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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115. 친절한 택시 기사
작성일 : 20-06-16 23:36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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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5. 친절한 택시 기사

 

 

 

  녀석의 손이 적당한 힘을 실어 눈 앞의 문을 닫는다. ‘탁’소리와 함께 서서히 드리워지는 문 모양 그림자가 눈 앞의 풍경을 차 안으로 한정시켰다. 아까만 해도 눈 앞에 있었던 녀석의 형상이 유리창을 넘어 점점 작아지고.. 멀어져 간다. 얕은 바람소리가.. 멍한 감각 속에 이유 모를 공허함을 불러일으켰다. 눈 끝에 희미해지는 실루엣이 무언가 맘에 들지 않아, 일단 이 상황 무엇이냐는 의미를 담아 허공에 당황스러움을 표출했다.

 

  “뭐..뭔데!! 뭐..뭐야!! 야!! 뭐하는건데!!”

 

  말 만으론 밋밋하다는 걸 잘 알ㅁ고 있는 내 몸이, 별도로 유리창에 애꿎은 두드림 자국을 만든다. 혼란스러움 섞인 입김이 투명한 판에 김이라는 하얀자국을 남겼으나, 그 흔적들도 이내 종적을 감추며 사라져 갈 뿐이었다. 힘이 들어간 두 주먹을 무릎위에 모아 지금 펼쳐진 혼잡한 생각을 정리했다. 날 숨이 두 번 정도 반복되었고.. 생각이 정리되는 듯 싶었으나, 정신적인 부분의 중심만 잡혔을 뿐, 이해 안됨이란 주어는 그대로 였다.

 

  “….”

 

  요리보고 조리봐도 알수 없는 녀석. 갑자기 왜 이러는 건 지.. 앞 뒤 전개를 낱낱이 따져 보아도 짐작 가는 부분이 없다. 그럴 이유가 있겠거니 좋게 생각하려 했지만.. 생각이 끈이 그래도 괜찮냐며 떨어질 생각을 않고 있었다. 거슬리는 이 감정을 내버려둘 수 없어, 일단 그 기분에 몸을 맡긴 채 움직여 보기로 했다. 행동이라는 발전기가 켜지니, 버벅거림하나 없이 진행과 관련된 말이 술술 나왔다.

 

  ‘뭔가 걱정돼, 내려야 겠어.’

 

  기사님께 말씀 드리고자, 조수석의 머리부분을 잡은 뒤 몸을 앞으로 옮겨 운전으로 수고하시는 뒷 모습께 조심스레 의지를 전달했다. 거스름돈 부터 복잡한 부분들이 많았지만,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녀석이 어째서 이런 행동을 한건 지 알고 싶었다.

 

  “저..저기 죄송한데 여기서 내려주시겠어요?”

 

  ..?

  분명 내려 달란 말을 언급했는데.. 어째 선지 차에 속도가 붙은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나를 바라보지 않는 택시기사님께서, 앞을 본 채 말을 이어가신다. 스며드는 불안함이 무례함 일 수도 있었기에, 섣부르게 생각지 않고 들려오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꽤 걸리는 곳인데 걸어가려는 거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 한 중 저음. 미묘한 익숙함이 어색했지만, 지금 내 목적은 택시기사아저씨가 누구인지 아는게 아니었다. 큰 주제를 다시금 곱씹은 뒤, 솟아오른 의문점을 삼키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었다.

 

  “아.. 그런건 아니고 사정이 생겨서..”

 

  고개를 돌리시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곤란한 표정을 짓고 계실 지 모른다. 행여 택시비 때문에 그런건가 싶어, 거스름돈은 괜찮다는 말을 전했다.

 

  “혹시 잔돈 주기 힘드시다면 남은 금액은 그냥 안 주셔도 괜찮..”

  “..아..”

 

  주변 풍경을 이제서야 마주한 나는.. 뒷 말을 잇지 못한 채 생각을 삼키고 말았다. 분명 평범한 택시 기사아저씨와 평범한 승객이 대화를 하고 있는 순간일 뿐인데.. 택시 안의 느낌이 아는 모습과 상당부분 다르다. 지금은 다른 생각에 잡아먹혀 신경쓰지 못했지만.. 평소의 나였다면 타자마자 택시 요금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앞의 숫자 표시 LED를 주의깊게 보고 있었을 것이다.

 

  요금 위에 말이 뛰어간다거나, 속도 표시계가 빠르게 움직인다거나.. 혹은 동그라미가 색을 바꿔가며 택시가 움직인다는 것을 드러내주는데.. 시야에는 요금 표시되는 부분이 존재하지 않았다. 혹시 다른 곳에 자리잡고 있을까 싶어 두리번 거렸지만, 그 어느 곳에도 요금판은 보이질 않았다.

 

  ‘에..에이~ 설마..’

 

  이런 느낌의 택시도 있을거야 하고 스스로를 안심시킨 뒤, 보통 택시에는 다 있는.. 택시 기사님에 대한 정보가 적힌 자격증을 보고자 시선을 이동했는데.. 어째서인지 아무리 눈동자를 움직여봐도.. 택시를 증명할 증거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피부에 소름이 돋았고, 불안을 머금은 피부가 이곳에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닭살을 내뿜었다. 상황을 아는 척 하면 상대가 어떻게 행동할 지 알 수 없기에, ’자연스럽게 내리자’를 반복하며 의문모를 기사님께 천천히 말을 걸었다.

