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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118. 퉁명스러움 속 의미
작성일 : 20-06-25 17:43     조회 : 315     추천 : 0     분량 : 4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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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8. 퉁명스러움 속 의미

 

 

 

  한 걸음 내딛으니, 점점 넓어지는 시야 속에 무릎 꿇고 있는 경찰관 한 분과 화난 표정으로 서있는 경찰관 한 분이 보였다. 동시에,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 경찰아저씨의 손에 들려있는 파일이.. 고개 숙이고 있는 경찰관 분의 머리를 두 어번 정도.. 적당한 힘을 담아 공격을 잇고 있었다. 분주한 분위기가 뭉쳐있긴 했어도, 딱히 문제는 없어보이는 데 대체 무슨 일 때문일까. 진지해보이는 복잡한 풍경에, 결심했던 그 얘기가.. 목 끝에 걸린 채 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다른 방법이 딱히 없었기에, 볼 일이 끝나길 기다리고자 앞 쪽에 있는 간이 의자에 앉았는데.. 때 맞춰, 서있는 경찰관 분에게서 상황을 설명해주는 느낌의 말이 들려왔다.

 

  “니가 제 정신이냐, 이X끼야?”

  “뭐가 좋다고 웃으면서 실실거려? 이 X친놈..”

 

  강한 어조의 쌍자음들이 나올때마다 파일이 다시금 힘을 실어 무릎 꿇은 경찰관 분의 머리에 토닥여진다. 무릎 꿇은 다리가, 아프다는 듯 미세하게 떨렸고.. 반동을 일으킨 고개가 작용을 받을때마다 흔들림 섞인까딱임을 반복한다. 사정을 몰랐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멍함을 품은 채 눈을 깜빡이는 것 뿐 이었다. 이곳에 앉은 상태로 할 수 있는게 딱히 없었으므로,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향한 채, 귱금증 섞인 귀만 상황쪽으로 기울였다.

 

  잠시 후, 숙인 고개를 유지한 경찰관 분이 숨을 죽이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흘긋 그 쪽을 바라보니, 1층에 있으신 분은.. 마치 벌을 서 듯 어느새 두 손 까지 들고 있었다.

 

  “..윽. 죄송합니다..”

 

  ..어떡하지. 이러다 끝이 안 날 것 같다.

  중간에 끼어들만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나라고 여기에 계속 앉아 있을 수 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손에 쥔 핸드폰 속 음성을 보여주는 게 나의 목표. 여기까지 왔는데 생각했던 것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미묘한 분위기에 얼굴을 드러낸 소심함을 최대한 삼킨 채, 천천히 서있는 경찰관 분께 다가갔다.

 

  “저..저기…”

 

  다행히 내 소리가 닿긴 했는지, 서있는 분께서 무릎꿇은 경찰관에게 ‘쯧쯧’하며 혀를 몇번 찬 뒤 스르륵 고개를 내 쪽으로 돌렸다. 혹, 중요한 이야기 중에 방해한건 아닌가 싶어 살짝 죄송했는데.. 경찰관 아저씨의 목소리는 불편함 하나 없이 매우 친절했다. 이 작은 부분하나가, 내 긴장감을 조금 풀어주었다.

 

  “죄송합니다. 무슨 일로…”

 

  “그러니까.. 말씀드릴게 있어서요!”

 

  “…!”

 

  뭐지, 경찰아저씨의 표정이 매우 이해되질 않는다.

  흔들리는 표정 근육이 왜 미안함을 품고있는 거며.. 움찔하는 행동은 어째서 당황을 드러내고 있는 걸 까.

 

  “아.. 학생.. 딱 왔네, 정말 미안해.”

 

  의도치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내가 타이밍 맞게 나타난 것 같다.

  설마.. 나 혹시 스스로도 모르는 잘못이 있는것 아닐까. 갑작스레 올라온 두려움이, 깊은 이해라는 숲으로 발을 내딛지 못한 채 휘청이고 있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무슨 의미인지 여쭈어 보았는데...

