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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117. 악당과 약속따위
작성일 : 20-06-23 23:26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4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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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 악당과 약속따위

 

 

 

  알맞은 소리와 함께 탁 하고 닫힌 택시의 문. 아까만 해도 짙은 향기를 잔뜩 뿜어내던 공기가 이렇게나 쉽게 바뀌어 버렸다. 숨 죽이며 눈동자를 움직였던 좀 전의 시간이 왠지 모르게 허무하게 느껴져, 잠시 동안 멍하니 한 자리에서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가만히 있는 것 만이 답은 아니라는 걸 알아 채, 다시금 나를 바라볼 수 없도록.. 차의 걸음소리가 귀에 닿자마자 경찰서로 발을 옮겼다.

 

  아무 생각없이 이 곳에 도착하긴 했지만,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던 기억을 최대한 되살려 감에 의존해 경찰서를 향해 발을 옮겼다. 발목에 닿아오는 공기가 피부라는 배경을 스쳐 지나간다. 이런 평범한 요소 하나하나가 내 긴장을 풀어주었으나.. 어느새 무거워진 발의 무게는 지탱해주지 못했다. 앞서가는 마음과 달리, 숨이 끝까지 차오른 발은 더 나아갈 수 없다며 자리에 굳어버렸다.

 

  “하..하아..”

 

  바닥에 붙어버린 발을 움직이기엔.. 내 표정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었기에, 주변을 둘러본 뒤 괜찮아보이는 벤치를 발견하고 달리던 발소리를 그 곳에 기대었다. 무겁게 느껴지던 모든 기관들이 벤치에 스스로를 뉘였고, 긴장하고 있던 근육들이 잔뜩 머금고 있던 공기를 바깥으로 내뱉었다. 감정은 흔들림없이 정면을 향하고 있었지만.. 주체없이 떨리고 있는 손이 진짜 내 모습이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 대신 알려주었다.

 

  긴장이 농축된 땀방울이 볼을 쓰다듬으며 턱으로 내려와, 부추기는 중력에 의해 바닥으로 또옥하고 떨어졌다. 태연한 척 하려 했지만.. 난 생각보다 침착한 사람이 될 수 없었나 보다. 진정하라는 의미를 담아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며 당황한 심잠에 산소를 공급해주었다. 들숨만 해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으나, 갑자기 날 숨속에 여러생각들이 섞여 들어왔다.

 

  ‘문’이라는 단어에 열 수 있다는 의미가 섞여있다는 게 기존 지식 속에 녹아 있는데..

  갑작스레 찾아온.. 내 힘으로 열 수 없는 문이라는 흔들림이 날 이렇게나 당황으로 물들게 해버렸다.

 

  이렇게 벤치에 앉아있는 것도 평소라면 사소한 일이었겠지만.. 지금은 상당히 다르다. 벤치에 누워있는 축 늘어진 손이.. 긴장을 머금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풀린 힘이 어떤 상황보다 반갑게 느껴졌다. 문득 바라본 핸드폰의 액정 속 빛이 지금 내가 무슨 일을 해야할 지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긴장 섞였던 좀 전의 택시 안, 당황을 숨기며 자신을 바로 잡던 소녀의 말 하나.

 

  [약조하시면 지울게요.]

 

  흔들림을 숨긴 채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을 꺼냈던.. 그 때의 기억을 없앴다. 신뢰따위 존재하지 않았던 그 순간 속에서 상대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이상, 올바른 중심을 견디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세뇌는 모든 것들을 그런 것처럼 표현하는 것.

  멍한 표정을 지은 채, 검지손가락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것을 온 몸으로 드러냈다.

 

  “어머..어머..?”

  “그게 누구지.. 나는 모르겠네.. 녹음한 걸 지울리..”

  “..없지!!”

 

  흔들릴지 모르는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 줄 하나.

  그 위에 서있는 내가 생명줄인 끈을 없앨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고보니 그 분도 참 다른의미로 대단하시다. 나쁜의미의 영향력을 이렇게나 많이 드러내다니. 세희에게 폭언한 것도 모자라, 미성년자를 차에 감금(?)시키다니. 절대로.. 순순히 넘어갈 만한 클래스가 아니다. 내가 이렇게 차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운이 좋았었던 것 뿐일 지도 모르고..

 

  ..다시금 몰려오는, 두려움 속 무거운 짓누름이 움찔함이라는 짙은 감각을 불러오려 한다. 돌이켜봤자 좋은 감각이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거부반응이 찾아왔다.

 

  “..윽!”

 

  이 감정에 다시금 갇혀야 하는 건가 생각했지만, 생각할 수록 이럴 이유가 없었다.

  계속 반복해봤자 변하는 건 없었으니까. 기억 속에 박힌 두려움을 깨끗이 지울 수 없는 거라면..

 

  ‘그래.. 아니야..아냐..’

 

  두려움에 눌려 멍하니 시간을 잡아먹는건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X팔림은 1차적인 부분일 뿐, 지금 나아가려는 행동은.. 나를 위한 것임이 분명했다. 머뭇거리고 있을 시간이 아까울 정도다.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손길들을 이용 하리라. 어딜보나 내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위축될 필요도.. 긴장할 필요도 없는 것.

 

  “그래.. 잘 못 걸리셨어.”

  “난 나쁜사람하고 약속따위 안 한다고.. 흥..”

  “행여 내가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해서 지운다고 하더라도..”

  “보통 나쁜 사람들이 약속같은거 하는거 봤어?!”

 

  그렇게 투영되는.. 추억이 잔뜩 묻은 영화의 한 장면.

  날 선 경게를 드러내고 있는 두 사람이 긴장을 풀지 않은 채 검은 공기에 몸을 맡기고 있다.

