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87화 영웅이 다스리는 도시 (14)
작성일 : 20-06-20 23:01     조회 : 73     추천 : 0     분량 : 467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딴 잔챙이 같은 마수들은 많아봤자 아무런 소용없어!"

  도주민을 노린 채로 날아가는 하얀 구름.

  그 구름의 진행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술사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 술사를 처치하면 될뿐.'

  마수들은 아마도 기력으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것도 이 도주민의 재능으로 만들어낸 기력을 포함하여.

  그렇다면 술사를 행동불능으로 만들어버린다면, 마수가 통제 될 리 만무했다.

  어차피 마수 따위는 지금의 시은이와 젠한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으니까.

 "아닛!'

  하지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시은이가 날린 하얀 구름이 마수의 손에 의해 막히는 것이 아닌가.

 '손?'

  지금껏 늑대와 비슷한 모양을 한 마수들이 들끓었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크하하핫! 잔챙이 같은 마수라고? 설마! 내가 너희들의 실력을 알았는데 그딴 잔챙이를 만드는데 힘을 썼겠어? 이 놈은 다를 거다!"

  도주민의 거칠어진 비웃음 소리가 시은이의 귓가를 마구잡이로 간질였다.

  콰창.

  하얀 구름이 처음으로 깨져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간형으로 만들어진 마수.

  그의 눈은 하얗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술사를 공격한 하얀 구름의 진원지인 시은이를 똑똑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성을 잃은 듯한 움직임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아주 침착하게 시은이를 주시하다가, 도주민에게 걸려있는 기력의 실을 자연스럽게 끊어냈다.

 "시은님.. 상당히 강해보이는데요?"

  평소의 장난스런 목소리가 아닌 꽤나 진중한 목소리가 시은이에게 들려왔다.

  젠은 긴장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목숨이 걸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시은이는 생각했다.

 '틀린 말은 아니야. 왠만한 녀석들보다 강한 것은 확실해.'

  자신의 하얀 구름이 벌써 누군가에 의해 파쇄 될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자신보다 훨씬 약하다고 생각한 누군가가 만들어낸 소환수에 의해서 깨질 것이라곤, 그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내 전력은 아니지.'

  편리해서 자주 사용하긴 했지만, 그것은 시은이의 전력이 아니었다.

  시은이는 마술사.

  원하고자 하는 건, 대부분 다 이뤄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인 것이다.

 "크흐흐.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 어떻게 하냐? 네 주력기인 그 이상한 하얀색도 못쓸 텐데? 크하하핫!"

  이미 도주민은 승리의 기쁨에 도취된 녀석처럼 웃어젖히고 있었다.

 "큰놈아. 마수들 데리고 가서 죽여. 여기만 싹 처리하면, 어차피 난 영웅으로 존속 될 수 있으니까."

 "주,주민아! 아비다! 아비도 못알아보는 것이냐!"

 "하! 아비는 무슨! 날 이렇게 만든게 누군데? 처음부터 잘했어야지. 그러질 말았어야지. 이미 다 끝난 이야기야. 너도 입 못다물거면 죽어."

  막장으로 치달아가는 도주민. 그의 눈은 이미 마을주민1을 넘어서서 광기에 젖어들어 있었다.

 "시장님. 지금 저 상태로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을 거에요. 조금 더 따끔하게 혼을 내줘야 될 것 같습니다."

  시은이가 앞서서 시장을 제지하곤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평소보던 수백의 마수들을 마주했다.

  도주민이 큰놈이라고 부른 커다란 녀석은 움직이지 않은 채, 팔짱을 끼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호오. 그렇게 나오시겠다?'

  이번에야 말로 시은이가 젠에게 눈치를 줬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번엔 젠이 확실하게 그 눈치를 이어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 오세요! 절대 봐드리지 않습니다!"

  젠의 주변에 절대방어의 기력이 쳐짐과 동시에 그녀는 그들에게 다가오는 수백의 마수들을 향해 몸을 던졌다.

  파앙! 파바박! 콰앙!

  호쾌한 소리가 연달아 들려오며, 홀로 수백의 마수를 가볍게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쳇, 도움 안되는 것들하곤. 야 큰놈아 네가 직접 움직여."

  도주민의 손가락질에, 큰놈은 꾸벅 인사하곤 곧바로 젠을 향해 뛰쳐나갔다.

 "어딜!"

  그를 가로막고 선 시은이의 손에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상한 기운을 흩뿌리는 검은색 구체가 들려있었다.

