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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유란만장 인생
작가 : Q현
작품등록일 : 2020.3.4

이계의 힘으로 성장한 도시
그 도시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를 잡아라.
멸망할 것인가 아님 멸망시킬 것인가?

*본 작품의 등장인물, 배경, 사건, 소재는 허구입니다. 만약 현실에 일치한다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복수의 날 (하)
작성일 : 20-05-10 22:37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8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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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치크과 안케의 접전이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빌딩 같은 두 등괴 기둥에서 전자기가 뿜어졌다.

 

 그것이 성역으로 가는 관문을 열다 못해… 성역을 유란 위로 꺼내고 있었다.

 

 그 아래 터미널에선 테러범과 마왕이 불꽃처럼 치고 받았다.

 

 숫자는 아치크의 등괴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키르간 가문은 고성능 무기를 휘둘렀다.

 

 루만은 바로 그 싸움터 코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녀는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었다.

 

 “이건 결례다. 아무리 우릴 돕겠다 해도 당신을 들여보낼 수 없어.”

 

 키르간의 경비들은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가스통이 혀를 찼다.

 

 “제길 또 우릴 싸움 구경만 시키겠다는 거야?”

 

 “그러기엔 일이 좀 있는 거 같은데?”

 

 티나가 가리킨 방향으로 괴인과 등괴가 몰려왔다. 루만이 터미널만 보다가 그쪽으로 돌렸다.

 

 “하객 정리도 일은 일이지.”

 

 바투란 용병단들은 바라지 않던 전투에 돌입했다.

 

 

 쿠콰와앙!

 드즐룹이 아치크의 신호대로 키르간 가문의 사병들을 덮쳤다.

 

 안케는 노인인 게 무색할 정도로 빨리 피했다. 그는 한 손에 금속 원기둥 리모콘을 들었다.

 

 “무식하게 힘과 쪽수로 밀어서야.”

 

 단추를 조작하자 공중 수송선에서 공격 드론들이 쏟아졌다. 그게 아치크를 향해 발포했다.

 

 협공 당한 아치크는 재빨리 등괴 덩굴로 막다가 가시를 쏘았다. 공격 드론이 무더기로 격추됐다.

 

 “네놈의 야비함보다는 낫다!”

 

 아치크가 남은 오른팔을 죽 펼쳤다. 그게 몇 미터는 될 거대한 등괴 칼날로 변했다.

 

 샥!

 그 칼질 한 번에 다가오던 전투 인형이 무더기로 폭발했다. 안케는 아랑곳 않고 막대 단추를 눌렀다.

 

 성역체로 된 바닥이 녹더니 아치크의 다리부분을 붙들어 맸다. 그 틈에 키르간 사병들이 그에게 미사일을 쐈다.

 

 쉬이잉!

 아치크 옆에서 괴인들이 나와 대신 맞았다.폭탄과 폭탄이 터지자, 터미널 내부가 엉망이 됐다.

 

 “그 동안 우리 가문을 노리는 수많은 놈들을 봤지… 네 놈은 좀 급이 되는 구나.“

 

 아치크는 고작 늙은 악마 하나를 못 죽이는 자신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이 끌어들이는 성역이 커져가지만, 오히려 힘을 얻는 건 안케 같았다.

 

 “수 개월 동안 나를 노린 공격이… 하나도 안 통하다니. 왜 그런지 궁금하지 않더냐?”

 

 “조롱하지 마라… 난 가장 강력한 성자에게서 받은 힘을 쓰고 있단 말이다!”

 

 쾅!

 드즐룹이 지시를 받고 안케에게 주먹 한 방을 날렸다. 연기가 사라지자, 사악한 노인은 시시해 죽겠다는 반응이었다.

 

 아치크는 이를 갈았다.

 

 “두켄 이 자식… 대체 의회에서 뭘 하느냐?”

 

 

 -----

 

 고귀한 의회장은 피로 난장판이었다.

 

 남작과 두켄이 싸우는 동안, 의원들은 구차하게 바닥을 기어서 피해야 했다.

 

 쉭!

