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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유란만장 인생
작가 : Q현
작품등록일 : 2020.3.4

이계의 힘으로 성장한 도시
그 도시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를 잡아라.
멸망할 것인가 아님 멸망시킬 것인가?

*본 작품의 등장인물, 배경, 사건, 소재는 허구입니다. 만약 현실에 일치한다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괴물과의 악수 (하)
작성일 : 20-05-07 23:10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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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데니즈는 키르간 영지를 떠나왔다.

 그는 차 안에서 안케와 악수한 손을 소독했다.

 

 협상은 이뤘지만, 안케 영감은 참으로 교활했다. 몇 번이고 조건을 강조했다.

 

 “정말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고?”

 

 “의회 가문은… 당신 가문의 과거를 문제 삼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하, 그 깨끗한 척은 지금까지 잘도 하다가… 왜 이제 밀리니까 내가 아쉽나?”

 

 “두켄이 가르 교단과도 손잡았다면 그게 더 큰일이지 않습니까?”

 

 안케는 비웃었다.

 

 “자네들 그 놈을 키워서 우리 가문에 맞서 보려 했더니… 사냥개에 되려 물렸구만.”

 

 “그 사냥개가 맛이 간 건 키르간 당신들이 그 가문을 무너뜨려서 잖습니까?”

 

 “과거는…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 않았나?”

 

 데니즈는 표정이 굳었다가 이내 풀어야 했다.

 

 “어쨌든 두켄은 우리의 공동의 적. 그들이 우리 모두 막아내는데 힘을 합칩시다.”

 

 안케는 한참 말이 없다가 수락했다. 그러나 석연찮은 곳이 있었다.

 

 “안전국을 복구하되, 참여 안 한다고요?”

 

 “지금 우리 집안도 두켄 놈과 싸우는 통에 손실이 많아. 안정되면 알려주지.”

 

 그러나 데니즈는 안케의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그 때는 이해 못했다.

 게다가 그는 두켄의 감시조를 피하는 게 우선이었다.

 

 

 데니즈는 8구역 용병 사무소 집결지로 갔다.

 

 그곳에는 두켄 내각에 반대하는 용병들의 아지트가 있었다.

 

 “조만간 두켄과 친위대 놈들이 유란을 집어 삼킬 거 같습니다.”

 

 용병들은 비밀리에 구한 정보를 하나씩 공개했다. 데니즈가 예상한 것보다 빨랐다.

 

 “좀 양이 많으니 제가 정리해 드리지요.”

 

 스킬라 박사가 팔짱 끼고 나타났다. 옆의 유스티안도 걸어 나왔다.

 

 “박사님에, 부장님까지… 민심이 읽어지는 군요.”

 

 “민심은 무슨. 가르 교단의 위험물이 거리에 나도는 게 확실하니 그런거죠.”

 

 스킬라 박사는 지도를 켰다. 데오사이드-β의 예상 위치 빅데이터였다.

 

 “두켄은 테러 방지 명분으로 이걸 탑에 설치할 겁니다. 이정도 양이면 가르 교단과 내통한 수준이예요.”

 

 “키르간까지도 털 기세군요. 근데 위치 중에 연방 관할이라는 지하철에도 있는데?”

 

 유스티안이 혀를 찼다.

 

 “염려스럽지만… 연방은 국내 문제에 바빠요. 대사도 없으니, 두켄이 거시기하는 거죠.”

 

 “키르간이 돕는다 해도, 우리 편이 부족합니다. 용병이 이렇게 부족할 줄은.”

 

 데니즈의 말뜻을 유스티안이 알아차렸다.

 

 “방범대장은 지금 루만 씨랑 바투란 용병단 찾는 거 아닙니까?”

 

 “네… 최근 파르한 남작도 내각을 이탈했다 들었습니다. 그들이 제일 위험에 처할 텐데…”

 

 “나도 원래 거기 남으려 했는데… 알폰소가 위험하다고 여기 있으라더군요.”

