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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소개팅하는 여자
작가 : 까망별하
작품등록일 : 2020.7.31

맞선이며 소개팅이며 줄기차게 해보았던 바리스타 33세 그녀, [금벼리]. 무슨 이유인지 매번 실패했던 연애 트라우마에,
더 이상, 연애고 남자고 생각이 없다.
남은 생은, 커피와 아이돌, ''윤제이''만 있음 돼! 하던 그녀 앞에, 무려 8살이나 차이나는 연하남,[은유비]가 거침없이 직진을 해오는데..그 어디에도 없던 직진 로맨스!!<소개팅 하는 여자>

 
5. 밥 먹어요!
작성일 : 20-08-04 02:55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7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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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유비는 도장 근처에서 친구, 제이를 만나 저녁과 술을 먹었다.

 2차로 카페에서 그와 한참 얘기를 나눈 뒤 헤어진 유비.

 정말 오랜만에 만난 제이와 국밥에 소주를 마신 유비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난히 소주가 달았던 느낌이었던 것 같았다.

 술이 몸에 받는 날인가? 하며 유비는 생각했었다.

 선수 은퇴를 하고 난 후에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탓에 최대한 술을 멀리하는 그.

 

 그런데 이상하게 술을 좀 더 마시고 싶었다.

 그러나 아이돌인 제이가 관리를 하는 탓에 국밥집에서 시킨 소주 한 병은, 유비 혼자 거의 다 마셨고, 술을 더 마시고 싶다는 생각도, 그 생각에만 그쳐 버렸었다.

 

 어딘가 아쉬운 그 여운을 끌고 집에 들어가기 싫었던 유비.

 그래서 집으로 가려다 말고 오픈을 앞 둔, 자신의 도장 근처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편의점에 들어와 캔 맥주를 몇 개 골랐다.

 

 유비는 고른 캔 맥주들을 계산대로 가져와 점원이 계산해주기를 기다렸다.

 점원이 바코드를 찍는 사이 유비는 하품을 하며 편의점 창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8150원입니다!”

 

 그러다 점원이 가격을 얘기하자 유비는 카드를 패드에 꽂으려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유비가 그러다 말고 순간 멈칫했다.

 그리고 재빨리 고개를 들고 다시 창 쪽에 시선을 되 꽂는 유비였다.

 

 어딘지 낯익은 여자가 방금 비틀거리며 편의점 앞을 지나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낯익은 여자가 아니라, 아침에 골드 스타 카페의 사장이었다.

 머리를 푼 모습이었지만 유비는 단번에 그녀를 알아 볼 수 있었다.

 

 “결제 다 됐습니다.”

 

 유비는 점원의 그 멘트를 듣고 서둘러 캔 맥주들이든 봉지를 집어 들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그 와중에 점원에게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은 유비.

 점원에게 인사를 남긴 채 편의점 밖으로 나온 유비는 벼리가 지나간 방향을 향해 걸었다.

 그의 시야에 곧 쓰러질 것처럼 지그재그로 휘청 거리며 걸어가는 벼리가 들어왔다.

 

 입가에 살짝 미소가 지어지려는 유비.

 그런 것도 잠시였다. 순간 유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위태하게 걸어가는 벼리 뒤로 낯선 남자 한 명도 걸어가고 있는 것이 그제야 보인 것이었다.

 

 유비는 벼리와 그 남자를 번갈아 보다가 이내 남자 쪽을 더 주시했다.

 남자가 걸어가는 모습은 뒷모습만 봐도 어딘가 수상쩍은 냄새가 폴폴 풍기는 것만 같았다.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주변에 눈치라도 보듯 연신 두리번거리며 벼리의 뒤를 따라가고 있는 그.

 딱 봐도, 벼리의 일행은 아닌 듯 했다.

 

 한참을 더 깊은 골목으로 접어 들었을 때쯤, 벼리를 따라 걷던 남자의 걸음은 급격히 빨라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남자는 벼리와 간격을 더 좁히고 있었다.

 

 유비는 이상한 낌새를 제대로 파악하고 벼리를 큰 소리로 불렀다.

 그리고 바로 그녀를 향해 뛰었다.

