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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77화 영웅이 다스리는 도시 (4)
작성일 : 20-05-31 18:59     조회 : 70     추천 : 0     분량 : 5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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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이 되었다.

  시은이네는 새로운 영웅으로 추앙 받고 있었기에, 딱히 할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시장이 딱 한 가지 부탁했던 것이 있다면, 그저 이 주변을 돌아다녀 달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도시주민들은 그들을 보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저 분들이 새로운 영웅님이시지?"

 "맞아. 어찌 저런 작은 체구를 가지고 계시면서도 마수 앞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으실까. 정말 대단해!"

 "저런 분들이 좀 더 잘 쉬다가실 수 있도록, 우리가 최선을 다하자고!"

 "당연하지!"

  그런 소리가 계속해서 시은이네의 귀에 들려왔다.

 "으으.. 시은아. 나 이런 거 조금 부담스러워."

  시야카의 두 팔이 시은이의 한 쪽 팔에 완전히 하나가 되어있었다. 그녀는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 지 몰라, 이리저리 헤매고 있었다.

 "너도 진그마을에선 비슷한 취급 받지 않아?"

 "그렇긴 한데, 뭐랄까. 진그마을 사람들은 예전부터 봐왔던 사람들이라 친근한 편이라고 해야할까.."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았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으음.. 조금만 참아. 그렇게 오래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까."

  시은이네가 이 곳에 온 목적은 단순했다.

  천년의 대회 참가자를 만나고, 그를 죽이는 것.

  그것만 가능하다면, 더 이상 이 곳에 머물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한 곳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치였다.

  시은이는 가능하다면 최대한 빨리 천년의 대회를 마무리 짓고 싶었다.

  자신의 마음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 지 알 수 없었고, 언제까지나 그 마음이 지속될 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하는 것이다.

 '죽이지 않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시은이네와 같이 다니고 있는 젠처럼 대회를 포기할 수 있게 만들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혹시 모르지, 이 작전으로 그렇게 될 지도.'

  시은이가 어젯밤 그들에게 전했던 그 작전.

  그것만 제대로 통한다면, 초대 영웅 스스로가 참가자의 자리를 내려놓을 수도 있었다.

 '지금쯤일 텐데.'

  시은이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그는 천천히 걸으며 도시를 둘러보는 척하고 있었지만, 그곳에 신경을 두진 않았다.

  어젯밤 그는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기력을 연결해두었다. 그리고 지금 그 연결된 기력에서 어떠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트드득.

  무언가 끊기는 소리.

  이건 소리가 아니었지만, 시은이에겐 확실히 들려왔다. 그가 연결해둔 기력이 사라지는 그 소리.

 "움직이자. 여기서 서쪽으로."

  시은이의 신호에 맞춰, 그들은 자연스럽게 행로를 서쪽으로 틀었다. 그리고 걷는 속도를 조금씩 올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도시주민들이 보이지 않을 때쯤부터, 거의 달리다시피 하며 시은이가 앞장선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좋아, 여기서 정지."

  시은이가 멈춰선 그 장소에 그대로 그들이 멈춰섰다.

  이 곳은 도시의 외곽으로, 한창 증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었다.

  마을의 모습을 벗겨내고 도시다운 면모를 갖추기 위한 작업으로, 도시 입구와 중앙부분부터 마무리지은 뒤, 자연스럽게 외곽으로 뻗어나가고 있던 중이었다.

  단보루에게 물어보니, 모든 도시들은 이런 식으로 커져나간다고 했다. 애초에 도시라고 할 것 조차 그리 많지 않았지만.

  딱 점심을 먹을 무렵이다보니,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조금 남은 잔업을 빠르게 끝내려는지 분주한 두 세 명의 사람 정도만 보일 뿐이었다.

 "왜 이 곳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조용한 단보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은이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시선은 일하는 작업자에게 고정한 채 입을 열었다.

 "미리 연결해둔 기력이 끊겼거든요. 어제 만났던 괴늑, 아니 마수의 기력을 이미 해석해둔 상태라서, 그 기력이 주변에 느껴지는 순간 알아서 끊기도록 만들어놓았죠."

  그런 것이 가능한 건가 싶은 표정을 지으며,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입을 열려했던 단보루는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정말로 그들의 시야에 마수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바로 갈까?"

 "잠시만, 조금만 기다려줘. 내가 신호 보내면 그 때 바로 가자."

  아직 마수의 출현을 알 지 못하는 작업자는 잠시 뒤에 먹을 점심밥만을 생각하며 마지막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수가 그를 덮치려는 그 순간, 숨어있던 시은이가 튀어나갔다.

  츄아아악!

  시은이는 품속에 숨겨둔 그가 마련한 보조무구 중 하나인 이르트룸으로 만든 표창을 마수를 향해 던졌다.

  직업 보너스의 보정을 받아 몇 번 던져보지 않았던 투척무기였으나, 정확히 마수를 향해 날라갔고 위협은 성공적이었다.

  마수가 이빨을 거두고, 곧바로 뒷걸음질을 쳤다.

 "으어헉!"

  깜짝 놀란 작업자가 나자빠졌다.

  자기의 눈앞에 박혀있는 표창 세 개와 그리고 뒷걸음질 친 마수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다시 덤빌 기세였다.

  말로만 들었던 마수를 직접 만나보니, 온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았고 모든 사고가 정지되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다.

 '이대로 죽는 건가.. 아직 딸내미가 시집가는 것도 못봤는데!'

  작업자의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수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대로 신경질적인 울음을 내지를뿐이었다.

 "괜찮으세요?"

  상냥함을 넘어선 따뜻함이 느껴지는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인듯한 사람이 천천히 그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마수를 붙잡고 있던 건, 다름 아닌 새로운 영웅 김시은이였다.

