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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유단자 그녀 2
작가 : 변태푸우
작품등록일 : 2020.7.10

선생의 길을 포기하고 노가다를 뛰는 남자와 여자이기를 포기하고 선생으로 사는 여자와의 인생이야기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우며 살아가는 로맨틱코미디 물입니다.

 
뻥의 끝은 어디인 가요?
작성일 : 20-07-11 00:02     조회 : 406     추천 : 0     분량 : 6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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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원지 도장

 

 기지개를 쭉 켰다.

 "아웅! 끝났다."

 오늘 하루만 지나면 즐거운 주말이다. 금요일 밤부터 월요일까지 휴가가 아닌 휴가이다. 오빠랑 어디 여행이라도 갈까?

 (오빠 출근 잘했어?)

 조용~~ 뭐지? 바로바로 답장을 하는 오빤데.....바쁜가?

 (우리 여행 갈래?)

 대답 없는 너......이제 난 누구의 가슴에 안겨서 아픔을 얘기해야 하는가! 띠용!!!!!

 이젠 오빠가 하는 농담을 내가 따라하고 있다.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이런 건가?

 (시간나면 문자 줘!)

 전화기를 놓고 수업을 들어갔다. 1시간 후에 다시와 전화기부터 열어봤다. 뭐야? 그래도 답이 없네! 내 전화기가 무슨 캔디도 아니고....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이젠 잡은 물고기라 이거지? 남자새끼들은 다 똑같아!

 사범들과 같이 점심을 먹었다. 먹으면서도 전화기를 계속 바라봤다. 오늘따라 이놈의 김치찌개는 왜 이렇게 맛이 없는 걸까?

 "관장님 무슨 일 있어요? 왜 그렇게 전화기를 째려보고 계세요?"

 뜨끔! 이 사범이 고개를 갸웃 거린다.

 "아...아니에요. 그냥....."

 두 사범이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나간 후에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나를 나를 잊어버려 나를 나를 지워버려"

 뭐? 나를 잊으라고? 컬러링도 채정안의 편지로 바꾸셨다?

 "전화를 받지 않아 소리샘으로...."

 감히 내 전화를 안 받아? 진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설마 전화기가 두 대인 건 아닐까? 또 다른 여자한테 꽃은 바람에 지지만요. 그 꽃을 다시 피우게 하는 것도 바람입니다. 하하하! 그러면서 뻐꾸기를 날리고 있는 거 아닐까?

 그렇게 2시간이 지났다. 부들부들! 앞으로 30분 안에만 전화하면 모든 걸 용서한다. 왜 연락 안했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부들부들

 그렇게 30분도 지나갔다. 전화기를 보는데 이젠 눈물이 나려한다.

 (오빠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그래도 대답이 없다. 나도 모르게 노래를 불렀다.

 "남자! 남자!!! 남자의 약속이 미워요!!!!!"

 심수봉의 심정이 이런 거였구나!

 "술잔을 붙잡고 사랑의 노래를 붙잡고 남자...."

 "관장님"

 사무실 문이 열리고 이 사범이 들어온다. 노래를 멈추고 몸을 가다듬었다.

 "김 성준 씨 오셨어요."

 에잉? 오빠가? 오빠가 이 사범 뒤에서 나타난다.

 "미정아! 오늘 내가 전화기를 놔두고 출근했어. 미안"

 헐! 띵~ X됐다. 시팔! 오빠의 차를 타고 군포로 가면서도 계속 작전을 짰다. 문자를 오빠가 보면 안 된다. 천하의 김미정이 스타일 구긴다. 오빠의 집 아래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오빠에게 소리를 질렀다.

 "오빠 몸에서 냄새난다. 빨리 샤워 좀 해라!"

 오빠가 뜬금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더니 킁킁 개처럼 팔에서 냄새를 맡는다.

 "뭔 냄새가 난다는 거야?"

 집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오빠를 욕실로 떠밀었다.

 "빨리 샤워하고 나와!"

 "알았어!"

 문을 닫고 전광석화처럼 움직였다. 빨리 문자를 지워야 돼!!!!!

 식탁에도 없고 컴퓨터 위에도 없고 침실에 들어가 이불을 홀락 뒤집었다. 젠장, 없다!!!!

 "뭘 그렇게 찾나?"

 헉!

 "어....어....."

 이불을 개는 척을 했다.

 "이불 좀 잘 좀 개지 이게 뭐냐?"

 오빠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씩 웃는다.

 "이거 찾나?"

