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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유단자 그녀 2
작가 : 변태푸우
작품등록일 : 2020.7.10

선생의 길을 포기하고 노가다를 뛰는 남자와 여자이기를 포기하고 선생으로 사는 여자와의 인생이야기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우며 살아가는 로맨틱코미디 물입니다.

 
뻥의 끝은 어디인 가요? 2
작성일 : 20-07-12 00:18     조회 : 214     추천 : 0     분량 : 9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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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다시 잠이 깬 것은 오빠의 손길 때문이었다. 슬며시 눈을 떴는데 오빠가 내 입에 뽀뽀를 하며 가만히 쳐다본다. 입 꼬리를 올리자 손가락으로 내 코를 돼지코로 만든다.

 “우리 돼지 잘 잤어?”

 대답대신 되물었다.

 “오빠는 나랑 있는 게 좋아?”

 “당근 빠따지!”

 “우린 언제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

 오빠가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본다.

 “미정아! 너는 뭐가 그렇게 불안하니?”

 “아니 뭐......”

 “오늘 하루를 즐기면 일주일을 즐길 수 있고 한 달을 그리고 일 년을 그리고 평생을 즐길 수 있는 거야”

 끄덕였다.

 “최고 보다는 최선이라고 그러잖아! 너와 나 열심히 손잡고 걸으면 되는 거야!”

 하여간 말은 잘해요.

 근데 갑자기 오빠가 내 몸 위로 올라온다.

 “자! 그럼 열심히 2회전을 즐겨야지!!!!!”

 오빠의 머리를 잡고 흔들었다.

 “결국은 이 거냐? 으이그! 이 변태야!!!”

 “으악! 아파! 미정아!”

 

 잠시 후

 

 오빠의 품에 안겨 다시 숨을 골랐다. 그냥 모텔에서 하루 종일 있을까? 쩝

 “오빠는 여자 얼마나 만나봤냐?”

 오빠가 고개를 젓는다.

 “오빠는 미정이 네가 처음이야!”

 슬쩍 째려보았다.

 “올해.....”

 지금이 1월인데 이걸 그냥 콱!

 “오빠는 여자를 볼 때 어디부터 봐?”

 “응! 오빠는 가슴이 따뜻한 여자가 좋아! 심장은 속일 수가 없거든 그런 진심을 다하는....”

 잘랐다.

 “그러니까 어디부터 본다고?”

 “응 가슴”

 “에라이 변태! 어금니 꽉 깨물어”

 “으악! 너 낭군을 이렇게 때려도 되는 거야?”

 낭군은 개뿔은.....

 “우리 미정이 진짜 터프해! 유원지 여자 건달이야!!!”

 “근데 오빠 양아치와 건달이 뭐가 다른 거야?”

 “넌 약속이라는 영화도 안 봤냐? 한번 하자! 그러면 건달이고 한번만 주라! 그러면 양아치야!”

 “그럼 생양아치는 뭐야?”

 “어어 그건 진짜 양아치지! 그냥 양아치는 한번만 주라! 그러지만 생양아치는 말없이 손가락으로 한번을 가리키며 아아아아잉~ 하고 어깨를 살짝 흔들어”

 “그럼 오빠는 생양아치네!!!”

 “미정아! 아아아아잉!!!!”

 “에라이 생양아치야!!!!”

 “으아악! 사랑해 미정아!!!”

 또다시 오빠와 뒹굴었다. 그래 최고보다 최선이라고 했다. 이 순간을 즐기자!!!!

 

 경부고속도로

 

 미정이는 피곤했는지 하품을 저억 하고 있다.

 "운전도 안 하면서 뭐가 그렇게 피곤한 거야?"

 "자꾸 어떤 놈이 덤벼드는데 피곤해서 죽겠다."

 진짜 가증스럽다. 지도 좋아서 난리칠 땐 언제고!!!!

 "좀만 기다려라! 거의 다 왔다."

 드디어 부산 이정표가 보인다.

 "오빠는 부산에 가본 적 있어?"

 "아니! 여행을 거의 안 다녀서...."

 요금소를 지났는데도 한참을 간다.

 "이게 도시고속도로야 부산이 크긴 크다."

 동전을 꺼내 짤짤이를 하듯이 흔들었다.

 "뭐해?"

 "응 여긴 통행료를 이렇게 낸다."

