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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122. 이유모르는 상황
작성일 : 20-07-07 19:09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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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 이유모르는 상황

 

 

 

  눈치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귀에 익숙한 목소리 정도는 인지할 수 있다. 사정 상 자주 접하진 못했지만,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음성. 녀석과 함께 있을때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따뜻함이.. 오늘은 왠지 모르게 아래로 추욱 힘을 빼고 있었다. 갑작스런 등장 자체에도 충분히 시선이 갔지만, 한 옥타브 낮아진 음성 덕에 내 생각은 문 바깥을 향해 주의를 완전히 이동해 버렸다. 꿈 속에서 펼쳐졌던 상황 들과 맞 잡은 손을 빠르게 떼어낸 뒤, 찾아온 생각을 천천히 읊었다.

 

  “아주머니께서 무슨 일 이시지..?”

 

  1차적으로 앞선 감각은 반가움이라는 종소리. 기쁜 마음을 앞세워 빠르게 문 밖으로 이동하려다.. 잊고 있었던 의아함을 한 스푼 꺼내어 스스로의 발 앞에 멈춤을 그려 넣었다.

 

  ‘잠깐, 새벽에 일 나가신다고 들었는데..’

 

  자주 볼 수 없는 풍경. 흔하게 마주하지 못했던 물감들로 이루어진 스케치가.. 내 진행속도를 더디게 만든다. 섣부르게 나갔다가 상당히 애매한 상황과 마주할 지 모르니, 조금만 더 기다렸다 밖에 나가기로 결정했다. 안부를 나누는 대화가 계속 이어졌고, 타이밍을 재던 내 다리가 지친 모습을 드러낼 즈음.. 엄마와 아주머니의 말이 열리며 궁금했던 부분에 대한 답이 귀에 노크하기 시작했다.

 

  조심스레 끝을 늘이는 엄마의 섬세함만 봐도, 긴장감에 대한 시작점을 느낄 수 있었다.

  메인 성격이 당당함인 우리 엄마께서 말 하나하나에 저리 신경을 쓰는 걸 보면.. 간단한 내용은 아닌게 확실하겠지.

 

  “그래서.. 일하는 곳에서 갑자기 잘리셨다구요?”

 

  “아..네.. 그렇게 된 것 같네요. 하하..”

 

  ..자른다는 의미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펄럭이는 가벼운 재질을 가위로 자르는 행위.. 또는, 머물고 있는 공간에서 강제 추방 당한다는 의미. 두번째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기에, 가능성 자체에서 배제 시킨 뒤 천천히 생각을 펼쳤다. 형태없는 직분을 가위로 자를 수는 없을 터. 행여 형태가 있다 하더라도, 강제적으로 끌어내지 않는 이상 문장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생각했던 모든 공간속에 ‘강제’라는 단어가 있다는 걸 늦게 서야 깨달았다.

 

  ‘..뭐..뭐라고?’

 

  예고없이 찾아온.. 무게감 섞인 소식에 원형을 유지하지 못한 생각주머니가 부적응이란 이름으로 흔들거렸다. 이해하고 싶지만 이해안되는 전개에 답답함을 느끼려 할 때, 엄마의 분노가 타이밍 맞춰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렇게 대화의 진행이 빨라졌다.

 

  “아니, 어떻게 아무 말도 없이 오래 일한 사람을 자를 수 있죠?!”

 

  엄마의 주먹 쥔 손이 스스로를 표현할 공간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다, 멈칫하며 단상 위에서 ‘쿵’소리를 냈다. 코 끝으로 새어나오는 아주머니의 숨소리가 자신의 상황에 공감해주는 상대의 모습이 기쁘다는 듯 적당한 미소를 드러냈지만.. 이내, 현실적부분과 마주해 한숨으로 바뀌어 버렸다.

 

  “..저도 딱히 무슨 말을 할 수 없었던게..”