 오빠가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흔든다. 헉! 설마 본 건 아니겠지?

 "아침에 화장실에 놔둔 걸 깜빡 했다."

 서 설마.....

 "오빠 내가 뭐 잘못 한 거 있어?"

 오빠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씩 웃는다.

 "야아 아아!!!!!"

 오빠에게 달려들어 핸드폰을 빼앗았다.

 "그래! 여행가자 미정아!"

 헉! 다 봤구나!!!! 오빠와 함께 아반떼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렸다. 뭐가 웃긴지 계속 키득댄다.

 “그만해!”

 오빠가 내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른다.

 “오늘 유난히 헝클어진 머리 너무나 맘에 안 들어. 소개로 만난 새침한 그 아이 그 애와 약속했는데”

 여행을 가면서 인상 쓰면 안 되겠지?

 “따르릉”

 오빠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조용해서 상대방 목소리가 다 들린다.

 “오빠? 나 유리야 뭐해?”

 당황한 오빠의 표정

 “어어....누구?”

 “유리라니까? 술 한 잔 안 할래?”

 “어...어....지금 좀 바쁘다 나중에 통화하자.”

 오빠가 전화를 끊더니 내 눈치를 살핀다.

 “누구냐?”

 “어어....주유소 알바 하는 앤데....전문대 다녀 잠깐 만났어.”

 “언제?”

 “어어 3년 전에...”

 “원조교제도 하냐? 3년 전이면 고딩이었을 텐데?”

 “어어......3년이 아니라 3개.....월....”

 3개월이면? 한숨이 나온다. 내가 병원에 있을 때이다. 말없이 그냥 눈을 감았다. 내가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 근데 오빠의 뻥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근데 여행을 어디로 가는 거야?"

 오빠가 내 손을 잡고 말한다.

 "그냥 뭐....부산 가자."

 그냥 계획도 없이? 에라 모르겠다. 오빠가 알아서 리드하겠지 여행은 아빠와 강릉에 가본 후로 한 번도 가지 못했다.

 "미정아!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마음 수양하는 것도 좋은 거야"

 오빠가 오디오 볼륨을 올린다. 김광석의 목소리가 아주 감미롭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하얗게 새운 많은 밤들

 이젠 멀어져 기억 속으로 묻혀

 함께 나누던 우리의 많은 얘기 가슴에 남아

 이젠 다시 추억의 미소만 내게 남겨 주네

 

 "남자는 이별을 하면 숨는다."

 "숨어?"

 "그게 남자의 습성이야! 실연을 당하면 어디다 풀어낼 곳이 없거든 그래서 폭음을 하거나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

 "왜 그러는 거야?"

 "남자의 적은 남자거든.....하루나 이틀은 친구들이 위로를 해주겠지 근데 반복되면 남자새끼가 부랄 띠어라! 그러면서 욕한다."

 "아아! 남자들의 쓸데 없는 가오 말하는 거구나?"

 오빠가 끄덕인다.

 "그렇게 이불 속에서 남이 듣지 않게 조용히 슬퍼하는 남자의 감성이야 김광석 노래는 거의 다 그렇다."

 오빠의 강의 아니 설명을 들으며 노래를 들으니 더욱 좋다.

 "오빠도 실연해서 울어본 적 있어?"

 끄덕인다.

 "소주를 한 여덟 병을 마시고 기절했었지"

 "누구랑 헤어졌기에?"

 "여중생들......"

 뭐야? 이 남자가 진짜?

 "한 달이 가더라! 지금도 가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제자들을 말하는 거구나!

 "오빠는 국어를 어떻게 가르쳤어?"

 대답대신 오빠가 강의를 시작했다.

 홍랑이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기생출신인 그녀는 최경창이라는 사람과 연인이 됩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공무원과 술집여자가 사랑을 한 것인데 유교국가에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입니다. 둘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최경창은 다시 도성으로 발령을 받아 가게 되었고 관비 기생인 홍랑은 눈물을 흘리며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최경창이 너무 그리운 홍랑은 시조를 한 수 적어 보냅니다.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에게

 

 주무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 잎이 나거든 저인 줄 여기소서

 

 최경창이 이 시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최경창이 병석에 눕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홍랑은 도성까지 십일 밤낮을 달려 찾아옵니다. 그러나 홍랑의 이런 행동은 최경창에게 엄청난 재앙을 안겨줍니다. 유교국가에서 불륜은 곧 파멸입니다.