 

 “그들이 뭘 하는 지 알 수 있을까요?”

 

 유스티안은 수십차례 거절하다가 데니즈에게 귀띔했다.

 

 “찾아가실 수 있겠습니까?”

 

 

 데니즈는 밤중에 7구역 방파제로 갔다. 그는 숨겨뒀던 건틀릿과 체공술 장비를 찼다.

 

 성역체를 가동하자, 그는 날아갔다.

 

 데니즈는 북서쪽으로 한참 가다 폐광촌을 발견했다. 건설용 석재를 캐던 마을로 지금은 몰락했다.

 

 그는 사뿐히 착지해 그대로 정문으로 걸어갔다.

 

 “거기 누구야?”

 

 “당신, 바투란 용병단의 가스통인가?”

 

 “그, 그걸 어떻게?”

 

 데니즈가 모습을 드러내자, 가스통이 한숨 쉬었다.

 

 “쳇, 유스티안 영감이 불어버렸군요.”

 

 “저를 탓하세요. 당신 대장과 남작이 필요해서요.”

 

 캠프는 제법 병력이 많았다. 바투란 용병단과 남작의 부하, 지브릴의 기사단에 카지드도 있었다.

 

 남작이 데니즈를 보자 당황했다. 그러나 데니즈는 달랐다.

 

 “과거의 일 때문에 온 거 아니니 안심해.”

 

 루만과 알폰소가 나타났다. 데니즈는 일행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루만은 두 눈을 감았다.

 

 “저희는 오직 드즐룹과 아치크를 처치할 겁니다. 그는 조만간 돌아올 거예요.”

 

 “두켄이 유란을 통제하는 건 더 위험합니다. 그의 선동에 당해서… 알잖습니까?”

 

 “사기꾼 소리 듣는 건 참을 수 있어요. 다만…”

 

 루만이 말 못하자, 알폰소가 끼어들었다.

 

 “방범대장님. 용병은 돈 만으로 사는 게 아닙니다. 다들 지금까지 일로 사기며 의욕이 엉망이예요.”

 

 남작은 맞장구를 쳤다.

 

 “솔직히 이번 일, 의회파가 복수하는 것도 있잖아? 동시에 권력을 되찾는 거고…”

 

 허를 찔린 데니즈는 목소리를 높였다.

 

 “인정해. 하지만 그런 권력도 사람과 사회가 망가지면 아무 쓸모가 없어.“

 

 “의회파의 논리는 대단해. 근데 그러면서 키르간과 손잡았나? 그것도 과거를 묻지 않는 조건으로?”

 

 두 남자 사이에 언제든 주먹이 날아올 거 같았다. 그러나 데니즈는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그자들이 자네 가문을 파괴하고 주민을 학살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당장 아니라도 언젠가…”

 

 “그래야겠죠. 중요 소식입니다.”

 

 어느새 지브릴이 정찰을 마치고 그들 사이에 끼였다.

 

 “바하두르와 친위대가 도시 주변에 탑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 데오사이드-β(베타)가 들어간 거 같더군요.”

 

 캠프의 용병들은 심각해 하면서도 나서기 주저했다. 데니즈가 한숨 쉬었다.

 

 “무슨 생각인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마음 바뀌면 부디…”

 

 그 순간, 데니즈의 체공술 장비가 가동하지 않았다. 성역체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용병 중 기술자들이 확인했다. 루만이 말했다.

 

 “고칠수 있지만 성역체가 귀하다네요. 여긴 숙박료는 무료입니다만...”

 

 “수리비와 식비는 내 드리죠.”

 

 결국 데니즈는 다음날까지 캠프에 머물렸다. 오후가 되었을 때였다.

 

 긴급 무전이 왔다. 게렐-칸이 말했다.