 기어가던 의원 하나가 머리가 통째로 베여 사라지자, 다른 의원들이 비명 질렀다.

 

 “상관 말고 나가요! 어서!“

 

 소소메나가 소리쳤다. 그녀도 바닥의 고인 피를 기어서 통과하다 몇 번이고 미끄러질 뻔 했다.

 

 그녀는 혼란 속에 주탄 키르간을 잡았다. 그는 자신에게 손 내민 소소메나에 놀랐다.

 

 “뭘 그렇게 봐요? 얼른 따라오기나 하시죠.”

 

 캉!

 남작의 강철 의수가 두켄의 등괴 칼을 튕겨냈다. 남작은 억제제를 장전한 손대포를 쐈다.

 

 탄환은 두켄을 스쳤다. 덩굴이 산에 맞은 듯 격렬하게 탔다.

 

 “친구고 뭐고가 없구나, 자식!”

 

 “그럼 너부터 그만 두시던가!”

 

 갑자기 두켄이 정말로 공격을 멈췄다. 남작을 신나게 찌르던 덩굴 칼들이 축 늘어졌다.

 

 그가 다가오자, 남작은 그를 두려운 듯이 피했다.

 

 “왜 그러지, 파르한?”

 

 “넌… 널 믿으면 걱정 없다고 했지. 그래서 늘 난 곁에 있으려고 했어.

 

 그래서 멸망 가문 연합은 내가 지켰던 거고. 그래서 말인데.”

 

 남작은 두켄에게 등을 보이지 않으러 최대한 움직였다. 두켄이 답답한 듯 팔짱을 꼈다.

 

 “난 중간에 말 끝는 사람이 싫…”

 

 “등 뒤로 칼 품지 마, 이 사기꾼 자식아!”

 

 남작의 강철 의수가 발사돼 두켄의 어깨를 쳤다.

 그러자 두켄의 등 뒤로 보라색 주머니가 바닥에 잇따라 떨어져 터졌다. 독가스였다.

 

 “우우욱! 끄아아악!”

 

 탈출 못한 의원들이 눈코입에서 피를 쏟고 죽었다. 남작은 재빨리 몸에 장착된 방독면을 썼다.

 

 “그 기계 몸을 맞춰준 게 우리 아버지였지. 파르한.”

 

 “늘 바른 길로 가라고 가르친 것도 네 아버지셨어. 그런데 넌…”

 

 “정직이 세상을 구원 못하는데? 키르간도, 의회도 정치는 오직 속임수 뿐이었어!”

 

 두켄의 외침과 함께 공격이 재개됐다. 그는 간신히 막은 남작을 보며 비웃었다.

 

 “넌 아니라고 하겠지, 파르한… 하지만 넌 아치크처럼 속는 걸 만회할 무력이 없었다고.“

 

 

 -----

 

 터미널이 점점 폭주하는 관문에 의해 성역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때 키르간 사병이 뛰어들어와 보고했다.

 

 “부찬트가 함락됐지만… 대부분 탈출했습니다!”

 

 그 말에 안케가 아치크를 비웃었다.

 

 “네놈은 네 가족의 복수 따윈 할 생각이 없었구나. 그런 주제에 과거를 들먹이다니.”

 

 “유란만 쓰러지면 곧 그리 될 거다... 이 근방에 우리 마을이 있었다. 구남파라고…”

 

 “난 기억력이 좋지 않아. 이름 같은 건 외우지도 못해.”

 

 “망할 자식… 그래서 네 악행에 뻔뻔하구나!”

 

 아치크가 거대한 등괴 칼날을 사정없이 휘둘렀다. 안케는 다시 금속막대의 단추를 눌렀다.

 

 성역체의 시커먼 불이 소환됐다. 사방이 타올랐다. 안케를 뺀 모든 게 사정없이 녹았다.

 

 “끄아아아!”

 

 키르간 사병들은 끔찍하게 녹아 내렸다. 아치크는 구남파가 불타던 악몽을 떠올리며 경악했다.

 

 “크, 살인마 녀석. 동료가 죽는 걸 개의치 않다니.”

