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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El Tango de Lady Evil
작가 : 아사찬빈
작품등록일 : 2020.1.7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피해자의 이야기

 
제27화 <미끼>
작성일 : 20-07-14 23:39     조회 : 110     추천 : 0     분량 : 3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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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길래 그래?”

 

 당황하는 유진을 본 성혁이 옆으로 다가왔다.

 

 “아, 그게...”

 

 유진이 쭈뼛거리며 성혁의 눈치를 살폈다. 그동안 성혁에게는 안나와의 친분을 숨겼던 지라 도둑이 제발 저린 것 마냥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더욱 불안했던 것은, 얼마 전 경자가 안나의 스카프를 가져왔었다는 사실이다. 그것의 의미를 아는 유진의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이 여자가 왜?”

 “글쎄요... 무슨 일 있으신가... 저 나갔다 올게요.”

 “아냐, 넌 있어. 내가 나갈게.”

 

 제가 가도 되는데. 하지만 입 안에서만 맴돌 뿐, 언제나처럼 유진은 성혁을 적극적으로 붙잡진 못했다. 그저 낑낑거리는 강아지처럼 현관으로 나가는 성혁을 그저 따라나갈 뿐이었다.

 

 

 [딸깍]

 

 “...... 안녕하세요?”

 

 성혁이 안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직접 나오리라는 생각지 못했던 터였다.

 

 “이 시간엔 어쩐 일로?”

 “유진. 안에 없나요?”

 “있는데. 어쩐 일로?”

 

 성혁에게 안나가 찍히긴 단단히 찍힌 모양이었다. 나름 정치인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못마땅함을 숨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걸 보니. 안나도 이렇게 대놓고 드러내는 적의가 썩 유쾌하진 않았찌만, 차라리 잘된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최소한 쓸데없이 진의 파악하느라 힘 뺄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안나는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가지고 온 와인을 들어 올렸다.

 

 “전에 신세진 게 있어서 갚는다 갚는다 했는데 못 갚았거든요. 그래서.”

 

 안나가 유진에게 신세를 졌다는 말에 성혁이 유진을 돌아봤다. 유진도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저 누나가 나에게 신세진 적이 있던가?

 

 “처음 이사 왔을 때. 기억 안나니? 깨진 유리병 밟고 다쳤을 때, 니가 핸드폰 빌려줬잖아.”

 “아...”

 

 어느 새 까마득해진 기억이었다. 그런데 그걸 신세라고 할 수는 있나?

 

 “계속 이렇게 서 있어야 하나요? 말을 섞든 와인잔을 섞든, 일단은 들어가서 하죠?”

 

 

 

 “아르헨티나산이군.”

 “그런가요?”

 “자기가 사는 와인 라벨도 안 보고 산 건가?”

 “알콜 도수만 보고 샀거든요. 색깔은 빨간 색 맞죠?”

 

 기대도 안했지만 수준 이하의 문답에 혀를 내둘렀다. 신세 갚는다고 남의 집에 오면서 질 낮은 와인을 가져오는 것도 그렇고, 자신의 와인이 뭔지도 모르는 것도 그렇고... 교양의 기억자도 모른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그러다 안나가 와인 뚜껑을 대충 잡고 돌리는 것을 보고는 안 되겠다 싶어 본인이 낚아채려다,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 정도의 가치도 없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안나는 그런 성혁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칠링’ 같은 건 안 합니다?”

 

 성혁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테이블 위를 바라볼 뿐이었다.

 

 “신세진 것에 대해 사례를 어찌할까 하다가... 생각해보니 너도 술을 배워두는 게 좋잖아? 그래서 와인으로 가져왔어. 마트에서 이 만 원도 안주고 샀는데... 뭐, 그래도 그 때 쓴 핸드폰 요금비 보다는 비쌀 테니까. 그지?”

 “아, 네...”

 “술이라면 이미 내게 배웠는데.”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도 배워야죠.”

 

 성혁과 안나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오가고 있었다. 그 속에 낀 유진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성혁 앞에서 감히 안나에게 친한 척도 할 수 없었고, 안나 앞에서 성혁에게 그저 고분고분 따르기에도 어쩐지 마음이 불편했다.

 크리스탈잔에 대충 따른 와인이 돌려졌다. 성혁은 손도 대지 않았고, 안나는 거침없이 잔을 들어 올려 꿀꺽 삼키고 있었다. 그리고 유진은 안나를 봤다, 성혁을 봤다 하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뭐, 이것도 경험이겠지. 미지근한 와인은 오히려 와인 향을 느끼기엔 좋아. 알콜이 확 오를 수 있으니 그건 조심하고.”

