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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75화 영웅이 다스리는 도시 (2)
작성일 : 20-05-24 21:48     조회 : 71     추천 : 0     분량 : 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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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히 앉으시죠."

  위협적인 우락부락한 근육을 드러내는 그는, 겉모습과는 맞지않게 상냥한 목소리로 그들을 안내했다.

 "아, 예. 감사합니다."

  꽤나 많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의 오두막집.

  시은이네를 둘러싸는 형태로 사람들이 서있었고, 그 부담스런 자리에 그들은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원래 마을이지 않았는가?"

  단보루의 물음에 곧바로 앞에 있는 이가 해맑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예, 말씀하신대로 원래 마을이었습니다만, 최근에 도시로 격상했습니다."

 "허어.. 도시로?"

  마을 하나가 도시로 격상하기 위해선, 준비할 것이 너무 많았다.

  필요한 시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고, 무엇보다 인구가 월등히 많아야했다.

  하지만 단보루가 전에 다녀왔을 때만 하더라도, 여긴 그렇게 될 만한 희망조차 없던 곳이다. 그저 조그맣게 농사를 짓던 이들이 힘을 합쳐 만든 곳이, 데리온마을. 여긴 농업이 조금 발달한 것 외엔 별 볼일 없는 마을이었으니까.

 "놀라시는 이유 잘 압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것에 관해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영웅님이시여."

  시은이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손사레를 쳤다.

 "저기, 아까부터 자꾸 영웅,영웅 하시는데, 저희는 영웅이 아니에요. 그저 지나가는.. 아니, 이 마을.. 아니, 이 도시에 들리려고 했던 여행객이란 말이에요."

 "그렇게까지 겸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저희 마을엔 영웅님이 계시니까요. 그저 새로운 영웅님의 탄생에 감격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들 모두가 다시 한 번 시은이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들을 안내했던 우락부락한 사내가 입을 열었다.

 "아까 죽이신 생명체가 있지 않으셨습니까? 늑대와 비슷하게 생긴 것 말입니다."

 "아, 괴늑이요?"

 "괴늑이라 부르십니까? 원래 이름은 따로 있습니다. 마수라고 하지요."

 "마수?"

  무슨 게임에나 나올법한 이름이지 않은가.

 '혹시 마계가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는 시은이였다.

 "예. 그 마수라는 존재가 저희 마을 주변에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한 두 마리 정도는 저희도 어떻게 해보겠으나, 끊임없이 번식을 하는 것인지, 계속해서 밀려오는 마수들에게 밀려 저희 마을은 괴멸직전까지 놓이게 되었었습니다.."

  그 때 그 날이 생각나는지, 그의 눈엔 눈물이 핑 돌고 있었다. 그런 훌쩍임을 아는 다른 주민들도 다같이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타이밍에 영웅과도 같은 인물이 나타났다는 거죠?"

 "영웅같다니요! 아무리 새로운 영웅님이라고 하셔도 영웅님을 비하 하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아,아니. 그런 뜻이 아닌데.. 죄송합니다."

 "아니! 영웅님께서 죄송하실 건 없습니다!"

  시은이는 어쩌라는 것인지, 조금 짜증이 났지만 눈쌀을 약간 찌푸리는 것으로 넘기기로했다.

 "네, 그러니까 영웅님이 나타나신거네요?"

 "정확하십니다. 영웅님이 나타셔서 저희를 구원해주셨습니다."

  감격스런 그 날.

  이번엔 다른 의미로 시은이네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어깨를 들썩였다.

 "근데, 그렇게 되었다면 거의 괴멸직전의 마을이었을 텐데 어떻게 도시가 된 거죠?"

  날카로운 시은이의 질문에, 사야카와 젠이 상당히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그들을 둘러보았다.

 "아아, 그것 또한 영웅님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이마를 탁 치며 이야기 하는 그의 모습에, 시은이의 표정이 확실하게 찌푸러졌다.

 '아, 괜히 물어봤네.'

 "영웅님께서 다른 마을도 똑같이 구원하시고 이 데리온마을에 데려오셨고, 우린 여러 마을들을 한 번에 흡수하게되어 도시로 격상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던 겁니다! 영웅님 덕분에, 저흰 아무런 걱정없이 마을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고, 그건 곧바로 도시로 가는 길을 뚫어주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데리온마을은, 데리온도시가 되었습니다!"

  아아 하는 짧은 감탄사와 함께 그들 모두 과장된 행동으로 눈물을 글썽인다.

  대체 몇 번을 글썽이는 것인지, 왜 아직도 흘러내리지 않는 것인지 참으로 이상했다.

  콰앙!

  거칠게 문을 열어젖히는 소리와 함께 땀방울을 비오듯 흘리는 소년이 뛰쳐들어왔다.

 "시장님!"

  마을에서 도시로 격상되면서, 촌장이었던 직책이 시장으로 바뀌었다.

 "무슨 일이냐!"

  대게 귀빈들을 대접할 때, 일개 소년이 문을 쾅하고 열어젖히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걸로 여기는데,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일개 소년이 아닌, 정말로 중요한 소식을 전하러 온 도시 주민 한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

  시은이의 찌푸러졌던 눈이 호기심으로 풀어졌다.

 "마수가 마을, 아니 도시안으로 쳐들어왔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던 시장님은 대체 어디갔는가.

  시장의 얼굴이 어디 전쟁이라도 나갈 것 같은 용맹한 얼굴로 변모해있었다. 눈밑의 눈물자국은 지우지 못한 채.

 "아니, 영웅님이 오늘은 도시안에 상주하고 계시지 않았느냐!"