 

 “이걸 세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실패를 했는지 아느냐? 그걸 지키기 위해서면 다른 목숨 따위야…”

 

 “드즐룹!”

 

 아치크의 외침에 노예가 된 산왕이 팔을 마구 휘저으며 나타났다. 안케는 피했지만, 그 검은 불은 드즐룹의 온 몸에 옮겨갔다.

 

 크애애애애!

 드즐룹은 성자의 재생력으로 버텼지만 고통스러워 했다. 강물로도 꺼지지 않자, 시내로 갔다.

 

 도시가 화재에 치솟자, 안케가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자식. 그러나 네놈이 죽기를 바라는 유란 사람들이 많다는 거나 알아라.”

 

 “그건 이미 다 준비를 해 놨지…”

 

 거대한 등괴 기둥과 드즐룹의 머리에서 빛이 번쩍였다. 그러자 등괴가 하늘에서 비처럼 내렸다.

 

 아치크가 비웃듯 말했다.

 

 “이것도 막을 수 있을까?”

 

 

 푹!

 루만은 하늘에서 불씨를 품고 떨어지는 등괴를 비도로 하나하나 격추했다.

 

 “젠장, 거리 쪽에서도 오고 있어!”

 

 거리에 몰려오는 등괴는 괴인이 섞여 있었다.

 

 펑!

 용병들 눈앞에서 괴인 하나가 터졌다. 그러나 폭발이 아니라 드즐룹의 피를 사방에 뿌렸다.

 

 그게 다른 등괴며 괴인을 미치게 만들었다. 심지어… 시신까지도 날뛰게 했다!

 복서가 유탄발사기를 마구 갈겨댔다.

 

 “이거 무슨 좀비 영화에서나 볼 상황인데…”

 

 “그래, 수가 밀려서 포위당하는 것도 똑같네!”

 

 벨리냐가 양손의 성역체 출력을 최대로 올렸다. 염동력으로 저지선이 만들어졌다.

 

 “딱 3분이 버틸거예요. 그 안에 다 없앨 수 있을까요?”

 

 “지금의 속도로는 어려워, 점집 아가씨!”

 

 자스페르의 슈트가 로켓을 쏘려는데, 괴인 하나가 날아와 그의 슈트에 달라붙었다.

 

 “이런, 다들 물러나…”

 

 팍!

 그 괴인이 날아온 플라즈마 창을 맞고 타 버렸다. 곧이어 드론 떼가 날아와 괴인과 충돌했다.

 

 쾅! 콰쾅!

 지브릴과 기사단의 공격이었다. 등괴와 괴인의 포위망이 풀렸다.

 

 “9구역 쪽은 겨우 해결하고… 이분을 구해왔어요.”

 

 “오면 무공담을 들려드린다고 했죠?”

 

 줄리아였다. 루만이 그녀를 껴안았다.

 

 “엄청 다쳤는데… 그래도 싸울 거야?”

 

 “손이 모자라니 쉴 수가 있나요. 안전국에서 곧 중요한 정보를 보내준대요.”

 

 곧 스킬라 박사가 모든 용병들과 채널을 가동했다.

 

 “조아나에게서 중대 정보를 얻었어. 아치크와 드즐룹 모두 빛나는 게 보여?”

 

 용병들은 거대 괴물과 등괴 기둥을 살폈다. 과연 시퍼런 빛이 나는 지점이 선명했다.

 

 “놈이 데오사이드와 융합해서 능력을 증폭하고 있어. 말 안해도 알겠지?”

 

 “저런 놈들은 늘 <여기가 급소>라고 보석을 달아놓죠.“

 

 가스통과 복서, 지브릴이 소총창을 저격포로 개조했다. 루만은 티나, 에트렉과 함께 줄리아 용병단의 호버 바이크에 탔다.

 

 펑! 시유우우웅!

 먼저 저격포가 등괴 기둥으로 날아갔다. 두 번의 도탄 끝에 두 기둥 모두에 명중했다.