 

  눈 깜빡임 조차 허용되지 않는 긴장감에, TV만을 집중하는 내 시선.

  적막이 언제쯤 깨질까 두근거릴 즈음, 악당이 먼저 말을 시작했다.

 

  “그 총을 나에게 넘기면 너희 부모님은 살려주지.”

 

  눈물을 가득 머금은 톰의 어머니께서, 격렬히 고개를 흔들며 톰에게 안된다고 소리친다. 목 끝에 찰랑이는 절박함이, 직접적으로 상황을 접하지 않았음에도 절박함을 대신해서 전달해준다.

 

  “안돼 톰!! 우리는 괜찮으니까!!”

 

  손목이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인질이 목소리를 높이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인상을 찌푸린 악당이 무례한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다.

 

  “닥쳐!!”

 

  세차게 휘두른 손에, 무릎꿇고 있는 두 분의 중심이 한 번에 옆으로 쓰러진다. 짧은 신음소리가 바닥에 울려퍼지자마자 톰의 표정이 상당한 기세로 일그러졌다.

 

  “톰!! 으윽!!”

 

  "저..저.. 나쁜!!!"

 

  쓰레기라고 외치며 계속 TV를 쫓는 내 시선.

  근심을 잔뜩 드러내고 있는 톰이 잠깐의 고민을 하더니,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천천히 숙였다.

 

  “으윽!! 알겠다!! 총을 줄테니 당장 우리 부모님을 풀어줘!!”

 

  기분나쁘게 씨익 웃는 범인. 그 웃음에는 불길함과 더불어 배신이라는 검은 얼룩이 묻어있었다. 주인공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미래가 이미 머릿속에 그려졌기에.. 답답하다 못 해 벅차오르는 기분인 내가 할 수있는 건 화면을 향해 그러지 말라고 소리치는 것 뿐이었다.

 

  “안돼!! 그거 사기치는거야!!”

 

  [야!! 아프다고!!]

 

  영문 모른채 내 주먹으로 세게 한 대맞은 베게가, 왜 때리냐며 얼굴을 구긴 채 나를 향해 불만을 드러낸다. 하지만, 과몰입 장전한 나에게 그 조그만 반항이 시야에 보일 리 없었다. 돌 위에 총의 쇳소리가 한 번 튕기는 듯 했고.. 잠시 후, 자리를 옮긴 총이 빠르게 범인의 손에 쥐어졌다.

 

  “..순진하군. 쿡.. 잘가라.”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총알이 빠르게 날아와 톰의 몸에 박혔다. 아픔이 공유되는 듯 한 느낌이 들어, 표정을 찡그리며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옮겼다.

 

  “톰!! 안돼!!”

 

  안된다고 해봤자 결말은 바뀌지 않는 법. 인상을 잔뜩 품은 내 집중에, 톰의 비틀거림이 다가왔고.. 그 모습은 내 분노촉진제 역할에 충분했다. 엉덩이가 살짝 들썩일 정도였으니까.

 

  “으윽!! 뭐..뭐하는!! 부..부모님은 풀어주기로 했잖아!!”

 

  “멍청이 자식, 약속같은거 한 적 없다."

  "그래..미련함은 이렇게나 큰 화를 부르지.”

  “딱 너 같은 놈을 두고 하는 말이야.”

 

  탕-

 

  “안돼!!!”

 

  화면 전체에 울려퍼지는 총소리. 페이드 아웃되는 검은 배경.

  주인공을 이해하지만,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못한 나는 안타까움을 욕으로 표현하고 말았다.

 

  비틀린 내 감정이, 악당을 타겟으로 삼아야한다는 걸 잊고선 비틀린 안타까움을 표현하고자 톰에게 과녁을 조준해 버렸다.

 

  “아오 톰SAEKKI!! 그러니까 내가 안 된다고 말했지!!”

 

  TV를 향해 던져진 베게가 ‘으윽..’소리를 내며 공기중에 울부짖는다.

  허나, 나는 베게라는 종족의 언어를 모른다. 감정 조절따위 잊은 채 쒸익쒸익 화만 내고 있을 뿐.

 

  [니가 악당이다 이 자식..아아..]

 

  다시 한 번 현실이라는 곳으로 변화하는 배경.

  진짜 공간 속에 서있는 나는 아직 후회하기 전 상태다. 결심만 하면 되는 준비 단계 이기에, 추진력만 더하면 되는 상황.

 

  “큼흠.. 그래.. 좋아..”

 

  그렇게 내 발돋움이 되어줄 핸드폰을.. 결심의 의미를 담아 꽉 쥐었다. 힘실린 걸음을 들어올려, 오늘의 초반 상황인 장소.. 익숙한 문을 향해 마무리 걸음을 딛었다. 고개를 들어올려, 확실히 그곳이 맞는지 다시금 살폈다.

 

  ‘ ..이 문은, 아까의 문과 달리 열리는 문.’

 

  자연스레 속도를 높이는 심장소리가 피부를 타고 맥박을 높였다. 경찰서는 언제 와도 참 긴장되는 곳 인 것 같다. 꿀꺽하는 긴장 소리를 삼킨 뒤, 힘을 실어 문을 열었다. 인사를 먼저하자 생각하고, 소리 높여 항상 수고하십니다를 외쳤..

 

  “수고많으십니..!!”

  “..?”

 

  눈 앞에 보이는 상황이 당황스러워, 눈동자가 적응을 하지 못하고 깜빡였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앳되 보이는 경찰관 분이 무릎을 꿇은 채.. 벌 서는 듯 두 손을 들며 앉아 있었다. 궁금증이 올라와 좀 더 앞으로 발을 옮기니.. 시야가 넓어지며 화가 난 듯한 경찰관 한 분이 더 보여졌다.

 

  ‘..뭐..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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