 

 “이봐, 전 방범대장, 일이 터졌어. 지금 당신과 우리가…”

 

 “연회 초대라니. 벌써 들켰군요…”

 

 데니즈가 한숨 쉬었다. 정체를 숨겼는 줄 알았는데 자기 이름으로 두켄이 초대장을 보냈으니까.

 

 “무기도 못 들고 가니, 사실상 무장 해제하는 거죠.”

 

 “안 그러면 통제 당하겠죠. 의회파 병력은 현재 어떻습니까?”

 

 게렐-칸이 한숨 쉬며 답했다.

 

 “가장 빠른 게 룸베즈의 페테르 장군의 혼성부대인데, 티 안나 게 온다 해도 5시간이야.”

 

 “우린 두 시간 내에 출석해야 하는데… 골치 아프군요.”

 

 데니즈는 보안 회선을 들었다. 그가 눈을 감았다.

 

 “남해(그체 휘하 의회파 진영) 쪽은 이상 없지만… 역시 좀 걸릴 거 같군요.“

 

 통화를 마친 그는 모두를 돌아봤다.

 

 “준비됐답니다. 우린 출석하고, 두 분은 상황 부탁드립니다.”

 

 “우리 걱정은 마시라고.”

 

 스킬라 박사와 유스티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병들은 차량에 분승해서 시 의회로 향했다. 가는 길은 장관이었다.

 

 친위대 일부는 대놓고 상점과 창고를 강탈했다. 옆에서 항의하는 시민을 폭행하기도 했다.

 

 일부는 용병이 탄 차량에 들이닥쳤다. 무기가 없어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것 때문입니다만… 확인하시죠.”

 

 데니즈가 두켄의 초대장을 인증하고서야 겨우 풀려났다. 줄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군요.”

 

 

 데니즈와 용병들은 시 의회에 들어섰다. 수많은 흰 가면을 한 친위대들이 정렬했다.

 

 두켄 역시 흰 가면을 이마에 걸친 채 나타났다.

 

 “오느라 고생 많았소. 유란을 구한 영웅들이여.”

 

 “나는 아무것도 한 거 없는데.”

 

 “아, 우리를 위해 바치신 성금도 포함해야지.”

 

 두켄이 데니즈와 악수했다. 데니즈는 자신을 조롱하는 느낌을 받았다.

 

 소회의실을 개조한 연회장은 모든 게 화려했다. 용병들은 그 불안한 상석에 앉았다.

 

 “그간의 용병들의 공로를 위해 베푸니, 사양들 말고 드세요.”

 

 두켄이 먼저 먹음직스런 고기를 씹었다. 모두가 조심스럽게 시작하다가, 이내 왁자지껄 즐겼다.

 

 데니즈와 용병들은 혹시나 대비해서 해독제를 삼켰다. 아직 이상한 조짐은 없었다.

 

 술이 몇 잔씩 따를 때였다. 긴장이 풀어지는 틈에 두켄이 말했다.

 

 “방금 놀라운 소식이 왔군요. 유란 외곽에 있던 캠프가 터져 버렸답니다.”

 

 덜그럭!

 그 소식에 놀란 데니즈는 나이프를 떨어뜨렸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두켄에게 들켰다.

 

 “방범대장. 뭐가 놀랍소? 내 배신자 친구가 그 암살자와 죽어서? 아님 당신이 곧 당할 차례라서?”

 

 주변의 용병들이 식탁 위 또는 아래로 쓰러졌다. 게렐-칸과 줄리아는 간신히 이겨내려 했다.

 

 데니즈도 점점 마비되는 몸을 겨우 식탁을 잡고 일어섰다.

 

 “정말… 치졸한 수였군, 두켄. 하지만 그 자들을 만난 건 어떻게 알았지?”

 

 “난 이 도시의 모든 눈을 가지고 있어. 구잘 누님이 말하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두켄은 흰 가면을 썼다. 그리고 데니즈 앞에 위압적으로 섰다.

