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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유단자 그녀 2
작가 : 변태푸우
작품등록일 : 2020.7.10

선생의 길을 포기하고 노가다를 뛰는 남자와 여자이기를 포기하고 선생으로 사는 여자와의 인생이야기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우며 살아가는 로맨틱코미디 물입니다.

 
나는 유단자야 5
작성일 : 20-07-20 19:31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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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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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정이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라면을 담아 내게로 가져온다.

 라면을 보니 한숨이 나온다.

 "먹어! 뭐해? 제사 지내?"

 "아니 이게 라면 국인가 탕인가 구분이 안 가서"

 "에이 진짜! 오빠는 뭐든지 다 잘하냐? 먹기 싫으면 관둬!!!!"

 그녀를 밀어내고 라면을 먹었다. 하여간 음식은 진짜 못해!

 미정이가 연습장을 들고 온다.

 "자아! 먹으면서 들어 이제부터 통장관리는 내가 한다. 한 달 방세가 30만 원에....또"

 "나 같은 놈한테 왜 잘 해주냐?"

 그녀가 빙긋 웃는다.

 "그럼 오빠는 왜 나한테 죽 갖다 주고 그랬냐?"

 "그냥 내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이야"

 "내 가슴은 뭐 네 가슴하고 다르냐?"

 "다르지!"

 "뭐가?"

 "내 가슴은 크지만 네 가슴은 평평하잖아!"

 "딱! 악!"

 "꼭 그렇게 매를 벌어!!! 방세랑 공과금은 내가 정리 할 테니까 오빠는 기술 배우는데 집중해! 돈 생각하지 말고"

 이 여자 정말 뭐지? 그녀가 빙긋 웃으며 말한다.

 "그렇게 좋아할 건 없어! 어쩌면 내가 제일 나쁜 년일 수도 있어."

 라면 국물을 마시는데 다시 그녀가 말한다.

 "꽃뱀도 하수, 중수, 고수가 있어. 하수는 뜯어먹으려다가 지가 뜯어 먹히는 병신이고, 중수는 이놈저놈 뜯어먹고 다니는 년이고"

 "그럼 고수는?"

 그녀가 내 볼을 만진다.

 "넌 평생 나한테 돈 벌어다 바쳐야 돼!!!!"

 국물을 마시다가 뿜었다.

 “푸웃!!! 아따! 라면 더럽게 맛없네! 나 그만 간다.”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며 말했다.

 “이따가 집으로 와라! 같이 라면에 소주 한 잔 하자!”

 도망치듯 미정의 도장을 빠져 나오며 이를 악물었다. 그 동안 포클레인을 노가다라고 무시하고 깔봤던 내가 한 없이 부끄러워진다. 미정아! 정말 고마워 너 없었으면 난 아직도 못 깨달았을 거야! 일이 잘 풀리려고 그러는 걸까? 병기에게서 다시 반가운 소식이 온다.

 “성준아! 군포 택지에서 기사를 구한다. 단순 상차만 하면 되니까 갈래?”

 그래! 내 친구, 내 여자 친구가 이렇게 까지 해주는데...오늘부터 난 간과 자존심을 집에 놔두고 다닌다.

 

 어제 유원지 도장

 

 도장으로 돌아온 나는 샌드백에 화풀이를 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지!!!!! 퍽! 말도 뒈지게 안 들어!!!! 퍽!!!!”

 샌드백을 치다가 지쳐 도장바닥에 대 자로 뻗어 버렸다.

 “헉....헉....휴우우우!”

 ‘미정아 내 주변사람이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하면 그 사람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를 알아보고 냉철하게 판단을 해라.’

 벌떡 일어나 무릎을 꿇고 눈을 감았다. 대리운전을 한다? 왜 하지? 돈이 필요했겠지.....왜 돈이 필요하지? 내가 공과금이랑 요리거리 다 사다줬는데?

 벌떡 일어났다. 도장봉고차를 몰고 미친 듯이 군포로 날아갔다. 도중에 오빠 친구인 성호 씨에게 전화를 했다.

 “네 00학원입니다.”

 “성호 씨 저 미정인데요.”

