루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벼리.

 

 “엄마, 잠시만~”

 

 [어어!]

 

 벼리는 한숨을 푹 쉬며 폰을 조리대 위에 잠시 올려놓았다.

 그리고 완성된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를 쟁반에 놓고 홀을 향해 말했다.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 나왔습니다~”

 

 “어머나! 내 거 나왔다.”

 

 벼리의 목소리에 젊은 주부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그녀들 무리에 뒤늦게 합류한, 주부 한 명이 수다를 멈추고 음료를 가지러 나왔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어머나! 사장님 얼굴이 왜 부어 보이지?”

 

 주부는 빨대를 챙기며 벼리를 보고 물었다.

 

 “아~ 어제 친구들이랑 술을 좀 먹었더니..헤헤~ 보기 흉하죠?”

 

 주부의 물음에 벼리는 괜히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싱글일 때는, 뭐든! 그래도 사장님은 워낙 미인이셔서 부어도 귀엽다! 호호. 참, 아직 남친 없다고 했죠?”

 

 “네?”

 

 주부는 벼리에게 너스레를 떨며 말을 늘어놓다가 갑자기 물었다.

 그러자 벼리가 되물었다.

 

 “내가 다리 좀 놔줄까 싶어서. 나, 아는 후배 친구 중에 괜찮은 사람이 있다고 해서.”

 

 “엇! 전…….”

 

 “뭐해? 민이 엄마? 우리 다음 주 주말에 어디서 모임 할지 정하는 중인데! 빨리 와서 투표해!”

 

 맞선을 보고 그 황당한 해프닝을 겪은 지 얼마나 됐다고, 앞에 주부 손님으로부터 또 소개팅 제의가 들어오기 일보 직전이었다.

 두 번 다시, 소개팅과 선을 보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던 터라 벼리는 그녀에게 거절을 하기 위해 입을 벙긋 거렸다.

 하지만 그녀의 무리 중에서 다른 주부가 카운터 앞에 주부를 부르며 재촉하는 바람에 벼리는 거절할 타이밍을 그만 놓쳐 버렸다.

 

 “조만간 다시 얘기해 줄게요. 네~ 갑니다~ 가요! 그래서 후보지가 어딘데?”

 

 주부는 벼리에게 한 쪽 눈을 연신 찡긋 거리며 말했다.

 그런 뒤 카라멜 마끼아또가 담긴 쟁반을 들고 무리 쪽으로 돌아갔다.

 벼리는 씁쓸한 미소를 옅게 흘리며 폰을 다시 집어 들었다.

 

 “엄마?”

 

 [어! 그래, 그래!]

 

 “그 남자 재밌긴 재밌었어. 근데 내 타입 아니라서 내가 찼어.”

 

 [뭐?]

 

 벼리는 나중에 퇴근하고 이 보고를 할까 잠시 생각했었다. 그런데 더 질질 끌어 봤자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껏 들떠서 벼리에게 말을 늘어놓는 희숙에게 더 이상 희망고문을 안겨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벼리는 희숙에게 차분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예상 했던 대로 놀라는 희숙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폰을 뚫고 나와 벼리의 귀에 꽂혔다.

 그 한마디를 툭 내뱉은 뒤로 전화기 너머에서는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아무래도 희숙이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싶었다.

 

 벼리가 그런 희숙에게 마무리를 하고 전화를 얼른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타이밍이 좋았다.

 무슨 말을 하고 끊어야 될지 생각하던 중에 제라가 카페 안으로 등장했다.

 딱 좋은 핑계 거리였다.

 

 “엄마! 제라 왔다! 나 끊어?”

 

 벼리는 홀에 많은 손님들을 보고 흠칫하며 카운터 쪽으로 총총 거리며 오는 제라에게 시선을 꽂았다.

 그리고 희숙에게 마지막 말을 하고 얼른 전화를 끊었다.

 

 “금스타! 나 얼른 가방 놓고 나올게!”

 

 제라는 카운터 앞에서 벼리에게 작은 목소리로 살짝 말하고 스텝실로 들어갔다.

 

 ★☆★☆

 

 재활용 용기를 버리는 쓰레기통에 제라가 빈 시럽 통을 툭 버렸다.

 통을 버리고 돌아서려던 제라는 다시 쓰레기 통으로 시선을 꽂았다.

 

 “아침에 라면으로 해장 했다더니, 라면을 두 개나 먹었어?”

 

 제라의 시선에 들어온 건 빈 컵라면 용기 두 개였다.

 제라는 싱크대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머신기에서 샷을 내리고 있는 벼리에게 물었다.

 제라의 질문에 벼리가 당황한 얼굴로 제라를 쳐다보았다.

 

 “어? 어! 어! 나 원래 술 먹은 다음 날, 컵라면 두 개 먹잖아! 하하!”

 

 벼리가 제라에게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대충 대답했다.

