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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70. 미래 예지
작성일 : 20-05-14 22:11     조회 : 331     추천 : 0     분량 : 8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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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그럴 때가 종종 있다. 뭔가 아무것도하기 싫은데, 신경이 엄청 쓰이는 때가. 괜히 꺼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신경 쓰일 때 말이다.

 

 터벅터벅, 공국 친구와 거리를 걸으면서, 떠들썩한 그의 말에 대답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때 케일과 나눴던 얘기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도 그럴게, 지금이 딱 그녀가 말한 상황이었으니까 말이다.

 

 ‘정말이지. 언니는 대단한 것 같네. 도대체 어디까지 보고 있던 걸까?’

 

 천천히 떠오르는 그날 일들. 정말이지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저 멍하니 들을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가득차기 시작한 그녀였다.

 

 

 톡톡.

 

 「응? 왜?」

 

 이샤나일행이 분투를 하는 것을 지켜보던 이옌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는 케일. 그녀는 천천히 고갤 돌려 그녀에게 무슨 일이냐며 말을 했다. 그러자, 케일은 그녀에게, 담담하면서도 진지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을 건넸다.

 

 「이옌, 혹시 말이야. 넌 내가 쓰러질 거라고 봐?」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천하의 푸른 공작이 쓰러진다고? 내 손이 아니라면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잖아?」

 

 「풉, 말은 잘하네. 근데~ 나랑 붙어서 14번이나 졌으면서? 안 그래?」

 

 「언니도 참. 30전이랑 15승은 왜 또 빼먹고 그래~.」

 

 이렇게 말은 하고 있었지만, 그녀와 자신의 힘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패배라는 것을 해봤긴 했어도, 완전히 쓰러진다는 것은 상상 해본 적이 없었다. 과연 그녀와 자신을 상대할 만한 상대가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말이다.

 

 물론 그에 맞는 괴물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조금은 틀어지긴 했지만.

 

 「근데, 그걸 왜 지금 얘기해?」

 

 아멜이란 아이를 바라보면서 말을 꺼낸 케일의 모습, 그녀는 그저 가볍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아이는 내 지인의 아이야. 그 녀석만큼이나 이 아이도 많은 일들을 몰고 다니겠지. 에노도 마찬가지고.」

 

 그래, 수호자로서. 그 검에 얽혀있는 이상 그들은 자유롭지 못하겠지. 당장 그녀도 이 일에 얽혀있으니까. 물론, 자신도 그 녀석과의 인연으로 얽혀버렸지만 말이다.

 

 「뭐, 그럴 수 있지. 당장 내 딸만 해도 아주 그냥 사건사고를 끌고 돌아다니는데.」

 

 「하하하, 그건 널 닮아서 그런 거잖아.」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고 있지만, 아까의 처음 말을 꺼냈을 때도 그렇고, 그녀답지 않은 표정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말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나도 그렇고, 저 아이도 그렇고. 수없이 많은 시간 동안 사도들과 충돌을 해왔어. 그동안 여러 사람이 다치는 걸 봐왔지.」

 

 「언니. 무서운 소리 하지 마. 괜히 소름 돋잖아.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겠지?」

 

 「너무 나가지는 말아줬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도 있어.」

 

 「그럼 그냥 얘길 하지 마! 오히려 말하면 씨가 된다는 말 몰라? 괜히 긁어서 부스럼 태우지 말자고.」

 

 「너라서 얘기를 하는 거야. 너니까. 거기다, 지금 아니면 얘기할 시간도 없을 것 같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사도들과의 충돌로 크게 다칠 것은 분명하다. 사도들과 붙어본 적이 있는 이옌은 그녀가 말하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정작 자신이면 몰라도, 그날 엄청난 것을 보여줬었던 그녀가 당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 흉악한 녀석도 혼자 상대했으면서, 그런 얘긴 하지 마. 괜히 내가 더 이상해지는 것 같잖아.」

 

 「하하하, 네가 이상한 게 아니야. 내가 이상한 거지.」

 

 「으흐, 그렇게 은근 슬쩍 강하다고 어필하지 말라고.」

 

 「그래서 내 부탁 들어줄 수 있니?」

 

 이옌은 그런 그녀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근시일 내로 자신이 크게 다친다는 얘기,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얘기. 듣기 싫은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하게 얘기하는 그녀. 정말이지 크게 다친다는 얘기를 저렇게 아무런 감정도 없이 뱉을 수 있을까? 그녀는 그런 케일의 모습이 보기 싫었다.

