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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72화 궁궐 (3)
작성일 : 20-05-17 19:44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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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날카로운 눈초리가 그에게 꽂혔다.

  퍽.

 "억!"

  뒤에서 이어진 공격에, 문을 거칠게 열어젖힌 사내가 고개를 곧바로 숙였다.

 "아이고, 죄송해요. 이 녀석이 처음 보는 사람들만 보면 이런 난리를 피워서요."

  뒤늦게 들어온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서글서글한 한 여인.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을 보아, 상당한 위치에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하나같이 의류점에서 보기도 힘든 고급스런 옷들이었다.

  끝부분마다 레이스가 달려있는 장식은 보는이로 하여금 그녀가 참 우아한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으..저게 뭐야.'

  하지만 오리진의 상식을 가지고 있는 시은이로서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없어보였다.

  뱁새가 황새 쫒아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이 딱 여기 어울릴 것 같았다.

  잠옷을 걸치고 나온 것인양 옷차림이 상당히 가벼워보였다.

 "..저는 그 쪽을 처음보는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듣는 것 같은 차갑게 가라앉은 시은이의 목소리가 방에 울렸다.

 "ㄴ,네?"

 "예의도 없이 누가 그렇게 들어오냐고요. 나가세요."

  시은이의 고운얼굴이 조금 일그러졌다. 항상 미소만 짓던 사람이 화를 내면 다른 이들보다 훨씬 무섭게 느껴지는 법.

  시은이가 발산하는 기력이 만만치 않았다.

  문을 열어젖힌 고개 숙인 사내와 서글서글한 인상의 여인에 당황스런 기색이 흘렀다.

 "..안들려요?"

  시은이의 손에서 곧바로 불이 생성됐다. 그리고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죄송합니다!"

  두 사람이 황급히 몸을 숙여 인사하곤 문을 부드럽게 닫으며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제야 시은이는 불과 기력을 거두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후우.."

  시야카와 단보루가 동시에, 참았던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고 지나가서 다행이라는 듯, 다시 각자 손질을 시작했다.

  통통통.

  가볍게 울리는 문소리.

 "아깐 죄송했습니다. 잠시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시은이의 머리에서 빠직 소리가 나는 것 같았지만, 시야카와 단보루는 헛기침을 하며 애써 무시했다.

  통통통.

  결국 시은이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컥.

 "무슨 일이신데요."

  아까보다는 한층 부드러워진 목소리.

  확실히 예의를 갖추려고 애쓰는 그들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 저 그 뭐냐. 같은 방에 머물게 되서 인사 드리러 왔어요!"

 "네. 안녕하세요."

  다시 문이 닫히려했다. 그 사이에 여인의 손이 재빠르게 들어왔다.

 "자,잠깐만요!"

  반쯤 닫힌 문에서 여인의 얼굴이 빼꼼 드러났다.

 "혹시 천년의 대회 참가자세요?"

 "..네?"

  너무나도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시은이는 당황했다. 왠만해선 이제 베타에서 당황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세상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 법이었다.

 "맞구나! 맞으시구나! 저도 참가자에요! 요기, 제 옆에 있는 친구도 참가자구요! 자자 어서 인사드려."

  프릴달린 잠옷을 입은 여인 옆에서 고개를 아직도 숙이고 있는 사내가 더욱 바짝 몸을 숙였다.

 "아깐 죄송했습니다!"

 "아..예."

  시은이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몰랐다.

  천년의 대회 참가자라면, 언젠가는 죽여야 할 대상이었다. 그래야 우승을 거머쥘 수 있으니까.

  그래서 준비하고 있었다. 혹시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그가 지금 신경이 곤두서고 있는 건, 예의없이 들어온 그들 때문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빠르고 피해없이 천년의 대회를 마무리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있었기 때문이었다.

  평소 같았다면, 그 정도는 웃으면서 넘어갔을 테니까.

 '근데 갑작스레 이런 화두를 던진다는 건, 대체 무슨 의도지?'

  시은이가 짐작하기론, 대회의 참가자가 되기 위한 조건 중 하나에 거짓말을 할 수 있냐 없냐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참가사실을 알게 된 자는 어느 정도의 전투능력과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라는 것.

  결국 참가자와 함께하는 자는 무조건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걸 참가자인 본인이 못가져서는 안됐다. 오히려 더 가졌으면 가졌지.

  세상의 섭리가 인정한 인지도의 기준으로 따지자면 거의 여러 마을에 걸쳐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일단 시은이, 본인이 그런 케이스였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선 평범해서는 안돼.'

  베타에서의 평범하지 않음은, 대부분 거짓말을 할 수 있냐 없냐로 귀결되었다.

  베타 세계 속의 인간이라는 탈을 벗어난 자여야 하는 것.

  그것이 시은이가 생각한 참가자의 조건이었다.

 "..왜 제가 참가자라고 생각해요?"

  이미 시은이가 참가자라는 사실이 들킨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물었다.