 

 “이게 뭔지 알아? 헬레노플에서 저항을 위해 쓰는 가면이야. 가면 아래, 모두가 정체를 숨기지.

 

 이름만 거창했던 너네 의회파나, 키르간 다 정리돼야 해.”

 

 데니즈는 독기운에 어느 새 바닥에 쓰러졌다.

 

 “왜… 왜 이랬지? 너… 혹시 가르… 교단이었냐?”

 

 “아니. 이 세상의 주연은 난데, 나 말고 누굴 믿어?”

 

 “그럼 왜…”

 

 두켄은 발로 데니즈의 머리를 밟아봤다.

 

 “너 같은 게 지배를 알까? 전에 주르켄트에서 내가 한 봉기… 결국 실패했어.

 

 내부 배신자 때문에… 바하두르와 친구들은 결국 진압군에 쫓겨났지.

 

 여기는 반항할 수 있는 수백만이 있어. 그들이 있는 한, 우리의 유란은 결코 존재하지 못해.”

 

 두켄의 친위대들이 다가왔다. 모두 그처럼 하얀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 중 누런색 데오사이드가 장착된 장비가 가운데 있었다. 그 장치가 연회객들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걱정 마. 죽게 하는 거 아니니까… 우리의 지배를 받는 인간 방패가 되라고.”

 

 “이, 이런 마… 말도 안되는… 걸로 유란을… 지배 못…”

 

 데니즈는 더 이상 혀에서 말을 짜낼 수도 없었다. 친위대가 장치에 불을 켜는 순간이었다.

 

 “복서!”

 

 여자의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친위대 사이에서 유탄이 날아왔다.

 

 쾅!

 장비와 주변에 있던 친위대가 산산조각이 났다. 두켄이 놀라 주변을 살폈다.

 

 자신처럼 가면을 쓴 친위대 뿐이었다. 그런데 그 중 하나가 소총창으로 자신을 겨눴다.

 

 탕!

 두켄은 탁자 밑으로 황급히 숙여 피했다. 그는 당황해 소리쳤다.

 

 “제길, 반군이다! 진압을…”

 

 “너를 진압해야지, 망할 자식아!”

 

 흰 가면을 쓴 다른 친위대가 거대한 강철 의수를 발사했다. 남작이었다.

 

 쾅!

 의수는 탁자만 박살 냈다. 이번엔 비도가 두켄을 향해 날아갔지만, 너무 빨라 문에 박혀 버렸다.

 

 두켄은 달아났다. 대신 하얀 가면의 친위대들이 일제 사격했다. 가스통이 투덜거렸다.

 

 “젠장, 저 놈 목숨이 뭐가 저래 질겨?”

 

 “티나, 벨리냐! 방어 전개해줘! 자스페르, 화력 담당!”

 

 티나의 방패 뒤에서 벨리냐가 염동력으로 탄환을 모았다. 그리고는 재빨리 되던졌다.

 

 파파팍!

 

 “끄아아악!”

 

 친위대들이 잇따라 쓰러졌다.

 

 그 틈에 복서와 에트렉이 마비된 용병에게 해독 성역체를 주사했다. 데니즈가 곧바로 정신차렸다.

 

 “다, 당신들, 어떻게?”

 

 “친위대가 캠프를 토벌하기 전에 선수 쳤어요. 그들의 노획품으로 위장한 게 용케 안 들켰죠.

 

 허위보고를 보내려고 아까운 캠프를 직접 부셨으니, 방범대장님에게 청구도 못하고…”

 

 복서가 툴툴거렸다. 티나가 소리쳤다.

 

 “외곽에 병력들이 모여든다! 저기, 그 성자 파괴 물질이 있어!”

 

 “내가 맡지!”

 

 자스페르가 로켓포를 쐈다. 폭발과 함께 그 탑이 무너졌다.

 

 용병들은 곳곳을 돌며 친위대를 잡아냈다. 남작과 루만이 앞장섰다.