 

 이옌은 순간 목소리를 높여 그녀에게 따지듯 말을 하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그녀는 작은 창을 만들어, 자신이 봤던 미래를 이옌에게 보여주었다.

 

 「자.. 잠깐 뭐.. 뭐야! 이 장면은?!」

 

 「뭐긴 뭐야. 내 미래지.」

 

 사도와의 싸움에서 진 그녀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모습. 도저히 상상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장면에 이옌은 고개를 크게 가로저었다.

 

 「무슨 미래가 그래?! 것보다 이게 진짜 일어날 미래라고? 그게 말이나 돼?!」

 

 「응. 솔직히 나도 조금 놀라긴 했지만 말이야.」

 

 그녀의 특별한 눈에 대해서는 알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매래라면, 그저 차라리 일어나지 않는 게 나으니까.

 

 「그래서 말인데. 한 가지 부탁 좀 해도 되려나?」

 

 「진짜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제발! 듣기 싫다고!」

 

 「쉿! 아멜이 이상하게 쳐다보잖아! 그리고 나 죽지 않을 거다. 그건 약속할게.」

 

 빙그레 미소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케일. 참, 이럴 때 그런 얼굴로 바라보다니....... 정말이지, 그렇게 바라보면 어느 누구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진짜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마녀라고 불릴 만한 사람임이 충분하다니까, 정말.

 

 「으이씨..... 그래. 부탁이나 해라. 부탁해!」

 

 「응? 그렇게 쉽게 받아도 돼?」

 

 「걱정 말라며? 그리고 언니니까. ‘천하의 케일’이니까 무슨 다른 해결책이 있겠지!」

 

 결국 마음을 꺾은 그녀는 툴툴대며 케일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케일은 피식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푸하하! 역시 이옌이야. 그래서 좋지만.」

 

 「그래그래. 그러니까 어서 말하라고. 참, 진짜 언니 볼 때마다 이모랑 같다니까.」

 

 그녀는 이옌에게 천천히 작은 구슬과 인주가 박혀있는 봉투 하나를 건네주었다. 그것을 받아든 이옌은 대번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진짜....... 알았어.」

 

 「그럼 잘 부탁한다고.」

 

 케일은 그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슬슬 아이들이 그녀를 찾을 것이 분명하니까. 이옌은 웃으며 서있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살짝 눈물이 나왔다. 모든 것을 아니까, 담담한 것인가? 아니면 참아야만하기 위해 담담한 것인가. 그저 그녀가 존경스러울 뿐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그녀가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지만.

 

 

 

 - 로하니아 남부지구 3번가, 모퉁이집 -

 

 

 “우.... 우와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저택의 대문을 넘자 펼쳐진 드넓은 정원에 에셸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옌은 피식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여기 처음이라고 했었지? 그럼 놀랄 만도 하겠네.”

 

 “이런 집은..... 정말이지 꿈같은 곳이라고요! 어떻게 작은 집 안에 이런 게 다 있냐고요?!”

 

 “그래도 언니 말로는 마탑에 비하면 새 발의 피래. 그 이상한 기둥 같은 탑에 그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걸 보니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고.”

 

 그저 길게 쭉 뻗어있는 신전의 기둥에 창문이 뚫려있는 이상한 탑들. 그냥 하늘에 닿기 위해 지은 것 같은 이상한 건축물처럼 보이는 탑의 건물에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이 거주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마법의 효율을 따졌을 때는 케일의 저택이 더 효율이 좋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내 뒤에 바짝.... 아... 이미 건드렸네?”