 "참가자끼리는 서로 끌리게 되어있으니까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방금 이 대답이 거짓말이었다면, 거짓말을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리라.

 "그렇다면 왜 제게 참가자라는 사실을 밝힌 거죠? 아무런 득이 없을 텐데?"

  시은이는 그들이 대놓고 보라는듯 문을 잡고 있지 않은 다른 한 손에 아까 보았던 불보다 더욱 거센 불을 일으켰다.

  시은이의 주변에 일렁거리는 기력이 심상치 않았다. 아무리 기력을 잘 감지하지 못하는 편이라고 해도 이 기력만큼은 확실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그 기력엔 명백한 살의가 담겨있었으니까.

  여인과 사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곧바로 여인이 두 손을 이리저리 휘둘렀다.

 "아,아니에요! 저희는 대회를 포기 할 생각이에요!"

  하지만 시은이는 기력을 거두지 않았다.

 "너희, 거짓말 할 줄 알지?"

  두 사람의 얼굴이 창백해지다못해 새하얘졌다.

 "거봐, 안 먹힌다 했잖아!"

  사내의 팔통에 숨겨져 있던 서슬퍼렇게 날이 선 단도가 드러났다. 그는 곧장 시은이를 향해 휘둘렀다.

  문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기에, 시야카와 단보루는 그저 시은이가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겠거니 하며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시은이의 대처는 빨랐다.

  문을 잡고 있던 손을 놓음과 동시에, 아까 통나무를 자르기 위해 만들던 기력의 검날을 생성시켜 그 단도를 막아서고, 반대 손에 타오르고 있는 불을 그 단도를 통해 그에게 흘려보냈다.

 "크아아악!"

  순수기 0식 연결을 통해 강제적으로 불과 단도, 그리고 사내의 손을 연결. 순수기 1식 진입으로 그 불길을 그의 몸 전체로 확대시켰다.

  겉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몸의 혈관 및 세포 사이사이로 불길이 치솟아오르며 그의 몸을 안에서 태워가고 있었다.

  엄청난 고통에 사내는 몸부림쳤지만, 어째선지 단도가 손에서 놓이지 않았다. 분명히 이 단도를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지는데 그의 손은 단도를 꽈악 붙잡고 있었다.

  옆의 여인이 그 모습을 지켜만보고 있자, 사내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뭐하는 거야! 공격 안하고!"

 "..모,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

  여인의 얼굴은 이미 하얗다. 몸이 움직이지 않은 시점에서 그녀는 깨달았다. 넘볼 수 없는 자를 건드렸다고.

  그가 뿜어내는 기력에 움찔하며 쫄았던 것은 맞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 쪽은 둘이었다. 결코 숫자적으로 밀리지 않는다.

  물론, 뒤에서 그들을 지켜보기만 했던 두 명의 사람이 더 있었지만, 그들에게선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참가자가 아닐 터.

  참가자 정도 되는 수준의 두 명과, 그리고 한 명. 뻔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달랐다.

  압도적인 벽.

  넘어설 수 없었다.

  둘이라고 해서 그 벽을 넘을 수는 없었다. 너무나도 높았기에 아무리 목마를 태워줘도, 점프를 높게 해보아도 그 너머가 보이지 않는다.

 "..으흑.."

  사내는 짧은 신음을 한 번 내뱉곤, 그대로 바닥으로 추욱 늘어졌다. 그는 여전히 단도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시은이는 그제야 단도와 부딪쳐두었던 기력의 검날을 해제했다. 그리고 공기 중의 기력들과 연결시켜두었던 여인을 바라보았다.

 "넌 조금 말이 통할 거 같은데?"

  차갑디 차가운 목소리. 처음 그들을 내쫓았을 때의 목소리로 돌아왔다.

  시은이의 양손에서 하얀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까부터 기력을 제대로 감지하던 여인은 그 구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리가 없었다.

 "네,네! 다,당연하죠!"

  눈앞에서 사람이 죽었다. 물론, 이 곳은 죽고죽이는 세계. 스타시를 진행할 때도 많은 이들이 죽어나갔고, 굳이 스타시가 아니더라도 다른 마을들을 침략하는 것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었다.

  그랬기에, 인지도가 높은 이들이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세상은 무자비했다.

  하지만 이렇게 안색하나 안바꾸고 곧바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자는 많지 않았다. 물론 시은이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이해가 되었지만, 지금 그렇게 역지사지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 따위는 없었다.

  눈앞의 이 자에겐 거슬러서는 안된다.

  그저 그것만이 보였다.

 "말로만?"

  눈치로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리 없었다.

 "아뇨! 저 대회 포기하겠습니다! 포기합니다! 포기해요!"

  그제야 시은이가 미소지었다.

 "들어와. 나랑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은데."

  여인은 어느새 자신의 몸이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망칠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들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시,실례하겠습니다!"

  몸을 돌리는 순간,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는 도저히 말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애써 미소지으며 기계같은 동작으로 뻣뻣하게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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