 홍랑은 눈물을 흘리며 돌아섭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기위해 달려온 그녀는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그를 보기위한 자신의 욕심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곤경에 빠트렸다는 사실에 그녀는 인정하고 돌아섭니다.

 

 보고파 지샌 날이 나 얼마나 많았는데 헤어져야 하는가 다시...

 

 "미정아! 홍랑이라는 여인의 슬픔과 애틋한 사랑을 알게 되면 이 시조는 절대로 까먹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오빠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래서 시조 한 수 가르치는데 30분을 넘게 강의했어? 오빠가 왜 쫓겨났는지 알겠다."

 "미정아! 난 후회 안 해! 다시 선생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똑같이 할 것이다."

 대전 톨게이트를 지나가고 있다. 오빠가 그려주는 그림에 폭 빠진 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

 

 구미를 지나가고 있다. 미정이는 내가 해주는 얘기에 취한 건지 아니면 내가 사랑스러운 건지 운전을 하는 나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지지배! 반했지? 이럴 땐 사랑한다고 한 번해라!

 "오빠는 이렇게 여자들 얼마나 후리고 다녔냐?"

 꼭 분위기를 깨요. 사실 생각해 보니 여자들한테 이런 얘기를 해준 적이 없다. 전부 그전에 넘어왔지! 병기랑 콤비로 농담 몇 번만 해도 넘어왔다. 근데 김 미정! 너는 내가 웃겨도 안 넘어와, 음식을 해줘도 안 넘어와, 갑자기 드래건볼에 한 장면이 생각난다. 셀과 손오공이 싸우는데 손오공의 맹렬한 공격에 견디지 못한 셀이 보호막을 친다. 그리곤 손오공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에게 보호막까지 치게하는 너의 실력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미정아! 나에게 이런 기술까지 쓰게 하는 너의 능력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미정아! 시인에게 가장 치욕의 말이 뭔지 아냐? 너 여자 꼬시려고 시 쓰지 이 말이야!"

 미정이가 입을 오므리며 말한다.

 "오우! 대단한데"

 그렇게 웃고 떠들고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운전하는데 멀리 동대구 이정표가 보인다.

 "이번 톨게이트는 대구입니다. 내려도 대구! 안 내려도 대구!"

 "오빠 우리 대구에서 자고가자"

 "오케이! 콜!!!"

 자고 가자? 오우! 좋아라. 가볍게 한 잔하고 모텔에 들어가면 그녀가 그러겠지?

 '오빠! 내가 먼저 씻을게!'

 '우리 그냥 같이 씻을까?'

 그러면 부끄러워하면서 그러겠지! 아이! 몰라! 크크~~

 "뭘 그렇게 실실 쪼개고 있냐? 으이그! 침은 왜 흘리고 있는데?"

 흠흠....

 "이 오빠가 고민이 많을 땐 침이 흐르는지도 모른다. 어떡하면 우리 미정이를 즐겁게 해줄까? 고민하고 있었지"

 밤이 늦어서인가? 대구시내는 한산했다. 10년 전인가? 크리스마스캐롤이 울려퍼지는 동대구역에서 따블백을 메고 뛰던 생각이 난다.

 "미정아! 94년도에 뭐했냐?"

 "뭐하긴? 중3이었구나!"

 "미정이가 교복입고 코 흘리고 다닐 때 이 오빠는 이곳 대구를 지켰다."

 "특수부대 출신이었냐?"

 "그럼! 광역시마다 그 도시를 지키는 수비대가 있지!"

 지지배! 역시 순수하단 말이야!

 "여자들은 군인들에게 감사해야 돼!!!"

 그녀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항상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칠 각오가 돼있었지! 미정아! 우리 가볍게 한 잔할까?"

 그녀와 동대구역 근처 한식집을 들어갔다. 밤이 늦어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다.

 "아주매!!! 감자탕 주이소!"

 "오빠는 사투리도 알아?"

 “그럼! 이 오빠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까?”

 

 서울남자가 대구에 놀러옵니다. 대구에서 가장 좋은 나이트를 갔는데 서울남자는 입을 저억 벌립니다. 대구에도 이런 미녀들이 있다니!!! 꼭 부킹에 성공하리라! 남자는 레이더를 돌립니다. 그리고 아주 예쁜 여자 셋을 발견합니다.

 "안녕하세요!!! 우린 남자 셋입니다. 같이 술 한 잔 할까요?"

 그러자 여자 중에 한 명이 대답합니다.

 "은지요."

 언제?

 "지금이요."

 여자가 고개를 젓습니다.

 "은지...은지...."