  “일하는 곳 사장님이 직접 저를 부르셔서..”

 

  “네?! 무..무슨.. 사장님이 직접 직원을요?”

 

  말만 들어도 입술이 막히는 것 같다. 생각하고 있는 말이 있음에도, 최고의 자리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분과 직접 마주 한다면 아마 누구나 머리가 하얘져버리지 않았을까. 게다가 전개를 보니 사장님께서 직접 해고관련 내용을 말하신 것 같은데.. 어째서?

 

  아주머니의 평소 느낌을 보면 큰 잘 못을 할 분도 아닐 뿐더러..

  열심히 하면 더 열심히 했지.. 훈계받을 만큼 일을 대충 할 분도 아니다.

 

  “저도 너무 당황해서 고개만 숙이고 가만히 서있었는데..”

  “다가오시더니 제 칭찬을 하시더라구요.”

 

  “..칭찬이요?”

 

  진지하게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칭찬이라는 단어가 찾아왔다. 뭐랄까, 해고와 함께 쓰기에는 칭찬이란 수식어가 상당히 어색하다. 해고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섞여있고.. 칭찬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작용하고 있지 않나..?

 

  “오래 일해줘서 고맙다고.. 열심히 하는거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하신 뒤에..”

  “이럴 수 밖에 없다면서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미안하지만 새로운 일도 잘 안구해 질 거라고..”

 

  두번째 말 까지는, ‘진짜 너무하다’ 정도의 화가 났으나, 세번째 말을 듣자마자.. 화를 넘어선 두려움이 수면 위에 떠올랐다. 오죽하면 해고라는 단어가 조그만 사건으로 보일 지경이다. 생각을 거듭할 수 록 두려움에 이어 섬뜩함까지 피부를 스치는 듯 했다. 아무리 회사사장님이 라고 해도, 남의 미래를 마음대로 언급하는 건 무례한 행동이다.

 

  똑같은 생각을 한 듯, 엄마의 표정과 목소리가 내 감정과 비슷한 색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아니, 대체 그게 무슨..”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한 달 돈 입금될때마다 전기세, 수도세, 식비, 보험료등등 내고 나면 남는게 별로 없어서..”

  “최대한 아껴가며 생활꾸리고 있었는데.. 새로운 일자리 구할때까지 어떻게 생활해야할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녀석 집안 사정을 직접적으로 들으니.. 더 더욱 내가 녀석을 위해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게 와 닿았다.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닌 나는.. 아주머니를 위로해 줄 수도, 녀석에게 도움을 줄 수도 없는 위치에 서있었다.

 

  생각을 멈춘 채 왠지 모를 상실감에 빠져 있었는데.. 조심스레 엄마께서 관련 말씀을 꺼내셨다.

 

  “그.. 제가 도와드릴게요. 많이는 못 도와 드리더라도..”

 

  “엇!! 아니에요!! 이런 부담스러운 말 들어준 것도 감사한데..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아니면, 저희 집에서 같이 식사해요! 식비라도 아끼셔야지!”

 

  “아들 챙겨주는 것도 감사한데 죄송하네요..”

 

  시계가 똑딱 소리를 내며 무의미한 정적을 이어간다.

  냉정함을 유지하려 했으나, 머리 속을 꽉 채운 하나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지금 제일 걱정되는 건 녀석이다.

 

  “..그래.”

 

  앞 뒤 상황 제쳐놓고, 빠르게 두 분이 계시는 거실을 거쳐 문을 향해 달려갔다. 옷은 어짜피 녀석이 어제 입혀준 거 그대로 잤으니까 상관없었다,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닌, 몸이 앞서 선택한 순위.. 그 기준을 존중하기로 했다, 일단 녀석에게 가는게 먼저다.

 

  엄마 관련 얘기를 할 때, 슬픈 표정을 숨기지 못하던 녀석.

  이 내용들이 녀석을 얼마나 갉아먹고 있을까.

