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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유단자 그녀 2
작가 : 변태푸우
작품등록일 : 2020.7.10

선생의 길을 포기하고 노가다를 뛰는 남자와 여자이기를 포기하고 선생으로 사는 여자와의 인생이야기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우며 살아가는 로맨틱코미디 물입니다.

 
감성소녀의 꿈 3
작성일 : 20-07-28 21:41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4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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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산본 학원

 

 그때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김범수의 약속이라는 노래를 아직도 좋아한다. 영훈 선생님 덕분에 나는 꿈을 찾았다. 그래서 난 선생님이 되었다.

 

 “여러분 역설법이 뭔지 아는 사람?”

 

 조용하다. 수업을 듣는 건지 마는 건지 조는 아이들도 눈에 띈다.

 

 “서로 의미가 다른 형용사를 써서 강조할 때 쓰는 법입니다. 예를 들면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는 시어가 있죠. 찬란하다. 와 슬프다. 라는 말은 어울리지가 않죠. 이와 같이....”

 

 “아하함!”

 

 맨 앞에 앉아 있는 놈이 하품을 쩌억 한다. 이놈들이 진짜! 참아라! 여긴 학원이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실장님이 웃으며 쳐다본다.

 

 “아이들이 짓궂지 않아요?”

 

 그냥 끄덕였다. 처음이니 뭐.....

 

 “오늘 술 한 잔하죠. 가희 샘도 같이요.”

 

 학원은 자정이 다 되어야 끝이 난다. 시험기간엔 새벽을 넘길 때도 있다. 그래서 회식을 하면 항상 새벽에 한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실장님과 가희샘과 같이 종로빈대떡집으로 들어갔다. 손님은 딱 한 명 있었다. 슬리퍼를 신고 다리를 떨며 혼자 앉아 있는 남자가 다였다.

 

 근데 실장님이 그 남자에게 손을 흔든다.

 

 “어어! 왔냐?”

 

 츄리닝 차림에 맨발에 슬리퍼에 영화에서 보면 나는 백수에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옷차림이다.

 

 “내 친구인데 비도 오고해서 불렀어요! 괜찮지요?”

 

 이름이 김 성준이라고 했다. 반팔차림인데 왼팔이 유난히 탔다. 무슨 일을 하기에 왼팔만 탄 것일까?

 

 “강의는 자기만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법이 풀려서 이젠 학원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강사들도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실장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것이다. 사회에 나와 보니 엄마와 아빠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젠 조금씩 느껴진다.

 

 “너무 저희들 얘기만 해서 심심하시죠?”

 

 가희샘이 말없이 술만 마시는 성준이라는 남자에게 말한다. 처음 보는 남자에게 저렇게 친절하다니 대단하다.

 

 “그게 강의 노트인가 봐요?”

 

 성준 씨가 내 노트를 가리킨다.

 

 “네 맞아요. 우와 임기응변, 우여곡절, 윤동주의 서시네요. 국어 선생님이신가 봐요.”

 

 그냥 끄덕였다.

 

 “열정이 대단하세요.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준비하시다니요.”

 

 “근데 아이들이 별로 재미가 없다고 해요.”

 

 그러자 성준 씨가 묻는다.

 

 “저를 학생이다. 생각하고 강의해 보세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되잖아요. 지루한 지 안 지루한지”

 

 뭐 어려울 건 없겠다. 싶었다.

 

 “자아! 저한테 임기응변이라는 사자성어를 강의해 보세요.”

 

 강의 노트에 적혀 있는 임기응변이라는 사자성어를 본 모양이다. 준비 한 대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삼국지 시절에 마속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는 가정이라는 전략적 요충지를 지키라는 명령을 받았죠.”

 

 근데 갑자기 성준 씨가 말을 자르며 묻는다.

 

 “학생들이 몇 학년들이죠?”

 

 “네? 중학생들인데요.”

 

 “마속의 얘기는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다 나오는 이야기인데 강의 준비를 그렇게 하시나 봐요?”

 

 대답을 못하고 있자 그가 입을 연다.

 

 어느 여학교에서 성폭행 대처법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호신술부터 남자의 폭력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학생들 하나 둘 하품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주 예쁘게 생긴 여학생에게 선생님이 질문을 합니다.

