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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유단자 그녀 2
작가 : 변태푸우
작품등록일 : 2020.7.10

선생의 길을 포기하고 노가다를 뛰는 남자와 여자이기를 포기하고 선생으로 사는 여자와의 인생이야기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우며 살아가는 로맨틱코미디 물입니다.

 
나는 유단자야 3
작성일 : 20-07-17 20:45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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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유원지 도장

 

 배가 고파서 대충 라면으로 때웠더니 일어나자마자 배에서 꼬르륵거린다. 양푼에 밥 비벼 먹으면 참 맛있는데.......오빠한테 그렇게 성질을 내고 진상을 떨었는데도 오빠가 해준 음식이 또 생각나다니 나도 참 웃기는 짬뽕이다. 에이 시펄! 짬뽕 먹고 싶네!

 걸죽한 국물에 오징어가 헤엄을 치고 검은 색 홍합을 몇 마리 올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짬뽕이 천정에서 아른거린다.

 “으아아아아!”

 벌떡 일어났다. 나가서 내장탕이라도 한 그릇 먹고 자야겠다.

 “딩동”

 이 시간에 문자가?

 (미정아! 내일 유원지에서 일한다. 취직했어. 그리고 미안해)

 답장을 썼다.

 (오빠 배고파!.....

 지웠다.

 (그래? 열심히.....

 또 지웠다. 그냥 전화기를 닫았다. 에이씨! 몰라!

 다음 날 난 아침 일찍 일어나 유원지 입구로 향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운동복 차림으로 혹시나 해서 하천으로 걸었다.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기에 맨날 쫓겨나는 것일까? 하천에서 포클레인 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큰 소리가 난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굽실거리는 오빠를 보는데 나도 모르게 난간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문득 4년 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4년 전 유원지 도장

 

 한 여자가 투덜거리며 도장으로 들어옵니다. 뭐가 불만인지 계속 궁시렁거립니다. 신문을 보고 있던 아빠가 묻습니다.

 "무슨 일 있었냐?"

 그러자 여자가 오리주둥이를 하며 말합니다.

 "아빠! 나 그냥 아빠 밑에서 일하면 안 돼?"

 아빠는 그냥 말없이 쳐다봅니다.

 "병신 같은 것들이 자존심도 없어! 아주 딸랑이도 그런 딸랑이들이 없어."

 아빠는 이유를 알았다는 듯 빙긋 입 꼬리를 올립니다.

 "왜? 또 남자 사범들이 못 마땅해?"

 여자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관장이 지가 잘못해놓고 사범들한테 뭐라 그러는데 그냥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러잖아요."

 "그 사범 결혼했냐?"

 "응! 애도 둘이나 있어."

 "너도 관장한테 아부 한 번 떨어보지 왜?"

 "아빠!!!!!"

 "내가 아부를 왜 떨어 그지? 내 아버지가 잘나가는 관장이다. 때려치우고 아버지한테 가면 된다. 그지?"

 ........

 "샌드백 앞으로 가서 서!!!!!"

 여자는 겁에 질립니다. 자신이 또 뭘 잘못한 건가 하는 표정으로 밍기적거립니다.

 "퍽!!! 아악!!!"

 여자는 배를 움켜쥐고 무릎을 꿇습니다.

 "네가 새끼들 먹여 살리려고 발악을 하는 아버지들의 눈물을 알아?"

 "퍽!!! 으아아앙"

 "처자식들 때문에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줘야 하는 가장들의 심정을 아느냐고!!!!!!!"

 여자는 바닥에 쓰러져 계속 흐느낍니다. 언제나 그랬듯 아빠는 쓰러진 여자를 쓰다듬고 일으킵니다.

 "미정아! 네가 그 심정을 알지 못한다. 그건 당연한 거야 복창!!!!"

 그러자 여자가 눈물을 닦으며 소리칩니다.

 "성인군자는 자신에겐 엄격하고 남에겐 관대하다!!!"

 "왜? 자신에겐 엄격해야 한다?"

 "내가 내 자신을 가장 잘 아니까요!"

 "남에겐 왜 관대해야 한다?"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 조금만 마음을 열면 보이잖아! 새끼들 먹여 살리려고 하는 그 사람의 마음이...."

 

 오빠의 포클레인이 떠나고 아빠의 말을 되새기며 난 계속 반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젊은 사내가 반장과 말싸움하는 소리가 들린다.

 "안 봐준 반장님 책임도 있잖아요! 말 잘 듣고 성실하던데 그냥 쓰지"

 "야아! 여기가 무슨 초보자들 연습하는 데야? 사정 봐주다가 공사 못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저기요!!!!!"

 반장과 젊은 남자가 쳐다본다.

 "무슨 공사를 하는데 안전 표지판도 설치 안하고 일을 하세요? 그러다가 자전거가 지나가다 넘어지면 어쩌려고요?"

 반장과 젊은 남자가 손을 든다.

 "아아! 아가씨 미안해요. 첫 공사라...."

 "이런! 유원지가 무슨 초보자들이 연습 공사하는 곳인가?"

 전화기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뭐야? 두 분 안전모도 안 쓰셨네!"

