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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92화 황금새의 추종자 (4)
작성일 : 20-07-04 16:51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5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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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이 클 테지...이해하네."

  황금새를 굳이 추종하지 않는 집단이라고 하더라도, 신과 같은 존재가 자취를 갑자기 감췄다는 말에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지금의 상황을 보라.

  네 명 모두 믿기지 않는 상황에 전부 혼란에 빠져있지 않은가.

  교황 페르도는 그들 스스로 혼란을 어느 정도 수습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기로 했다.

 '잘됐군.'

  단보루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갑자기 왜 자취를 감춘 것인지는 당연히 알 수 없었지만, 황금새를 추종하는 황금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보루로서는 작금의 상황이 그닥 나쁘게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업보로 돌아가는 게야.'

  예전에 황금회와 충돌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황금새를 넘어선 또 다른 신에게 적절한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고소해했다.

 '설마.. 그 때 나한테 찾아왔던 게..'

  시야카는 죽음에 다가서던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정말로 이대로는 죽어버리겠구나 생각하고 모든 것을 놓아버렸던 그 때.

  시야카는 황금새를 만났다.

  그는 황금 날개를 멋있게 펄럭이며, 자신을 향해 다가왔고, 따뜻하고 인자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고 시야카는 확실히 들었다.

  자신을 따라오라는 전지전능한 외침.

  따라가기만 하면 무엇인가 이뤄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마력을 가지고 있는 말이었다.

  만약에 그 때 시은이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시야카는 말할 것도 없이 그 황금새를 따라갔을 것이다.

  지금도 궁금했다.

  정말로 그 황금새는 자신을 죽음 이후의 세계로 데려가려고 했던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었기에 새로운 힘을 주기 위함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 때 내가 따라가지 않아서..'

  자신이 그 때 따라가지 않아서 황금새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미치고 있었다.

  그렇다. 이 모든 것이 자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야카는 왠지 모를 죄책감에 울상을 짓고 있었다.

 '으아아아! 들킨 거야! 들킨 거라고!'

  질서를 관장하는 신과 같은 황금새라는 존재.

  그가 없어졌다는 건, 자리를 비웠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이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바로 젠과 같은 사람들에 대한 평가를 직접 내리러.

  젠은 두려웠다.

  바로 머릿속에서 자신이 했던 잘못들에 대한 사건들이, 한두 개가 아닌 여러 개가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 억울했다.

  다른 이가 그 상황에 있었더라도 자신보다 더 좋은 선택을 했을 리가 없었다.

  자기니까 이 정도 했지, 다른 이였다면 훨씬 더 나쁜 선택을 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참혹한 결과에 몸서리 치며 그렇게 행동한 자신을 저주했을 것이다.

 '그래..난 잘못하긴 했지만..어쩔 수 없었는걸!? 다른 이들이라면 더..더..'

  끊임없이 자기합리화를 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을 향해 날라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에 고개를 이리저리 휘두르고 있었다.

  사실 제일 평온한 건 시은이였다.

 '음. 없어졌을 수도 있지.'

  신이라는 것이 어느 한곳에 계속 머물리가 있는가.

  이곳 저곳에서 신을 외치며 불러대는데, 어떻게 한곳에만 머물며 한곳의 이야기만 들을 수 있겠는가.

  어디로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

  신이란 자고로 전지전능한 존재.

  어디로 가든 어떻게 움직이든, 생기든 사라지든.

  오로지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뿐이라는 것이다.

 "크흠..흠..흠.."

  좀처럼 혼란이 수습되지 않자, 교황은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강제로 짧은 기침을 몇 번 하며 주위를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아직 그들의 얼굴이 제대로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그 기침의 영향은 확실했는지, 다들 베일에 가려진 교황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에게 모든 시선이 완벽하게 집중된 것을 확인한 교황이 헛기침을 한 번 하곤, 입을 열었다.

 "황금새를 찾아주게. 그가 있어야 내가 이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네."

  황금새를 걸고 맹세까지 한 페르도였기에, 더 이상 감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의지를 아주 솔직하게 그들에게 내비쳤다.

 "왜 그 자리에서 내려오려고 해? 교황이란 자리는 좋은 거 아니야? 부담감 때문인가?"

  시은이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모든 이가 떠받쳐주는 종교의 왕과 같은 존재가 바로 교황일지언데, 왜 굳이 내려오겠다고 하는 것일까.

  하지만 당연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금 시은이는 그 이유를 빨리 듣고 싶어서 묻고 있었다.

 "좋은 자리라.. 어떻게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막상 올라와보면 알 것이다. 모든 행동에 대해 감시를 받는다는 것이, 그리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교황은 그 자리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었다.

  모든 행동에 대한 감시.

  교황이라면 어떠해야 한다. 교황이라면 이러지 말아야 한다 등.

  자신의 모든 행동이 교황이라는 잣대에 맞추어 평가된다.

  하지만 교황이라는 자리는 그러한 것을 이미 알고 감내하고 나서 올라가는 자리가 아닌가.

 "..왜 이제와서? 다 알고 올라선 거 아니야?"

 "옳다. 다 알고 올라선 자리였다. 나의 모든 생을 황금새에게 바치기로 마음 먹고 황금회에 귀의한 이후로부터 내 삶은 이미 황금새의 것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난 교황에 자리에 올라서고 나서 최선을 다해 황금새를 섬겼다. 내겐 황금새가 전부였으니, 그 외의 것들은 딱히 필요가 없었다. 헌데.."