  그 구체는 알아서 계속해서 자기회전을 돌리고 있었는데, 점차 기력의 농도가 높아져갔다.

  시은이는 적당한 선까지 검은 구체를 돌리다가 자신에게 쇄도하는 큰놈의 주먹을 가볍게 피하면서, 그의 가슴 중심부에 그 구체를 찔러넣었다.

  푸우욱.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 구체가 쓸려 나갔다.

 "쿠허허허허헉!"

  요상한 비명을 지르는 녀석, 그 녀석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뭐,뭐야! 왜 그렇게 쉽게 쓰러지는 건데!"

  오늘 참 여러 번 당황하는 도주민.

  그가 만들어낸 이 인간형 마수는, 자신의 재능을 한계까지 활용하여 만들어낸 최고급 마수였다.

  아직 한 마리 밖에 다뤄내지 못하는데다가 자신의 곁에서 떨어지면 아예 통제가 불가능하기에 지금까지 아껴두고 있던 비장의 수였다.

  역시 비장의 수답게 시은이의 하얀 구름을 막아내지 않았던가.

  도주민은 희망을 보았고, 상황을 다시 역전시켜서 오히려 더 큰 영웅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것이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시은이는 자신의 기술이 막힌 것에 대해 아무런 불만 따위 표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에게 걸어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큰놈이라 이름붙인 최상급 마수 녀석은, 처음 공격을 막아낸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절명해서 저 바닥에서 엎어져 있었다.

  시은이는 속도를 늦추지도 높이지도 않았다.

  그저 모든 구속이 풀려서 언제든 도망칠 수 있는 도주민에게 천천히 걸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심지어 웃는다.

  사악하게 웃는 것이 아닌, 해맑게 웃는다.

  지금의 상황이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이이이익! 안돼! 이렇게 끝낼 순 없어!"

  도주민의 입가에 말라붙은 피가 다시 젖어들기 시작한다.

  한 방울이 아닌 여러 방울이 턱을 타고 바닥에 스며들어갔다.

 "한 놈이 안된다면 두 놈, 두 놈이 안된다면 세 놈, 세 놈이 안된다면 수십 놈이라도 만들어주마!"

  도주민의 눈이 붉게 충혈되기 시작했고, 아직 남아있는 소환진에 핏방울이 계속 떨어져 내려갔다.

  그리고 그 핏방울을 대가로 큰놈과 비슷하게 생긴 여러 놈이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격! 저,저 년을 공격해!"

  하지만 그가 다룰 수 있는 건 한 놈뿐. 그들이 말을 들을리가 있을까.

  없었던 입가까지 만들어내며 씨익 웃어낸 검은 놈 하나가 도주민의 팔에 얕은 상처를 냈다.

 "끄으으윽! 왜 이래!"

  한 번에 잘라낼 수 있음면서도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검은 놈들 전체가 도주민을 바라보며 비릿한 웃음을 지어냈다.

 '멍청한 놈.'

  자기 소환수에게 먹히려고 하는 도주민을 보니,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놈과 싸우고 있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진작에 포기시키던지 했어야했어.'

  처음 만난 그 날. 어떻게 해서든 그를 좌절시켰어야 했다.

  하지만 그 때는 확신이 없었으니 쉽게 나서질 못했다.

  물론 참가자라는 이유만으로도 죽일 수 있었지만, 시은이는 그렇게 막 죽이고 다니는 살인귀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이상 누군가를 그냥 죽여버리기는 역시 꺼려졌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깔끔하게 죽이면 편할 텐데, 시은이는 그러질 못하고 있었으니까.

  당연하게도 젠의 뒷편에서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이곳을 지켜보고 있는 시장 때문이었다.

 '하아..난감하네.'

  수라장을 다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점점 자신의 성향 자체가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두려웠다.

  힘을 가졌으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을 취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자꾸만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 같았다.

  약육강식.

  약했을 때는 회피하기만 했지만, 강해지고 나선 움직였다.

  결국 자신도 평범한 사람이었던 것 뿐이었다.

 '아니야..그래도 괴물은 되지 말아야해.'

  자신을 지키지 못한 채로 목적을 이뤄버린다면, 그 이후엔 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

  그는 목적을 이뤄내고 죽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뒤로 살아야 했다.

  모든 마음이 망가진 채로 이뤄낸 목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망설임 때문에 오히려 이뤄내지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 아닌가.

 "끄아아악! 살려줘!"

