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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86화 영웅이 다스리는 도시 (13)
작성일 : 20-06-20 20:27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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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당황한 눈빛을 서로 주고받는 시은이와 젠.

  아무렇지도 않게 폭탄발언을 해버린 시장은 천천히 도주민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주민아.."

 "오,오지마!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얗게 질려버린 도주민의 얼굴을 보는 시장의 마음이 썩어 문드러지는 것만 같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주민이는 또 뭐고요."

  천천히 그를 향해 걸어가던 시장의 팔을 붙잡은 시은이가, 기껏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그를 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시은이의 미모는 지금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었으니, 그 표정이 무섭다기 보다 색다른 매력의 아름다움을 펼쳐내고 있었다.

  시장이 그 눈부신 미모에 잠시 머뭇거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이렇게 된 거였군요. 제가 다 설명하겠습니다.."

  시은이는 자신의 무서운 표정에 겁을 먹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젠은 알고 있었다. 그저 그 미모에 빠져서 감히 거역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뿐이라는 걸.

 "설명은 무슨! 야, 너 왜 그랬냐고 물어봤지? 그냥 그랬다 임마! 그냥 싹 다 마수들의 먹이로 주고 싶었어!"

  마치 시장의 입을 틀어막듯 도주민은 발악하며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시은이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시장을 바라보았다.

 "..도주민. 제 아들의 이름이자, 저기 영웅님의 기력에 묶여있는 건국 영웅의 이름입니다.. 제가 한 때 마을의 촌장으로 있었을 무렵, 주민이는 딱히 특출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 그 다음 촌장 후보로 세우기가 참으로 애매한 위치에 서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아들이 촌장이 맞지 않는다면 그저 그가 원하는 다른 일을 시키면 됐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그 때 한 번 실수를 하는 바람에.."

  시장의 목소리 끝이 흐려지더니, 그의 눈가가 촉촉해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 실수? 그걸 실수라고 하는 거야? 아니야! 그건 진심이었어! 그래서 내가 그 진심을 이뤄주겠다는데! 왜 찾아온 거냐고!"

  다시 또 들려오는 도주민의 발악.

  여전히 시은이는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어떤 실수였죠?"

  심지어 훌쩍이기 시작한 시장은 눈가에서 흐르려고 하는 눈물을 억지로 닦아내며 힘겹게 입을 다시 열었다.

 "술을 먹고, 아들에게 무능력한 놈 이라고 했습니다.. 제 본심은 그게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런 말을 해버린 거였습니다.. 다음 날 술에서 깬 뒤, 제 실수를 깨닫고 주민이에게 사과하러 갔을 땐 이미.."

 "집을 나간 뒤였군요."

 "..예."

  시은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된 것인지 퍼즐이 잘 맞춰지고 있었다.

  그가 보였던 비정상적인 인정에 대한 집착.

  그것이 지금의 그를 만들어냈던 것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은 없었다. 실제로 결과가 보여야 했으니까.

 "어떻게긴 뭘 어떻게야! 당연히 내 재능이지!"

  예상했다. 알고 있었다.

  그저 시은이는 그에게서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었을 뿐이었다.

  도주민은 억지로라도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싶었다.

  그래서 언제 개화하게 된 것인지 모를 자신의 재능으로 마을을 습격했고, 아주 기막힌 타이밍에 나타나서 그들을 구해줬던 것이다.

  신체적인 능력이 약해도 괜찮았다.

  어차피 자신이 만들어낸 소환수니, 자신의 말만을 따랐을 테니까.

  두 손에 튀기는 스파크도 아마 연출의 일부였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건 정말로 노력해서 기력을 거기까지 다루는데에 성공한 것일 지도.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몰라도, 그의 행동이 이해가 가니, 이제 머리가 확실하게 맑아지는 것 같았다.

 '이제 더 이상 있을 필요는 없군.'

  이 녀석만 확실하게 달래놓고 이동한다면, 더 이상 도시주민들에 대한 마음의 짐을 짊어질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음.. 어떻게 해야 할까. 힘으로 완전히 제압해버려야 하나?"

  지금까지 알 수 없는 대량의 마수들과 싸우면서 기력 낭비를 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실력을 보이지 못했지만, 애초에 시은이가 가지고 있는 기력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그 정도야 조금 쉬면 금방 회복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마수도 소환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결국 1대1. 아니, 시은이에겐 젠이 함께하고 있었으니 1대2 였다.

  시은이가 옆에 서서 가만히 내용을 듣고 있던 젠을 바라보았다.

  눈 한쪽을 찡긋하며 신호를 보내본다.

  젠이 그 신호를 받아들고, 헤벌쭉한 표정을 내보였다.

 '알아들은 건가?'

  무언가 눈치를 줬다는 것 정도만 알아채도 반은 갈 것이니, 저런 반응이라도 딱히 상관이 없을 것이다.

  시은이는 그렇게 생각하고 시장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시장님, 어떻게든 아드님께 떨어질 벌만큼은 피하고 싶으시죠?"

