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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다른 시간 속의 우리
작가 : PB8888
작품등록일 : 2020.8.1

미래의 성공을 위해 사랑을 버리고 떠난 여자와 과거사랑의 기억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남자.

"나 보고싶었지?"
"......어이가 없네."
또 다시 미래를 위해 남자를 찿아온 여자, 그리고

"과거에 빠지면 후회만 남고, 미래만 갈망하면 불안만 생긴대요. 그러니 지금 이 현재에 집중해요."
현재에 충실한 여자.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 각기 다른 시간만을 바라보며 사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2화. 도대체 왜 넌 내게 남아서 (2)
작성일 : 20-08-04 17:20     조회 : 276     추천 : 2     분량 : 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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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게 차라리 나았다. 지루하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니까. 특히 쓸데없는 생각이라면 더 많이.

 

 “예, 작가님. 이성연입니다. 그 저희가 회의를 했는데, 102쪽부터 106쪽까지의 그 부분은 좀 수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네. 요즘 분위기가 아무래도 좀 그렇다 보니...네네. 딱 그 부분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아, 작가님? 이성연입니다. 네 보내주신 원고, 검토했습니다. 그...죄송하지만 이 글이 요즘 트렌드와는 조금 동떨어진, 좀 너무 마이너한 글이다 보니...네...아, 하지만 글의 완성도의 문제는 아니고요, 네. 아, 그런데 또 이게 마이너한 부분을 넘을 만큼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문체도 아니시다 보니. 네. 조금 장르를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네 여보세요, 청운 출판사 이성연입니다. 네? 아...메일이요. 혹시 제목이? 아, 네 확인했습니다. 아, 안 그래도 오늘 오후 중으로 답변을 드릴 예정이었습니다 네. 그 홈페이지를 보시면 보름에서 1달 정도 소요될 수 있다고...네. 죄송합니다, 네. 자세한 사항은 오늘 발송될 메일을 통해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추가 문의 사항이 있으시면 또 전화주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오전 11시 45분까지 총 21건. 이러다가 혹시 핸드폰이 어느 회사 것마냥 갑자기 터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뜨거워졌다. 그래도 덕분에 급한 전화는 다 돌렸다. 핸드폰도 나도 이제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었다.

 

 “......”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잠시 눈을 감으니, 쓸데없는 광경이 떠올랐다. 꿈의 잔상이 너무 오래 남았다. 손재주만 좋았다면 지금 당장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꿈이 너무 선명하고 기억에 오래 남으면 좋지 않다고 하던데, 아무튼 정말 좋은 것은 남기지 않는구나-하고 생각했다.

 

 잠시 머리를 식히려 찾은 뉴스거리에도 온통 정수아 작가 이야기 천지였다. 그새 또 새로 인터뷰를 한 건지, 갖가지 뉴스 헤드라인과 그 옆에 달린 작은 얼굴 사진이 다양했다. 무의식적으로 링크를 클릭하니 인터뷰 전문과 함께 허리까지 나온 2시간 전의 따끈한 새 모습을 담은 사진이 모니터를 채웠다.

 

 갈색에 가깝도록 어두운 금발에 크게 굴곡진 웨이브. 머리 스타일은 여전하구나. 한 번쯤 바꿔보라고 사정해도 듣지 않았었는데. 만약 지금 머리가 전혀 다른 머리였다면 조금 섭섭했을까. 두통은 어느새 조금 위치를 옮겨서 머리보다 낮은 곳에서 통증을 주고 있었다.

 

 인터뷰하는 말투도 여전했다.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는 말. 글로 옮기면 말줄임표 하나 없는 깔끔한 문장이 될 것이다. 분명 텍스트, 글자일 뿐인데도 마치 바로 앞에서 정수아 작가가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생생했다.

 

 한 번씩 고개를 들어 누군가가 인터뷰 영상을 스피커로 듣고 있는 게 아닌지 확인을 해보기도 했다.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하면서도 고개가 들리는 걸 막을 순 없었다.