 

 날뛰는 드즐룹은 루만과 침투조가 맡았다. 불붙은 표면은 보호막 수류탄을 계속 써도 뜨거웠다.

 

 에트렉의 갈고리 덕에 침투조는 겨우 데오사이드 코 앞까지 왔다.

 

 콱!

 루만의 비도가 직접 찍어서야 그 파란 빛이 소멸했다. 동시에 강한 후폭풍이 밀려들었다.

 

 “으아아아아!”

 

 그들은 속절없이 아래로, 아래로 추락했다.

 

 용병들이 데오사이드를 각개 격파한 순간, 괴인들이 갑자기 발광하다가 쓰러졌다.

 

 두켄에게 장착된 데오사이드도 공명을 중단했다. 그 바람에 친구를 향한 치명타는 무효가 됐다.

 

 남작은 그를 밀쳐냈다. 두켄의 등괴가 솟구치자, 그는 억제제를 장전한 손대포를 마구 갈겼다.

 

 퍼펑! 펑! 펑!

 그 중 하나가 두켄의 심장에 명중했다. 가면 쓴 얼굴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두켄!”

 

 그가 그대로 의회 단상 앞에서 쓰러졌다. 남작이 뛰어들어가 그를 붙잡았다.

 

 멸망 가문 연합의 한때 수장이자, 내각을 지배했던 두켄은 점점 숨이 가빠졌다.

 

 “겨우 이런 모습을 보려고 내가 널 주르켄트에서 데려왔다니…”

 

 “그 독재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알겠어. 왜, 왜 이렇게 권력은 짧기만 한지…”

 

 남작은 두켄의 멱살을 잡았다.

 

 “지금이라도… 투항해. 그러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

 

 “바, 바보 같기는 파르한. 넌 정말 흐름이란 걸 모르는 구나.”

 

 “제기랄. 어려운 소리는 집어치…”

 

 푹!

 두켄의 등괴 칼날이 남작의 가슴을 꿰뚫었다. 남작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쓰러졌다.

 

 “우직한 녀석. 내 생명은 심장에 있지 않은데 말야.”

 

 두켄이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잡았다. 심장 옆에 박힌 작은 데오사이드가 그를 재생시켰다.

 

 그는 눈 뜬 남작의 시신을 두고 한 숨 쉬었다. 그리곤 절뚝거리며 나갔다.

 

 “남은 힘은 네게 보낸다. 아치크.”

 

 

 두켄이 돌아오면서, 타격 받은 등괴 기둥이 다시 힘을 얻었다.

 

 계속 밀리던 아치크의 몸에서 연보라 빛 후광이 진해졌다. 안케는 태연했다.

 

 “그래, 데오사이드 만으로 네놈이 의존할 리가 없지.”

 

 쿠쿠쿠쿠쿠…

 관문이 터져 나갔다. 거대한 공간 왜곡과 함께 성역이 유란에 돌출했다.

 

 터미널의 건축물들이 전부 성역의 기괴한 지형으로 대체됐다.

 

 안케 옆에 따르던 부하들은 어느 새 모두 죽고 없어졌다. 공중 수송선도 전부 사라졌다.

 

 그러나 그는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간만에 이 곳에 와 보는 구나…”

 

 “네가 살육을 하며 만들어낸 결정체지.”

 

 “너도 이 힘을 여기서 얻었으면 오히려 고마워 해야는 거 아니냐?”

 

 “닥쳐! 너가 우리 마을을 몰살하지만 않았어도… 이 따위 건 없었어.”

 

 안케는 혀를 차며 포위된 것도 잊고 한가한 시늉을 했다.

 

 “복수라. 나는 네놈에게 당해야만 하는 것처럼 말하는 구나. 내 아들과 부인을 데려간 주제에.”

 

 “부인이라니?”

 

 “유란. 이 도시 자체이자, 모든 것의 어머니인 성자. 그걸 네놈이 죽였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미친... 그 타워에 있던 괴물이 네 아내라고?”

 

 어느새 터미널 곳곳은 성역의 기괴한 지형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안케는 돌무더기에 앉았다.