 

  목적지 한 곳을 향한 시선. 빠르게 성큼성큼 움직이는 내 자연스러움에, 엄마의 큰 눈이 언제 나왔냐며 나를 향해 집중을 옮기기 시작했다.

 

  “너.. 언제 온거니?!!”

  “세상에.. 축지법도 안 썼는데 그새 문 앞에 가있네?!!”

 

  어머니께 ‘딸램 멋있죠?’라는 의미의 엄지를 척하고 보여드린 뒤, 빠르게 아주머니와 시선을 마주한 다음 인사를 전했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뭔가 내가 포함된 대화가 이어지려 하는 낌새가 보였다.

  두 분과 함께하는 대화도 물론 즐겁지만.. 녀석은 혼자다. 장면을 전환시킬 기회는 지금 뿐.

 

  “엄마!! 저 잠깐 허스키한테 다녀올게요!!”

 

  다시금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 드린 뒤, 빠르게 신발을 신고 나가려는데.. 잠깐 기다리라는 듯 아주머니께서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그 신호에 반응한 나는, 끼익 소리를 내며 잠시 멈춰서서 아주머니를 향해 시선을 맞추었다.

 

  “아직 아줌마가 집 안을 제대로 안 들어가보긴 했는데.. 아마 민우는 방에 있을거란다.”

  “아줌마가 대문 살짝 닫아두고만 왔으니까 조심히 열고 들어가렴.”

  “그.. 항상 민우 옆에 있어줘서 고맙구나.”

 

  말 그 이상의 따뜻함이, 아주머니의 미소를 통해 새어들어온다.

  그 미소에 따라 웃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로봇 뿐이겠지.

 

  “사실, 허스키가 제 옆에 있어 주는 거에요.”

  “고마워하실 필요 없어요!”

  “당연한것에 고마워해주셔서 제가 되려 감사해요.”

 

  놀란 듯 아주머니의 표정이 살짝 커지더니, 다시 미소를 머금은 상태로 돌아왔다.

 

  “다녀올게요 엄마!”

 

  소녀에 의해 문이 철컥 소리를 내며 조심히 닫힌다. 사라진 모습과 반대로, 두 분의 입꼬리엔 미소가 흩날리고 있었다.

 

  “언제 저렇게 커버렸냐.. 우리 딸..”

 

  “예전부터 말씀드렸지만, 해다가 참 예뻐요.”

 

  “아니에요~ 민우가 더 멋있고 참하지~”

  “공부잘해, 성격좋아, 잘생기기까지하니..”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게 별로 없다보니, 민우 옆에 해다가 계속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드네요.”

  “..큰 욕심이겠지요..”

 

  “하하.. 사돈지간이야 너무 좋죠~”

 

  “..그런일이 있었는데.. 죄송한걸요.”

 

  “..아.”

 

  “다시금.. 정말 죄송해요.”

 

  “아니에요, 그런 말 마세요~ 그 사람 선택인걸요.”

  “해다에게 사정이 있다는 게 솔직히 많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두 사람 마음이 문제지, 제 입장에서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친구도 생기고, 너무 좋은데요~”

  “딸이랑 둘만 있어서.. 학교 가버리면 항상 적적했는데.. 자리 구하실 동안 자주 놀러와 주세요~”

 

 

  ***

 

 

  발바닥에 닿아오는 오돌토돌 하면서도 딱딱한 길의 감촉.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기만 한다면, 바닥은 빠르게 나를 옮겨줄 것이다. ‘가보자’ 생각하고 걸음을 이동하려 할때, 갑자기 귓속이 간지러웠다.

 

  ‘날 파리가 귀에 들어갔나..?’

 

  “왜 이렇게 귀가 간지럽지..?”

 

  누군가가 내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몰라도, 지금 순간엔 그 쪽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

  발을 옮겨 바로 옆 종착점. 녀석의 집 앞에 발소리를 멈추고 도착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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