  마을마다 가지고 있는 법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시은이는 자신이 진그마을에 있었던 때를 떠올렸다.

  그 당시 자신에게 해코지를 할려고 했던 그 사내들에 대한 처분. 그 당시 시은이가 기분이 나빴다고 죽여달라고 했으면 충분히 죽일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죄였다.

  그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도주민의 죄.

  그건 사형을 넘어서 아마 일족을 아예 말살시켜버려야 할지도 모를만한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래서 시장은 답할 수 밖에 없었다.

 "..예..제가 이 자리에서 내려오는 한이 있더라도..아들만큼은 제발.."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이란 것은 이리도 깊은 법이다.

  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이 매번 진실만을 입에 담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자들이긴 하지만, 그들도 역시 사람이기에 실수하며 살아간다.

  감췄다기 보다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새에 아들이 은근히 자신의 자리를 이어주기를 바라고 있던 것이었다.

 '그럴 수 있지. 충분히..'

  진심에 데여본 적 있는 시은이로서는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제가 지금부터 아드님에게 조금 해를 가할 겁니다. 더 이상 이러한 짓을 하지 못하게 말이죠."

  더 이상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난 그를 시장이 컨트롤하기엔 너무나도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시은이가 대신 나서서 혼을 내주겠다는 의미였다.

  시장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안이었기에 그는 넙죽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제 아들놈이 정신을 차릴 수만 있다면.. 못난 아들놈이지만.. 그래도 벌을 최대한 적게 받기를 바랍니다.."

  부모의 동의도 얻었다.

  이젠 편하게 그를 훈육하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너,너! 지금 실수하는 거야! 어? 내가 이렇게 묶여있다고해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 정말 내가 그렇게 무기력해 보여? 너도 나 무시하는 거지? 아니지, 애초에 무시하고 있었잖아!"

  도주민의 눈빛이 더욱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마음이 잠깐 사이에도 수십 번씩 뒤바뀌는 것인지, 당최 지금 그가 어떠한 마음을 중심으로 잡고 떠들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불안해서 그런 거에요. 불안해서."

  조용히 있던 젠이 거들어주었다.

  헤벌쭉하던 그 표정은 어디간 것인지, 낯설정도로 한없이 진지한 젠이 되어있었다.

  깊어진 그의 눈동자에선 쉽게 알아채지 못할 만한 어둠이 잔재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면 젠이 어떠한 과거를 겪어왔는지 알지 못했다.

  이번 일이 끝나면, 조금 진득하게 서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시은이였다.

 "주민아. 오래 안걸리니까. 생각 바뀌면 언제든지 말하렴."

  모든 정황도 잡았고, 증인도 증언도 모두 얻어냈다. 증거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제 착한 일 하나만 하고 돌아가면 되는 것이다.

  어찌보면 여기서 시은이네가 얻은 것은 참 많았다.

  천년의 대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멀쩡한 놈이 없다는 것과, 끊임없이 쳐들어오는 마수들을 상대하면서 다수전에 능통해졌다는 점, 그리고 서로가 부족했던 점을 다시 제대로 보충할 수 있었다는 점.

  오히려 저기 붙잡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얼굴만을 험상궂게 찡그리고 있는 도주민에게, 감사라도 해야 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까.'

  시은이의 양손에서 하얀 구름이 피어올랐다.

 '가볍게 가자고.'

  하얀 구름에 닿은 모든 것은 더위와 추위를 동시에 경험한다.

  얼었다가 타오르는 감정을 계속해서 느끼다가, 어느 순간 그 모든 감각이 사라져가며 구름에 닿은 부위가 아예 세상에서 사라져 사르르 녹아 타오르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불과 얼음을 조합해서 만들어낸 시은이의 고유 마술식중 하나.

  제일 편하고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기에 이걸 택했다.

 "흐흐흐...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데..?"

  도주민은 섬뜩하게 웃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당황해하며 횡설수설한 녀석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침착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은이는 망설이지 않는다. 지금 멈칫해버린다는 건, 그거야말로 상대방이 원하는 상황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니까.

  그의 손에서 피어오른 구름이 주변의 기력을 타고 도주민을 향해 쇄도했다.

  하지만 도주민은 여전히 웃음 짓고 있었다.

  하얀 구름이 그의 손에 닿으려는 순간, 도주민의 입가에서 붉은 핏물이 흘러나와 턱을 타고 바닥에 뚝 하고 떨어져내렸다.

 "피는 언제나 공급할 수 있지. 내가 이런 상황에 대비하지 않았을 것 같아?"

  대비한 적 따위는 없었고 크게 당황했었던 도주민이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이건 전부 내 계획이었어! 라는 식의 발언을 내뱉고 있었다.

  같은 대회 참가자인 시은이와, 참가자였던 젠은 그 어설픈 연기를 눈치챘지만, 시장은 달랐다.

 "뭐,뭣이! 주민아! 대체 무슨 짓을!"

  두 눈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는 시장의 시야에, 여러 크기의 보랏빛 동심원에서 붉은빛이 스며나오더니, 이젠 너무나도 익숙하다 싶은 마수가 대량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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