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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유란만장 인생
작가 : Q현
작품등록일 : 2020.3.4

이계의 힘으로 성장한 도시
그 도시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를 잡아라.
멸망할 것인가 아님 멸망시킬 것인가?

*본 작품의 등장인물, 배경, 사건, 소재는 허구입니다. 만약 현실에 일치한다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복수의 날 (중)
작성일 : 20-05-09 22:47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7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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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탄 강물에서 덩굴 촉수들이 비릿한 악취를 풍기며 계속 자라났다.

 

 그게 단단한 벽이 됐다. 그렇게 유란 중심부 섬들은 등괴 덩굴로 포위당했다.

 

 

 자폭 괴인이 점점 늘어났다. 그들은 사람 건물 가리지 않고 덤벼들어 폭발했다.

 

 쾅! 콰쾅!

 

 “아아악! 끄아아악!”

 

 가문에 설치한 방범인형도 막지 못했다. 곳곳에서 불길이 일고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결국 일부는 도시를 버리고 도망가려 했다. 차량들이 북서 검문소를 향해 몰려들었다.

 

 그러나 다리는 이미 등괴 벽에 끊어져버렸다. 그걸 모른 뒷차들이 경적만 하염없이 울릴 때였다.

 

 와장창!

 벽에서 등괴 촉수가 튀어나와 사람이 탄 차를 그대로 던졌다.

 사람들이 그제서야 도망쳤지만, 이번엔 괴인들이 자폭을 시작했다.

 

 시민군과 용병은 속수무책이었다. 안전국 지휘부가 사라져 닥치는 대로 등괴와 싸워야 했다.

 

 “의회파 놈들 물러가라!”

 

 이 와중에 숨어있던 두켄의 친위대와 몰락 가문 사람들이 무장 봉기했다. 시민군은 우왕좌왕했다.

 

 “여러분! 이 상황에서 혼란은 안됩니다!”

 

 “뭐래, 꺼져! 죽어도 가문의 복수는 하고 죽는다!”

 

 정신없는 싸움이 벌어졌다. 불행히도 거기 괴인이 숨어있는 걸 아무도 눈치 못챘다.

 

 팍!

 괴인이 터졌다. 그 피가 섞이자, 싸우던 봉기대며 시민군 모두가 광분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 다 죽여!”

 

 저항자고 시민군이고 괴인이고 서로를 무참히 싸웠다. 찌르고 찢고, 가르고 베고, 태우고 물어 뜯었다.

 

 쾅! 쿠아앙!

 그리고 마지막엔 폭발로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불타는 거리 위로, 아치크는 1구역 한 가운데서 걸어 나왔다.

 옆에 두켄은 깨진 가면을 쓰고도 눈부셔 했다.

 

 “너무 오래 지하에 있었군.”

 

 “내 피의 계약이 영향을 줄 지도 모른다. 그러니, 정해진 일에만 끼어드는 게 좋아.”

 

 “내가 어련히 해. 물론, 네 정신을 안 건드릴 만큼 하지.”

 

 그들 뒤로 거대한 등괴의 군대가 전진했다. 뒤틀린 얼굴에 사람처럼 걸었다.

 

 거기에는 포로가 둘 있었다. 하나는 9구역을 테러 했던 조아나였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크아아아애애아아애아아!”

 

 괴성을 지르는, 반 미친 페테르였다. 피투성이 군복에 머리털이 거의 다 뽑혀 나갔다.

 

 두켄이 그의 머리를 등괴 작대기로 찌르며 조롱했다.

 

 “뭐가 분해, 늙은이? 우리 가문을 키르간에게 넘어가게 만들고 미안하다 하나로 퉁치려 했나? 진작에 오트라 가문부터 조졌어야 했는데.”

 

 페테르가 다시 비명 질렀다. 그건 조아나에게 기회였다.

 그녀를 잡은 등괴들은 반응이 느렸다.

 

 “으아아아!”

 

 조아나가 등괴의 사슬을 끊고 도주했다. 다른 등괴들이 반격하며 상처를 입었지만, 곧 사라졌다.