 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반장의 얼굴이 붉어진다.

 "야아! 너 뭔데...."

 전화기를 흔들었다.

 "녹음도 잘 됐네! 이 개소리와 사진을 어디다 신고하더라?"

 그리고 뒤돌아 가며 전화기를 흔들었다. 내 남자를 괴롭혀? 다 죽었어!!!!!!

 마트 앞으로 걸어와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풀이 죽은 말투이다.

 "일 끝났냐?"

 "어어! 미정아! 취소 됐어."

 "그럼 나 좀 데리러와"

 꼴에 그래도 남자라고.......멍청한 놈......

 

 다시 현재 성준의 집

 

 오빠를 안고 계속 토닥였다.

 “오빠 내가 어렸을 때 맨날 아빠의 발을 피하며 살았어. 진짜 매일매일이 전쟁이었지 근데 10년이 지나니까 내가 태권도부에서 에이스가 됐더라! 난 그냥 죽기 살기로 아빠의 발을 피한 것뿐인데 말이야!”

 오빠가 끄덕인다. 이마에 뽀뽀를 쪽 해주고 다시 속삭였다.

 “오늘을 절대 잊지 마! 그리고 이 조막만한 자취방도 절대로 잊지 말고....”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로 끄덕인다.

 “지금이 가장 밑바닥이잖아! 나중에 에이스가 되더라도 이 자취방과 오늘일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그러면 오빠는 성공할 수 있어.”

 “미안해! 내가 아무 능력이 없어서....”

 아까 인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말 잘 듣고 성실하던데 그냥 쓰라던 그 말

 “그러니까 이제부터 나한테 거짓말 하면 안 돼! 알았지?”

 

 ...

 

 다음 날부터 난 병기가 일하는 곳에 찾아가 처음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단순한 운 전직이라고 생각했던 난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 그러다가 주말이 되어 집에서 글을 쓰려고 하는데 형에게 전화가 온다.

 “성준아! 형수가 제부도에 여행가자고 하는데 어떠냐?”

 “나 돈 없는데...”

 “걱정 마라! 이 형이 낼게! 미정 씨도 같이 가자.”

 고맙고 고마울 뿐이다. 여행가서 열심히 노가다를 해야겠다. 돈 없으면 몸빵이라도 해야지

 

 유원지 도장

 

 주말이라 오전엔 시간이 많다. 대충 청소를 하고 있는데 머리가 길어졌는지 자꾸 앞으로 흘러내린다. 머리핀을 해본 적이 언제던가? 마트에 가서 고무줄이라도 사서 묶어야겠다.

 마트 이모는 내 머리를 보며 웃는다.

 “넌 머리핀이나 곱창밴드도 하나 없냐?”

 “쩝! 그러게요.”

 붉은 색 머리밴드를 꺼내더니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한다.

 “이게 사과머리라고 하는데 미정이 너한테 딱 어울릴 거야!”

 거울을 보여주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모 이게 뭐에요?”

 “괜찮아! 예뻐!!!!”

 도장으로 돌아와 거울을 보며 한참을 망설였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오빠에게 보냈다.

 (어때? 오빠 이상하지 않아?)

 (예뻐! 미정아! 중학생 같다.)

 중학생? 중학생이라.....지혜랑 맨날 싸우고 다니던 그 시절에 나란 말인가?

 “딩동”

 (미정아! 형수가 제부도로 놀러가자는데)

 잠시 망설이는데 다시 문자가 온다.

 (부담스러우면 말고)

 (아니야! 오빠 같이 가자.)

 민경언니도 편하고 성철 형님도 친절하신데 거절하면 예의가 아니지.....

 (근데 미정아! 이마트에서 장을 좀 봐야겠는데...)

 돈이 없다 이거지?

 (이마트에 가 있어 금방 갈게!)

 (고마워)

 

 산본 이마트

 

 휘파람을 불며 이마트를 돌아다녔다. 이렇게 까지 나를 배려해주는 미정이가 있으니 만사형통이다. 펜션 값은 형이 내고 음식은 미정이가 사고 나는 열심히 만들기만 하면 되는 건가?

 “오빠! 5분이면 도착한다. 지하에서 기다려!”

 미정이 오기 전까지 시식이나 해야겠다! 오늘은 삼겹살이나 만두 안 굽나? 아직 오전 시간이라 없는 건가? 조금 더 둘러보는데 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 키가 165는 넘어 보이고 하늘 색 유니폼에 스커트! 섹시하게 생긴 내레이터가 서 있다. 흠...어디 구경이라도 한 번 할까? 조용히 다가가는데 표정이 많이 어둡다. 상사한테 혼났나? 누가 이렇게 예쁜 여자를 혼냈을까? 뽀뽀를 해줘도 모자랄 판에...그녀가 나를 보자 인사를 꾸벅 한다.

 “00홍삼입니다. 시음 한 번 해보세요.”

 누구를? 너를? 시음하라고?

 그녀가 홍삼 액을 따라준다. 받으면서 손을 살짝 터치했다. 손도 부드러워라!

 “크아아! 좋다. 이게 6년 근 홍삼이군요. 비싸겠네요.”