 그와 동시에 벼리를 따르고 있던 남자가 고개를 휙 돌려 유비를 잠깐 의식했다.

 

 그런 다음, 모자를 더 눌러 쓰고 다시 앞을 보며 빠른 걸음으로 벼리를 추월하는 남자였다.

 유비가 벼리를 부르며 달려가자 벼리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고 있었다.

 

 벼리 쪽으로 한달음에 달려간 유비.

 유비는 바로 벼리의 가녀린 어깨를 기다란 자신의 팔 안으로 끌어당겼다.

 술을 얼마나 마신 건지, 벼리의 양 쪽 볼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해롱거리기까지 하는 그녀였다.

 

 유비는 벼리를 부축하며 빠른 걸음으로 아직 멀찍이서 걸어가고 있는 남자 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가 들으라는 듯이 유비가 일부러 큰 소리를 내며 벼리에게 말했다.

 

 “자기야! 내가 앞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랬잖아! 왜 먼저 가? 위험하게!”

 

 유비의 목소리에 눈을 부비며 유심히 그를 올려다보는 듯 하던 벼리.

 그녀가 늘어진 말투로 유비에게 외치듯 말했다.

 

 “엇! 윤제이 친구다!”

 

 유비는 벼리를 내려다보며 옅게 미소를 흘렸다.

 그러나 이내 미소를 거두고 벼리에게 나무라듯이 말했다.

 

 “아니, 위험하게 왜 이러고 계세요? 집으로 안 가시고?”

 

 “에? 그냥, 카페에서 자고 싶어 서요. 헤헤~ 골드 스타 금벼리이 카페에서요~”

 

 그의 말에 걸음을 갑자기 뚝 멈춘 벼리.

 그녀는 유비를 향해 씨익 웃어 보이며 대꾸해주었다.

 

 “이 새벽에 혼자 카페에서 주무시려고 했다고요?”

 

 벼리가 멈추는 바람에 유비도 덩달아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살짝 놀란 눈으로 벼리에게 되물었다.

 

 “네! 전 술 먹은 날이면, 거의 카페에서 자요. 헤헤~ 술 먹고 집에 들어가면~ 외로우니까용~”

 

 어느새 유비의 품에서 떨어져 나간 벼리.

 그녀는 양 쪽 팔을 흐느적거리며 유비에게 대답했다.

 그런데 그녀가 휘청 거렸다.

 유비는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

 

 벼리를 계속 부축하며 유비가 그녀를 오묘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아무리 술을 먹으면 사람이 인사불성이 된다지만, 어제 아침에 자신을 향해 사납게 쏘아 붙이던 여자에게, 걸크러쉬하게 맞서던 그녀가 맞나 싶었다.

 취기에 막 부담스럽게 교태를 부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참 해맑은 순수한 아이 같다고 할까? 지금 벼리의 모습이 유비, 그에게 그렇게 보여 지는 듯했다.

 

 또, 유비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가 지금 이토록 취한 건, 분명 아침에 그 일의 영향 때문일 테지, 하고 말이다.

 유비는 한숨을 짧게 쉬며 벼리에게 물었다.

 

 “사장님, 그래서 집이 어디에요? 집에 모셔다 드릴 게요!”

 

 “싫어요!”

 

 그런데 방금 벼리의 뜻밖에 행동과 그녀가 짧게 뱉은 한마디에 유비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벼리가 자신의 말에 자신의 손을 휙 뿌리치며 단호하게 대답했기 때문이었다.

 또 그녀는 갑자기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유비를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가 꼬인 말투로 다시 말했다.

 

 “뭐! 뭐 할라구? 어린 노무 자식이.. 내 집에 가서 뭐 할라구?”

 

 자신을 향해 벼리가 여전히 늘어진 말투로 혼내듯 물었다.

 유비는 어이가 없었다.

 그 와중에 벼리는 또 다시 휘청 거렸다. 그러나 용하게도 스스로 중심을 잡고 버티는 그녀.

 벼리를 다시 부축하려다 말고 유비는 멈칫했다.

 벼리의 목소리가 골목에 다시 퍼져 흘러나왔다.