 

 “어? 언제부터? 너 라면 소화 안 된다고 잘 안 먹잖아. 그런데 해장으로 라면을 먹는 다고? 그것도 두 개씩 먹는다고?”

 

 싱크대 앞에서 고무장갑을 끼며 의아한 표정을 하고서 벼리에게 추궁하듯 되묻는 제라.

 

 “가~끔 그렇게 먹어! 가끔! 허허~ 소화 안 되도 그렇게 당길 때가 있더라고. 야! 라면이 그런 매력이 있잖어~ 하하하~”

 

 내려진 샷을 컵에 붓고 벼리가 손으로 제라의 등을 살짝 치며 너스레를 떨었다.

 세제가 묻은 수세미로 컵을 문지르며 제라가 그런 벼리를 별일이네? 하는 눈으로 힐끔 거렸다.

 

 “아메리카노 두 잔 나왔습니다.”

 

 벼리는 완성된 아메리카노 두 잔을 쟁반에 올린 다음, 홀을 향해 알렸다.

 그러자 남자 대학생 두 명이 카운터 앞까지 왔다.

 

 “맛있게 드세요~”

 

 아메리카노를 각각 들고 가는 학생들에게 벼리가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 그러자 남학생들도 그녀에게 인사했다.

 

 “야! 참! 옆에 상가에 뭐 들어온데?”

 

 “어?”

 

 보기만 해도 활발한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듯한 대학생들을 흐뭇한 얼굴로 쳐다보던 벼리에게 제라가 물었다.

 제라의 물음에 벼리가 뒤를 돌아 그녀를 보았다.

 

 “앞에 가구랑 뭐 이것저것 실린 트럭이 있더라고~”

 

 “아, 거기…….”

 

 벼리는 제라의 질문에 그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하고서 대답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 벼리가 말을 하다 말고 멈췄다.

 그리고 순간 그녀의 표정도 흠칫한 얼굴로 변했다.

 벼리는 속으로 생각했다.

 

 ‘가만! 그러고 보니 미처 생각을 못했네? 새벽에 술에 떡이 된 나를, 그 은유비가 저 옆에 상가 지하 어딘가에 나를 데려 갔었고? 난, 거기서 잤어. 그리고 거기서 도망쳐서 우리 카페로 피신했지? 잠깐, 걔는 왜 저기로 날 데리고 갔던 거야?’

 

 “제라야! 나 잠깐 밖에 좀 나갔다 올게!”

 

 “어? 어디 가려고?”

 

 흐르는 물에 컵을 헹구고 있는 제라에게 벼리가 그렇게 말하고 홀 쪽으로 빠져 나왔다.

 벼리에게 제라가 물었다.

 

 “요 앞에! 아, 그리고 주문 들어 온 건 다 나갔어!”

 

 큰 소리로 묻는 제라에게 벼리가 문을 열며 대답했다.

 

 ★☆★☆

 

 밖으로 나온 벼리는 아침에 자신이 도망치듯 빠져 나온 상가 쪽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정말 그 앞에 가구들이 실려 있는 트럭이 서 있었다.

 그 트럭 위에서 남자 한 명이 가구를 내려 주고 있었고, 그 밑에서는 또 다른 남자 한 명이 가구를 받아 들고 있었다.

 

 벼리는 그 모습을 보며 그 쪽으로 발걸음을 뗐다.

 최근 들어 미처 신경 써서 보지 못했는데 옆에 상가의 간판에 새로운 간판이 있나 싶어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최근까지 벼리의 카페 건물주도 더러 왔다 갔었는데 건물주도 옆 상가에 대해 언급을 했던 적이 없었다.

 

 벼리는 상가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가며 자신이 저 건물 지하에 있었던 장면을 떠 올렸다.

 벼리, 그녀가 자고 있다가 기절초풍 하며 유비와 대면했던 그곳을 말이다.

 

 “사장님! 그거는 그냥 사무실 아무데나 놔두셔도 돼요.”

 

 기억을 더듬으며 트럭이 있는 쪽으로 벼리가 가까이 다가가고 있던 그때였다.

 갑자기 상가 안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불쑥 흘러나왔다.

 그러더니 곧바로 그 안에서 유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벼리는 유비의 등장에 흠칫하며 걸음을 멈췄다.

 짐을 내리는 남자들을 도우며 유비가 그들에게 이것저것 부탁하듯 말했다.

 그러던 유비의 시선이 문득 자신을 보고 있는 벼리에게 가 멈췄다.

 

 “엇! 사장님!”

 

 유비가 서글한 미소가 띤 얼굴로 자신을 부르자 벼리는 다시 흠칫했다.

 그리고 그의 뒤로 쭉 나열 되어 있는 상가 이름 중에서, [유비 태권도]가 눈에 확 들어왔다.

 벼리는 순간 벌어진 자신의 입을 한 손으로 막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한 두 번 보고 말 사이가 아니었단 말이야? 하!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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