  도주민의 소환수들이 그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곧바로 죽이지 않고, 그저 얕은 상처를 반복적으로 내어, 고통에 울부짖는 녀석의 모습을 즐기고 있었다.

 '그래, 적어도 저렇게 되진 말아야지.'

  왠지 검은 놈들의 모습에서 완전하게 마음이 망가져버렸을 때의 사람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너무 깊게 고민하진 말자. 왜 지금 이걸 고민하는거야.'

  맞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있어 지금의 상황은 목숨이 언제 오갈지 모르는 그런 급박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여유롭게 도덕윤리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인가.

  일단 자신답게 상황을 정리하고 여유롭게 거닐며 생각해봐도 늦지 않을 것이다.

 "으아왁!"

  우선 시끄럽게 떠드는 도주민의 문제부터 해결해야겠다.

  시은이가 가볍게 손을 들어 아래로 내려긋자, 검은 놈들의 움직임이 일순 멈췄다.

  그들은 고개를 돌려 한껏 짜증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시은이를 바라보았다.

  마치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넌 다음이니까, 가만히 있으라고.

 "웃긴 녀석들이네."

  시은이는 이제 무엇을 할 필요가 없다.

  이미 모든 것을 끝냈으니까.

  검은 놈들의 얼굴에 경악이 물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이 더 이상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자, 너무 질질 끌었다. 미안. 생각을 조금 정리하느라 그랬어. 이젠 끝내보자."

  시은이의 싱그러운 미소가 이미 초죽음이 되어있는 도주민에게 향하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공지가 많아지면 안되는데.. 2020 / 5 / 12 881 0 -
공지 잠시 2주일만 정비하고 오겠습니다 ㅠ… 2020 / 3 / 8 920 0 -
공지 일주일간의 준비 기간을 더 가지고 돌… 2020 / 1 / 11 968 0 -
144 후기 2020 / 11 / 1 358 0 2398   
143 143화 오리진 (完) 2020 / 11 / 1 343 0 9228   
142 142화 천 년의 대회 (24) 2020 / 10 / 26 326 0 5550   
141 141화 천 년의 대회 (23) 2020 / 10 / 23 320 0 4954   
140 140화 천 년의 대회 (22) 2020 / 10 / 22 323 0 5761   
139 139화 천 년의 대회 (21) 2020 / 10 / 18 335 0 4036   
138 138화 천 년의 대회 (20) 2020 / 10 / 17 319 0 5543   
137 137화 천 년의 대회 (19) 2020 / 10 / 16 303 0 5356   
136 136화 천 년의 대회 (18) 2020 / 10 / 11 327 0 4705   
135 135화 천 년의 대회 (17) 2020 / 10 / 11 320 0 5576   
134 134화 천 년의 대회 (16) 2020 / 10 / 9 297 0 5275   
133 133화 천 년의 대회 (15) 2020 / 10 / 4 342 0 6236   
132 132화 천 년의 대회 (14) 2020 / 10 / 4 315 0 5205   
131 131화 천 년의 대회 (13) 2020 / 10 / 3 337 0 4925   
130 130화 천 년의 대회 (12) 2020 / 9 / 28 324 0 6501   
129 129화 천 년의 대회 (11) 2020 / 9 / 26 310 0 5255   
128 128화 천 년의 대회 (10) 2020 / 9 / 25 321 0 4731   
127 127화 천 년의 대회 (9) 2020 / 9 / 20 322 0 6194   
126 126화 천 년의 대회 (8) 2020 / 9 / 19 308 0 4745   
125 125화 천 년의 대회 (7) 2020 / 9 / 18 327 0 5394   
124 124화 천 년의 대회 (6) 2020 / 9 / 13 334 0 5184   
123 123화 천 년의 대회 (5) 2020 / 9 / 12 309 0 4430   
122 122화 천 년의 대회 (4) 2020 / 9 / 12 313 0 5148   
121 121화 천 년의 대회 (3) 2020 / 9 / 6 326 0 5003   
120 120화 천 년의 대회 (2) 2020 / 9 / 6 298 0 4750   
119 119화 천 년의 대회 (1) 2020 / 9 / 6 317 0 6386   
118 118화 왕과 함께 (3) 2020 / 8 / 30 319 0 4127   
117 117화 왕과 함께 (2) 2020 / 8 / 30 321 0 4839   
116 116화 왕과 함께 (1) 2020 / 8 / 29 313 0 4686   
115 115화 참가자들 (11) 2020 / 8 / 23 310 0 6751   
 1  2  3  4  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