  그의 손에 어느새 피어오른 하얀 구름이 마수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고 있던 것이었다.

  상황을 곧바로 파악하지 못한 작업자의 표정이 떨떠름해졌다가, 이내 희망에 찬 얼굴로 피어올랐다.

 "아아..새로운 영웅님! 정말 감사합니다!"

  입술은 다행히도 열려 감사를 전할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

  마수를 만나지 못했을 때의 그는 조금 무섭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그 정도는 가뿐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생각이 바뀐 상태였다.

  그런 마수의 앞에서 전혀 무서워하는 기색을 내비치지 않는 시은이의 모습은, 가히 신이 다가온듯한 빛내림과도 같았다.

  시은이는 그런 그에게 안심하라는 듯 싱긋 미소지어보였고, 그의 미소는 지금 정신착란에 가까운 상태에 빠져있던 작업자에게 완전한 여신의 미소로 다가왔다.

  스걱.

  시은이의 미소가 신호였다. 그 타이밍에 맞춰 단보루와 시야카가 나타나 마수를 단칼에 베어냈고, 뒤이어 나타난 젠이 남은 마수들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역시 마수의 특성상 몇 마리 처치한다고 해서 사라지진 않았다.

  마무리라고 생각했던 그 시점에서부터 언제 몰려온 것인지, 수십의 마수들이 연이어 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대난투가 이어졌다.

  시은이는 단 번에 그들을 처리 할 수 있는 마술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굳이 그걸 내보이진 않았다.

  그저 저번처럼 하얀 구름으로 마수들의 움직임만 제어하고 있었다.

  움직임을 멈추자마자 내려쳐지는 시야카와 단보루의 검이 깔끔하게 마수들을 처리해나갔고, 탱커의 역할을 맡은 것만 같은 젠이 마수들을 헤집고 안쪽으로 파고들어갔다.

 "이야! 다 비켜!"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젠은 안쪽에서 하나 둘 착실하게 마수들의 숨통을 끊었다.

  오버한다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어제 확실하게 나서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속죄였던 것 같았다. 그래서 시은이는 딱히 아무 말 하지 않은 채, 보조의 역할을 지속했다.

 '올 때가 됐는데?'

  트드득.

  다시 한 번 더 연결해둔 기력이 사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엔 동쪽이었다.

 '바로 반대편이라.. 생각보다 똑똑한 걸.'

  바로 자신들을 잡을 수 없게 완전히 반대편에서 이뤄지는 합동공격.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단순한 전술이었지만, 마수들이 그런 전술들을 펼친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들이 하는 행동이라곤, 위협적으로 달려들어 할퀴거나 물어뜯는 것. 그리고 서로 합을 맞춰가며 공격하는 정도였다.

  그런 그들이 전술이란 것을 이해나 하고 있을까. 수상한 느낌이 팍팍 들었다.

  하지만 그건 근거없는 의심.

  시은이는 지금 근거없는 의심을 할 때가 아니었다. 지금 그가 해야 할 일은 근거가 생긴 의심을 확실히 하는 것이었으니까.

 "시야카, 단보루씨. 전 동쪽으로 가볼게요! 그 쪽도 생긴 것 같아요!"

 "알겠네. 이 쪽은 우리에게 맡기게!"

  시은이는 동쪽으로 몸을 돌리려다가, 문득 젠이 생각이 나서 데려갈까 했지만, 무언가에 홀린듯 전투를 지속하는 그녀의 집중을 깨고 싶진 않았기에, 그냥 혼자 가기로 했다.

  어제만 해도 시은이의 체력은 다른 이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지치지 않은 채,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동쪽을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기력을 이용하면 별 거 아니지.'

  언제 그런 응용을 익힌 것인지, 순환식을 통해 신발 바닥에 기력을 응축시킨 뒤, 응용식을 활용하여 마찰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냈다.

  그 결과, 그는 스케이트를 타듯 부드럽게 미끄러지고 있었다.

  역시 도시라 그런지 꽤나 먼 거리였으나, 시은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확한 타이밍에 왔는지, 이제 막 마수들이 통나무로 이루어진 집을 습격하려고 하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은이는 기다렸다. 통나무집이 완전히 공격을 당할 때까지 움직이지 않은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둘...하나..가자!'

  콰아앙.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겹쳐 들려왔다.

  그 순간 시은이가 통나무 집으로 뛰어들어갔고, 이번엔 하얀 구름으로 마수들의 공격을 극적으로 막아냈다.

 "괜찮아요?"

  덩치가 큰 아저씨 하나, 그리고 오리진에선 유치원에 보내야 할 것 같은 딸내미 셋. 그들은 시은이를 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네!..네! 괜찮아요!"

  시은이는 멋있게 하얀 구름을 펼쳐 그들을 감싸쥐고는, 그대로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차마 어린 딸들에게 잔인한 장면을 보여줄 수 없던 탓이었다.

  파샥.

  마수들은 얼었다 타올랐다를 반복하다가, 삐쩍말라버린 채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것을 시작으로 마수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번엔 시은이 혼자였다. 다른 누구와 굳이 무언가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마술식의 이미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자신이 직접 만든 마술식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읊었다.

 '하얀 나의 장소.'

  시은이의 주변으로 푸르른 기력이 급격하게 퍼져나가며 공기중의 기력과 강제적으로 연결되었고, 그 자리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주변을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덮어냈다.

  스스스슥.

  완전히 뿌옇게 됐던 주변에서 안개가 천천히 거둬내졌고, 안개가 완전히 걷히고 나니, 언제 죽은 것인지 마수들의 시체가 가득하게 널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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