 그녀가 고개를 젓는다.

 “아닙니다. 요즘은 홍삼이 대중화가 되어서 많이 싸졌습니다.”

 “그러게요. 제가 어렸을 땐 홍삼 살 돈이 없이 가난해서 아버지가 산에서 산삼을 캐다주셨는데”

 “풋!”

 그녀가 입을 가리고 웃는다. 에잉! 귀여운 것!

 “유통기한 한참 지난 100년 된 거 200년 된 거 캐다주셔서 먹고 이렇게 제가 야위었잖아요.”

 터진 웃음이 수습이 안 된다. 그럼 이제 끝을 봐야지?

 “거봐요. 웃으니까 얼마나 예뻐요. 장사하는 분이 표정이 그렇게 어두우면 안 되죠.”

 그녀가 인사를 꾸벅 한다. 아싸! 게임 끝!

 “죄송합니다. 제가 헤어진 지 얼마 안 돼서...”

 그녀의 어깨를 한 번 토닥였다.

 “저런 힘내세요. 다 지난.....”

 “전화번호라도 물어봐!”

 헉! 뒤에서 미정이의 목소리가....

 뒤돌아보니 그녀가 칼눈을 뜨고 다가온다. x 됐다. 18

 “어어...미정아...이분이 안 좋은 일이....아아아!!!”

 그녀가 내 귀를 잡고 걷는다. 그래도 끝까지 나는 한다.

 “아가씨! 스마일!!! 오케이?”

 “이게 예쁜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 써!!!!”

 그녀에게 맞은 정강이를 비비며 이마트 앞에 서 있었다. 내레이터 예뻤는데 아깝다. 쩝!!!!

 멀리서 형의 승용차가 우리 앞에 선다.

 “도련님!!! 빨리 타세요.”

 뒷좌석에 미정이와 나란히 앉았다.

 “오늘 제부도 가서 젊음을 불살라 봐야죠?”

 형수의 말에 미정이가 빙긋 웃는다.

 “근데 도련님은 왜 자꾸 정강이를 비비고 있어요? 다쳤어요?”

 운전을 하고 있던 형이 룸미러로 보며 웃는다.

 “뻔하지! 저 놈 또 한 눈 팔다가 미정 씨한테 혼났지?”

 눈을 마주치며 주먹을 치켜들었다.

 “이 새끼가 어딜 형한테!!!! 하여튼 여자만 보면 환장하는 버릇은 못 버려!”

 저 노인네가 또 시비를 거네!!!! 놀러 가는데 참자!!!

 차가 군포를 벗어나 안산을 지나간다. 슬며시 미정이의 손을 잡았는데 살짝 째려본다. 그래도 놓지는 않는다.

 “이야 아아!”

 형이 앞을 보며 감탄한다. 앞을 보니 한가인 사진이 크게 붙어 있다.

 “어떻게 코에 점이 있는데도 저렇게 예쁘지?”

 형수가 형의 손을 잡으며 묻는다.

 “오빠! 한가인 코에 있는 점은 매력점!!! 내 볼에 있는 점은 무슨 점?”

 잘 걸렸다. 내가 대신 대답했다.

 “조준점!!!”

 형수가 나를 째려본다. 형이 룸미러로 보며 소리친다.

 “이 새끼가 또 시비를 거네! 형수한테 무슨 말 버릇이야?”

 “형이 그랬잖아! 형수 볼에 있는 점을 보면 M16으로 조준하고 싶다며! 폭탄 제거하고 싶다고 그랬잖아!”

 형수가 형을 노려본다. 킥킥! 그러니까 왜 날 건드려!!!

 “너는 그럼 아까 미정 씨 사과 머리한 사진 보내면서 뭐라 그랬어? 사과가 아니라 폭탄 같다며!!! 꼭지에 불붙이고 싶다고 안 했어?”

 헉!

 “내가 언제?”

 “너 이 새끼 네가 보낸 문자 공개해 줄게!!!!”

 “둘 다 조용히 하고 차 세워요.”

 차가 갓길에 서고 형수가 내려 미정이의 팔을 잡아끈다.

 “둘이 사이좋게 여행가세요. 우린 폭탄끼리 놀 테니까!”

 “에이 시팔 진짜!”

 형은 형수에게 나는 미정이에게 가서 간신히 달래서 다시 차에 태웠다. 조인트도 한 대 씩 사이좋게 얻어맞고 말이다.

 형이 운전하고 내가 조수석에 탔다. 뒷좌석에서는 두 여인이 계속 씩씩거리고 있다. 조용히 운전하고 갔다. 형이 나를 한 번 째려본다.

 ‘이 새끼가 분위기를 X같이 만들고...’

 ‘누가 먼저 시비를 걸으래?’

 그래도 이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 형이 먼저 웃으며 내게 말했다.

 “민경이가 그래도 피부미인이다. 난 아직도 우리 민경이 20대 같아!”

 “그래? 우리 미정이도 모델하려고 면접도 합격했었어!!!!”

 “그래? 이야 아아.....”

 두 여자가 동시에 소리친다.

 “닥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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