 창문을 내리고 동전을 집어던졌다.

 "골인!!"

 근데 그녀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왜?"

 "아 아니야"

 "부산에 왔으면 태종대를 가봐야지!!"

 근데 점점 날은 어두워진다.

 투덜거리는 미정이를 데리고 다시 부산역을 왔다.

 “바닷가도 제대로 못보고 이게 뭐야!!!!”

 “미정아! 일단 여기다가 짐을 풀고 나오자.”

 그녀가 밖을 쳐다본다. 아리랑 호텔 간판을 보자 칼눈을 뜨며 나를 쳐다본다.

 “하여간 넌 나랑 잘 생각 밖에 없지?”

 “에이 진짜! 여기 트윈베드도 있거든!!! 떨어져서 자면 되잖아!!!”

 그녀가 궁시렁 거리며 차에서 내린다. 뒤따라 걷는데 주먹이 쥐어진다. 에이 이걸 진짜 콱!!!!

 호텔에 들어가자 그녀가 두 개인 침대를 보며 한숨을 쉰다.

 “따로 자면 되겠네! 아주 좋아!”

 짐을 풀고 있는데 그녀가 침대에 걸터앉아 쳐다보고 있다.

 “왜? 안 나갈 거야?”

 “오빠는 부산이 처음이라고?”

 “그래! 속고만 살았나!”

 “근데 요금소에서 동전 던지는 건 어찌 알고 준비했냐?”

 헉!

 “어어....동전 준비하라고 이정표에 쓰여 있더라고”

 “그래? 근데 아리랑 호텔에 트윈베드가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냐?”

 “어어...그 그건 호텔엔 항상 트윈베드가 있어”

 “에이 진짜 또 거짓말이지!!!!!”

 “으아아악”

 

 태종대 앞

 

 태종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두워서 바다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씨이! 이게 뭐야! 볼 것도 없잖아!”

 오빠가 내 손을 잡아끌고 전망대로 향한다. 그러나 어두워 별로 볼 것이 없다.

 “미정아! 태종대는 깎아지른 듯 한 절벽이 예술이야!”

 “그러니까 그 절벽이 어디 있냐고?”

 오빠가 갑자기 내 가슴을 가리킨다.

 “여기 있잖아!”

 “이게 진짜 죽을래?”

 오빠가 약을 올리며 도망간다.

 “나 잡으면 자기 거!!!!!”

 뛰려다가 멈칫했다.

 “줘도 안 갖는다.”

 대구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한 탓이다. 자세히 말하면 모텔에서 너무 오래 있었다. 예전에 민혜가 애인이 있을 때였다.

 ‘미정아! 꼭 그걸 해서 좋은 게 아니라 그냥 같이 있는 것이 좋아! 편안하기도 하고.....’

 무슨 소린지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근데 오빠가 뒤에서 팔베개를 해주는데 그냥 너무 편안했던 거 같다. 어렸을 때 아빠와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운동을 하고 난 후 피곤해서 도장바닥에서 잠들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근데 일어나 보면 아빠가 그런 나를 안고 토닥이고 있었고 나는 아빠의 냄새가 너무 편안했었다.

 오빠와 다시 차를 타고 태종대를 한 바퀴 돌았다.

 “미정아! 저기가 자살바위라는 곳이야”

 오빠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지만 별로 어두워 볼 것이 없다.

 “왜 자살을 하는지....그렇게 힘든가?”

 “미정아! 자살바위의 슬픈 전설을 알아?”

 “뭔데?”

 자살바위의 슬픈 전설

 

 한 남자가 자살을 결심하고 자살바위를 찾아 갑니다. 근데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서 언제 자신의 차례가 돌아올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품을 하며 기다리던 남자에게 또 다른 바위가 눈에 띕니다. 그곳에는 아무도 줄을 서지 않고 있습니다. 남자는 그 곳으로 다가가 뛰어 내렸습니다. 쿵하는 소리가 나고 이젠 저승사자가 보이겠지 하고 눈을 떴는데 멀쩡한 것입니다. 두 번 세 번 뛰어내려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어디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거기서 뭐해요?”

 “이거 왜 안 죽는 거죠?”

 그러자 그 사람이 바위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거기 뭐라고 쓰여 있는지 보세요.”

 남자가 바위를 유심히 봅니다. 근데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연습용)

 

 그냥 피식 웃었다.