 

 “뭐해요, 일 안 하고? 놀아요? 선배 지금 노는 거?”

 

 “워씨! 깜짝이야!”

 

 불쑥-하고 옆에서 튀어나오는 얼굴과 목소리. 덕분에 이번에는 회사 식구들 다 듣도록 소리를 질렀다. 하하-어색한 웃음으로 상황을 무마하고 민아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야 넌 제발 불쑥 좀 튀어나오지 마라.”

 

 “반응이 이렇게 다이나믹 하니까~ 그리고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 이렇게 놀랄 일이 뭐 있어요? 딴짓하니까 괜히 찔려서 과민반응이지. 뭐, 뭐 봤어요? 내가 일 안 하고 딴 거 보는 거 다 봤으니까 순순히 불어요. 뭐 봤어요?”

 

 “아무것도.”

 

 급하게 모니터 전원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제대로 눌리지 않은 건지, 접촉이 뭔가 불량인 건지 모니터 화면은 꺼지지 않았다. 하여간 이 불량 모니터 진작 바꿔 달라고 했는데 미루고 또 미루더니 기막힌 타이밍에 말을 듣지 않았다.

 

 “에이 뭐야, 정수아 작가네. 난 또 뭐 야동이라도 보는 줄 알았지. 정수아 작가는 왜요?”

 

 “그냥...다음 작품은 우리 출판사랑 했으면 해서.”

 

 “에이, 정수아 작가가 우리같이 작은 출판사랑 해주겠어요? 지금 개인 출판사를 차리네 마네 하는 중인데. 꿈이 크시네.”

 

 ‘당연히 안 하지. 안 해야 되고.’

 

 스스로도 순간적인 변명이 제법 센스 있었다고 감탄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딴짓이라기보다는 업무의 연장선으로 보일 법한 내용이었기에 변명은 그럴듯한 설득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의심과 장난기가 가득한 눈으로 나와 모니터를 번갈아 보던 임민아의 눈도 곧 풀렸다.

 

 “와, 근데 정수아 작가 진짜 이쁘지 않아요? 되게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생겼잖아요. 난 저 애매한 색 머리가 저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은 처음 봤다니까요.”

 

 처음 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다시 본 적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볼 수 없겠지. 비단 머리색이나 스타일 같은 걸 떠나서 그 어떤 것에도 그렇다는 사실은 새삼 또 우울하게 했다.

 

 “같은 여자가 봐도 이렇게 이쁜데, 남자가 보면 진짜로 뻑가겠죠? 안 그래요 선배?”

 

 뻑간다-다소 저렴한 표현이지만 부정할 수는 없었다. 실제로 그녀를 처음 봤을 때의 내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테지. 그래도 잠시나마 작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약간이라도 소설적으로 표현한다면, ‘황금향’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설 속의 엘도라도가 실존한다면 바로 이 사람 그 자체일 것이다-라는 지금 돌이키면 다소 낯뜨거워지는 문구도 적어도 그 당시에는 조금도 어색하다거나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하지만 엘도라도는 아무리 찾아도 결국 전설 속에나 있지 실존하지 않는 것이었고, 그것은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생을 들어서 배 위에 올라봤자, 황금은 찾아도 엘도라도는 찾을 수 없는 것처럼, 그녀와도 서로의 마음을 속삭여봤자 부질없는 것이었다.

 

 “응? 정수아 작가 안 이뻐요? 와, 선배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정수아 작가 이쁜지 몰라요? ...그럼 누가 이뻐요? 제가 이쁜 건 알아요?”

 

 이제 슬슬 꼬치꼬치 계속 묻는 게 조금 귀찮아졌다. 정수아가 아직도 예뻐 보이든, 이젠 예뻐 보이지 않든, 자기와 무슨 상관이라고 이렇게 자꾸 말을 거는지. 심심할 때야 이런 성격이 좋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뭐, 굳이 따지면 너는 이쁘긴 하지.”