 

 두켄이 그녀를 향해 가시를 쏘려 하자, 아치크가 저지했다. 두켄이 기막혀 했다.

 

 “난 배신자는 살리지 않는다 주의인데. 고딩이 계획을 불면 어쩔 거야?”

 

 “우리의 계획을 일러바쳐봤자… 유란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하… 맘대로 하라고. 이제 어디부터 조져야 할까?”

 

 아치크는 키르간 타워를 쳐다봤다. 성자 유란이 움직이고 있었다.

 

 “적의 중심을 먼저 없애야지.”

 

 “휴. 저 고층건물, 키르간이 우리 가문이 닦아둔 터를 뺏은 거야. 꽤 단단할 텐데?”

 

 “말이 참 길군. 준비됐는 지나 말해.”

 

 “그래~그래. <다같이 한을 풀어 보자> 정도는 말할 줄 알았더니.”

 

 그들은 모습을 다시 감추었다. 얼마 후, 등괴와 괴인이 곳곳에 무더기로 나타났다.

 

 

 -----

 

 안전국은 대참사였다. 페테르 국장은 미쳤고, 데니즈 방범대장은 전사했다.

 

 지휘부가 허망하게 날아가자, 아예 자리에서 도망치는 직원까지 나타났다. 알폰소는 용케 남았다.

 

 “인사과는 그렇다 쳐도 조사과가 다 도망치다뇨?”

 

 “가문 단위로 살아남으려고 튀었겠지. 지금 5구역 항만에 아직 등괴 벽이 없단 얘기가 있어.”

 

 “사실입니까?”

 

 유스티안은 한숨을 푹 쉬었다.

 

 “조사과가 확인해야 하는데… 지금 있어야지.”

 

 “안 되면 운수부에서 해야죠, 부장님이 이제 조사과 하세요.”

 

 “아니, 자네 맘대로 그러면…”

 

 알디스가 뛰어왔다.

 

 “제 동생 소소메나가 전해왔어요. 지금 주탄 총수가 시 의회를 장악했답니다.”

 

 “제기랄 키르간… 이 상황에서도 권력 다툼입니까?”

 

 “부얀 의장은 굴복했대요. 어차피 안전국은 유명무실하니 자기들이 다 처리한다고…”

 

 그나마 남아서 일하던 직원들이 사기가 떨어졌다. 알폰소가 그 꼴을 보자 열불이 났다.

 

 “이 시발! 여기 사람이 일하면, 안전국은 존재하는 겁니다. 키르간 엿 쳐 먹으라 해요!”

 

 그의 성화에 모두가 놀라서 쳐다봤다. 알폰소 얼굴이 벌개졌다.

 

 “그, 그러니까 내 말은…”

 

 “여기, 억제제 재고와 생산 가능 시설 그리고 의료 시설 데이터야. 국장 대리.”

 

 스킬라 박사가 보고 자료를 알폰소에게 건넸다. 그녀가 씨익 웃었다.

 

 “야시장-야적장, 오늘부터 <야근 국장>으로 코피 터져봐라.”

 

 그 말에 알폰소가 힘주어 말했다.

 

 “공석인 부서는 자기가 전문가다 싶으면 들어가세요.

 

 모든 서류는 저와 유스티안 부장이 공동 결재합니다. 그리고… 거류민 보호 메뉴얼을 발동합니다.”

 

 마지막 말에 유란 사람들은 어리둥절 했다. 스킬라가 투덜거렸다.

 

 “여기 사람이면 모를 수 밖에. 연방 헌법이 지정한 비상사태시 행동 요령. 그걸 쓴다 해야지.”

 

 “아, 네네… 따라서 먼저 위급한 상황이 아닌 모든 시민군과 용병은…”

 

 키르르그가가갸아아!

 날카로운 괴성에 모두가 기겁했다. 멀리 키르간 타워에서 엄청난 전자기장이 흘러났다.

 

 “성자 유란이 작동했어. 키르간이 독단으로 진압하려는 모양이야.”