 “그거 최불암 시리즈잖아! 언제 적 이야기를”

 그래도 오빠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옛날이야기인데 그걸 기억하고 있다니....

 오빠와 다시 호텔로 돌아와 주차를 하고 이번에는 남포동으로 향했다. 부산에 왔으면 꼼장어를 먹어줘야 한다나? 한 번도 와본 적 없다더니 이젠 아주 가이드처럼 말을 한다.

 “미정아! 원래 꼼장어는 기장이 유명하다. 짚불 꼼장어가 아주 기가 막히다.”

 “기장도 가봤나 봐?”

 “아니....그게 형이 그러더라고...나는 가본 적은 없는데...맛있다고”

 그냥 레이저를 한 번 날려주고 호텔을 나와 남포동으로 향했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시장 앞 간판에 쓰여 있는 사투리를 보고 입을 저억 벌렸다. 부산 아지매들의 기개가 느껴진다. 어렸을 때 엄마와 가락시장을 갔을 때가 생각난다. 그곳에는 팔도의 사투리가 다 있었다. 서울이란 그런 곳이다. 사람은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각 도 사람들이 다 모여 있다고, 근데 이곳은 그냥 경상도 사투리만 가득하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나는 왠지 친근함이...

 “이기 뭐 인 게 다 있노!!!! 그래 마 치라!”

 시장 통에서 아줌마 둘이 싸우고 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자 오빠가 내 손을 잡는다.

 “싸우는 거 아니야 말투가 그래서 그렇지!”

 어라? 두 아줌마가 갑자기 서로를 끌어안고 웃는다.

 “봤지? 싸우는 거 아니라니까”

 시장을 지나서 계속 구경을 하고 다녔다. 안양 일번가처럼 화려한 유흥가가 눈에 띈다. 부산의 도시는 너무나 화려하다.

 “우와! 오빠...저 나이트 좀 봐.”

 대답이 없어서 뒤를 돌아보았다. 어디를 저렇게 보고....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서 있는 여자들을 아주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 내 시선을 눈치 챘는지 헛기침을 한다.

 “흠흠 미정아! 말세다. 말세! 저 년들은 춥지도 않나?”

 “근데 침은 왜 흘리고 있냐?”

 오빠가 당황해 하며 입을 닦는다.

 “어어....꼼장어 먹을 생각 하니까....나도 모르게....”

 변태에 매를 수시로 벌고 거기다가 입만 열면 뻥이고...내 머리 속에서 누군가가 질문을 한다.

 ‘근데 사귀는 이유가 뭐냐?’

 그러게....나도 모르겠다.

 “미정아! 이런 곳은 안양에도 많잖아! 이젠 바닷바람을 맞으며 꼼장어를 먹으러 가야지!”

 바닷가엔 파도를 막기 위해 방파제가 설치되어 있다. 그 길에 포장마차가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우와! 죽인다.”

 집 마다 간판이 조그맣게 걸려 있다. 안양 중앙시장에 곱창골목과 비슷했다. 근데 비교도 돼지 않는다. 뒤에서 철썩이는 파도소리 들려요!!! 정수라님 고맙습니당!

 그 많은 꼼장어 집에서 오빠는 서울 집이라 쓰여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우와! 이게 언제 보는 연탄이야!”

 뻘겋게 달아올라 있는 연탄불에 손을 가까이 가져갔다.

 “아웅! 따뜻해!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흥분한다.”

 오빠가 키득댄다. 나도 모르게 오빠의 변태 말투가 나온다. 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양념을 가득 뒤집어 쓴 꼼장어가 보인다.

 “꼼장어는 이렇게 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먹어야 제 맛이지!”

 오빠가 손을 번쩍 든다.

 “아줌마! 여기 소주 주세요. c1소주 말고 참이슬로요.”

 오빠가 소주를 탁탁 치더니 내게 따라준다.

 “미정아! 오늘 바닷가에서 러브스토리 한 번 찍어볼까?”

 “오빠는 c1소주를 어떻게 알았냐?”

 “어어! 광고에 쓰여 있잖아!”

 “마셔봤어?”

 “응 참이슬 보다 조금 쓰다.”

 “그건 부산을 와봤다는 증거네!”

 “풋!”

 오빠가 소주를 마시다가 뿜는다.

 “어어....형이 그러더라고...좀 쓰다고....”

 “똑바로 얘기 안 해?”