 

 성혁의 허락 아닌 허락이 떨어진 뒤에야 유진은 겨우 와인잔을 잡아 입에 한 모금 갖다 댔다. 텁텁하고 떫은맛이 혀끝에서부터 느껴지자 자신도 모르게 이마를 찌푸렸다.

 

 “어차피 유진은 이 잔도 다 못 비울 것 같고... 의원님은 아예 손도 안 대실 것 같으니, 제가 다 처리하겠습니다.”

 

 어느 새 한 잔을 다 비워버린 안나가 와인병을 잡고 병째로 한 모금 마셨다. 그 모습을 보며 성혁의 머릿속엔 의문 아닌 의문이 떠올랐다. 이 사람이 진짜 그 성도현의 동생이라고? 도무지 매치가 되지 않는다. 어쩜 남매가 이렇게 다를 수가.

 

 “여기 사실 정도면 직업이 꽤 좋으시겠군요.”

 “직업이 좋은 건 저 말고 저희 오빠죠. 제 직업은 별 볼 일 없습니다.”

 “진짜 별 볼 일 없다면 그런 말조차 못하지.”

 “교숩니다.”

 “교수?”

 “네. 심리학과.”

 

 상당히 의외였는지, 성혁이 약간의 관심을 보였다.

 

 “그럼 대학 강의 중인 건가?”

 “출강하는 곳도 있고요.”

 

 안나는 성혁을 빤히 바라봤다.

 

 “얼마 전까지는 교도소에 자문으로 있었죠.”

 “... 교도소?”

 “네. 서울 외곽에 있는... 아시죠?”

 

 성혁의 눈이 커졌다. 그런 성혁의 반응을 안나는 잊지 않고 포착했다.

 성혁이 앞에 있던 와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적잖이 당황한 모양이다.

 

 “꽤 험한 일인데 어쩌다가?”

 “누굴 좀 괴롭히려고요.”

 “괴롭혀?”

 “네.”

 

 성혁의 잔에 와인병 입구를 짠 부딪히고 또 다시 한 모금을 꿀꺽한 안나는 말을 이어갔다.

 

 “정말 죽이고 싶은 원수가 있었는데 법적처벌이 너무 약하더라고요. 짜증나서 징역 받는 동안 고생이나 좀 해봐라 하고 제가 그 교도소에 자문으로 들어갔죠. 법의 사각에서 합법적인 괴롭힘이랄까?”

 

 안나의 말을 들은 성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너무 구차한 거 아닌가?”

 “반응이 좀 다르시네요?”

 “뭐가?”

 “남들은 이런 말 들으면 너무 악랄한 거 아니냐고 하던데... 구차하다라. 신선하네요.”

 

 안나의 트집이 말도 안 된다 여겨졌는지 성혁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는 뭔가 감이 잡힌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성 대표를 만났는데.”

 “그러셨어요?”

 “좀 의아하더군요. 성 대표의 진짜 모습과 방송에서 말하는 영화비평이 전혀 매치가 안 됐거든.”

 “그런가요?”

 “그런데 이제 좀 납득이 가네. 성 대표가 방송에서 하던 그 비평들... 당신이 쓴 거였군?”

 

 안나가 성혁을 흘겨봤다. 성혁의 표정에는 은근한 의기양양함이 깃들어 있었다. 마치 자신이 안나의 수를 읽었다는 투였다.

 

 “방송 대본이야 누구든 써줄 수 있죠.”

 “그래서 복수는 끝났나?”

 “네. 더는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됐죠.”

 “왜?”

 “죽었거든요. 교도소 안에서 살해 당했더라고요.”

 “......”

 “짜증나서 좀 더 파볼까 했는데... 그나마 단서를 가지고 있는 교도소장도 죽어버렸고.”

 

 성혁의 표정이 완전히 굳었다. 이제야 성혁은 안나가 누군질 알게 된 모양이다.

 

 “뭐, 어차피 범인이 밝혀질 일은 없으니 죽은 사람만 억울하죠.”

 “......”

 “근데 그 범인은 알까 몰라. 살인죄로 들어온 그 재소자가 사실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들어왔다는 거.”

 “... 뭐?”

 

 되묻는 성혁을 향해 안나는 씨익 웃어보였다.

 

 “그런 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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