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125. 장롱판타지 (3)
작성일 : 20-07-17 16:59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425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25. 장롱판타지 (3)

 

 

 

  ‘..네 잘못이 아닌데.’

 

  그 누구도 잘못한 상황이 아님에도.. 녀석의 호흡에는 불규칙한 자책이 섞여있었다. 평소 보지 못했던 흔들림이 잔뜩 눈에 다가오고 있다. 찰랑이는 안타까움이 기울어지는 눈매와 함께 마음 전체를 샤락 뒤 덮었고, 아무것도 하지 못 하는 스스로에 대한 답답함이 목 끝에 일렁이기 시작했다. 입술을 조그맣게 움직이며 자책 어린 말들을 읊조리는 녀석의 불안함. 이미 결론을 드러낸 상황임에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바뀔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는 걸 보면.. 상심이 정말 큰 듯 했다.

 

  녀석의 가슴 주변의 상승이 몇번 정도 흐흡을 반복하더니 눈을 가리던 손이 스르륵 아래로 내려왔다. 뭐지, 자주 볼 수 없는 모습을 마주하고.. 뜬금없이 나쁜 생각 하나가 찾아왔다. 혼자만 있다고 생각하는 공간 속, 녀석의 긴장없는 평범함이.. 왠지 모를 새로움으로 다가왔고, 이런 느낌까지 알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이 나쁘지 않다고 느껴버린 것이다.

 

  ‘제 정신인가, 나?’

  ‘허스키가 저렇게 힘들어하고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든다고?!’

 

  정신 차리라는 의미로 고개를 세차게 흔든 뒤 수행하고 있던 시선 미션을 계속 수행했다. 빈틈이라는 경계 속, 어느새 녀석의 손에 쥐어진 노란 종이가 부스럭 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지한 표정으로 한 없이 눈빛을 발사하는 녀석의 집요함. 내가 포스트잇이라면.. 저 시선을 받자마자 필히 얼굴이 붉어 졌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과 관련이라도 있는 걸까. 딱히 떠오르지 않는 연관성에.. 적당한 궁금증이 올라왔지만, 알고 있는것도.. 알 수 있는 것도 없었기에 가만히 숨만 쉬며 지켜보기를 반복했다.

 

  “..윽.”

 

  몇 분정도 시선을 유지하던 녀석의 표정에 갑자기 금이 생겼다. 슬픈 느낌을 머금은 울컥함이 녀석의 목소리 끝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있었고, 순간 뱉어진 음성 속, 힘이라는 긴장이 억제라는 단어를 잊어버린 채 손에 있는 포스트잇을.. 납작해질 정도로 구겨 버렸다. 이성을 유지하고 있던 녀석의 벽이 하나 둘 씩 부스러지기 시작한다. 흔들리는 녀석의 목소리를 통해 여러 문장이 귀를 스쳐갔지만, 알 수 있는건 하나도 없었다.

 

  “이거끼지 알고 있었다고..?”

  “심지어 엄마도 이런식으로..?”

  “대체 뭐냐고.. 어떻게든 엮이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거잖아..”

 

  혹시, 힘든 감정에 밀려나오는.. 뜻없는 혼잣 말인건 아닐까?

  누굴 엮이게 하기 싫은 거며, 알고 있다는 말 속 의미는 어떤 걸 지칭하는 걸까.

 

  녀석에 대한 걱정이 점점 심화되었고, 마음 속 요동침을 참지 못한 나는.. 녀석을 좀 더 자세히 마주하고 싶어, 점점 가까이 틈새로 다가가고 있었다. 걱정과 비례하는 움직임이 적정거리를 유지하지 못한 채 앞서가는 마음의 흐름에 몸을 맡겨버렸다. 와중에 아까보다 잘 보이는 녀석의 모습을 보자마자 상기되는 내 기분이 이해되질 않는다. 허나, 그걸 깨닫는 순간은 지금이 아닌.. 잠시 후 펼쳐질 시간의 이야기.

 

  “..끄으으.. 조..조금만 더.”

 

  아주 조금 커진 빛. 욕심이 정말 무서운 거란 걸 매번 깨닫는다. 좀 더 커져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 나 녀석은, 무게를 수평으로 유지하고 있던 장롱의 중심을 넘어서서 끄트머리까지 몸을 옮기고 있었다. ‘너무 많이 간건가’ 생각함과 동시에 장롱이 약간 기울더니 소란스러운 ‘끼익’소리와 함께 내 몸까지 앞으로 중심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

 

  장롱의 울부짖음이 공간에 퍼지긴 했지만, 아직 넘어지지 않을 기회는 존재한다. 살고자 발버둥치는 몸이, 넘어지지 않기 위해 빠르게 뒤쪽으로 중심을 옮겼지만.. 아뿔싸, 한 번 기울어져 버린 장롱은 마치 그네처럼 반동을 받아 아까보다 더 앞으로 기울고 있었다. 원하던 뒷 작용은 적용되었지만.. 그만큼 앞으로 더 기울어진 장롱의 흔들림. 시작되어버린 지진 속, 내가 할 수 있는건.. 존재하지 않았다.