 

 “이놈의 자식, 어딨어?”

 

 “전의… 주르켄트에서 한 일 기억나?”

 

 “총독이 궁지에 몰리면… 제길, 당연히 총독실로 갔었지.”

 

 그들은 의장실로 향했다. 친위대들이 그 앞에 진을 치고 소리쳤다.

 

 “더 이상 다가오면 강제로 부하로 만들어 버리겠다!”

 

 루만이 한숨 쉬고는 갑자기 홀로 다가왔다.

 

 “벌써 사람을 세뇌할 생각이 다 된 모양이군. 근데 그거 알아?”

 

 친위대들이 미심쩍게 루만을 쳐다봤다. 그녀가 등을 돌렸다. 등에 표시기가 달려 있었다.

 

 “여기 창문이 없네.”

 

 바로 그녀와 남작이 몸을 낮췄다. 그러자, 창밖의 지브릴과 기사단이 친위대를 향해 가속돌진했다.

 

 콰쾅!

 

 “끄아아악!”

 

 순식간에 의장실이 돌파당했다.

 

 

 강 건너편에서 그걸 확인한 페테르 장군이 한탄했다.

 

 “쳇. 야만족을 잡으려고 야만족으로 의회를 다 부수는 군.”

 

 그는 부얀 의장에게 시의회가 곧 점령될 거라고 전했다. 의장이 사병들에게 소리쳤다.

 

 ”각자 위치로! 저 사교 놈들을 박살낸다!”

 

 사병들이 장갑 슈트 부대를 앞세워 전진했다. 친위대가 공격했지만, 보호막을 뚫지 못했다.

 

 남쪽 해상의 의회파 가문 사병들이 8구역에 상륙했다. 스킬라와 유스티안이 부얀을 맞았다.

 

 “구잘이 해커부대로 우리 통신을 교란하고 있습니다.”

 

 “곧 대응팀이 갈 거요. 바하두르 놈의 외인 친위대는?”

 

 “일부는 시 의회로 갔지만… 그 위험한 데오사이드 탑 세 개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럼 각개 격파해야 겠군. 안전국으로 되돌아갈 준비가 됐소?”

 

 스킬라 박사가 한숨 쉬었다.

 

 “밀린 등괴 억제제부터 끝내야죠.”

 

 이른 저녁 유란 시가지는 전쟁터가 됐다. 갑자기 거리에서 싸우던 친위대가 하나씩 터져버렸다.

 

 “키르간의 인공 성자 공격이다!”

 

 그 말에 모든 사병이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그 순간,

 

 쾅! 콰콰쾅!

 막대한 양의 포격이 건물을 강타했다. 부얀이 놀라 소리쳤다.

 

 “저건 어디서 어디로 오는 건가?”

 

 “부찬트에서… 5구역과 13구역으로 날립니다. 키르간이 친위대를 박멸하려는 거 같습니다.”

 

 “그 놈들의 학살마 근성이 이런 거였군… 제길.”

 

 부얀은 이를 갈았다. 키르간에게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협상 때문이었다.

 

 포격이 끝나자, 키르간 사병들이 각 구역으로 돌격했다. 총과 창칼이 곳곳에 휘날렸다.

 

 “끄아아아…”

 

 친위대들의 거점은 불바다가 됐다. 멀리서 보던 에트렉이 기겁했다.

 

 “젠장… 저러다가 우리 닥터 류가!”

 

 “지하층에 계시니 살아 계실지도 몰라. 그러니…”

 

 “안돼, 난 갈 거야! 이거 놔!”

 

 그 바람에 용병들이 친위대 포위망이 흐트려졌다. 친위대들이 다시 반격했다.

 

 샥! 부쉭!

 갑자기 날아온 소총창과 플라즈마 칼이 친위대들을 베어 버렸다. 키르간의 깃발이 펄럭였다.

