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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프롤로그: 저 여자는 처음부터 저 모양이었어.
작성일 : 20-07-11 22:45     조회 : 548     추천 : 0     분량 :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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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틀림없이 그 여자다. 저 빌어먹을 카나리아 모자를 쓴 내 얼굴이 프린팅 된 옷을 입고 매번 1열 가운데 자리에 앉는 여자.

 

 배배 꼰 다리에 건방지게 걸쳐 올린 가녀린 팔. 그 위에 얹어진 무심한 얼굴, 심드렁한 안면 근육 위로 어울리지 않게 빛나는 쭉 째진 눈은 분명 이리 말하고 있었다.

 

 ‘어디 한번 재롱 좀 피워봐. 내가 감상해 줄 테니까.’

 

 1분 만에 매진되는 OSJ의 콘서트에, 남들은 평생 운을 다 써야 얻을 수 있다는, 소위 인생번호라는 1열 맨 중간 자리에서 어째서 매번 저딴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그럴 거면 저 몹쓸 티셔츠나 입고오지 말던가.

 

 꺄아아아악! 강찬아 여기여기! 이쪽! 강찬아!

 

 우주를 폭발시킬 것만 같은 엄청난 함성이 붉은 조명아래 서 있는 남자의, 그윽한 눈빛, 애절한 몸짓하나에 터져 나왔다. 강찬은 애절한 목소리로 슬픈 사랑을 억누르는 한 남자가 되어 한 발짝, 한 발짝 자신에게 취해있는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우어어어어어억!”

 “강차아나아아! 강찬아! 찬아! 찬악!”

 

 몇시간 째 소리를 질러대느라 잇몸까지 말라버린 OSJ의 팬들이었다. 여기서 소리를 지르다 죽어도 상관 없다는 듯, 더 이상 현생에 미련이 없는 사람처럼 그들은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다.

 그저 강찬의 이름만을 애타게 부를 뿐, 그녀들의 입에서 뱉어내어진 소리는 채 문장이 되지도 못했다. 눈이 뒤집힌 채 쇳소리를 토해내는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에너지, 광기. 강찬은 미소를 머금고 그 광기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고막이 터질듯한 함성 소리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이미 제한된 시야였다. 맨 앞 몇줄을 제외하고는 모두 음영으로만 비춰질 뿐.

 

 하지만 강찬은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자신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을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하지만 천박하게 사랑을 남발할 순 없었다. 그건, 그들이 원하는 게 아니다.

 

 강찬이 절제된 동작으로 손 키스를 날리며 지그시 눈을 내리자, 소녀들의 목소리가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렸고, 맨 앞줄 앉아 줄곧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나의 한쪽 입꼬리가 떨떠름하게 올라갔다.

 

 

 

 **

 

 

 “강찬 형! 1열 가운데 앉은 사람, 사인회 때 그 여자 맞지? 새박사 친구”

 “어.”

 “이야 그 누난 오늘도 완전 시크하던데? 타 팬도 그렇게는 안 앉아 있겠다.”

 콘서트가 끝나고 아이돌 그룹 ‘오색조’의 멤버들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짙은 화장을 지우고 있었다. 앵무새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막내 댄이 입을 삐죽 내밀며 투정을 부렸다.

 

 “아니 우리가 이렇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세탁기처럼 돌려대는데, 어쩜 그렇게 반응이 없어? 완전 우리 데뷔 무대 생각나서 자꾸 긴장되더라니까?”

 “난 무슨 안무가 형인 줄 알았어. 하나 하나 씹어먹듯이 분석하는 표정이던데?”

 

 5인조 아이돌 그룹 오색조(五色鳥),

 앵무새처럼 말 잘하는 예능케 댄, 참새처럼 까무잡잡하고 귀여운 지완, 공작처럼 화려한 동혁, 독수리처럼 늠름한 이글, 그리고 카나리아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강찬. 이렇게 5마리의 새를 상징하는 오색조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다.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그들의 7집 앨범 활동이 끝나고 난 뒤의 첫 콘서트였다.

 

 강찬씨 눈 감아요, 눈 화장 지울게

 강찬이 긴 속눈썹을 떨구듯 조용히 눈을 감았다. 땀과 화장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메이크업아티스트의 손이 분주하게 닦아 내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에 얌전히 제 얼굴을 맡긴 채 강찬이 시니컬하게 말했다.

 

 “그 여잔 처음부터 그 모양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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