 

 “이 도시의 이름은 내 여인에게서 왔다. 그녀는 아주 먼 행성에서 왔지… 학살을 피해서.”

 

 학살이라는 말에 아치크가 움찔했다. 안케는 발을 굴렸다.

 

 “그 여인을 난 받아들이고… 나는 같이 피해 다녀야 했다. 그러던 중에 성역과 성자의 전설이 사실인 걸 알았지. 그리고 모든 걸 바꾸기로 했다.”

 

 아치크는 주변이 완전히 그의 것임을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안케에게서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다 성역체를 찾았다. 덕분에 막대한 돈을 얻었지만… 더 중요한 건 성역이다.”

 

 “여기에 뭐가 있다는 거냐?”

 

 “왜 내가 폼 잡는 지 이상하지 않더냐?”

 

 그제서야 아치크는 경계를 푼 걸 뒤늦게 깨달았다. 하지만 안케가 빨간 단추를 누른 뒤였다.

 

 펑!

 안케의 배를 두르던 쇠기둥들이 떨어졌다. 그러자, 아치크는 충격을 받았다.

 

 “맙소사, 억제기로 성자 기운을 차단했구나!”

 

 우르르르…

 진동과 함께 안케가 있던 대지가 솟았다. 아치크가 공격하려고 칼날을 휘둘렀지만 허사였다.

 

 죽은 줄 알았던 성자 유란이 날아왔다. 그건 곧 분해되더니 성역의 암흑 기운과 하나가 됐다.

 

 안케 키르간은 암흑의 기운을 뒤집어 썼다. 그리고는 인간의 것이라 할 수 없는 목소리를 냈다.

 

 “나의 성자… 16년 만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멀리서 구조하던 용병들도 그 해괴한 광경을 봤다.

 루만이 가장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영감이… 성자의 계약자?”

 

 그들은 시커먼 형체가 두 등괴 기둥 사이에서 커지는 걸 목격했다.

 

 더 멀리 안전국에서도 보였다. 알폰소와 스킬라는 자기 눈을 다시 비비고 봤다.

 

 “안케가 인공 성자와 합체했어요!”

 

 “맙소사, 저걸 대체 얼마나 숨기고 살았던 거야?”

 

 어느 새 안케의 모습은 암흑 속에 사라졌다.

 

 “네놈 덕분에 이 힘이 완성됐구나. 종말력에 미치진 못해도 네놈은 이걸로 충분하다.”

 

 “이 드즐룹의 힘까지 차지한 아치크 고딘이 선포한다. 네놈과 성자 유란을 끝내겠다!”

 

 안케가 껄껄 비웃었다. 그 소리가 사람이고 등괴고 모두가 두통에 시달렸다.

 

 “유란은 이 성자의 일부일 뿐이다. 처음 봤을 때… 가장 외진 곳에서 이 암흑 존재는 도망치고 있었지. 마치 내 아내처럼.”

 

 “그럼 그 진짜 이름이… 뭐지?”

 

 “멍청하기는. 내 성자는 <이름이 없다>. 그 말인 즉슨…”

 

 안케가 말을 멎었다. 바로 등 뒤에서 드즐룹이 불에 계속 타는 채로 덤벼들고 있었다.

 

 “이 따위 놈은 선포 없이도 죽일 수 있단 거다!”

 

 말이 끝나자, <이름없는 성자>가 거대한 암흑 팔을 창처럼 길게 세웠다. 그대로 드즐룹을 찔렀다.

 

 시이이이…

 불이 꺼지면서 드즐룹의 몸 한 가운데가 구멍이 났다. 나무 괴물이 그대로 주저 앉았다.

 

 이름없는 성자가 아치크를 향해 돌아봤다. 그의 목소리가 사방에 들렸다.

 

 “또 너희로부터 힘을 받는 구나.”

 

 “무, 무슨 소리냐?”

 

 “궁금하지 않느냐? 왜 이 도시에는 정부도 형편없고… 서로 총칼을 들고 싸우게 했는지.”

 

 그 말에 아치크보다 알폰소와 스킬라가 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봤다.