 

 “일단 저게 끝날 때까지 모두 건물 안에서 위치 사수하세요!”

 

 

 12구역 인근.

 성자 유란의 공격에 밖에 있던 용병이며 등괴, 괴인, 저항군 모두가 박살났다.

 

 우우우웅!

 용병들은 건물에 들어가 겨우 그 살인 파장을 피했지만, 구역질이 났다.

 

 울부짖음이 멈추자 거리는 조용해졌다. 그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우리 애들이야?”

 

 “시민 피난자 같은데… 아니 시발!”

 

 성자 유란이 다시 요동쳤다. 그러자 도망가던 시민들이 전부 터져 버렸다. 복서가 호통쳤다.

 

 “키르간 자식들아, 우리 다 죽일 셈이야?”

 

 “우리가 있는 한, 어림도 없지.”

 

 티나와 에트렉, 자스페르가 보급품을 가지고 돌아왔다.

 

 “헐, 지금 어떻게 온 거야?”

 

 “지하철이 운행을 멈춰서 터널 속에서 죽어라 뛰었어. 이거 받어.”

 

 티나가 먼저 사각 상자를 대원마다 돌렸다. 전투식량이었다.

 

 “발열용 성역체 아껴. 입안의 열로 적당히 녹이라고.”

 

 “윽, 이 벽돌 같은 게 언제 불어나려나…”

 

 복서가 투덜거리면서도 전투식량을 입에 밀어 넣었다. 모두가 배를 채웠지만, 루만은 밖만 봤다.

 

 “대장이 그런다고 아치크가 나타나는 게 아니잖아?”

 

 “으응. 그 기운이 거리에 나오는 대로… 끝내 버릴 수 있을까 싶어서.”

 

 가스통이 한숨을 푹 쉬었다.

 

 “미안하지만, 까라-압특을 이 시점에 떠나 보낸 이유가 뭐야? 대장과… 한 몸이었다며?”

 

 “그래 한 몸이니까. 그때 싸운 뒤에 보니… 거의 죽기 직전이었어. 더 두었다간…”

 

 가스통이 말을 잊었다. 티나와 자스페르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 그 성자… 지금까지 우리 모두를 지켜준 셈이야.”

 

 “그래도 그냥 가지 말고 다른 방책이라도 알려줬음…”

 

 에트렉이 말했다.

 

 “난 성역체 가격표만 외우고 살았지만… 대장과 있으면서 뭔가 다른 걸 느낀…”

 

 “에트렉, 나도 마찬가지야. 대장, 그분은 아마도 돌아오시겠죠?”

 

 벨리냐의 말에 루만에 한숨을 크게 쉬었다.

 

 “어째 나보다 너네가 까라-압특을 더 아쉬워하는 거 같아 미안하네…”

 

 “상관없어. 성자가 있든 없든, 이젠 우리가 대장과 한 몸같이 있잖아.”

 

 복서가 전투식량을 겨우 삼키며 말했다. 티나가 얼굴을 찡그렸다.

 

 “뉘앙스가 이상하지만 틀린 말이라 하지도 못하겠고…”

 

 쿵! 쿠쿵!

 밖의 폭발음이 점점 요란해졌다. 모두가 창밖을 보다가 놀랐다.

 

 “키르간 타워가… 무너지고 있어?”

 

 곧바로 알폰소의 연락이 왔다.

 

 “키르간 타워가 연쇄 인간 폭탄공격을 못 견디고 붕괴됐습니다… 다음 단계를 진행하지요.”

 

 “집결지에서 만나요!”

 

 

 -----

 

 주탄 키르간은 뜻밖의 역습에 당황했다.

 그는 두 시간 전에 의회를 점령했을 땐 오만이 하늘을 찔렀다.

 

 “스스로도 지킬 수 없는 자들이 유란의 대표여서야 되겠습니까?”

 

 또 의장석을 빼앗긴 부얀 의장은 부들부들 떨었다.

 

 “키르간이 제대로 지원만 했어도 원정대는 이길 수 있었어.”