 “네! 미정 씨가 어쩐 일이세요?”

 

 성준의 집

 

 아무도 없는 오빠의 집을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식탁위에 놓인 배가 갈린 돼지 저금통이었다. 달력을 보는데 7일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성호 씨 우리 오빠가 강사 하다가 왜 그만 둔 거예요? 그렇게 실력이 없어요?’

 ‘미정 씨가 잘못 알고 계신데요. 성준이는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자존심이 세서 그래요.’

 ‘세월아 네월아 가르치는 거 말이에요?’

 ‘학원은 입시위주이고 자본주의가 대세죠. 못 따라오는 애들이 있어도 학원은 돈만 벌면 그만이니까요. 근데 성준이는 그 아이들을 다 일일이 가르치려고 들었거든요.’

 오빠의 책장을 뒤져보다가 눈에 띄는 연습장이 보인다. 불에 조금 그슬렸지만 읽을 수는 있을 거 같다.

 

 운수좋은 날에서 돈 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그림 그려주어라!

 가난한 날의 행복에서는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라는 말이 나온다. 가난하고 능력 없는 남편이지만 아내를 위하는 모습을 그림 그려 주어라!

 이순신 장군의 시조를 가르칠 땐 그가 왜 한산도 통제영에서 고민을 했는지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림 그려 주어라! 이순신이 얼마나 백성을 사랑했는지 깨닫게 해주어라.

 학생들이 그런 교육을 받으면 공감능력이 생기고 남을 위하는 마음도 갖게 된다. 친구들이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

 선생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직업이 아니다. 참 되거라 바르 거라.....항상 잊지 마라.

 눈물이 나서 더 읽을 수가 없었다. 문득 4년 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아빠의 도장이 날로 번창했다. 원생수도 많아지고 사범들도 둘로 늘어났지만 아빠는 더 이상 원생을 받지 않았다.

 “아빠는 왜 확장을 안 하세요?”

 “확장?”

 “아빠 능력이면 원생도 많이 받고 도장을 늘릴 수도 있잖아요! 그럼 돈 많이 벌 텐데”

 아빠의 표정이 묘하다.

 “미정아! 넌 돈 벌려고 유단자가 되었니?”

 “아 아니요!”

 아빠가 컴퓨터 화면을 가리킨다. 화면에는 원생들의 내역이 적혀있다. 급수부터 장점 단점 심지어는 성격까지......

 “이 아빠가 케어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근데 확장을 하면 일일이 돌볼 수가 없다. 그래서 확장을 안 하는 거야”

 “아아”

 “원생들 받아서 돈만 챙기면 돼? 돈이 꿈이면 너도 그렇게 해라!”

 아빠가 한숨을 푸욱 쉬신다.

 “자본주의에 찌들어서 아이들을 돈으로만 보는 게 당연한 사회가 되었다.”

 난 그때 아빠의 한숨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이들한테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그러면서 정작 자기 새끼를 인성교육 시킨다고 하면 반대한다. 왜 그런지 아니?”

 ???

 “자기 새끼는 똑바르다고 생각하거든 그리고 서울대만 가면 되거든 남이야 죽든 말든.....그래놓고 요즘 어린놈들 버릇없다고 서로 손가락질 한다.”

 오빠의 노트에 마지막 구절이 내 가슴을 찌르고 있다.

 ‘나는 그냥 배운 대로 하는 건데 그래도 원망하지 않는다. 부모들을 설득시키지 못한 내 탓이니까’

 ‘멍청한 새끼!!!’

 돈을 다시 돼지 저금통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테이프를 이중 삼중으로 붙였다.

 그리고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병기 씨죠? 저 미정이에요.”

 “아아! 네 어쩐 일이세요?”

 “물어볼 말이 있는데요. 우리 오빠가 그렇게 일을 못해요?”

 잠시 그가 말이 없다.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요. 제가 보기엔 멘탈 문제에요.”

 

 다시 현재 성준의 집

 

 미정이와 같이 라면에 소주를 마셨다.

 “냠냠!!! 나는 왜 라면을 이렇게 맛있게 못 끓일까?”