 

  “..으아아악!!”

 

  장롱의 입에서 ‘퉤’하고 뱉어진.. ‘쿵’소리를 내는 생물 하나. 잘못하면 장롱까지 넘어질 수 도 있었는데.. 다행히 대형사고는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끼익 소리가 빠르게 멈춘 걸 보니 빠르게 설치된 지지대 덕분인 것 같긴 한데.. 나로서는 그 다음 생각을 이을 수 없었다. 데구르르 구르다 못해 방 한켠에 처박혀 버렸으니까.

 

  “..으..으으윽..”

 

  안 아픈 곳이 없다. 아픔 속에 또 아픔이 있고.. 그 사이를 뚫고 들어가보니 또 아픔이 있고.. 아픔 속 아픔이 다른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아야야’를 뱉어낸다. 엄청난 높이를 지닌 상황은 아니었지만, 경고없이 다가온 아픔이었기에.. 준비조차 못했던 나로서는 장난 아닌 쓰라림을 동반할 수 밖에 없었다.

 

  “아.. 으어어.. 진짜 아파.. 윽..”

 

  의도치 않은 앞 구르기까지 선보였기에, 머리까지 빙글빙글 어질어질 돈다. 적어도 걷는 시늉은 해야했기에, 몸의 중심을 최대한 바로 잡은 채 일어선 다음.. 구르던 순간에 떠올랐던 그 지지대의 정체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는데.. 바로 익숙한 느낌의 사람과 마주했다. 시선을 맞춘 채 당황스러움을 드러내는 회색 빛의 검은 머리. 그 두 손이 넘어지려던 장롱을 재빠르게 받치고 있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생각을 굴리고 있는데 아무 말 없는 시간을 뚫고 녀석이 먼저 질문을 시작했다.

 

  “니..니가 왜 여기에 있는건데.”

 

  마음 아프게도, 녀석의 저런 황당함+당황스러움+어이없음이 전부 이해된다.

  누구나 자기 장롱에서 사람이 뿅하고 나오면 놀라다 못해 뒤집어지겠지.

 

  ..음, 게다가 잘 알고 있는 얼굴의 사람이라면 더욱 더.

  느릿느릿 행동하면서 시간을 축 내보았으나, 타당하면서 유연한 느낌의 말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아..어..음..어..”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순간에 서있는 나.

  원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에,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꿀꺽하며 긴장을 삼키는 내 목 울대.

 

  그래, 나도 널 다 이해한단다.. 그런데..

  이건 다 사정이 있는 것 같지 않니..? 흐어어..

 

  어쩔 수 없었다, 나에게 있는 거라곤 ‘막 던지기’라는 기본 스킬 하나 뿐.

  본래는 상대를 멍하게 만들기 위한, 랜덤 확률의 회피 스킬이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굳은 결심.

  쪽팔림은 한 순간이다. 녀석은 나의 이상함게이지를 적당히 알고 있으니, 오해로 변질될 가능성은 낮아.

 

  스타트는 물론, 평소와 다르지 않음을 어필하는 거 겠지.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평범한 스스로의 모습을 연기하며 웃음을 뱉어냈다.

 

  “하..하하하!! 고맙구먼, 큰일 날 뻔했는데 살았 잖아~ 그렇게 되었네!! 하하!!”

 

  이 정도면 평범함을 충분히 표현 했겠지.

  그리고 다음 전개에서.. 빈틈을 용서하면 안된다!!

 

  “난 이제 가봐야 될 것 같아 친구!”

  “이상 장롱요정 도삐누운~ 여기까지★ 윙크!”

 

  ‘난 작은 요정이다’ , ‘쪽팔리지 않는다’ 를 계속 주입한 뒤, 요정에 빙의해서 작은 드레스를 입은 마냥 치맛자락을 귀엽게 들어올리며 상큼함을 어필한 후..!!

 

  “꺄핫★ 요정왕님이 부르신다~ 빠~이★”

 

  차오르는 민망함을 어떻게든 숨기기 위해 재빠르게 달려 녀석의 방 문고리를 잡고 바깥을 향한 스퍼트를 올리려 했는데.. 세상에나, 장롱에서 뱉어졌던 순간.. 몸의 근육들이 큰 충격을 받았던 건지 관절을 움직이자마자 무릎 쪽의 뼈가 예고없이 어긋나 버렸다. 기상천외한 고통이 찌르르 온몸에 퍼졌고, 나는 고삐 풀린 말처럼 사이렌을 울리고 말았다.

