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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116. 건드리지 마세요
작성일 : 20-06-19 17:58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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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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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6. 건드리지 마세요.

 

 

 

  훗하며 자신을 흘리는 웃음소리가 적막한 공기속에 공명처럼 울려 퍼진다. 앞사람의 입꼬리만 봐도 내가 어떤 느낌의 분위기를 띄고 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흔들리는 눈동자를 들킬 것 같아, 아무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멍하니 한 방향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예상했다는 듯 휘어지는 시선이 상황이 마음에 들었는지 삐걱임 하나없이 나를 향해 말을 건넸다.

 

  “다 별로라고 했지만.. 적어도 이 모자는 잘 어울리나 보군.”

 

  경찰서 안에서 했던 말이 다시 나에게로 되 돌아온다. 생각보다 먼저 분위기를 읽은 피부가 소름을 느꼈고, 날 향해 눈 맞춘 상대의 행동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했다. 미세하게 떨리는 내 반응 속에서 희열을 느끼신건지, 상기되어 있는 아저씨의 표정이 내 입을 더욱 가로 막았다.

 

  “….”

 

  두려움이란 감정을 100퍼센트 머금어선 안 된다. 정신차리자 다짐하고 뇌에 꽉 들어찬 불안함을 최대한 밀어낸 뒤, 궁금증이라는 조그만 공간을 만들어 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벌어졌던 걸까.. 하고 생각을 피워낼 무렵, 내가 질문을 시작하기도 전에 아저씨의 말이 들려왔다.

 

  “궁금한 게 있어서 주변에 있었는데.. 네 친구가 택시를 잡더구나.”

 

  혹시 이 분.. 직업이 택시기사 인걸까?

  작은 추리라는 가능성을 떠올릴 때 즈음, 그에 대한 답변이 바로 들려왔다.

 

  “둘 다 다른 생각을 했던 건지.. 의심도 하지 않기에..”

  “잘 되었다 싶어 그런 척 행동했단다. 마침 궁금한 것도 있고..”

 

  자연스럽다 못 해 평범하게 건네는 말 들. 앞 뒤 전개 없이 지금의 말만 들었다면.. 친한 사람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금의 말 뜻을 파악해보면.. 나를 관찰하기 위해 주변에 있었다는 뜻이 되는거 아닐까? 어떤 이유때문에 주변에 있으셨던 건지.. 우연이었을지.. 확실한 의도는 알 수 없었지만.. 모든 상황이라는 캔버스 주변에 전부 그려져 있는 이 분의 시선이 지금에서야 느껴지는 것 같아 다시금 소름이 올라왔다.

 

  하아-

 

  당황스러움에 굳게 닫혀버린 입술을 어떻게든 비집어 열어 뭉쳐있던 숨을 뱉어냈다. 흔들리는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았지만, 공기 속에 섞여버린 진동은 마음대로 바꿀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상대의 눈에게 ‘날 왜 차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지’ 여쭈어보았다.

 

  “그..그럼 문은 왜 잠구신거..”

 

  말이 트임과 동시에, 굳어있던 몸이 약간 풀렸다. 틈을 노려 다시금 문을 향해 손을 뻗었으나.. 플라스틱과 쇠가 마주치는 삐걱 소리만 났을 뿐, 문은 내 바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기울어지는 손잡이 소리에, 나와는 정 반대 느낌을 가진 아저씨의 눈이 한번 더 휘어졌다.

 

  “안 잠그면.. 말 제대로 안 들어 줄 거잖니.”

 

  “..쿡.”

 

  “…?”

 

  내 웃음소리와 함께, 당당했던 미소에 금이가기 시작한다. 아쉽게도 상대는 나를 너무 얕봤다. 자유로운 내 두 손이 어떤 느낌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을지 알고는 있었을까. 화면에 손가락을 대어, 무언가 반응 했다는 의미의 딩동 소리를 차안에 들리도록 유도했다. 상황을 파악하는 듯 보이는 진지한 표정에게.. 이번엔 내가 미소를 건네 주었다.

 

  “좋았어.”

 

  아까만 해도 아저씨가 분위기를 이끌고 있었는데.. 갑자기 온도가 바뀌었다. 공기 속의 흔들림이 당황스러운지, 지금은 반대로 아저씨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 자신없는 목소리로 생각을 읊는다.

 

  “무슨 소리..”

 

  나에 의해 옷 스치는 소리가 청각을 가득 메웠고, 비밀 임무를 수행하던 손에 의해 검은 물체가 대기 중으로 상승했다. 검은 핸드폰 액정 안에 밝게 빛나는 마이크모양. 그 심볼마크 밑에 보이는 숫자가 점점 커지며 녹음이라는 암호를 공간에 있는 전체에게 전달한다. 들킬 수 있다는 확률이 적진 않았지만, 의외로 잘 풀린 상황에 충분히 만족한 나는, 간접적인 말을 그만두고 아저씨의 질문에 답 해주었다.

 

  “방금 말 다 녹음했구요..”

 

  혹시라도 내 폰을 빼앗을 지 모르니, 빠르게 동그란 버튼을 눌러 저장을 수행했다. 그 후, 기다릴 여지 없이 익숙한 3가지 숫자를 눌러 상대에게 몇 초만에 우리의 위치를 알릴 수 있다는 경고도 전했다.

 

  “지금 112도 누른 상태네요.”

  “아.저.씨.”

 

  움찔하는 듯 보이는 움직임이 자리에서 삐걱이며 약간의 반응을 드러냈다. 운전석에 앉은 상대는 마지막 아저씨라는 말에 반응을 보이는 걸까.. 아니면 112에 반응을 보인 걸까.. 아무래도 후자에 확률이 높겠지.

