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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찰스네 서점 : 한국 요괴록
작가 : 정초딩
작품등록일 : 2020.8.1

전직 경찰 현수와
기묘한 서점의 주인 찰스가 만나는
요괴들의 이야기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요괴들, 요괴보다 못한 인간들의 이야기.

 
2부 '장산범' 프롤로그
작성일 : 20-08-01 09:00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2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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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게 물든 숲에 휴대전화를 부여잡고 자신을 베는 나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자가 달린다. 위에는 사람보다는 조금 큰 무언가가 쫓아간다.

 

 “전화는 왜 안 터지는 거야.”

 

  여자의 한 마디가 끝나자 사방에서 여러 목소리가 들린다. 웃는 소리, 우는 소리, 화를 내는 소리, 그런 모든 목소리가 아는 목소리다.

 

 “뭐지 환청인가?”

 

  여자는 도망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본다. 초록빛으로 빛나는 눈 하나와 눈이 마주친다.

 

 “꺅!”

 

  여자는 갑자기 달려든 짐승에게 눈을 공격당한다. 휴대전화를 떨어트리고 손을 뻗어 주변을 더듬거리며 조금씩 짐승이 달려든 반대 방향으로 도망친다.

  그런 여자 앞에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나처럼 안 보이니 어떤 기분이야?”

 

 “여보?”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야. 네가 그렇게 말했잖아. 익숙하니까 괜찮을 거라고. 내가 컵을 떨어트리고 그 위를 걸을 때 너 몰래 웃었지? 그때부터였어?”

 

 “뭐...뭐가?”

 

 *“날 죽이려고 마음먹은 거.”

 

  여자는 갑자기 가까워진 음성에 뒷걸음질 치다, 발에 무언가 걸려 넘어진다.

 

 “아니야. 오해야. 내가 왜 여보를 죽여?”

 

 *“그럼 여긴 왜 온 건데?”

 

 “그건….” *“널 죽이고 보험금을 얻으려고 그런 거지.”

 

  말은 망설임에서 끝났지만, 목소리로 말이 이어진다. 당황하지만, 목소리는 계속 이어진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뭐 쉽게 사는 줄 알고 결혼했는데, 손만 많이 가고 점자책 만드는 기술자라고 해서 돈이라도 많이 버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부모는 어렸을 때 눈이 먼 당신을 버려서 없고, 그걸 다 계산해보니 보험금 받으면 딱 맞겠더라고.”

 

 “아니야.”

 

  목소리에 여자가 답한다. 다시 목소리가 나온다.

 

 *“2년 지났어. 어, 이제 보험금 탈 수 있어. 내가 방법은 생각해놨으니까. 넌 내 알리바이만 만들어주면 돼.”

 

 *“이건 누구야?”

 

  목소리는 여자의 남편과 여자의 목소리를 오가며 묻는다.

 

 “아니야. 이런 통화한 적 없어.”

 

 *“통화? 통화했구나? 누구랑?”

 

 “아니. 아니야.”

 

  여자는 점점 목소리를 피해 뒤로 물러난다.

 

 *“눈이 안 보인다고 들리지 않는 건 아냐.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게 된 건 알아도 내가 사랑하면 될 줄 알았어. 근데 당신은.”

 

 *“응. 이 일 끝나고 보험금 받으면 둘이 같이 살자. 내가 힘들 때 네가 위로해줬다고 하면 되지. 우리 친한 건 사람들이 다 아는데. 응, 나도 사랑해.”

 

  남편 목소리와 여자의 목소리가 또 들려온다.

 

 “아니야. 이건 꿈이야!”

 

 *“꿈?”

 

  또 한 번 여러 목소리가 들리고 목소리를 향해 얼굴을 향하고 뒤로 기던 여자의 다리에 날카로운 게 박히는 촉감이 느껴진다.

 

 “꺅!”

 

 *“꿈이 아파? 이게 아파? 내가 깨진 유리컵 위를 걸을 때 당신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얼마나 아팠는지 알아?”

 

 “그건 오해야. 전부 오해야 내가 설명할게.”

 

 *“설명? 그래 해봐.”

 

 “사실 이건 주영이가 다 꾸민 일이야. 당신 죽이고 같이 살자고 그래서 자기네 병원에서 약도 몰래 가져다주고. 꺅!”