 “미정아! 물 조절을 잘해야 돼”

 “그런가? 자아! 오빠 건배~~~”

 이놈의 여편네가 콧소리까지...갑자기 미쳤나? 소주를 두 병이나 마시더니 갑자기 혀 꼬부라진 소리로 나를 부른다.

 “오빵~~~”

 “왜 이래? 느끼하게?”

 그녀가 내 등을 친다.

 “퍽 악!!!!”

 아따! 그놈의 여편네 손 진짜 맵다. 그녀가 내 어깨를 끌어당긴다.

 “이 누나가 하는 말 잘 들어!!!! 어차피 노가다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끝을? 그녀가 갑자기 내 배를 툭툭 친다.

 “남자가 씩씩하게 오케이?”

 귀엽다. 귀여워!

 “복창해!”

 “뭘?”

 “내 마누라가 유단자다!!!!”

 “하하하하!!!!”

 취한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러니까 현장 가서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알았어???”

 “네~~~”

 “소리가 작다! 더 크게!!!!!”

 “네!!!!!!!!!”

 그녀가 내 품에 안기며 중얼거린다.

 “아빠 같은 사람이 난 좋아! 내 심장이 그렇게 시킨다.”

 

 두 달 후 성준의 집

 

 “냠냠!”

 돼지 같은 년! 저게 사람이야 괴물이야! 양푼에 밥을 도대체 얼마나 먹는 거야!

 “끄어억! 잘 먹었다.”

 “저기 미정아! 이거 첫 월급 찾아왔어!”

 “어디 보자! 어디 보자! 우리 오빠 첫 월급이라?”

 “퉤 퉤!”

 봉투에서 돈을 꺼내더니 손가락에 침을 뱉는다. 돈을 다 세어보곤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우와! 200만 원씩이나 받았어? 그럼 계산 들어가야지?”

 계산기를 꺼내더니 읊기 시작한다.

 “방세 삼 개월 치 90만원에.....그동안 쌀값에 야채 값에 뭐 기타 등등 거기다가 이자가 100만원....”

 “뭐? 이자가 100만원?”

 그녀가 씩 웃더니 오만 원을 내게 내민다.

 “앞으로 한 달 동안 열심히 해!”

 이런! 악덕사채업자보다 더 나쁜 뇬!!!!!! 투덜투덜 궁시렁 궁시렁......

 “근데 오빠 새옹지마가 무슨 뜻이야?”

 “어디서 들었는데?”

 “아까 도장에서 사범들이 새옹지마가 어쩌고 그러기에”

 “세상에 다 좋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다 나쁜 것도 없다는 소리야”

 그녀가 이해를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 거린다. 무식한 뇬!

 “예를 들면 아주 예쁜 여자랑 결혼을 했어. 좋지! 근데 대가는 치러야지 잘해주지 않으면 바람 날 수도 있잖아! 아주 잘생기고 능력 있는 남자를 남편으로 맞았어. 그러면 좋기만 할까? 아니지 바람 날까봐 노심초사하잖아!”

 “아아!”

 “그래서 인간지사 새옹지마라고 하는 거야!”

 “오우! 우리 오빠 국어선생님 맞는데!!!!”

 턱을 치켜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잘해! 미정이 눈에 예쁘면 남 눈에도 예쁜 거야!!!!”

 그녀가 내 엉덩이를 톡톡 친다.

 “으이그! 알았져!!!!”

 

 다음 날

 

 미정이는 국기원에 가야한다고 새벽에 가버렸고 9시 까지 늘어지게 잤다. 일어나 밖으로 나왔는데 식탁 위에 봉투가 눈에 띈다. 봉투엔 백만 원이나 들어 있었다. 그리고 쪽지.....

 (그 동안 맛있는 거 해준 값 30만원 방세도 같이 살았으니까 60만원! 그리고 10만 원은 내가 주는 보너스야! ps 병기 씨에게 술 한 잔 살 것! 그리고 이 몸은 국기원 가서 늦을 거임!)

 쪽지를 보며 계속 웃었다. 역시 유단자 김미정이야 최고야!!!!!!