 

 “학생은 치한을 만나면 어떻게 할 거예요?”

 

 그러자 그 학생이 일어나 대답을 합니다.

 

 “저는 요. 치한을 만나면 스커트를 걷어 올릴 거예요.”

 

 주변 학생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봅니다.

 

 “그리고?”

 

 그러자 학생이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 치한의 바지 지퍼를 열고 바지를 발목까지 끌어내려 줄 거예요.”

 

 주변 학생들이 저게 미쳤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그리고?”

 

 “그리고 뭐 열나게 튀는 거죠. 바지 내린 지가 빠르겠어요? 치마 올린 내가 빠르겠어요?”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가희샘도 박수를 치며 웃는다. 입고 있는 내 스커트를 슬쩍 만지며 쳐다보았다.

 

 “왜요? 걷어 올리시게? 나야 좋지!”

 

 이 남자 너무 재밌다.

 

 “이 학생이 임기응변을 참 잘하죠? 그럼 임기응변을 잘 못하는 사람 이야기도 해주죠.”

 

 성호와 성준이가 살았습니다. 성준이는 연애박사였고 성호는 연애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호에게 소개팅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성호가 성준이에게 묻습니다.

 

 “야아! 어떡하면 여자한테 호감으로 보일 수 있을까?”

 

 성준이 가르쳐 줍니다.

 

 “여자를 만나면 그녀의 외모 중에 예쁜 곳을 콕 찝어서 칭찬을 해줘라! 그리고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어서 너는 설사 그게 좋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척을 해줘라!”

 

 성호는 성준의 말을 되새기며 소개팅 자리로 나갑니다. 마주 앉은 여자의 외모를 스캔하던 성호가 말합니다.

 

 “쌍꺼풀이 진해서 정말 아름다우세요.”

 

 그러자 여자가 굳은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진하죠? 수술을 돌팔이한테 받아서 그래요.”

 

 ‘헉 이게 아닌데....그래도 질 수야 없지’

 

 “저기 뭘 좋아하세요?”

 

 여자가 끄덕입니다.

 

 “저는 남자랑 손잡고 걷는 거 좋아해요.”

 

 그러자 성호가 박수를 딱 하고 칩니다.

 

 “어머 저랑 똑같으시네요. 저도 남자랑 손잡고 걷는 거 좋아하는데요.”

 

 “아하하!”

 

 가희샘이 박수를 치고 웃는다. 나도 빙긋 웃었다. 실장님이 성준 씨의 어깨를 툭 하고 친다.

 

 “야아! 나는 왜 끌어들여!”

 

 “임기응변 어때요?”

 

 생글생글 웃으면서 물어보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남자 정체가 뭐지?

 

 “이건 내가 강의하는 스타일이고 현정 씨라고요? 현정 씨도 자신 만의 강의 스타일을 한 번 만들어 보세요.”

 

 강의 스타일? 강사였구나!

 

 “따르릉”

 

 성준 씨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어어 미정아! 밤중에 웬일..... 집이라고?”

 

 성준 씨가 전화를 가리고 우리에게 소리친다.

 

 “죄송합니다. 저 먼저 갈게요.”

 

 성준 씨가 허겁지겁 나가고 난 그가 떠난 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저 분 실장님 친구세요?”

 

 가희샘의 질문에 실장님이 끄덕인다.

 

 “아니 애드리브로 저 정도 강의를 한단 말이에요?”

 

 나중에 안 사실이었는데 실장님이 일부러 만나게 해준 거라고 했다. 강사로 살아남고 싶으면 저 남자를 배우라고 말이다. 근데 나는 그래도 정신을 못 차리고 내 방식대로 강의를 했고 실장님에게 마지막 경고를 들었다. 그리고 성준 씨를 다시 만날 기회를 주었다.

 

 다시 만난 성준 씨는 빙긋 웃으며 나를 반겼다.

 

 “칼국수 한 그릇 할래요?”

 

 그냥 고개를 저었다.

 

 “성호한테 많이 혼났나 봐요? 얼굴이 반쪽이 되었어요.”

 

 쓴웃음만 지었다.

 

 “현정 씨가 진달래꽃 강의한 거 잘 들었어요. 노력을 많이 하시던 데요.”