 

 “처음 성역에 갔을 때 나는 이 성자와 계약했다. 그 엄청난 성역체와 힘을 받는 대가로…”

 

 이름없는 성자가 빛을 발했다. 그러자 각지의 등괴며 인간의 시신이 떠올랐다가 부스러져갔다.

 

 “성자가 먹고 자라게 할 <죽음>을 매년 바쳤다.”

 

 아치크는 그 말을 이해 못했다. 안케가 답답해 했다.

 

 “멍청하구나. 밀수조직이, 해적이, 가르 교단이, 가문끼리, 어느 누구든 이 땅에서 피 흘리면… 그게 다 내 성자의 힘으로 바뀌었다는 거다!”

 

 그제서야 테러범이 눈빛이 바뀌었다.

 

 “내가 유란을 공격하는 게… 오히려 널 도우는 거였다고?”

 

 “처음엔 우리 가문만 노려서 힘들었지만… 도시로 확산되면서 제물 걱정을 덜었지.”

 

 “그렇다면 네놈이 우리 마을 사람을 몰살한 것도…”

 

 “기억도 안 난다. 만약 있었다면 내 성자를 향한 <선불>이었겠지.”

 

 아치크가 분노로 들끓기 시작했다. 루만과 용병들은 경악했다. 안전국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도시에서 서로 죽고 죽이게 만든 게… 성역체를 위한 대가였다고?”

 

 “저 영감탱이가 곱게 미쳤는 줄 알았더니.”

 

 안케는 모두를 비웃는 거 같았다. 그가 소리쳤다.

 

 “복수? 나처럼 할 수 없는 게, 감히 내 앞에서 복수를 운운하느냐?“

 

 “헛소리 마.”

 

 “네놈이 이 아내 같은 도시와… 내 일족을 건드렸으니. 마땅히 죽음으로 갚겠다.“

 

 “당한 건 나다! 어디서 너 따위가 복수할 자격이 된다고!”

 

 아치크가 분노로 사자후를 뱉자, 에너지가 폭주했다. 약해지던 등괴 기둥이 다시 폭주했다.

 

 아치크의 몸에 살아있던 등괴들이 달라붙었다. 그게 융합하자 그의 몸도 커졌다.

 

 “덤벼라 키르간!”

 

 그가 중장비보다 더 거대한 등괴칼을 겨누고 안케에게 달려들었다.

 

 “내 아내와 아들의 적!”

 

 안케도 양손에 기다랗게 솟은 암흑의 창을 겨누고 아치크에 달려들었다.

 

 채애애앵! 콰아아앙!

 두 괴물체가 부딪칠 때마다 후폭풍이 유란 시내를 강타했다. 건물이 무너지기까지 했다.

 

 “제기랄! 저놈들 싸움에 우리 등 터진다! 빨리 방공호를 찾아!”

 

 모두가 근처 지하철 역으로 뛰어내려갔다. 루만도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등을 돌려 피했다.

 

 안전국도 그 폭풍에 유리창이 죄다 박살나고,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알폰소가 소리쳤다.

 

 “지하벙커로! 필수 자료만 챙겨요!”

 

 쿠아아아앙! 콰아아아앙!

 괴수들이 만드는 폭풍에 돌가루가 휘날렸다. 그 때,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짜잔~”

 

 두켄이 데오사이드를 들었다. 그러자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전장으로 갔다.

 

 카지드와 용병단이 그를 향해 사격했다. 그러나 괴수들이 충돌할 때마다 자꾸 빚나갔다.

 

 “멈춰 이 자식아!”

 

 “영감은 사내잖아? 그럼 사내가 끝까지 가는 걸 봐야지!”

 

 팟!

 두켄이 들고 있던 데오사이드를 드즐룹 정수리에 박았다. 그러자 그가 괴물과 통째로 솟아났다.

 

 크애애애애애!

 드즐룹이 되살아났다. 그게 이름없는 성자를 향해 돌진했다. 안케의 목소리가 소리쳤다.

 

 “제길, 저게 살아나?”