 

 “그래서 포격했는데… 그것도 못 주워 먹습니까? 그러니 두번이나 이 자리를 뺏기는 거죠.”

 

 의원들은 주먹 쥐고 떨었다. 그러나 키르간 사병과 전투인형이 사방에 있어 찍소리도 못했다.

 

 그런데 폭음과 함께 기막힌 소식이 온 것이다.

 

 “키르간 타워 지하로 괴인들이 몰려갔습니다. 그들의 연쇄 자폭 끝에… 기초가 무너져 붕괴를…”

 

 주탄은 전혀 믿지 못했다. 현장 영상이 나왔다.

 꼭대기에 있던 성자 유란은 처참한 폐허 위에서 비틀거리고 있었다.

 

 갑자기 어두컴컴한 그림자가 성자를 향해 걸어왔다.

 

 “이런 어줍잖은 걸로 우릴 막으려고 하다니…”

 

 아치크였다. 그는 자신의 몸에 돋아난 수백개의 덩굴 칼날을 성자 유란에게 마구 찔렀다.

 

 크애애애애애애!

 회의장의 모든 사람을 기겁할 비명이 울려 퍼졌다. 현장을 찍던 사람도 카메라와 함께 쓰러졌다.

 

 잠시 후, 카메라를 들고 아치크가 말했다.

 

 “누가 보든 기억하라. 오늘이 키르간과 유란의… 장례식이 될 테니까.”

 

 그때 밖에서 폭발이 울렸다.

 

 “뭐야, 놈들이 여기까지?”

 

 “끄아아악!”

 

 밖에 사병들의 비명소리까지 들리자, 주탄과 부얀 모두 다 사색이 됐다. 문이 열렸다.

 

 “여, 안녕들 하셨습니까?”

 

 “두켄, 네놈이!?”

 

 쉭!

 두켄이 순식간에 가시를 날리자, 그게 장내에 있던 키르간 사병과 인형에 명중해 터졌다.

 

 피와 살점과 부속이 나뒹구는 걸 본 의원들이 경악했다.

 

 “꺄악!”

 

 “아주 무례함이 넘치는 구나. 네 놈을 내가 부른 게 실수였어!”

 

 “그 전에 부얀, 당신네 일가가 나를 희생양으로 삼지 말았어야지. 그 대가요.”

 

 두켄이 부얀에게 뭔가 던졌다. 데니즈의 목이었다.

 아들을 본 의장이 기절했다. 주탄이 기가 찼다.

 

 “이상하군. 네놈은 내게 원한이 더 많을 텐데.”

 

 “그걸 알면 닥치고 있었어야지.“

 

 샥!

 

 “으악!”

 

 주탄의 왼손이 잘려 나갔다. 소소메나를 비롯한 의원들이 공포에 떨자, 두켄은 거칠 게 없었다.

 

 “이제 당신들에게도 합당한 응징이…”

 

 쾅!

 밖에서 폭발이 계속 일어났다. 충격으로 의회 천장에 돌가루가 떨어지고, 불빛이 깜박였다. 소소메나의 전화가 울렸다.

 

 “거기 두켄이 있겠지?”

 

 그 말에 소소메나는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바꿨다. 남작의 찌렁찌렁한 목소리가 장내에 퍼졌다.

 

 “이 망할 친구 놈아, 오늘은 반드시 끝내자!”

 

 “아… 파르한. 휴, 이 나만 바라보는 바보 자식.”

 

 

 40여분 전.

 알폰소가 지정한 합류지점은 3구역 근처 어느 야적장이었다.

 

 남작이 트럭을 몰고 왔다. 폐기물 성역체가 잔뜩 실렸다. 카지드가 혀를 찼다.

 

 “요새 인형도 모자라서 구하기 힘들어.”

 

 “이거라도 있어야 자폭을 막기에 편하죠. 손 좀 빌려주십쇼. 영감님.”

 

 “흥… 대체 줄리아는 시내 어디에 있어서 소식이 없는지.”

 

 그들이 폭주 인형을 만들고 있을 때, 루만 일행이 알폰소와 함께 도착했다.