 "잠시 외출하신다하여, 나가신 사이에 마수가 쳐들어왔습니다!"

  용맹했던 얼굴에 근심이 끼어들어갔다. 하지만, 다시 그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런 젠장..! 아! 걱정하지 마라. 여기 새로운 영웅님들이 계시니."

  시장은 바로 손을 들어 시은이네에게 펼쳤다. 그러자, 도시주민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촤아악 자리를 비켜주며, 소년과 시은이네 사이에 커다란 길을 열어주었다.

 "..네?"

 "새로운 영웅님! 마수퇴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에 대한 사례는 충분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은이가 고민되는 표정으로 단보루와 시야카, 그리고 젠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한한 신뢰의 표정으로 답해주었다.

 "으음...좋아요, 막아드리죠."

 "아이고오! 감사합니다! 자자 바로 움직여주시죠!"

  출입구를 향해 펼쳐진 길옆으로 도시주민 모두가 도열했고, 그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려는 찰나.

 "대신에."

  일동의 동작이 모두 멈췄다.

 "제가 원하는 사례를 해주셔야 할 거에요."

  시은이는 차갑게 웃었다.

 

 

 "이쪽 부근이었어요!"

  소년이 앞장서서 달려나갔다. 오두막집에서 나오고 쉬지않고 뛰었음에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시은이는 체력적인 면에선 조금 딸리는 부분이 있었기에 살짝 지쳐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저 소년.. 절대 평범한 녀석이 아니야.'

  소년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땀방울 하나 흘리지 않았고, 말투에 흐트러짐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무엇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은이는 소년을 주시하며 뛰어나갔다.

 '으음..시은. 보기보다 체력이 안좋구만.'

  단보루는 이만큼밖에 뛰지 않았는데 벌써 지쳐보이는 시은이를 조금 안됐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듯이 시은이를 제외한 그 누구도 지치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리라.

  소년이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베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정도는 뛰어다녔다.

  천년의 대회의 참가자가 된 이후, 의심병이 늘어버린 시은이였다.

  앞서나가던 소년이 드디어 멈춰섰다.

 "..다 온..거야?"

  겨우겨우 숨을 고르면서 앞선을 지키던 시은이도 따라서 멈춰섰다.

 "어어.."

  소년이 말을 잇지 못했다.

  무언가 심각한 상황이 도래했나 싶어, 거칠어진 숨을 억지로 삼키고 소년이 위치한 곳으로 몸을 옮겼다.

  두 번째로 발견한 시은이도 말이 없었다.

  뒤따라온 나머지 세 명도 그 풍경을 보고 딱히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괴늑이, 아니 마수라 불리는 생명체가 너무나도 손쉽게 죽어가고 있었다.

  어느 한 인물에 의해, 마수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갔다.

  그의 손이 닿는 순간, 눈이 부실정도의 빛이 번쩍이더니, 마수가 정말 그대로 연기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면, 시체가 저렇게 사라졌었어."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시야카가 자신의 기억을 되짚고 있었다.

 "영웅님이시다!"

  소년이 그제야 소리쳤다.

  그가 말한 영웅이 지금 눈앞에서 새로운 무용담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정말 누군가 악의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처럼 끊임없이 밀려오는 마수들을 하나하나 깔끔하게 저 세상으로 보내버렸다. 안쪽에 숨어있던 도시주민의 얼굴에 두려움은 가신지 오래였고, 화려하게 적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영웅을 응원하고 있었다.

 "영웅님 화이팅!"

 "..흑흑.. 이번엔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어느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년의 눈가에도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있었다.

 '..과한데?'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과장된 것만 같았다. 잘 짜여진 연극처럼, 시은이네가 하룻밤 신세를 졌던 궁궐의 주인인 광대처럼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의심속에서 피어나는 시은이의 망상.

  베타 사람들은 솔직하니까,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행동이 더욱 과장되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시은이는 더 이상 영웅이라고 불리는 이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물러서서 시야카나 단보루, 젠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직까지 그들의 반응은 평범했다. 그렇다면, 이건 그저 시은이의 망상으로 여겨도 괜찮으리라.

 '일단 생각만 해두자. 혹시 모르니까."

  의심에 의심이 이어지는 순간에도 영웅은 움직였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마수들은 쳐들어오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소년도 더 이상 곁에 있지 않았다. 몸을 피신한 도시주민과 함께 소리치며 응원하고 있었다.

  파앙.

  마지막 마수를 잡는 소리가 들리고, 그제야 영웅은 헉헉거리며 숨을 골랐다.

  그의 모습은 평범했다. 번쩍번쩍 스파크를 일으키는 두 주먹을 제외하곤, 그가 입은 옷은 평범한 갈색 코트였으며, 짧은 검은머리칼을 지니고 있었다. 뒷모습만 본다면 지나가는 마을주민 1로 봐도 무방했다.

 "다들 다치신데는 없으십니까."

  미중년이 낼법한 적당히 중후한 목소리. 그 울림은 기분좋게 모두의 귀에 들어왔고, 시은이조차 목소리 하나 때문에 그에 대한 모든 의심을 지워버릴뻔했다.

 "저흰 괜찮습니다! 오히려 영웅님의 존귀하신 몸에 혹여나 상처가 날까 두렵습니다."

  도시주민들은 빛을 쳐다보다 눈이 멀 것처럼, 영웅의 뒷모습조차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바닥에 내리깔고 있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전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영웅의 두 손에서 튀기던 스파크가 잠잠해졌다. 그러니 더욱 마을주민 1 같아보였다.

 "그럼, 다들 살펴가십쇼."

  그 말만을 남기고 영웅은 끝내 모든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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