 

 “어라? 이 꽃, 향기 맡아봐도 되는 게 아닌.... 으으으.....”

 

 순간 어지럼증이 그의 머리를 덮쳐왔다. 향기로운 꽃의 향이 마치 그의 몸 구석구석을 어루 만져주며 모든 긴장을 풀어주는 것 같았다.

 

 “우와아라.... 굉장히 행복...”

 

 약초와 꽃을 좋아하는 에노가 심어놓은 식물들 중에서는 간혹 위험한 것들이 섞여있는데, 하필이면 수면초를 그대로 맡아버린 모양이었다. 행복한 기분과 함께 강력한 마취효과를 자랑하는........

 

 “젠장. 에노! 도와줘! 에노!”

 

 

 

 저벅저벅. 질질질.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오니, 저택 안으로 들어온 모양이다. 물론 정상적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바닥에 질질 짐짝 마냥 끌리고 있다는 게 좀 그렇지만.

 

 “으....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 어라?”

 

 에셸은 천천히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는 익숙한 모습의, 아니 보고 싶었던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라? 생각보다 일찍 깼네요? 수면초는 마시면 적어도 1시간은 기절해 있을 텐데, 말이죠.”

 

 “공국 요원은 원래 이런 독에 내성을 가지는 훈련을 해서 견디도록 하거든요. 뭐, 특히 이 멍청이에게 통하는 독이 몇 개 없다는 것도 있지만요. 근데, 이 멍청이는 가는 곳 마다 사고를 치니.......”

 

 포인트와 얘기를 하고 있는 에노. 정말이지 그동안 어딜 갔었나 했는데, 이런 곳에 있었구나. 그러니 연락이 한통도 되지 않지.

 

 “포인트!!!”

 

 “우와왁!”

 

 에셸은 마치 주인을 반기는 강아지 마냥 냅다 포인트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 모습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포인트는 그를 떼어내려고 했다.

 

 “으윽! 무슨 짓이야! 다 큰 녀석이!”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다고!”

 

 질척이는 정도를 넘어선 그의 모습에 당황한 포인트와,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그를 반기는 에셸의 모습에 에노는 그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이옌은 그들을 보며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말이지, 사이가 좋구나. 나도, 저렇게 언니한테 달려들고 싶은데 말이야.”

 

 “그랬다간 누나가 정말 가만히 안 있을 걸요? 워낙 질척이는 건 싫어하잖아요.”

 

 뭐,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에노가 달려들어도 싫어하는 그녀니까, 어쩌면 당연하다고 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지, 저 정도로 질척이면 어느 누구라도 싫어 할지 모르겠다. 진짜 강아지처럼.. 핥고 있잖아?!

 

 “아..하하하..... 저게, 마약 성분이 조금 있어서......”

 

 “도.. 도대체 넌 화단에서 뭘 기르고 있는 거니?”

 

 이옌의 말에 에노는 그저 고개를 돌리고 휘파람을 휘휘 불어댔다. 역시...... 케일 동생답다. 정말, 그녀 동생다워!

 

 “뭐, 그건 그렇고. 언니는?”

 

 그렇지.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지. 오늘 온 목적은 병문안이니까 말이다.

 

 “아... 아직 깨어나진 못했어요.”

 

 “그래도 방법은 찾았겠지? 딱 오늘 찾을 거라고 했으니까 말이야.”

 

 이옌의 말에, 에노는 벙 찐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도... 도대체 그게 무슨.....

 

 “이옌씨는 알고 있으셨어요?”

 

 “뭐, 자세히 까진 아니고. 그리고 분명 방법을 찾았을 테니까, 이걸 쓰면 좀 도움이 될 거야.”

 

 그녀가 건넨 작은 구슬. 마법 술식을 담아주는 특별한 도구인데, 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물론 네 기분이 지금 어떤지 잘 알아. 근데, 나도 조금 억울하다고. 언니는 항상 남들에게 잘 말해주질 않잖아. 그건 동생인 네가 더 잘 알 테고.”