 

  “어.. 무슨 소리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

 

  “아까 학생 옆에 있던 남학생이 다시 와서 말해 줬는데..”

 

  갑자기 언급되는 남학생.

  누굴 얘기하는 걸까..?

 

  ‘기억 속에 함께있는 남학생이라곤.. 허스키 뿐인데..?’

 

  녀석이라고 하더라도.. 경찰서에 다시 올 이유는 없을터. 뭔가를 잘 못할 녀석도 아닐 뿐 더러.. 경찰서 분위기를 즐길 녀석도 아니다. 궁금하다는듯 고개를 갸웃했는데, 그 모습을 보셨는지 경찰아저씨께서 빠르게 본론을 말했다.

 

  “하.. 내가 말하기도 민망하네..”

 

  부끄럽다는 듯, 약간 붉어진 아저씨의 얼굴. 이마 위에 한 숨과 함께 큰 손이 얹어졌다. 감정을 진정시키던 아저씨께서, 부릅뜬 눈과 함께 확하고 고개를 돌리더니 고개 숙이고 있는 경찰분께 큰 소리로 이해 안되는 말을 시작했다.

 

  “야!! 일단 죄송하다고 말씀드려!”

 

  나와 대화 나눴던 톤과 완전히 다른.. 한껏 높아진 피치에, 고개 숙인 경찰분의 고개가 벼 익듯 아래로 더 내려갔다. 그나저나 나한테 사과하라는 건 무슨 소리 인 걸까. 영문 모르는 내 멍함에, 상세 설명없이 갑작스런 사과가 얹어진다.

 

  “..정말 죄송합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왜 사과를 하는건지도..”

 

  수치 스럽다는 표정의 경찰관 분이, 숨고 싶다는 찡그림을 드러내며 얼굴 가린 손의 면적을 넓혔다. 다시금 들려온 한숨과 함께 양옆으로 흔들어지는 고개가 상황을 부정하고 싶다며 한심함을 잔뜩 드러내고 있었다. 첫 말을 떼려다 다시 숨 죽이기를 반복하던 경찰아저씨께서 느릿느릿 말을 시작한다.

 

  “아니.. 하..”

  “이 X끼가 좀 전에 학생이 이 종이 주우려고 몸 숙였었잖아..”

 

  “..네.”

 

  “근데 이 SSㅐ끼가 학생이 몸 숙이면서 올라간 치마를 웃으면서 보고 있더라니까.. 아오 이 MiChinX끼..”

 

  “….”

 

  보통이라는 느낌이 섞인 말이었다면, 평범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네..’ 라고 말했을 것 이다. 허나, 이번에는 본능적으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겪어본게 처음일 뿐더러,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굳어버린 생각이 해동되질 않았다. 그렇게 분위기에 병아리 몇마리를 소환 할때 즈음, 놀람이라는 공간이 가득차다 못 해 흘러넘쳤다.

 

  “네에?!! 뭐라고요?!!”

 

  그 상황의 나를 다시금 돌아보았다. 단지 포스트잇을 주우려 움직였을 뿐인데.. 화난 듯 찡그려지는 녀석의 표정과 말투가 보인다. 바깥에서 정지한 발걸음 속, 녀석이 입혀준.. 온기 섞인 부드러운 옷의 질감이, 지금이라는 공간에 서있는 나의 온도까지 살짝 높여준다.

 

  ‘..이거.. 때문에 그랬던 건가..?’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해주지.’

 

  왜 말 안해줬을까 싶다가도.. 녀석이라면.. 분명 내가 수치심들고 민망할 수도 있었기에, 자신이 스스로 해결하고자 움직였을 수도 있었겠다는 이해가 피어올랐다. 처음 느껴본 감각들이.. 스르륵하고 파도처럼 다가와 생각이라는 모래알들을 쓸고 지나간다. 상황도 상황이지만, 그때.. 다짜고짜 왜 끌고 나갔냐며 녀석을 탓했던 스스로에게 적당한 화를 내고 싶어졌다.

 

  “….”