 

 머릿속에 대충 떠오른 몇 가지 선택지 중에서 가장 빠르게 입을 다물 만한 선택지를 골랐다. 모르겠다고 하면 또 어떻게 이렇게 예쁜 얼굴을 예쁜 줄 모르냐며 할 것이 뻔했으니, 그냥 예쁘다고 해주는 게 뒤가 편했다.

 

 “헤...다행히 눈이 아주 삔 건 아니네요.”

 

 “그나저나 넌 홍보부는 어쩌고 왜 자꾸 여기로 오냐. 나 보고 일 안 한다고 뭐라 할 게 아니라, 일단 너부터 땡땡이 좀 그만 쳐야 할 것 같은데.”

 

 “아 맞다, 저 부장님께 보고서 올리러 가는 길이었는데! 선배, 나 가요~”

 

 민아는 그렇게 바람처럼 불쑥 튀어나왔다가 또 바람처럼 휙 하고 사라졌다. 매번 느끼지만, 참 나 같은 성격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활달함이었다.

 

 ***

 

 “다음은 ‘국화가 질 때’입니다. 저희도 공개 전부터 꽤 기대했던 작품인데...어째 반응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판매량도 저조한 편입니다.”

 

 좋은 작품을 골라내는 것. 출판사의 많은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당연히 이것이었다. 하지만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좋은’ 작품을 골라내기란 쉽지 않다. 물론 통계적으로 접근하면 대부분 평작 이상의 것을 찾을 수 있다. 언제든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스타일의 글은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평범하고 무난하게만 해서는 진짜를 찾아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실패 확률의 부담을 짊어지고 다소 모험적인 시도를 해야만 숨겨진 진짜를 찾을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런 모험적인 시도가 매번 기대만큼 성공적인 건 아니다. 대부분은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하기야 그러니까 ‘모험적인’시도이겠지만.

 

 “...요즘 트렌드와 전혀 맞지 않는 글이라 그런 모양입니다. 요즘 글치고는 지나치게 무겁고, 소재도 너무 마이너하고, 발단 부분이 지나치게 길고, 묘사와 설명이 너무 많습니다. 요즘 독자들은 이런 걸 원하지 않으니...”

 

 “좀 더 프로모션을 넣어볼까요?”

 

 이번 회의의 주주제인 ‘국화가 질 때’도 그런 흔하디흔한 실패 케이스 중 하나였다. 그 작가만의 특별함은 분명 있었지만, 그것이 수많은 단점을 커버하지는 못하는. 예전 같았으면 많이 아쉬워서라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했겠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작가는 많고, 글은 더 많다.

 

 “아뇨, 굳이 그럴 필요 없을 것 같네요. 저희도 프로모션으로 나가는 비용과 수고가 적잖은데 그만큼 투자할 의미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뭐, 작가님은 또 프로모션 부족 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도 초기 2주간은 프로모션 진행했었잖아요?”

 

 “그, 그렇죠.”

 

 “저도 결과가 이렇게 되어서 아쉽지만, 그 작은 여기까지입니다. 이걸로 끝냈으면 싶은데요.”

 

 “네...아, 네. 그, 그럼 ‘국화가 질 때’에 대한 논의는 여기까지로 하고 그 작품에 관한 업무는 마무리 단계로 돌입하겠습니다.”

 

 “예. 고생하셨습니다.”

 

 좀 너무 단호했나. 업무에 있어서는 평소에도 질질 끄는 걸 싫어했기 때문에 간결한 편이었지만, 오늘의 태도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평소보다도 좀 더 단호했던 거 같다. 오늘은 유독 예민하고 답답한 하루였다. 회의도 끝났는데 두통이 다시금 일어서 비타민 음료를 마셨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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