 

 “그래도 일찍 말해주셨으면.....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뚝. 네가 아무리 뭐라고 원망해도, 다시 그 상황이 온다면 난 그 선택을 바꾸지 않을 거야. 그게 언니가 바라는 일이고, 뒤에 있을 일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고. 정해진 길을 가기 위해서는 그 과정을 그대로 밟아야 하니까. 지금 이렇게 질책 받는 것도....... 그 것 중의 하나고.”

 

 정말 담담하게 말을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에노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으니까. 그때도 똑같이, 그녀도 그렇게 말을 했었지.

 

 “에노, 밥 먹자고 불러놓고선 언제와...... 어라? 이옌?!”

 

 손님이 온 것 같다고 해서 나간 에노가 돌아오지 않자, 리엔이 직접 식당에서 나와 뾱뾱 소리를 내며 걸어오고 있었다. 이옌은 그런 그녀의 걸음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이게 누구야?! 꼬마 요정 리엔 아니야?!”

 

 “으씨! 내 발걸음 가지고 뭐라고 그러지마! 하필이면 실내화가 뾱뾱 소리가 나는 신발 밖에 없었다고!”

 

 리엔은 이옌을 주걱으로 가리키며 툴툴 거리며 말을 했다. 안 그래도 그녀의 작은 총총 걸음과 뾱뾱 소리를 내는 실내화 덕분에, 꼬마라는 인상이 더 강렬하게 남을 것 같은데, 아니 벌써 뒤에 있는 애들도 웃기 시작했잖아!

 

 “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뭐, 그건 그렇고 그 모습은?”

 

 “아! 이건 잠시 요리하느라 입고 나온 거야. 잠시 에노가 나가서 내가 마무리를 하고 있었거든.”

 

 리엔은 간편한 하얀 티와 짧은 가죽바지에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아니, 분홍색 앞치마라니.....”

 

 케일이 요리를 잘 하지 않으니, 저 앞치마는 분명.......

 

 “아! 에노 건데? 가끔 이거 입는 걸...”

 

 “네? 정말요?”

 

 리엔의 말에 뒤따라오던 아멜이 화들짝 놀라며 말을 했다. 에노의 성격 상 저런 옷을 입으리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으니까. 거기다 평소에는,

 

 “갈색 옷 아니면 청색 옷만 입고 다녀서........”

 

 그녀의 말처럼 항상 같은 옷만 입고 다니니까 말이다. 가게로 나갈 때는 영업용 정장이나 가끔 케일과 같은 흰 가운을 입기도 하지만, 그건 외출의 경우고, 집에서는 오직... 딱 그 뿐이라고 말 할 수 있었다.

 

 “그렇지? 나도 깜짝 놀랐다니까! 역시 사람은 꼭 항상 새로운 무언가가 있다니까?”

 

 리엔의 말에 에노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그저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저 앞치마, 잠시 빌린 거였는데, 깜빡하고 돌려주지 않은 게 이렇게 될 줄이야.

 

 “뭐,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뭐. 어쨌든 무슨 일로 온 거야?”

 

 그래, 리엔의 말대로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옌에게로 고개를 돌려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녀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병문안이지. 언니 병문안. 거기다, 분명 방법을 찾았는데 고민이 좀 많을 것 같아서 도움을 주려고 온 것도 있고.”

 

 “도움? 확실히 방법은 찾긴 했지만........ 문제가 있긴 있었어요.”

 

 그녀의 말에 아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에노가 찾은 방법. 그건 아멜의 섬세한 투기 조종법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오호라? 투기는 혼자서 날아가거나 하질 못하는데, 그걸 마음대로 조종한다는 거야?”

 

 투기는 마력과 달리 그저 직진성만을 가진 힘이다. 그저 무언가에 두르고, 그걸 세게 밀어냄으로서 발산하는 단순한 힘. 마치 막대기로 공을 치면, 공이 날아가는 것과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고 해야 하나? 대신 투기를 감싼 무기의 형태에 따라, 그 형태를 따라간다는 게 특징이지만 말이다.