 

  “..저, 죄송한데..”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이 컸지만, 엄습해오는 두려움이 어느새 말의 데시벨을 흔들고 있었다. 아까만 해도 잘 터지던 몸 속의 데이터가.. 버퍼링에 걸렸는지 꺼내려던 생각을 쉽게 바깥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들켜버린 내 긴장감. 그 미묘함을 알아챈 아저씨께서.. 검정 가죽옷을 입은 운전대를 느긋하게 몇 번 움직였다. 눈치챘다는 걸 알고도 여유로운 저 모습에서.. 왠지 모를 섬뜩함이 느껴졌다. 굳어버린 내 표정이 즐겁다는 듯, 뒷 모습이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친구가 참 좋은 아이 인 것 같구나.”

 

  들려온 문장과 함께..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웃음소리가 나를 반긴다.

  아까 생각했던 의문점들이 다시금 혈관을 수축시킨다. 익숙한 말투.. 익숙한 목소리..

 

  다시 생각해봐도 어디선가 접한 듯 느껴지는 분위기에, 멍한 표정으로 지금까지의 상황을 되돌아 보았는데.. 갑자기 눈 앞에 택시아저씨가 쓴 모자가 눈에 들어왔다. 중간중간 튀어나온 블론드 색 머리들이.. 내가 모르고 있던 답을 생각해 낼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 준다.

 

  “..?!!”

 

  ‘..설마. 말도 안돼.’

 

  갑자기 흐려지는 택시안의 공기.

  ..그래, 저 미소는 경찰서에서 보았던 그 미소다.

 

  밑에서 부터 영문 모를 두근거림이 솟구쳤고,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눈 앞에 다가왔기에.. 당황하다 못해 소름이 돋았다. 흔들거리는 시선을 어디에 고정해야할지 몰라, 이리저리 흔드는 것 외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주변을 살피던 눈동자에.. 운 좋게도 차 문 손잡이가 보였다. 나갈 수 있을거란 한 오라기의 희망이 내 멍함에 힘을 실어 주었고, 온 힘다해 나는 손잡이를 바깥으로 밀어냈..지만..

 

  “내..내려주..!!”

 

  까딱까딱 손잡이 부분만 움직일 뿐..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창문은 열리지 않았다. 허나, 포기할 수 없다! 어떻게든 빠져나가겠다는 절실함을 담아 손잡이가 부서질 정도의 힘으로 반복해 문을 열려고 했는데.. 내 필사적인 생각에 힘을 실어주는 건 끼익대는 손잡이의 기울어짐 소리 뿐이었다. 평소라면 무리없이 열려야할 차 문이.. 무슨 방법을 써도 열리질 않았다.

 

  헛수고라며 콧방귀를 뀌는 뒷 모습.

  동요하나 없는 목소리가, 짙은 어둠을 머금은 채 나에게 말을 건넨다.

 

  “..잠깐 얘기 좀 할까? 학생?”

 

  3자입장으로 봤을 땐 정말 친절한 기사님의 대화 권유지만..

  진즉 소름에 물 들어 하얘져버린 내 표정은.. 심장에 경련을 불어일으키고 있었다.

 

  “아무 말 없는 것 보니..”

 

  깊게 눌러 쓰고 있던 뒷모습의 모자가 자신의 큰 손에 의해 천천히 벗겨졌다.

  더 이상 멍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 움직임 후에 드러난 모습을 마주한 순간, 나는 더 깊은 어디론가에 생각을 두고와 버렸다.

 

  “이 모자는 잘 어울리나 보구나.”

 

  이제야 날 바라보는 가짜 택시기사님의 앞 모습. 소름이라는 레이어가 덧 씌워진 미소가 날 바라보며 눈을 맞춘다. 내 주변 의자 라던지.. 유리창이라던지.. 시선을 둘 수 있는 곳이 충분히 존재함에도, 상대방의 눈동자에 우뚝 세워져 있는 건.. 다른 의미로 상기되어있는 내 모습 뿐이었다.

 

  괜찮다고 넘겼던 의문점들이 두려움과 함께 반죽되어 섞였고, 어느새 떨림까지 추가된 생각들이 입 바깥으로 슬금슬금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경계심을 풀어선 안되는 법. 섣부르게 감정을 건드리는 말을 하면 안되므로, 조심스레. ‘왜 여기계시는지’를 먼저 여쭈었다.

 

  “아..아저씨께서 여기 왜..”

 

  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날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힘을 풀지 않고 있어야 했기에, 떨리는 내 손을 무시한 채 가죽의자 끝을 힘주어 잡았다. 온 힘다해 노력했음에도 움직일 수 없었던 문과 다르게, 이 의자의 촉감은 확실히 손에 느껴졌다. 그 조그만 부분이 왠지 모르게 의지가 되었다.

 

  아저씨께서 잠시 인상을 찌푸리다, 다시금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엄청나게 빠른 표정변화에, 약간 움찔해버렸다. 저렇게 빠른 느낌의 움직임은.. 여러번 경험해보지 않고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미세한 컨트롤이다. 적당히 위축된 느낌을 드러내고 있었더니 아저씨께서 맘에 든다는 듯 또 미소지었다.

 

  “그나저나.. 좋구나, 그 표정.”

  “아까와는 왜 다른거니?”

 

  왠지 몰라도.. 택시기사로 위장한 아저씨께선 기분이 정말 좋아보였다.

  떨림 가득 머금은 내 표정속에서 적당한 희열을 느끼셨던 걸까. 행복해보이는 저 행동이.. 나를 더 더욱 아무 말 하지 못하도록 옭아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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