 

  생각이 많아진 내가 잠시 행동을 멈추고 있자, 다른 의미로 알아 들은 경찰아저씨께서 무릎 꿇은 경찰분의 미래결정권을 나에게 넘겨 주었다.

 

  “이X끼 아주 콩밥먹어야 되니까 학생이 발로 차던 욕을 하던 뺨을 때리건 마음대로 해.”

 

  앞 뒤 내용 모르던 처음의 나는 고개 숙인채 무릎 꿇은 경찰분의 떨림을 공감할 뻔 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본질을 안 상태.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수치심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게 하는 것 뿐 이었다. 이런 행동에 자비따위 있을리 없지 않은가.

 

  흥.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은 채 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 다음, 응당한 처벌에 대해 여쭈어 보고자 서있는 경찰아저씨께 말을 건넸다.

 

  “보통 성희롱은 처벌이 어떻게 되나요?”

 

  “….”

 

  뭐지..? 아저씨의 표정이 놀란 듯 멈춰있다. 시간이 굳어버린 건 아닐테고.. 혹시 근육이 뭉치기라도 하신 걸까. 주물러드려야하나 싶어, 뭉치기 쉬운 어깨부근으로 손을 움직였는데.. 언제 멈췄냐는 듯 바로 정지가 풀렸다.

 

  “어.. 아가씨 아까 찾아온 남학생이랑 똑같은 말을 하네..”

 

  “..네?”

 

  “그 학생, 많이 화가 나있던 상태여서.. 말리느라 힘들었어. “

  “게다가 토씨하나 안 틀리고 학생이랑 똑같은 소리를 했고.”

 

  “..아.”

 

  ..고맙다가도 미묘한, 따뜻한 감정이라는 이름의 바람.

  똑같아서 도 아니고, 상황이 잘 풀려서도 아니다. 설명할 수 없는 보글거림이 생각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허나,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지금.. 다른 논점을 가져올 순 없었다. 다른 사람의 문제도 아니고 내 문제 였기에, 더 확실한 정리가 필요했다. 이 정도면 되겠다 생각 정리를 마친 뒤, 어떻게 할거냐 물으신 경찰아저씨께 다가가 주저없이 내 생각을 말씀드렸다.

 

  “일단 법대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 말과 동시에 무릎꿇은 경찰관분이, 당황한 듯 고개 들어 놀란 표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런 표정따위 내가 눈에 새길 이유가 없다. 그렇게 시선을 회피한 다음, 방금 말대로 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인생에는 누구든 예외가 없는 법. 저 분도 나쁜 행동이란 걸 알고 취하신 것이니, 그에 따른 대답을 받아야겠지.

 

  이런 느낌으로 1단계가 끝난 듯 했으나..

  뭐랄까, 녀석이 왔다갔다는 사실이 계속 생각에 맴돌았다.

 

  “저기.. 그런데.. 제 친구..”

 

  넌지시 던져본 말이었을 뿐인데, 경찰아저씨께서 상황을 재연 해주셨다.

 

  “..음.. 갑자기 문을 확 하고 열더니 다가와선 화를 엄청 내더라고..”

  “말려봤자 화가 안 풀릴듯 보여서, 일단 호되게 말하겠다고 한 다음에 돌려보냈지.”

 

  “..아..”

 

  “근데.. 혹시 남자친구인가..?”

 

  예전부터.. 어딜가든.. 매번 들어온 질문이었지만, 이유 모르게 이번에는 멍해져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아무 말 못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 속, 오해가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함도 올라 오질 않았다. 시간을 잠시 머금은 뒤, 제대로 된 의미를 늦게서야 이해하고 당장 말의 앞길을 막았다.

 

  “아..네?! 아니아니!! 절대 아니에요!!”

 

  “그렇다기엔 정말 좋은 친구를 뒀네.”

 

  “아.. 네.. 그렇죠.”

 

  스스로도 느끼지 못한 시선. 보이지 않는 시야를 녀석이 발견해줬다고 생각하니.. 자연스레 지켜진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미묘해졌다.

 

  퉁명스러움 속에 담긴 큰 의미를..

  나는 왜 매번 한 발짝 늦게 아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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