 

 “역시 나도 마법사가 되었어야 했는데........ 그럼 그 엄청난 기술을 쓸 수 있다는 거잖아?”

 

 아멜은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이옌의 모습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갤 돌렸다. 아직 완벽한 게 아니라서 제대로 쓰질 못하니 말이다.

 

 “어쨌든 투기로 마력을 감싸면, 마력은 투기에 갇혀서 못나온다는 얘기지?”

 

 “네, 케일씨의 마력이 자꾸 불안정하게 있는 건 서로 비슷한 마력들끼리 끌어당겨서, 하나의 마력으로 섞이려고 해서 그런데, 그걸 분리해줄 하나의 층을 만들면 되거든요. 문제는....... 너무 많은 양이라 그만큼의 투기가 필요한데, 그만큼의 투기를 써줄 사람이 없었거든요.”

 

 아멜은 투기라고 하기는 여러모로 많은 것들이 섞여있는 상태고, 투기를 다룰 줄 아는 크리엔도 그 정도 양의 투기를 가지고 있진 않았다. 거기에, 에노가 가진 투기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라 막상 찾고도 실행에 옮기긴 힘든 상태였다.

 

 “그럴 줄 알고 찾아왔지. 필요한 양의 투기를 그 구슬에 담아뒀거든.”

 

 “네? 정말로요?”

 

 “물론. 대신 그거 만드느라 죽는 줄 알았지만 말이야.”

 

 역시 대륙 최고의 투사답다. 투기는 굉장히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한 번에 쏟아 붓지 못한다면 오히려 하는 것만도 못한 상태가 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원래는 일단 밥을 먹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된다면 지금 당장........

 

 “그래도 말이야. 일단 밥부터 먹고 하자고. 배고프면 집중이 잘 안되잖아? 거기다 모처럼 사온 것들이 있는데, 식으면 조금 곤란하거든.”

 

 이옌은 앞서가려는 그를 붙잡으며 말을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저 천천히 하라는 거지. 성급하게 움직이면 될 일도 이상하게 잘 안 풀릴 수 있다 그러니, 급할수록 천천히 돌아가는 게 났다는 게 그녀의 말이었다.

 

 뭐, 그것도 있지만, 진짜 배가 고파서 그런 것이기도 했고. 사실 이것저것 사느라 아침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로 왔으니까.

 

 “맞아! 뭐든 하려고하기 전엔, 든든하게 먹어두는 게 좋다고!”

 

 참, 이옌과 마찬가지로 여기 배고픈 사람이 한명 더 있었다. 안 그래도 골렘들을 상대하느라 엄청나게 움직였던 터라, 체력을 쫙 빼다 못해 온몸의 힘을 다 짜낸 것 같으니까 말이다.

 

 “맞아요. 안 그랬다가는 여기서 천둥소리가 울릴 거라고요.”

 

 “아.. 아멜! 지금 무슨 말을......”

 

 아멜의 농담에 모두들 그 자리에서 웃음이 터졌다. 리엔은 기습적인 그녀의 장난에, 당황스럽고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것보다 그녀가 농담을 건넸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그녀의 모습도 많이 바뀌어가는 것 같았다.

 

 “뭐, 어때?! 나도 맨날 남편한테 그 소릴 듣는다고! 그리고 오히려 그게 더 좋지! 확실히 밥 때는 알 수 있으니 말이야.”

 

 이옌은 그런 그녀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며 모두를 바라보았다. 참, 그녀도 못 말린단 말이지. 뭐, 케일 주변에 있는 사람이라면 한명씩은 다들 그렇고 그런 게 있지만 말이다.

 

 그녀의 말에 모두들 발걸음을 식당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래, 일단 맛있는 밥을 해놨으니, 일단 먹고 해야지.

 

 아, 근데.... 지금 에셸의 상태가 아직 메롱한 것 같아 보이는 것은. 뭐, 모.. 몸에 큰 지장은 없으니 괜찮을 테니, 어떻게든 되겠지! 괘.. 괜찮을 거야... 아마?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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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2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2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2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56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2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2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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