 

  말에 비명이 섞인다. 날카로운 게 이번엔 몸을 긁고 지나갔다.

 

 *“계속해봐.”

 

 “미...미안해. 살려줘.”

 

 *“계속. 해. 봐.”

 

  전에 들을 수 없던 남편의 차가운 목소리에 떠오르는 건 자신이 남편에게 했던 말투였다.

 

 “미안해. 내가 잘할게.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책을 많이 못 적었어.”

 

 “계속. 해. 봐.”

 

 “미안. 내가 몸도 불편한데 당신한테 이런 금전적 부담을 줘서는 안 되는데 내가 더 열심히 잘할게. 떠난다는 말은 하지 마.”

 

 “내가 당신을 왜 떠나.”

 ‘아직 1년밖에 안 됐는데.’

 

  눈이 보이지 않던 남편의 보험 가입을 하고 보험료도 남편 돈으로 내며 버텼던 시간이 떠올랐다. 가끔 짜증이 올라와서 뱉었던 말투와 닮아 있었다.

 

 “당신 나 의심하고 탐정 고용한 거지? 그래서 이렇게 겁주는 거지? 내가 이혼도 해주고 원하는 대로 다 해줄게. 그러니까 제발….”

 

 *“제발? 뭐?”

 

 “꺅!”

 

  남은 힘이 실리던 남은 한쪽 다리에 날카로운 게 파고든다.

 

 “당신 이런 사람 아니잖아. 제발.”

 

 *“응. 맞아. 나 이런 사람 아니야.” “이런 사람 아니야. 우릴 위해 이렇게 독하게 마음먹는 거지. 알잖아? 내가 너 사랑하는 거, 주영아 넌 나 버리지 마. 알겠어. 너한텐 아무 일도 없게 할게.”

 

  여자는 이제 조금 이상한 걸 느낀다. 통증과 공포로 자세히 듣지 못하던 그 말은 같은 위치에서 흘러나왔다. 녹음기 같은 게 아닌 완전한 육성으로. 자신이 무언가에 홀린 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다리를 찌르고 팔을 스친 무언가가 주는 뜨거운 통증은 그것을 강하게 부정했다.

 

 ‘여기서 벗어나야 해!’

 

  여자는 몸을 돌려 두 팔로 앞으로 열심히 기어가기 시작한다.

 

 *“아. 거기로 가면 위험한데.”

 

  여자의 목소리가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차도로 향하던 남편에게 하던 말을 그대로 했다. 소름이 돋아 더 빨리 팔을 허우적거렸다. 뭔가 끝이 느껴졌지만, 그렇게 높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몸을 던졌다. 몸이 허공에 붕 뜬 걸 느끼고 한참이 지나도 바닥에 닿지 않았다. 심장이 하늘로 쏟는 기분이 들며 언젠가 탔던 놀이기구가 떠올랐다. 몇 번 몸을 무언가에 부딪히고 바닥에 닿자 손과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힘이 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숨은 붙어 있었다.

 

 “사...살려...주세요.”

 

  이윽고 바스락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으세요?”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네. 제발. 살려주세요.”

 

 “잠시만요. 일단 몸 좀 확인해보고요.”

 

  여자는 눈물이 흘렀다. 발견자는 조용히 무얼 하는가 싶더니 허벅지 쪽에 뜨거운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몸에 감각이 돌아왔어요. 감사해요.”

 

 “그래요? 다행이네요.”

 *“다행이지 참.”

 

  발견자의 목소리 뒤에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네? 지금 뭐라고.”

 

 “다행이네요.”

 *“다행이지 참.”

 

  여자의 몸은 온기가 빠져나간 것처럼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왜 그러세요?”

 *“왜 그래?”

 

 “다른 목소리 안 들리세요?”

 

 “네? 여긴 저랑 그쪽뿐인데요?”

 *“그래. 우리뿐이야.”

 

 “아니에요. 제가 너무 아파서 헛것이 들리나 봐요.”

 

 *“그래?”

 

  발견자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여자의 목소리만 남는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고 무언가에 집어 삼켜진 듯 이내 조용해진다.

 
작가의 말
 

 *이 앞에 붙은 대사는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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