  교황의 뒷말이 흐려지더니, 한참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앞에 가려져 있던 베일이 순식간에 걷히더니, 그들의 앞에 앉아있던 시은이네를 완전히 덮쳤다.

 "뭐,뭐야!"

 "꺄악!"

  뭘 어떻게 반응할새도 없이 그들은 베일에 덮여졌다.

 "....상당하네."

  황금색 기력이 나풀거리며, 모든 것을 가득 메워내는 이 공간.

  몇 번이나 와보았던 기력으로 만들어낸 그만의 공간이었다.

  저벅저벅.

  천천히 그들을 향해 걸어나오는 한 사람.

  진중한 목소리와 정말 잘 어울리는 훤칠한 키를 가진 남성이 그들 앞에 다가와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어느샌가 만들어진 폭신한 의자에 몸을 앉혔다.

 "이 뒤의 이야기는 다른 이들에게 들려서는 안되기 때문에 의도치않게 불러들였네. 단독적인 행동이다만, 이해해주길 바라네."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교황.

  그러한 감시에서 한 순간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그가 가꾸어낸 공간인 것 같았다.

 "이해해. 그럴 수 있지. 오히려, 우리에게 본모습을 보여줘서 고마워."

  시은이는 전신을 완전히 드러낸 교황의 모습에 그가 자신들을 완벽히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왠지 마음 한 편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되는 순간속에서도 자신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던 것부터가 그에게 있어서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아까 그러한 말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에 계속 걸렸을 것이다.

  혹시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가 듣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

  물론 교황의 방에는, 특수한 기력이 쳐져 있어서 말이 새어나가거나 할 수는 없고, 허락받지 못한 이가 들어올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곳이나 완벽할 순 없었다. 더군다나 황금회를 섬기는 이들이 일구어낸 교황의 방이니, 그들 나름의 감시체계를 심어놓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고맙네. 바로 이어서 이야기를 하지."

  틱.

  손가락을 한 번 튕기니, 이번에도 폭신한 의자가 시은이네 뒤로 생겨났고, 아무런 의심없이 그들은 동시에 그 의자에 주저앉았다.

 "황금새가 왜 황금새인줄 아는가? 그저 색깔이 그렇기 때문이라네. 처음 죽음에서 돌아온 이가 황금새의 존재를 증명해냈지. 그가 붙인 이름이라네."

  잠잠이 듣고 있던 시야카가 조심스레 손을 들었고, 교황은 저게 무슨 표현인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은이가 전에 했던 행동과 그에 따른 똑같은 반응.

  하지만 시야카는 그렇게 잠시 멈춘 틈을 비집고 자신이 궁금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저어..황금새를 본 이들만 황금회에 들어올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럼 황금회에 있는 사람들은.."

  그제야 그 손의 의미를 파악하곤 교황이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맞네. 전부 죽기 직전, 죽음에서 돌아온 이들이라네."

  시야카만이 특별했던 것이 아니었다. 여기 황금회에 속한 모든 이들이 이미 자신과 똑같은 경험을 한 자들이었던 것이다.

  시야카의 오해가 풀리면서, 그의 얼굴 표정도 함께 밝아졌다.

  죽음에서 돌아온 이들이라는 말에 왜 그녀의 얼굴이 펴지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기곤, 교황은 말을 이어갔다.

 "죽음에서 돌아온 이들은 하나같이 삶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되지. 그래서 우린 더욱 황금새에 집착하게 되었고, 황금회를 세우게 됐네. 처음엔 그 이름만을 따서 황금회라고 지었어. 아주 소수였지. 그런 우리의 모습이 황금새가 보기에 기뻤는지, 우린 황금새의 축복을 받아 늙어 죽지 않는 몸을 가지게 되었어.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람은 줄지 않고 늘어나게 되었고, 현재에 이르게 됐지."

  교황의 총명하게 느껴지는 눈을 감싼 눈매가 추욱 늘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쓸쓸해진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황금회는 타락했어. 고인물은 썩는다고 하지. 그것이 지금의 꼴이라네. 황금이란 것은, 그저 황금새의 겉모양을 딴 색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것이 점점 황금이라는 물질에 집착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냈고, 우린 황금새를 따르는 황금회가 아닌, 황금을 따르는 황금회가 되었네. 그러다 결국.."

 "황금새가 떠나갔구나."

 "맞네. 언제부터인가 황금새의 신언이 들려오질 않아.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낼 수가 없어. 아무리 그를 불러보아도 더 이상 대답해주지 않아."

  교황은 정말 안타까운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헌데, 그런 황금새를 찾지 못할 망정, 나는 천년의 대회에 참가자가 되었고, 주변의 충신들은 그 참가자의 신분을 가지고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라고 하더군. 그렇게 해서 온 세상을 황금회의 구역으로 만들어버리자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면서 말이야."

  콰앙!

  교황은 발바닥으로 거세게 바닥을 내리쳤다.

 "황금새를 만나 나의 모든 재능을 없애달라고 해야하네. 그래야 이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난 그들의 원대로 참가자로서 우승을 거머쥐러 움직이게 되고 말 걸세."

  아무래도 교황이라는 위치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이 원치않아도 움직이게 되고 말 거라는 말은, 무언가가 강제로 그를 움직인다는 말과 같았다.

 '조종당하는 것인가.'

  이렇게 자신의 의지를 표하는 것을 보면, 평소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만, 평소가 아닌, 필요에 의한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지 그를 강제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이야기 같았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발생하기 전에 자신이 이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날 수 있게, 황금새를 찾아달라는 것.

  그것이 시은이네에게 건넨 조건이었다.

  모든 참가자들의 명단을 얻는 대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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