 

 “놈들의 남은 최우선 목표는 의회와 성자 무역 터미널이예요.”

 

 “의회라면… 두켄 그 놈이 나타날 거야. 주탄과 부얀을 한꺼번에 죽일 기회니까.”

 

 남작의 말에 루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터미널은 키르간 소유라서 쉽게 들어간 어려울 거야. 이쪽도 표적 인형들이 필요한데…”

 

 “루만 씨라면… 연방군의 유사시 대민행동 매뉴얼을 아시겠죠?”

 

 루만은 대답대신 티나를 바라봤다. 티나는 외인부대 인사과 출신 답게 말했다.

 

 “전시 물자 동원 말이군요. 하지만 공인된 군 지휘관이나 3급 이상 행정관이 있어야…”

 

 “지금 안전국장은 접니다. 현 시간 부로 전 용병 지휘관에게 <징발권한>을 부여합니다.”

 

 용병들이 놀라기도 전에 지휘권 업데이트 알림이 왔다. 루만이 한마디 보탰다.

 

 “<가급적 합의 하>에 물품을 가져오면 된다는 거겠죠?”

 

 그녀는 기계 전투화 밑창을 갈았다. 알폰소가 구역 표시된 홀로그램 지도를 건넸다.

 

 “이게 의회파 가문들 창고 위치입니다. 이 상황에 경비가 지킬 리는…”

 

 쌔애액!

 말이 끝나기도 전에 루만과 대원들이 뛰어갔다. 그들은 근방의 의회파 창고를 찾아냈다.

 

 키르간의 사병들이 곳곳에서 살육을 일으켰다. 등괴만이 아니라 안전국 용병까지 죽였다.

 

 그것도 모자라 창으로 푹푹 찔러도 봤다. 나이든 사병은 그러면서 이렇게까지 말했다.

 

 “이렇게 밟아 놔야 해. 안 그럼 뒤에서 나타나 찌른다고. 그 테러범처럼.”

 

 지지직!

 듣다가 열 받은 가스통이 전기탄을 쐈다. 그걸 맞은 키르간 사병들이 날뛰었다.

 

 “일 끝나고 처리하지…”

 

 “저 망할 놈들 아가리에서 옛날 윗대가리들이 떠오르잖아!”

 

 그들이 나머지 사병까지 쓰러뜨리자, 창고가 접수됐다. 제법 많은 인형과 성역체가 나왔다.

 

 그렇게 급히 물자를 모으자, 남작이 인형과 폐기 성역체를 섞어 폭주시켰다.

 

 “목동처럼 몰아서 가, 루만!”

 

 “두켄 그 잘난척쟁이는 당신에게 맡길게!”

 

 쾅! 콰쾅!

 괴인들이 폭주 인형과 충돌하자, 일제히 터졌다. 그 틈에 남작과 카지드 일행이 의회로 돌격했다.

 

 콰콰쾅!

 카지드가 장갑 슈트로 지원 사격했다. 덕분에 의회 주변부가 빨리 정리됐다.

 

 그리고 남작은 옛 친구이자 미치광이, 두켄을 잡으러 들어갔다.

 

 

 한편 루만과 알폰소는 터미널로 가던 중, 긴급 연락을 받았다.

 

 “여기 스킬라 박사야. 루만 씨, 혹시 드즐룹의 기운 같은 거 느껴?”

 

 “지금은 불확실해요. 하지만, 정황상 놈이 성역의 힘을 끌어 모으려 터미널로 갈 확률이…”

 

 “더 정확한 단서를 알려주지. 자네들 근처에 테러범이 버려져 있다는 전화 제보를 받았어.”

 

 스킬라가 보낸 사진의 주인공은 조아나였다.

 

 “이 어린 테러범을 안전국으로 넘기는 거군요.”

 

 “옆의 자칭 국장님에게 인계해 줘. 분명 아치크와 등괴 테러에 유용한 걸 얻을 수 있어.”

 

 할 수 없이 루만 일행은 약간 떨어진 공단으로 갔다. 시신 속에서 유독 꿈틀대는 덩굴이 있었다.