 “어어....선생시절에.....애들하고 부산 왔다가....같이 마셔 봤어?”

 “애들하고 술을 마셨어?”

 “아니 나 혼자 마셨지....애들은 그냥 꼼장어 먹고”

 “애들이랑 같이 잤겠네! 아리랑 호텔에서?”

 오빠가 술을 들이키며 끄덕인다.

 “원조교제도 했냐?”

 “아니야 남학생들이야!”

 “00여중 다니다가 잘렸다며!!!!! 여중에 남자도 있냐?”

 “푸웃!”

 

 잠시 후

 

 “미정아! 부산에 살던 여자가 있는데 옛날에 그냥 잠깐 만났어.”

 “그래? 언제?”

 “2002년에...”

 “에라이! 작년이 아주 옛날이냐? 그 여자랑 호텔에도 갔겠네!”

 “아아 그건 열차 기다리면서 잠깐 눈 붙인 거야 그 애는 집에 갔지!”

 “천하의 껄떡쇠가 참 그냥 보냈겠다!”

 “으아악!”

 그렇게 남포동 취조실? 아니 꼼장어 집에서 즐거운 시간은 끝이 났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방파제 위를 거닐었다. 오빠는 뒤 따라 오며 시무룩하다. 자꾸 웃음이 나오는데 참기가 힘들었다. 휙 뒤돌아보자 오빠가 오리주둥이를 하고 걸음을 멈춘다. 손을 내밀었다.

 “으이그! 이리 와!”

 오리가 갑자기 금복주에 있는 할아버지로 바뀌며 나를 끌어안는다.

 “미정아! 다 옛날 얘기잖아!”

 누가 뭐랬나? 난 그냥 버벅거리는 오빠가 재밌을 뿐이다. 오빠가 뒤에서 나를 안고 밤바다를 바라본다.

 “우리의 이십대의 끝을 바다에서 보냅니다. 이 바다에서 당신과의 추억 너무나 행복합니다.

 파도에 조금씩 깎이는 바위섬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떠나야하겠지요. 그때도 당신과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우! 요놈 봐라!

 “설마 이것도 부산여자한테 써먹은 멘트는 아니겠지?”

 오빠가 버럭 한다.

 “아니라고!!!!”

 “그래? 말 안 더듬는 거 보니까 오케이 거기까지”

 오빠와 부산여행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한 가지 깨달은 건......뭐.....귀여운 놈!

 

 다음 날

 

 부산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안양으로 출발했다. 시장에서 산 귤을 까서 운전하는 오빠에게 계속 먹여줬다. 입을 헤 벌리며 좋단다.

 “따르릉”

 오빠가 귤을 먹으며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오빠 나야!”

 여자 목소리다. 귤을 까다가 슬쩍 내팽개치고 눈을 감았다.

 “전화 잘못 거셨네요.”

 오빠의 전화가 또 울린다. 그때 마다 자꾸 내 눈치를 본다. 난 잠든 척 눈을 감고 입 꼬리를 슬쩍 올렸다. 또다시 울리는 전화벨에 나는 오디오를 꺼버렸다.

 "여보세요."

 "저 미현이에요."

 여자 목소리였다.

 "아아 네! 미현씨 오랜만이네요. 고향엔 잘 내려가셨어요?"

 전화를 끊더니 오빠가 내게 말한다.

 "어어 학원선생인데 안부전화 한 거야"

 누가 뭐랬나? 웃음이 나오는 걸 참고 모른 척 눈을 감았다.

 "따르릉"

 "여보세요?"

 "오빠 나 정은인데 은혜언니 캐나다 간 거 맞아?"

 오빠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어어 여보세요? 전화 잘못 거셨네요.”

 전화를 끊고 다시 전화벨이 울리자 배터리를 빼버린다.

 “전화기 이리 줘봐!”

 “왜?”

 “빨리 안 내놔?”

 오리주둥이를 하며 전화기를 건넨다.

 “아주 과거가 화려하시군!”

 문자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그래도 꼴에 1번은 나네! 전화기를 던져주며 소리쳤다.

 “교통정리 잘 해라! 운동하는 여자라고 우습게보면 죽는다.”

 오빠가 입을 쭉 내밀며 전방만 주시한다.

 “오빠는 도대체 여자가 몇 명이었냐?”

 “아니야 학원생활하면서 알던 선생님이 다야!”