 "지금!!!!!!"

 남자가 다시 옆에 여자에게 말합니다.

 "저랑 춤 한 번 추실까요?"

 그러자 그녀가 대답합니다.

 "어데예!"

 

 다시 현재

 

 "은지요가 무슨 뜻인데?"

 "아니요. 라는 뜻이야! 은지요를 언제요? 라고 착각한 거지"

 "그럼 어데예는?"

 "싫어요. 라는 사투리래!"

 그녀가 킥킥 웃는다.

 "이거 오빠 얘기지?"

 헉! 뜨끔!

 "아...아니야! 들은 얘기야!"

 그녀가 나를 가까이 보며 말한다.

 "가만 보니까 거짓말 할 땐 말 더듬네!!!"

 "아니야 진짜 아니야!!!"

 그녀와 소주 두 병을 비우고 식당을 나왔다. 드디어 운명의 시간!!!

 "미정아! 우리 어디 가서 잘까?"

 그녀의 어깨를 당기며 한 곳을 가리켰다. 화려한 네온싸인엔 00모텔이라고 적혀있다.

 "오빠는 머릿속에 나랑 잘 생각 밖에 없지?"

 그래! 성준이의 뇌엔 30프로는 너와 레슬링하는 생각, 30프로는 너랑 자는 생각! 나머지 40프로는 뭐냐고? 너랑 하는 상상이다.

 "그럼 밤이 늦었는데 어쩔 수 없잖아!"

 "으이그! 하여간 껄떡쇠!"

 그녀의 손을 잡고 모텔에 들어갔다.

 "이만 오천 원입니다."

 모텔 주인의 말에 지갑을 꺼냈다.

 "안양보다는 싸군!!!"

 뒤에서 그녀의 말이 들린다.

 "많이 가봤나 봐?"

 "아 아니....형이 그러더라고 나는 가본 적은 없지"

 

 "또 또 말더듬는다."

 흠흠....그녀에게 열쇠를 주며 말했다.

 "미정아! 차에서 면도기 좀 가지고 올라갈게 먼저 가 있어라!"

 휘파람을 불며 승용차로 돌아와 세면백을 꺼냈다. 모텔 면도기는 일회용이라 별로 좋지 못하다. 그래서 고성능 면도기를 이렇게 가지고 다닌다. 그녀가 먼저 들어간 301호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근데 그녀가 불도 켜지 않고 앉아있다.

 "뭐하냐?"

 "오빠 정전인가 불이 안 들어와! 이상하다."

 한심한 지지배! 모텔열쇠를 들고 키홀더에 끼웠다. 그러자 불이 들어오고 TV가 켜진다.

 "우와! 신기하다."

 근데 그녀가 나를 미심쩍은 표정으로 쳐다본다.

 "어어....이것도 형이 가르쳐 준 거야 난 몰랐지!!!"

 그러자 그녀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침대를 짚고 이단 옆차기를 날린다.

 "으악!!!"

 별로 아프진 않았지만 그대로 쓰러졌다. 그러자 그녀가 내 목을 조른다.

 "이 뻐꾸기를 그냥 털을 다 뽑아버려야 돼!!!!!"

 그녀를 안고 모텔바닥을 이리저리 뒹굴었다.

 "사랑해! 미정아!!!!"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내 딸아!’

 아빠는 사범들과 회식이 끝나면 항상 잠들어 있는 나를 뒤에서 안고 노래를 불러주셨다.

 비몽사몽인 나는 따뜻한 아빠 품에서 스르르 잠이 들었던 거 같다.

 “드르렁 드르렁 쿨쿨”

 오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던 난 고개를 들어 오빠를 보았다. 입을 헤 벌리고 코를 골고 있다. 코를 살짝 꼬집어 흔들어 보았다.

 “으응”

 깬 걸까? 잠시 뒤척이더니 나를 더욱 세게 끌어안는다.

 우욱! 숨 막혀! 근데 그것도 잠시였다. 잠이 다시 들었는지 힘이 빠진다.

 나무처럼 나에게 항상 그늘이 되어 주던 아빠.....

 아무리 밀어내고 밀어내도 항상 그 자리에서 나를 지켜주던 이 남자.....

 

 한결같은 사람 박경규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

 늘 내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

 

 세월이 변하여도

 푸른 잎은 한결같이

 단풍이 되고

 

 단풍 옷을 입어도

 변하지 않는 마음이니

 

 우리 항상 늘 그 자리에

 늘 내 자리에 단풍으로

 머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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