 

 루만과 벨리냐, 에트렉이 그걸 잡았다. 셋을 세고 당기자, 등에 등괴가 달린 조아나가 솟아났다.

 

 “케헥!”

 

 조아나는 피투성이었다. 사람들이 그녀가 테러범인 걸 알아채고 마구 때렸기 때문이었다.

 

 루만이 양손에 비도를 들었다. 조아나가 그걸 보고 떨었다.

 

 “이 칼… 넬지를 죽였던 건데?”

 

 “그래. 난 네 원수야. 하지만, 그 전에 널 계약한 자는 어디 있니?”

 

 “드즐룹은… 아치크가 지배해 버렸어. 이제 그를 막을 수…”

 

 조아나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더니 비도를 든 루만의 손을 자기 목에 겨눴다.

 

 “난 미움 받으며 사는 게 싫었을 뿐인데… 일이 이럴 줄 몰랐어. 제발, 제발 죽여줘.”

 

 “지금은 널 벌할 시간이 없어. 도움이 필요해.”

 

 “도움…?”

 

 콰앙!

 갑자기 드즐룹이 나타났다. 아치크의 조종 받는 그것은 성자 무역 터미널에 고층 빌딩 같은 등괴 기둥을 세웠다.

 

 “성자 움직임이… 노예 같군. 그래서 드즐룹의 기운을 느끼기가 어려웠던 건가…”

 

 그 때 또 다른 등괴 기둥이 터미널에 박혔다. 그리고 공중에 뜬 존재가 그리로 내려갔다.

 

 아치크였다. 머리를 빼면 온통 등괴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가 조아나를 응시하자, 그녀가 벌벌 떨다 쓰러졌다.

 

 휘이익 쾅!

 루만이 아치크를 도발하려고 비도를 던졌으나 등괴 덩굴에 걸려 폭발했다.

 

 “가세요, 국장님. 여긴 이제 저희가 맡습니다.”

 

 “…부디 돌아와서 보고하세요.”

 

 루만이 호위하는 동안 알폰소와 직원들이 조아나를 데리고 떠났다. 아치크가 점점 그녀와 가까워지는 듯했다.

 

 쿠쿠쿵!

 갑자기 아치크의 시선이 바뀌었다. 그가 하늘에서 내려다보자, 동쪽 등괴 장벽이 무너져 내렸다.

 

 키르간의 공중 수송선들이 그 사이로 나타났다. 안케가 아치크를 알아보고 미사일을 쐈다.

 

 쾅!

 덩굴 촉수가 공처럼 싸서 아치크를 막았다. 그는 이내 루만을 버리고 터미널로 갔다.

 

 “원수를 가리는 자식.”

 

 루만은 기가 차며 아치크를 쫓아갔다.

 

 터미널은 등괴와 괴인의 물량공세로 뚫렸다. 아치크는 모든 관문의 출력상태를 폭주시켰다.

 

 “저번에도 같은 짓을 하더니… 이런 짓이 서툰 놈이구나.”

 

 아치크가 뒤를 봤다. 멀리서 안케 기르간이 중무장한 채로 사병들과 함께 걸어왔다.

 

 “네놈이 아치크 고딘이냐?”

 

 아치크는 늙은 안케에서 지난 날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는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

 

 “안케 키르간… 우리 가족, 내 누님의 원수! 너를… 끝내러 왔다!”

 

 두 괴물이 서로를 겨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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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죽어서 명예, 살아서 불명예 (상) 2020 / 4 / 15 204 0 6559   
31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하) 2020 / 4 / 12 207 0 6909   
30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중) 2020 / 4 / 11 214 0 6832   
29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상) 2020 / 4 / 10 221 0 6860   
28 별들의 고향 (하) 2020 / 4 / 9 210 0 8927   
27 별들의 고향 (중) 2020 / 4 / 8 210 0 6879   
26 별들의 고향 (상) 2020 / 4 / 5 199 0 6831   
25 아침드라마겟돈 (하) 2020 / 4 / 4 196 0 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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