 “아주 의자왕이야!”

 오빠가 한심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

 “야아! 의자왕을 모독하지 마! 의롭고 자애로운 왕이라 의자왕이야!”

 “자애로워서 여자들을 많이 사랑했나보지!!!!”

 “신라가 자신들의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의자왕을 모함한 거라고 역사란 아무리 왜곡해도 사실이 드러나게 돼 있어. 의자왕이 당나라로 끌려갈 때 백성들이 나와서 통곡을 하고 눈물을 흘렸어! 폭군이라면 이게 가능할까? 사람은 그 주변인들을 보면 인품을 알 수 있어.”

 “하여간 주둥이만 살아가지고...궁시렁 궁시렁.....”

 “따르릉”

 “또 여자지?”

 “여보세요?”

 “어어 성준아 나 병기인데 간호사 두 년 꼬셨는데 나올래?”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오빠가 당황하며 소리친다.

 “어어 무슨 소리야 나 시간 없어!”

 “웬일이냐? 네가 여자를 마다하고?”

 “끊어 새끼야!”

 “쯧쯧! 역사란 아무리 왜곡해도 사실이 드러나게 돼 있다. 사람은 그 주변인을 보면 인품을 알 수 있지 그지?”

 

 대전 휴게소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었다. 오빠의 표정을 떠올리자 나도 모르게 이죽이죽 웃게 된다. 하여간 이 화상! 어떡할까? 더 괴롭힐까? 흐흐

 두 여자가 화장실을 들어오며 궁시렁 거린다.

 “변태 아니야? 별꼴이다.”

 변태? 휴게소 화장실에도 변태가 있어? 손을 털고 나오는데 이 멍청이가 화장실 앞에 서 있다.

 “미정아! 자! 따뜻한 커피야!”

 그냥 모르는 척 주차장으로 걸었다.

 “미정아! 커피 식어!”

 시펄 쪽 팔려 죽겠네! 주차해둔 차로 거의 도착했을 쯤 뒤돌아서서 오빠의 정강이를 발로 찼다.

 “악! 왜?”

 “에라이 화상아! 여자화장실을 그렇게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으면 변태소리밖에 더 듣냐?”

 “아아! 그랬구나! 그런 거였구나!”

 ‘아우! 아빠 이 멍청이를 어떡해야 하죠? 아빠가 옆에 계셨다면 저보고 뭐라고 하셨을까요?’ 아마 그러셨을 거다. 누구 탓을 하니? 네가 선택한 거잖아! 네가 책임 져야지.....

 ‘그런가요? 내가 책임져야 하는 건가요?’

 ‘미정아! 이 세상은 자기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 멍청이가 전생에 너를 구해줬나보지... 그래서 이번 생에서는 네가 보살펴줘야 한다고......아빠가 그랬지? 단점이 보이는 사람이 좋은 거다. 꾸밈이 없는 거니까! 제일 무서운 놈은 착한 척하는 놈이다. 착한 척? 그래 착한 척 하는 놈들 어디가면 많은지 아니? 국회가면 많잖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러면서 뒷구멍으로는 온갖 나쁜 짓을 일삼는 착한 척 하는 놈들.... 그런 놈만 아니면 네가 잘 보살펴주고 도와주거라........’

 차가 군포 톨게이트를 나왔다. 여행하면서 고생했는데 이 멍청이를 아니 오빠를 밥은 먹이고 들여보내야겠다.

 “오빠 산본에 가자 같이 저녁이라도 먹게”

 오빠가 갈비를 잘라서 이리저리 뒤집는다. 조금이라도 탄 부분은 가위로 잘라서 내 사라로 놓아준다. 그 모습을 보니 빙긋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 단점이 보이면 내가 잡아주면 돼지... 내일부터는 오빠 재무 상태부터 모두 점검해 봐야겠다. 나이가 서른이 된 남자인데...

 "여기 소주 좀 주세요."

 "미정아 또 술? 괜찮겠어?"

 소주를 흔들어 오빠에게 따라줬다.

 "뭐 어때 피곤하면 오빠 집에서 자면 돼지 이틀 동안 운전하느냐고 고생 많았어!"

 "미정아! 아반떼 사고 교외로 여행간 건 네가 처음이다."

