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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108. 정당방위 패스
작성일 : 20-05-23 18:23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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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 정당방위 패스.

 

 

 

  자주 들을 수 없는 피부와의 마찰음. 그 큰 울림에 놀라, 고개가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어 소리 쪽으로 주의를 이동시켰다.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하려던 도중, 당황스러움을 머금은 생각들이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며 돌아가고 있는 고개를 멈춘 채 심호흡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아니, 갑자기 이게 뭐지..’

 

  마음을 추스리던 중, ‘무슨 일 없었으면 좋겠어’ 세포가 색다른 가설하나를 가지고 왔다. 깊어지는 미간의 호수.. 그리고 발언력을 부여하는 지금 상황에 대한 도피.. 그래.. 요즘 안 그래도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다보니, 귀가 이상해진 걸 지도 모른다. ‘뺨소리’와 비슷한, 미묘한 주파수가 이명으로 내게 찾아온 건 아닐까. 이녀석과 별로 친해지고 싶진 않지만, 먼저 말을 건 상태이니 인사에 대해서는 막을 겨를이 없다.

 

  ‘그래, 방금은 ‘뺨소리’와 똑같은 모습을 한 이명이 인사를 건넨 걸지도 몰라.’

 

  이 가설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위해 늘어진 세희의 그림자를 살짝 들여다보았다. 얼굴.. 볼에 손을 올리고 있는 듯한 그림자의 형태가.. 마치, 진짜 뺨을 맞은 듯 미세하게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허..허나, 세희의 피부가 저렇게 큰 타격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 훈계정도면 될 것 같은 느낌인데, 뺨이라니!! 그럴 리 없다!

 

  ‘세..세희의 충치균들이 영역전쟁을 하는 소리인건.. 아니겠지?’

 

  ..음.. 스스로 생각해 놓고도 어이가 없다.

  추가적인 민망함이 더해졌기에,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도록 발언 취소버튼을 빠르게 클릭하는 내 모습. 바깥으로 목소리를 내었더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

 

  헛소리를 늘어놓는 생각에 주의를 부여하고, 주변의 반응을 훑었다. 언쟁높여 싸우던 사람들도, 어느새 눈을 확장시킨 채 큰 소리쪽을 향해 멍하게 굳어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제대로 현실을 마주했다. 내심 아니었으면 했던 생각들이 조금씩 서로를 맞춰갔고, 네가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희가.. 그럼 뺨을 맞았다는 거 잖아.’

 

  손찌검이 세희에게로 전달되었다는 걸 확실히 인지한 순간, 마음속에 사는 누군가가 울부짖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나 많은 웅성거림 속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세희를 생각하니, 지금처럼 가만히 서있을 자신이 없었다. 성급함이 화면을 마주하기도 전에 내 걸음을 이동시키려했고, 내 성급함을 알아챈 녀석이 빠르게 내 손목부분의 옷깃을 잡아끌었다.

 

  “….”

 

  잡힌 옷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내 시선이 자신의 손에 집중해있다는 걸 안 녀석이, 손을 이용해 복화술을 하며 나에게 말을 건넨다. 조금씩 움직이는 손가락이... 마치 입술을 뻐끔거리는 것 처럼 보여진다. 흔들거리던 마음이, 신기한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스스로를 안정시키기 시작한다.

 

  “가만히 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야.”

 

  명령하는 듯한 어조가 아닌, 걱정 담긴 말투. 감정을 다독이는 듯한 침착함에, 시간의 응어리가 공간에 잠시 정지했다. 하지만, 저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건 한 순간에 불과했다. 유리깨지듯 부서진 회로가 그럴 수 없다는 듯 바로 말을 잇는다.

 

  “..그래도!!..그치만!!”

 

  놓으라는 의미를 담아, 녀석의 손을 떼내기 위해 낑낑댔지만, 녀석은 힘을 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정면으로 얼굴을 마주해, 화라도 낼까 했는데.. 고개든 내 시야에 다가온 녀석의 표정엔.. 제대로 반박할 수 없는.. 나에 대한 걱정들이 가득 차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에 숨어있는 작은 떨림이 달려가려던 내 행동력의 힘을 붙잡았다.

 

  “난 니가 이런 상황에 연관되는게 더 싫어.”

 

  “….”

 

  ..분명, 녀석은 날 생각해서 저런말을 하는 거 겠지. 제대로 말하지 않아도 표정을 보면 다 알 수 있었다. 저 말을 듣자마자 내가 잠시 말을 멈추게 된 것도.. 그 이유 때문이겠지. 하지만.. 허스키의 설득과는 별개로, 상황에 서있는 세희 모습은 중심을 유지하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었다. 한 손으로 볼을 잡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떨림. 가린 손가락 사이에 비치는 볼의 피부가.. 붉어지다 못해 달아 올라있었다.

 

  “..윽!!”