 

 “집에 가면, 아~ 무도 없어. 울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고~ 오빠도 없고~”

 

 “풉~ 사장님 집에 못 가게 할 때는 언제고, 집에 혼자 계신다고 저한테 대놓고 말씀 하시는 거 에요?”

 

 계속 늘어지는 그녀의 말에 유비는 짧은 실소를 터트렸다.

 그리고 그녀의 주정에 마치 맞장구라도 쳐주듯 물었다.

 

 “네~ 나 혼자 살아요. 나 혼자 밖에 없어요.”

 

 그러자 반말로 주정을 늘어놓던 벼리가 이번에는 갑자기 아이처럼 존댓말로 대답했다.

 유비는 팔짱을 끼고 그녀에게 다시 맞장구치듯 물었다.

 

 “다 어디 가셨는데요?”

 

 “나 버리고 엄마랑 아빠랑, 다~ 남해로 갔어요. 그리고 울 오빠는, 저~기!”

 

 유비의 질문에 대답을 하던 벼리가 갑자기 손가락으로 새까만 하늘을 가리켰다.

 그런 벼리를 의아한 표정으로 유비가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기로 갔어요! 나 때문에~”

 

 벼리가 방금 한 말에 유비가 시선을 하늘에서 벼리 쪽으로 옮겼다.

 그러자 어딘가 허망한 눈빛으로 변해 있는 그녀의 얼굴이 불쑥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계속 비틀거리며 하늘에서 시선을 거둘 생각을 하지 않는 벼리.

 유비는 그녀를 진지해진 표정으로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

 담요를 폭 덮고 새우 자세로 어딘가에 잠들어 있는 벼리.

 곤히 자고 있던 그녀가 몸을 갑자기 심하게 뒤척거렸다.

 그러다 바닥 같은 곳으로 툭 떨어지는 벼리.

 

 그와 동시에 정신이 좀 든 것 같은 그녀였다.

 그리 큰 타격은 아니었지만 밑으로 떨어진 충격이 없지 않아 있었던 듯했다.

 벼리는 이마와 팔에서 옅은 통증을 느꼈다.

 

 눈은 뜨지 않았지만 정신은 제법 든 벼리. 그녀는 자신이 침대에서 떨어졌나 싶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간밤에 술을 얼마나 마셨기에 침대에서 다 떨어질 정도로 몸부림을 치느냐고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순간 벼리는 정신이 번쩍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는 눈까지 번쩍 떠졌다.

 왜 그런고 하니, 손바닥과 얼굴에서 느껴지는 바닥 감촉이 자신의 방바닥과 사뭇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푹신한 패드 같은 게 깔려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내 방에 이런 걸 깔아 놓았던가? 그럴 리가 없잖아!’

 

 그 생각과 동시에 벼리가 이번에는 얼굴을 들고 고개를 젖혀 천장 쪽을 올려다보았다.

 어둠이 깔려 있었지만 천장도 어딘지 낯설게 느껴졌다.

 벼리는 지금 자신이 누워 있는 이 공간의 그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런 그녀가 조심히 상체를 일으키려고 몸을 움찔 거렸다.

 

 그 순간 기다란 어떤 사람 팔 같은 것이 벼리의 상체 쪽을 덮쳐왔다.

 벼리는 그와 동시에 공포감에 휩싸였다.

 그래서 꼭 얼어버린 것처럼 굳은 몸은 그대로 놔두고 고개만 천천히 옆으로 돌렸다.

 

 “으악!”

 

 벼리는 기절초풍할 뻔 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시야에 웬 사람이 바로 옆에서 새우 자세를 취한 채, 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놀란 벼리가 남자의 팔을 순간적으로 거둬 치우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리고 다급하게 상체를 일으키고 앉은 채로 뒤로 바짝 물러났다.

 

 곤히 잠들어 있던 유비도 갑자기 자신의 귀에 박힌 비명 소리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시선을 소파 쪽으로 꽂았다.

 그러자 담요를 폭 끌어안은 채, 겁에 질린 듯 떨고 있는 벼리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어어! 자자, 지, 진정하시고요!”

 

 벼리의 모습이 정확히 확인 되자 유비도 당황한 듯 벼리를 달래려 조심히 말을 했다.

 

 “다, 당신 누구야! 나, 납치 한 거야?”