 

 “성준 씨 저는 뭐가 문제인가요?”

 

 성준 씨가 무표정으로 변하더니 소주 한 잔을 따라 마신다.

 

 “크아아! 좋다! 문제는 없어요. 현정 씨의 마음가짐이 문제지요.”

 

 “무슨 뜻이죠?”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 개의 눈에는 개만 보이는 법이죠.”

 

 “제가 개라는 소리인 가요?”

 

 고개를 젓는다.

 

 “아니요. 그 반대에요. 부처님만 보이니 염불을 외우시겠죠.”

 

 이 남자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개한테 부처님이 염불을 외우면 개들이 알아들을 까요?”

 

 “못 알아듣겠죠.”

 

 “근데 중학생들한테 그렇게 강의하는 현정 씨는요? 중학생 아이들에게 민족적정서인 정한(情恨)이나 인고(忍苦)의 아픔을 표현한 것이 진달래꽃이다. 하면 알아들을까요?”

 

 “그럼 성준 씨는 강의를 어떻게 하셨어요? 한 번만 보여주세요.”

 

 “강의를 듣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강사는 달라져야 돼요. 민족적 정서인 정한(情恨)이나 인고(忍苦)의 아픔, 그런 것을 중학생 아이들이 알 수가 없지요. 그럴 땐 그들의 언어로 눈높이를 맞춰 줘야 돼요.”

 

 성준 씨가 핸드폰에서 무언가를 찾아 버튼을 누른다.

 

 남궁옥분 재회

 

 잊었단 말인가 나를 타오르던 눈동자를

 

 잊었단 말인가 그때 이름을 아름다운 기억을

 

 사랑을 하면서도 우린 만나지도 못하고

 

 서로 헤어진 채로 우린 이렇게 살아왔건만

 

 싸늘히 식은 찻잔 무표정한 그대 얼굴

 

 보고파 지샌 밤이 나 얼마나 많았는데

 

 헤어져야 하는가 다시 아픔을 접어둔 채로

 

 떠나가야 하는가 다시 나만 홀로 남겨두고

 

 “이런 것이 인고의 아픔이고 그리움이지요. 그리고 다시 헤어져야 하는 아픔 그것이 바로 정한이지요.”

 

 아아......

 

 “진달래꽃은 그런 인고와 정한의 아픔이 잘 녹여낸 작품이지요. 사랑하는 임을 떠나보내며 죽어도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려주어야겠죠.”

 

 성준 씨가 또 다른 노래를 튼다.

 

 서영은 그 사람의 결혼식

 

 너의 신부 아름답구나! 찬란한 너의 시선에 그녀가 빛난다.

 

 여기 오길 잘했었구나! 무참히 초라해진 난 너를 버린다.

 

 많이 울어도 봤었고 많이 미워도 했고 많던 미련도 전부 다 타버렸으니 이제야

 

 정말 자유롭구나! 꽃도 사랑도 시들면 추한 거라고

 

 또 한 번 너를 버리며 너와 함께 죽은 사랑

 

 퍼붓던 너의 고백도 날 재운 너의 가슴도

 

 다 잊었다. 모두 잊어버렸다. 잊고 싶다.

 

 “사랑하던 사람이 결혼을 하죠. 여자는 결혼식에 참석합니다. 신랑의 찬란한 모습에 신부가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하죠. 아직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이죠.”

 

 끄덕였다.

 

 “여기오길 잘했었구나! 이제야 정말 내가 자유롭구나! 이제는 내가 널 버린다. 이 표현은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와 똑같은 표현이에요. 슬픔을 감추기 위한 표현이요.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속이는 거죠.”

 

 “왜요?”

 

 “남의 결혼식 가서 울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눈물을 참으려고 계속 주문을 외우는 거예요. 진달래꽃에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하면서 자신을 속이는 것처럼....근데 오히려 이런 행동이 더 슬퍼 보이죠. 태연한 척 해서 오히려 더......현정 씨 왜 울어요!!!!!”

 

 그가 놀라서 가까이 다가온다. 고개를 돌렸다.

 

 “아 아니에요. 죄송해요 저 먼저 일어날게요. 오늘 감사했어요.”

 

 그때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눈물만 계속 닦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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