 

  “으아아아아아악!!!!”

 

  한바탕의 괴성이 녀석의 방안을 뭉게뭉게 채웠고, 어떻게든 고통을 줄이고자 무릎을 잡고 데굴데굴 구르는 내 모습이 바닥 대부분을 차지 할 때 즈음, 시야를 담당하던 눈 속에 어느새 가까워진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언제 챙긴건지, 녀석의 손엔 약상자가 쥐어져 있었고.. 눈을 몇번 깜빡 였을 뿐인데 나는 어느샌가 녀석의 침대 위에 얌전히 앉아있었다.

 

  “으..으윽..”

 

  “….”

 

  보라색을 머금은 파란 피부가 내 몸에 자국 나있다. 면적의 중간중간 붉은 방울을 뱉어내고 있는 구간도 보이는 것 같다. 인지하지 못 했을때의 고통보다, 상처를 마주한 지금의 감각이 더욱 쓰라리고 아프다. 스크래치가 나있는 내 무릎에, 녀석이 면봉 위에 불투명한 무시딘을 짜서 천천히 다가왔다.

 

  ‘..잠깐.’

 

  뭔가 상황 자체가 묘하다. 3자가 보면.. 무릎 꿇은 상태의 녀석과 침대 위에 앉아있는 내 구도가 참으로.. 로맨틱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들었다. 허나, 약 묻은 면봉이 내 무릎위에 톡하고 힘을 실은 순간..! 내 주변의 공기 분자들이 전부 바늘을 치켜들고 나를 찌르는 고통이 찾아왔다.

 

  “으아아아악!! 아파!!!!”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안녕하세요, 작가 도톨입니다. 1부가 … 2020 / 7 / 23 577 0 -
130 [추석 특집] 당신의 모든게 아름다웠습니다. 2020 / 10 / 5 314 0 8538   
129 #127. 좋아해 줄래, 날. (1부 끝) 2020 / 7 / 23 301 0 3068   
128 #126. 장롱판타지 (4) 2020 / 7 / 21 307 0 4598   
127 #125. 장롱판타지 (3) 2020 / 7 / 17 303 0 4259   
126 #124. 장롱 판타지 (2) 2020 / 7 / 14 305 0 4435   
125 #123. 장롱판타지 (1) 2020 / 7 / 11 309 0 5002   
124 #122. 이유모르는 상황 2020 / 7 / 7 305 0 4620   
123 #121. 왕 소심쟁이 2020 / 7 / 3 311 0 5784   
122 #120. 이게 무슨 말 이지 2020 / 7 / 1 302 0 5041   
121 #119. 절 잡아가세요 2020 / 6 / 27 318 0 5487   
120 #118. 퉁명스러움 속 의미 2020 / 6 / 25 315 0 4698   
119 #117. 악당과 약속따위 2020 / 6 / 23 299 0 4473   
118 #116. 건드리지 마세요 2020 / 6 / 19 304 0 4437   
117 #115. 친절한 택시 기사 2020 / 6 / 16 300 0 4249   
116 #114. 예상치 못했던 2020 / 6 / 10 323 0 5772   
115 #113. 허리에 닿아오는.. 2020 / 6 / 8 304 0 4314   
114 #112. 포스트잇 (1) 2020 / 6 / 4 328 0 4033   
113 #111. 아저씨 (3) 2020 / 6 / 2 324 0 6217   
112 #110. 아저씨 (2) 2020 / 5 / 28 337 0 5931   
111 #109. 아저씨 (1) 2020 / 5 / 26 314 0 4938   
110 #108. 정당방위 패스 2020 / 5 / 23 330 0 4014   
109 #107. 이게 무슨 소리야 2020 / 5 / 21 308 0 5003   
108 #106. 응원이라고..? 2020 / 5 / 19 331 0 5754   
107 #105. 너빼고 신경 안 쓰여 2020 / 5 / 16 320 0 5428   
106 #104. 검은 빛의 무단 투숙객 2020 / 5 / 14 315 0 5000   
105 #103. 음.. 데이트..?! (2) 2020 / 5 / 12 319 0 5526   
104 #102. 음..데이트..?! (1) 2020 / 5 / 9 312 0 5328   
103 #101. 의미없는 겉치레 2020 / 5 / 7 319 0 4042   
102 #100. 따뜻한 색 2020 / 5 / 5 343 0 3299   
101 #99. 누구보다 따뜻한 2020 / 5 / 2 296 0 5260   
 1  2  3  4  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