 

  “….”

 

  아무 말 못하는 여백을 놓치지 않고, 다음 공격을 수행했다. 내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긴 하나, 공간적으로 제한된 상태에선.. 내가 불리한 위치일 수 밖에 없다. 상대가 문에 팔을 살짝 얹은 덕에, 운 좋게 앞 창문의 유리가 살짝 내려갔다. 지금이 기회다. 이 순간을 놓치면 다음 타이밍을 찾기까지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릴 터. 몰래 무언가를 하기엔 이미 날 향해 시선이 집중되어 있으므로, 대놓고 지금의 허점을 말하기로 했다.

 

  “그리고 앞 쪽 창문까지 열어져 있네요.”

  “아.저.씨.”

 

  내 말에 놀란 상대의 움직임이 바로 창문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유리창을 다시금 잠그려 할 지 알 수 없으므로, 재빨리 버튼을 눌러 유리창을 아래로 내린 뒤, 온 힘 다해 바깥으로 악을 질렀다. 구멍이란 구멍에 전부 힘을 주었기에, 바깥 사람이 못 들을 리 없었다.

 

  “꺄아아아악!!!”

  “유괴범이다!! 유괴범이에요!!”

  “유괴범이 절 납치하려고 해요!! 살려주세요!!”

 

  상대도 내가 이렇게나 코끼리 성대였다는 건 몰랐겠지.

  자신도 모르게 기가 눌린 상대는 침착함을 잃은 채 당황스러움을 잔뜩 내뿜고 있었다.

 

  “ ..무..뭐하는!!”

 

  웅장한 내 목소리에, 유리창 바깥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차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행인들의 시선이 의문을 품으려 할 때 즈음, 끼익 소리와 함께 속도감이 나에게 닿아오지 않았다.

 

  “멈출테니까.. 그 코끼리 성대 내려놓도록 해.”

 

  얕게 한숨을 쉬는 상대의 모습 속에.. 지금 상황에 대한 반성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 당장 빠져나갈 구실을 마련할 수 도 있었지만.. 마주친 그 모습이 분해, 마음 속에 고여진 생각들을 전부 상대에게 읊었다.

 

  “생각보다 정말 나쁜 분이시네요.”

 

  “..뭐?”

 

  “제가 녹음한것도.. 밖의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도 당당하게 생각하지 않는건..”

  “아저씨께서 옳지 않은 행동을 하셨다는 의미에요.”

  “스스로도 충분히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어째서 잘 못된 행동을 하시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네요.”

 

  “..하?”

 

  “혹시 제가 경찰서에서 뭐라고 말씀 드린 것 때문에 그러신거라면..”

  “제 친구가 받은 상처에 비해 조금도 죄송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걸요.”

  “무슨 오지랖이냐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오지랖이라고 생각하셔도 상관없어요. 전 가만히 있는게 더 힘들었거든요.”

  “그 정도 시선은 충분히 참을 수 있어요.”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앞에 보이는 표정이.. 아까와는 달리 중심을 잃은 채 흐릿하게 서있는 듯 보였다. 내 모든 말에 대꾸할 것 처럼 당당했던 아저씨께서는.. 입을 꾹 다문채 눈만 깜빡일 뿐이었다.

 

  “….”

 

  허나, 예상치 못했던 반응에 나까지 중심을 잃을 순 없었다.

  이왕 시작한 말.. 적어도 상대에게 약간의 생각이라도 들게 만들었다면.. 나는 충분히 만족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그렇게나 신경쓰시면서..”

  “느닷없이 뺨을 맞아 아픈 제 친구가 아픈마음만 느꼈을거라고 생각하셨나요?”

 

  “….”

 

  “힘이 실린 손바닥 이야, 며칠 뒤면 평소처럼 돌아올 수 있겠지만..”

  “생채기 난 마음은 감추어 둘 수는 있어도 영원히 회복되지 않아요.”

 

  “….”

 

  “아무 말 안하시니까 제가 계속 말 전하겠습니다.”

  “제가 아까 경찰서에서 말씀드렸죠.”

  “나쁜 행위는 절대로 옳다고 정의될 수 없어요.”

 

  말하는 나도.. 완벽한 정의를 품은 사람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지금의 느낌은 선을 넘다 못 해 위협까지 느껴지는 정도다. 잘 풀렸다며 고개를 끄덕일 순 없다.

 

  “절대 마음대로 하게 안 둘거에요.”

  “누구신진 모르겠지만.. 세희도 건드리지 마시고 저도 건드리지 마세요.”

  “아무도.. 그 누구도 건드리지 마세요.”

  “이 녹음 파일은 약조하시면 지울게요.”

 

  내 말이 끝날때 즈음, 아까만 해도 굳게 닫혀있었던 문고리가 탁 소리를 내며 시원한 공기를 비춰 주었다.

 

  “약조하신 의미로 알겠습니다.”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없이 정지한 남자의 표정이, 소녀에 의해 차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와 처음때와 같이 미소짓고 있었다.

 

  “학생의 말이 맞아. 하지만..”

  “맞는 걸 알고 있음에도 무언가를 한 개 얻으려면..”

  “그런 것 쯤 포기해야 한단다.”

  “그래.. 뭐.. 재밌는 아이야..”

 

  남자는 차의 앞 거울을 보며 아까의 흔들림 섞인 표정이 어색하다는 듯 표정을 원래대로 되돌린 뒤, 다시 핸들을 잡아 차를 앞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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