 

 벼리는 목소리까지 떨며 유비에게 쏘아 붙였다.

 그러자 유비는 벼리로부터 뒷걸음질 쳐 벽 쪽으로 갔다.

 도장의 로비 겸, 사무실에 불을 켜기 위해서였다.

 

 유비는 벽을 더듬으며 벽에 붙어 있을 스위치를 찾았다. 곧바로 그의 손가락에 스위치가 닿는 게 느껴졌다.

 그는 그 스위치를 재빨리 탁 눌렀다.

 순식간에 어둠이 싹 걷히고 도장은 환한 형광등 빛으로 채워졌다.

 

 벼리는 갑자기 쏟아진 빛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눈을 비비며 벽 쪽에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남자를 응시했다.

 남자의 모습을 확인한 벼리.

 그녀의 입이 순간 떡 벌어졌다.

 

 ★☆★☆

 

 “미쳤다! 미쳤어! 금벼리! 이게 뭔, 망신이야?”

 

 민망함과 자신의 대한 노여움이 뒤섞인 감정과 함께, 벼리가 어느 상가 건물 지하 계단에서 거의 뛰어 올라오고 있었다.

 자신의 옆에 있던 남자가 어제 아침에, 자신의 카페에 왔었던 그 손님, 윤제이의 친구, 은유비 라는 것을 확인한 벼리.

 그녀는 입까지 틀어막고 멀뚱히 그를 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유비가 상황에 대해서 낱낱이 말해주었다.

 유비가 벼리에게 말해준 상황은 이랬다.

 

 첫 번째, 술이 떡이 된 채, 카페 쪽으로 걸어가고 있던 벼리.

 그런 자신을 우연히 본 유비.

 

 두 번째, 그런데 벼리의 뒤를 수상한 남자가 뒤 따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 벼리를 유비가 위기로부터 구했고 그 후에 벼리는 자신에게 술주정을 늘어놓으며 깽판을 쳤다고 한다.

 

 세 번째, 그러다가 지쳤는지, 필름이 끊겼는지 벼리, 그녀가 갑자기 스르르 쓰러졌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비는 어쩔 수 없이 이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벼리를 재웠다고 했다.

 

 그제야 사태 파악이 되고 있던 벼리.

 민망함이 미친 듯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 그녀.

 그래서 유비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를 하고 뛰어 나온 벼리였다.

 유비가 붙잡을 새도 없이 말이다.

 

 “금벼리, 드디어 맛이 갔구나? 제라랑 희담이가 택시 태워서 보내 준다고 했을 때, 고분고분 말 들었어야 했는데. 이놈의 술만 먹으면, 카페로 오니~ 에휴~”

 

 벼리는 스스로 자신을 나무라듯이 중얼거리며 상가 밖으로 막 나왔다.

 그런데 그때였다.

 

 “사장님!”

 

 벼리가 허겁지겁 올라왔던 지하 쪽에서 유비의 목소리가 왈칵 들려왔다.

 

 “으악! 엄마야!”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벼리가 상가 앞, 골목길 한 복판까지 뛰쳐나왔다.

 아직까지 어둠이 걷히지 않았지만 바로 자신의 카페가 눈에 들어온 벼리.

 그러는 사이 상가 지하 쪽에서 유비의 목소리는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심지어 그가 올라오는 소리까지 들렸다.

 

 벼리는 자신의 카페 쪽으로 냅다 뛰었다.

 바로 코앞이긴 했지만 제법 빠른 속도로 뛰었던 탓에 가쁜 숨을, 카페 앞에 서서 몰아내셨다.

 

 그리고 서둘러 에코백에서 보안키가 든 지갑을 꺼내려하는 벼리.

 그녀가 불현듯 놀란 눈으로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중요한 에코백이 없는 것이었다.

 

 “헐!”

 

 허탈한 기분을 느끼며 벼리는 카페 앞에서 그저 벙진 얼굴로 서 있었다.

 그런데 그때, 카페 문에서 유비의 모습이 비쳤다.

 

 “으헛!”

 

 벼리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가방 가지고 가시라니까요! 신발도요!”

 

 혼이 나간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벼리에게 유비가 그녀의 에코백과 신발을 쑥 내밀었다.