 오빠가 싸주는 쌈을 계속 받아먹었다. 냠냠 맛있네! 이래서 사랑을 하는 건가? 이러다가 오빠 없으면 어떻게 살지?

 갈비집 안으로 화려한 옷차림을 한 여자들이 들어온다. 치마는 거의 초미니 에 누가 봐도 나 술집여자에요. 라고 티가 팍팍 난다.

 "오빠 저게 뭐하는 거야?"

 오빠가 뒤를 돌아보더니 빙긋 웃는다.

 "응 단란주점 놀러오라고 홍보하는 거야 일종의 호객행위지 음료수 나눠주면서"

 "근데 우리한테는 안 와?"

 "커플이 단란주점을 가겠니? 남자 손님들 있는 데가 타겟이지"

 "오빠는 단란주점 가봤어?"

 오빠가 쌈을 입에 넣어주며 고개를 젓는다.

 "오빠는 단란주점 싫어. 체질에도 안 맞고"

 에이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더욱 세게 고개를 젓는다.

 "이 오빠는 술집 년들 하고 말도 섞어 본 적 없다."

 술집여자들이 점점 더 가까이 온다. 짙은 화장에 붉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갑자기 오빠를 보더니 눈이 커진다.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오빠가 그녀를 쳐다보더니 뒤를 돌아본다.

 "아저씨 저에요. 그때 저 노래 부르는 법 가르쳐주셨잖아요! 저 아저씨 덕분에 오디션 1차 합격했는데..."

 오빠가 미치겠다는 표정을 하며 내 눈치를 본다.

 "아아 네"

 오빠가 이마를 부여잡더니 한숨을 쉰다. 에이그 이 인간아 킥킥

 술집 여자들이 가고 한참을 서로 말이 없었다. 난 사실 웃음을 참느라 입을 닫고 있었다.

 "미정아 내가 대리운전 할 때 이천까지 술집 애들 태워주고 돈 받은 거야"

 오빠의 술잔에 술을 콸콸 따라주었다.

 “오빠 속 타겠다. 쭉 마셔라! 난 오빠를 믿어! 아반떼 타고 교외로 나가본 여자도 내가 처음이고 술집 년들이랑 말 섞어 본적도 없고 난 오빠를 믿어!!!!! 아직도 눈물이 남아 있었나요? 내 모습이 정말 싫어요. 또 다른 사랑을 찾아야 하나요. 김 성준 씨 뻥의 끝은 어디 인가요?”

 

 유원지 도장 앞

 

 집에서 자고 간다던 그녀는 단단히 삐졌나 보다. 같이 택시를 탔는데 본 척도 안한다. 유원지에 도착하니 계산을 하고 먼저 내려버린다.

 “미정아! 아니야 진짜 아니야!”

 도장으로 올라가려던 그녀를 붙잡았다.

 “대리운전 할 때 그냥 대화 몇 마디 한 것뿐이야!”

 그녀가 차갑게 쏘아보며 웃는다.

 “누가 뭐라 그랬어? 뻥쟁이 아저씨! 따라 들어오면 죽는다.”

 그녀가 도장 문을 쾅하고 닫아버린다. 씩씩 거리며 버스정류장으로 걸었다. 시팔 오늘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지?

 “따르릉”

 미정인가?

 “여보세요?”

 “성준아! 진짜 안 나올래? 후회 안하지?”

 웬수같은 병기 놈이었다.

 “너나 양쪽으로 끼고 놀아 이 새끼야!!!!!!”

 

 도장 사무실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난 그냥 쓰러졌다. 피곤해서? 아니 너무 웃겨서! 사무실 바닥을 그냥 데굴데굴 굴렀다. 아우! 웃겨라! 술집 년들이 말을 거니까 쩔쩔매는 모습이 어찌나........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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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감성소녀의 꿈 2020 / 7 / 21 224 0 6733   
7 나는 유단자야 5 2020 / 7 / 20 220 0 5943   
6 나는 유단자야 4 2020 / 7 / 20 217 0 7035   
5 나는 유단자야 3 2020 / 7 / 17 227 0 5533   
4 나는 유단자야 2 2020 / 7 / 15 219 0 4769   
3 나는 유단자야 2020 / 7 / 13 218 0 5685   
2 뻥의 끝은 어디인 가요? 2 2020 / 7 / 12 215 0 9141   
1 뻥의 끝은 어디인 가요? 2020 / 7 / 11 392 0 6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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