 

  저릿한 아픔이 나에게도 닿아오는 것 같아, 세희와 같이 나도 입술을 부르르 떨 수 밖에 없었다. 또, 아빠일 수도 있겠다는 건 추측이었을 뿐, 신분도 모르는 사람에게 뺨을 맞아 떨고 있는 세희의 모습을 이해할 여유도 없었다. 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경찰아저씨께서, 다가와 이러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여..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신원을 먼저 말씀해주시고!!”

 

  화까지 올라와버린 붉은 생각 속에, 제어력이 존재할 리 없었다. 색을 그대로 드러낸 채, 신원불명의 사람에게 찡그림을 가득 머금은 목소리를 뱉어냈다.

 

  “..이게 대체 무슨..!”

 

  손찌검을 한 중년 남성분은, 때린 손을 아직도 내리지 않은 채 허공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기에, 어떤 감정으로 손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세희의 떨리는 숨소리가 공기 중에 맴돌기 시작한다. 동시에, 내 들숨에 세희의 당황섞인 뜨거움이 섞여 들어왔다. 그 온도가 닿아오자마자, 하나를 깨달았다. 나도 같이 당황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걸.

 

  ..침착을 최대한 유지한 채, 소리의 원인을 다시금 바라보았다.

 

  “…?!”

 

  팔의 피부를 타고 올라오는 소름 한 무더기.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저 분의 얼굴에 슬픈 듯 미묘한 감각의 입꼬리 미소가 걸터 앉아 있었다. 무표정 속에 녹아있는 세희와 비슷한 모습에.. 혹시.. 라는 생각을 품긴 했지만.. 저 사람은.. 연관된 사람이 절대 아닌 게 분명하다.

 

  ‘..저건 아냐.’

 

  세희의 웃음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건 맞지만, 남을 상처입힌 뒤 미소짓는.. 저런 소름끼치는 모습은 머금고 있지 않다. 신원을 밝혀달란 경찰의 말도 그렇고.. 올바른 사람이 상대를 상처 입히고선 저런 반응을 보일리 없다.

 

  ‘..그래.’

 

  ..굳은 결심 하나를 했다.

  일단, 아까부터 걱정을 잔뜩 품은 녀석의 얼굴을 편하게 해주고자, 시선을 돌려 허스키에게 말을 생각을 전달했다.

 

  “허스키, 네가 내 생각해주는건 너무 고맙지만..”

  “알아 줬으면 하는게, 만약 허스키 네가 이런 상황이었대도 난 똑같이 행동했을거야.”

 

  “….”

 

  녀석이 아무 말 하지 못한다.

  이해한다는 뜻으로 알아듣고, 치켜세운 엄지를 보여주었다.

 

  “둘 다 소중하니까.”

 

  마음에 살고있던 복잡함들의 정리가 끝나니, 두근거리던 심장이 원래 박동으로 뛰었다. 평소의 상태가 유지되었을 즈음, 생각했던 말을 바로 중년남성분께 전했다.

 

  “안 닮았어요.”

 

  단호한 한 마디에, 세희의 그림자가 살짝 한 쪽으로 흔들렸다.

  그래.. 이제보니, 하나도 안 닮은 것 같다. 저 분은 세희의 아빠가 아니야.

 

  내 눈의 방화벽이.. 잠시 얼굴인식 오류 바이러스를 들여왔나보다.

  겉만 번지르르 할 뿐..

 

  “아저씨는..”

  “눈도.. 코도..입도.. 생각하는 것도.. 미소도..”

  “제 친구가 훨씬 나을 뿐더러!! 아저씨는 정말 별로에요!!”

 

  “..?!”

 

  내 말을 들은 중년 남성분의 눈썹이 잠깐 꿈틀댔다. 어른에게 예의를 차리는게 마땅한건 맞지만.. 다짜고짜 친구뺨을 때리는 아저씨에게!! 누가!! 대체.. 누가.. 예의를 차린단 말인가.. 난 못 한다.

 

  당당하게 아저씨의 행동이 잘 못되었다고 반항하고 싶었지만..

  맞은건 내가 아니었기에.. 누구보다 복잡한 마음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 세희에게 요청을 이었다.

 

  “세희야, 정당방위 패스해줘.”

 

  “..?”

 

  무척이나 놀라보이는 세희였지만.. 당연하겠지.

  얼굴도 제대로 본 적없는 사람에게 뺨을 내어줬으니.. 충격이 오래갈게 뻔하다.

 

  어떤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는지, 멍한 세희가 질문을 다시금 잇는다.

 

  “..무..무슨..”

 

  아직 떨리고 있는 세희의 손.

  혼자의 힘으론 어려울 것 같아, 무거워보이는 손을 들어올려 내 손바닥과 마주하게 한 뒤.. ‘착’소리가 나도록 한 손 박수를 쳤다.

 

  ..해줄 수 있는게 있다면, 나는 당연히 최선이라는 선택지를 고를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 후회하는 것보단, 부족한 나도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로 세희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도록.

 

  “정당방위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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