 그도 저 상가 지하에서부터 뛰어서 여기까지 온 모양이었다.

 유비, 그도 제법 가쁜 숨을 내쉬며 벼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벼리는 유비의 양 쪽 손에, 각각 들려 있는 자신의 에코백과 자신의 신발을 쳐다보았다.

 그런 뒤,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는 벼리.

 벼리는 그저 기가 찼다.

 양말만 장착되어 있는 자신의 두 발을 보니 말이다.

 

 ★☆★☆

 

 동은 조금씩 터 오고 있었다.

 그래도 캄캄한 골드 스타 안.

 이 카페 안에 한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아 있는, 유비.

 그는 긴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그는 역시, 어둠 속의 주방 쪽에서 괜히 잔들을 달그락 거리기도 하고, 조리대를 닦기도 하며, 어수선하게 움직이기고 있는 벼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한참 말없이 그런 벼리를 계속 보고 있던 그.

 그는 곧 팔짱을 끼며 어둠 속으로 목소리를 터트렸다.

 

 “모닝커피를 만들어 주시는 게 아니라, 독 타고 계시는 거죠?”

 

 “네?”

 

 홀에 앉아 있는 유비를 슬쩍슬쩍 의식하는 벼리.

 그녀는 애꿎은 행주만 괴롭히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들려온 유비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반응했다.

 벼리가 그를 향해 힐끔 돌아보았다.

 

 “불도 안 켜시고, 커피를 만들고 계시니까요. 괜히 의심이 들어서요. 제가 불 켜 드려요?”

 

 “아뇨! 켜지 마세요! 불!”

 

 어둠 속에서도 자신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벼리의 모습이 잘 보이는 것 같았다.

 유비는 벼리에게 살짝 놀리듯 능청을 떨며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바로 벼리가 다급함이 실린 목소리로 그에게 외치듯 대답했다.

 

 “진짜 독 타시게요?”

 

 벼리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살짝 머금으며 유비가 벼리에게 또 놀리듯 물었다.

 

 “독을 왜 타요? 그, 그냥.. 미, 민망하니까요.”

 

 벼리가 이번에는 살짝 신경질적인 말투로 유비의 말에 맞받아쳤다.

 

 “네?”

 

 “미, 민망하고 면목이 없네요. 제가. 불 켜면, 더 민망하니까, 이해해주세요. 아니면, 다음에 오실래요?”

 

 벼리는 다시 그로부터 등을 지고 유비에게 말하며 물었다.

 벼리의 모습을 느긋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유비도 그녀에게 말했다.

 

 “술주정을 하도 들었더니, 기 빨려서 피곤한데.. 지금 커피 먹고 싶은데…….”

 

 “아, 알았어요! 지금 만들어 드릴게요. 잠깐만 기다려요. 그럼.”

 

 은유비.

 그는 사실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좋아하는 편도 아닐뿐더러 체질에 잘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니까.

 그저 민망하고 미안해서 그러는지 모닝커피를 만들어주겠다는, 벼리.

 그런 그녀를 놀리듯 하자, 그녀의 반응이 재밌어서 이렇게 보고 있는 중인 유비였다.

 유비는 옅은 미소를 머금으며 벼리를 향해 다시 목소리를 냈다.

 

 “커피는, 이제 됐고요~”

 

 유비가 계속 물고 늘어지자 벼리는 입술을 잘근 깨물며 할 수 없이 원두를 갈기 위해 믹서기 스위치를 누르려 했다.

 그런데 다시 뒤에서 유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벼리가 행동을 멈췄다.

 벼리가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리 자신이 유비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민망한 모습을 보였다지만,

 유비가 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가 유비에게 한 소리 할 작정으로 몸을 다시 뒤로 휙 돌렸다.

 

 “밥 먹어요.”

 

 그런데 벼리가 입을 떼기도 전에 그가 먼저 벼리에게 한마디 던졌다.

 벼리는 방금 그가 한 말에 유비를 뚱하게 쳐다보았다.

 그러자 유비가 곧바로 강조하듯 재차 말했다.

 

 “아침 밥, 먹어요. 같이.”

 

 “허!”

 

 그의 말에 벼리는 유비를 보며 실소를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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