 

 “네놈이 실수한 게 있다. 키네만. 네 성자가 이름이 없어 누구나 공격할 수 있단 것은…”

 

 아치크가 유란 섬을 잠식해버린 성역의 대지에 칼을 박았다. 거대한 균열이 솟아났다.

 

 “곧 아무나 널 공격하게 할 수 있다는 거 아니더냐!”

 

 우르르르르!

 성역의 균열이 터졌다. 성자들이 정신없이 쏟아지다가 이내 이름 없는 성자의 몸에 달라붙었다.

 

 “망할, 이 버러지들이…”

 

 “두켄! 부탁한다!”

 

 두켄이 드즐룹의 어깨를 꼭 잡았다. 나무괴물은 뾰족해진 앞발을 겨누며 돌격했다.

 

 “벡 가문의 복수다!”

 

 팍!

 드즐룹의 앞발이 이름없는 성자를 잡았다. 거기에 다른 성자들이 뒤엉켰다. 아치크가 외쳤다.

 

 “성역의 힘과 성자들의 분노가 전한다… 유란이여 파멸하라!”

 

 “안돼!”

 

 순간 사방이 조용해졌다. 그러나 안케와 성자들은 뒤엉킨 채 빛을 내며 융합했다.

 

 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것을 아치크가 거대한 등괴 칼로 힘껏 찔렀다.

 

 카지드는 대지를 삼키는 엄청난 빛을 봤다. 불행히도 그는 아직 지상에 있었다.

 

 쿠아아아아앙!

 등괴 장벽으로 둘러싸인, 유란 땅 위의 건물이며 사람들이…

 

 섬광과 함께 파괴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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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완결) 마지막 화 2020 / 5 / 15 260 0 5575   
53 결전 (하) 2020 / 5 / 14 202 0 6302   
52 결전 (상) 2020 / 5 / 13 209 0 7617   
51 복수의 날 (하) 2020 / 5 / 10 210 0 8589   
50 복수의 날 (중) 2020 / 5 / 9 216 0 7721   
49 복수의 날 (상) 2020 / 5 / 8 199 0 7708   
48 괴물과의 악수 (하) 2020 / 5 / 7 214 0 8241   
47 괴물과의 악수 (상) 2020 / 5 / 6 195 0 7834   
46 그들이 무서운 것은… (하) 2020 / 5 / 3 191 0 7790   
45 그들이 무서운 것은… (중) 2020 / 5 / 2 181 0 7043   
44 그들이 무서운 것은… (상) 2020 / 5 / 2 203 0 7497   
43 금단의 영역x2 (하) 2020 / 4 / 30 203 0 7975   
42 금단의 영역x2 (중) 2020 / 4 / 29 209 0 6950   
41 금단의 영역x2 (상) 2020 / 4 / 26 231 0 6875   
40 귀환 (하) 2020 / 4 / 25 211 0 6407   
39 귀환 (상) 2020 / 4 / 24 187 0 5958   
38 유란 = 혼란 (하) 2020 / 4 / 23 203 0 7483   
37 유란 = 혼란 (상) 2020 / 4 / 22 198 0 7367   
36 통곡의 포샨테 강 (하) 2020 / 4 / 19 200 0 7898   
35 통곡의 포샨테 강 (중) 2020 / 4 / 18 238 0 7787   
34 통곡의 포샨테 강 (상) 2020 / 4 / 17 199 0 6764   
33 죽어서 명예, 살아서 불명예 (하) 2020 / 4 / 16 198 0 6633   
32 죽어서 명예, 살아서 불명예 (상) 2020 / 4 / 15 203 0 6559   
31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하) 2020 / 4 / 12 206 0 6909   
30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중) 2020 / 4 / 11 212 0 6832   
29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상) 2020 / 4 / 10 219 0 6860   
28 별들의 고향 (하) 2020 / 4 / 9 208 0 8927   
27 별들의 고향 (중) 2020 / 4 / 8 209 0 6879   
26 별들의 고향 (상) 2020 / 4 / 5 198 0 6831   
25 아침드라마겟돈 (하) 2020 / 4 / 4 192 0 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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