 

 군포 우체국 옆 족발 집

 

 성준은 병기와 같이 대낮부터 술을 마신다. 족발을 뜯으며 즐겁게 건배를 하는 두 남자

 “병기야 정말 고맙다. 오늘은 내가 사는 거니까 마음껏 먹어라!”

 병기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젓는다.

 “뭘 그 정도 가지고 근데 미정 씨는 괜찮아?”

 성준이 자신의 가슴을 팍팍 친다.

 “역시 내 마누라가 최고야! 사실 오늘 너한테 술을 사라고 하는 것도 미정이의 명령이다.”

 “이야 아아! 요즘도 그런 여자가 다 있네! 부럽다.”

 “유단자랑 사니까 이렇게 든든하고 좋다. 난 복 받은 놈이야!!!!”

 두 남자는 즐겁게 취하고 어깨동무를 하고 나온다. 성준이 취한 눈으로 묻는다.

 “야아! 노래방 한 번 갈까?”

 “남자끼리 무슨 재미로?”

 “도우미 부르면 돼지! 이놈아!”

 “그러다 미정 씨한테 너 걸린다.”

 “괜찮아! 괜찮아! 미정이 국기원 갔다가 늦을 거야!”

 우체국 앞 가고파 노래방

 두 남자는 비틀 거리며 노래방으로 들어간다.

 “어서 오세요.”

 낮 시간이라 손님은 한 명도 없다. 주인아저씨에게 성준이 조용히 속삭인다.

 “아저씨 도우미 좀 불러 줘요.”

 두 남자가 방으로 들어가고 주인이 짜증을 낸다.

 “대낮부터 도우미를 찾고 지랄이야!”

 성준이 도우미를 옆에 끼고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유단자 그녀가 있는 한 넘어지진 않을 거야 나는 문제없어!”

 “자자! 건배! 술은 빨리 마셔서 없애야 돼!!!!!”

 “따르릉”

 취한 눈으로 술을 마시던 성준이 전화기를 들고 쉿 한다.

 “여보세요?”

 “응 오빠 잘 놀고 있어?”

 “어어! 병기랑 지금 노래방에 왔어!”

 “그래? 잘됐네! 나 지금 국기원에서 가는 중인데 군포 5분이면 도착하거든 같이 놀자 우체국 앞에 있는 그 노래방 맞지?”

 헉!

 “병기 씨한테 인사도 할 겸! 잘 됐다. 기다려!”

 성준이 전화를 끊고 도우미들에게 소리친다.

 “전부 나가!!!!!!!!!!!!!!!!!!”

 

 잠시 후

 

 “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미정아!”

 성준이 노래를 부르는데 미정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완벽한 줄 알았는데 두 남자가 미처 치우지 못한 물건이 하나 있다. 매의 눈으로 주변을 살피는 미정, 노래가 끝나자 성준이 미정을 끌어안는다. 병기에게 눈인사를 하곤 맥주 캔을 가리킨다.

 “맥주가 왜 네 캔이죠?”

 병기가 태연히 변명한다.

 “둘이 두 캔 째 마시고 있었어요.”

 미정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캔 하나를 집어 든다. 그리곤 손으로 쓱 닦는다. 묻어나는 립스틱 자국

 “어머! 두 남자 분은 립스틱도 바르고 다니세요? 취향 독특하시네!”

 

 성준의 집

 

 겁에 질린 성준이 양 손으로 다가오는 미정을 막아선다.

 “미정아! 내 말 좀 들어봐! 그냥 병기가 외로울 까봐”

 “그럼 한 명만 부르지?”

 “그럼 재미가.....”

 “쿵 으아악!!!!”

 성준이 바닥에 쓰러지고 미정이 몸에 올라타 목을 조른다.

 “그걸 지금 핑계라고 대?”

 “켁켁! 미정아! 밑에 층에서 올라와!”

 “밑에가 주차장인데 차가 올라 오냐? 넌 뒈졌어!!!!!!!”

 김성준 멍청한 놈아! 유단자랑 살면 다 좋을 줄 알았어? 유단자를 데리고 살려면 그만한 대가는 치러야지? 인간지사 새옹지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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