 

 “정말 감정에 연연하는 자들이라니…”

 

 스미타가 플라즈마 칼을 밀어넣으며 용병들을 흘겨봤다. 그녀와 사냥개 부대가 가는 동안, 가스통은 에트렉을 간신히 말렸다.

 

 “저 키르간 놈들…”

 

 이윽고 페테르 장군의 사병들이 시 의회에 도착했다.

 

 

 두켄은 꼼짝없이 의장실에 갇혀버렸다.

 

 “바하두르, 상태는?”

 

 “탑은 세웠지만, 동력이 끊겼어. 그 인공 성자를 저격하는 것도 실패했고…”

 

 총격과 칼부림 소리가 들렸다. 바하두르가 경례했다.

 

 “이제 남은 우정은 저승에서 나누자고. 동지.”

 

 그는 전자기 충격 망치를 들고 돌격했다. 폭음이 들리자 모든 게 침묵했다.

 

 두켄은 구잘을 연결했다. 그녀는 끝내 해킹용 바탕화면만 켰다.

 

 “하… 나도 이럴 줄이야. 뭐 하러 인간을 믿어서 끼어들었다가.”

 

 “그렇지 않아, 내가 다시 세울 거라고. 누님.”

 

 “내각은 끝이야. 너도 이제…”

 

 탕!

 총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검은 바탕화면이 사라지고 피범벅이 된 벽이 나타났다.

 

 화면엔 키르간 가문 사병들만 보일 뿐이었다.

 

 “비밀 은신처도 제압했습니다.”

 

 쾅!

 의장실 문이 열렸다. 남작과 페테르 장군, 스미타가 포위했다. 장군이 외쳤다.

 

 “벡 두켄! 부얀 의장의 명으로 반역과 내란, 위험종교 설파 혐의로 처형한다!”

 

 “하 놀랍네. 지금까지 서로 콩 볶듯이 다투더니 날 죽이려니 힘을 합쳐? 이 유란의 구원자에게?”

 

 남작이 기가 찬 듯 소리쳤다.

 

 “구원자는 무슨, 네놈 허수아비를 만들려던 거겠지. 네 친구까지 죽이려고 해?”

 

 “흥, 파르한. 친구라 생각했던 놈이… 최악의 배신자일 줄이야.”

 

 “네가 맛간 것부터 생각해!”

 

 남작이 의수를 뻗쳤다. 첫 공격은 두켄의 임시 보호막에 튕겼다. 그러자 스미타가 플라즈마 칼로 내리치려 했다.

 

 순간, 두켄은 손아귀의 빨간색 데오사이드를 작동시켰다. 엄청난 빛이 쏟아졌다.

 

 “으윽!”

 

 쾅!

 남작이 간신히 피하려는 찰나, 폭발이 일었다. 연기가 사라지자, 두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자폭한 걸까?”

 

 스미타가 혀를 찼다.

 

 “저 데오사이드 란 놈 중에 기막힌 게 많지. 순간이동 만은 아니어야 하는데…”

 

 

 -----

 

 며칠 후, 유란의 어느 지하수도.

 

 아치크는 돌다가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그리로 다가가니, 한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두켄이었다. 가면은 반쯤 깨져 나가고 피투성이 얼굴만 드러났다.

 

 “그 쫓겨났다는 유란의 풋내기 지도자군.”

 

 아치크가 등괴로 감자, 두켄이 눈을 뜨며 기겁했다.

 

 “넌? 으 제길, 분명 탈출은 유란 밖으로 하게 해 놨는데…”

 

 아치크는 대답대신 두켄이 사용했던 것과 같은 데오사이드를 보였다. 두켄은 헛웃음이 나왔다.

 

 “하아. 이것끼리 공명하면서 너가 있는 곳에 왔군… 어떻게 얻었지?”

 

 “네놈 창고에서 몰래 모았다. 이 지하세계는 다 내 영향권이거든.”

 

 “그럼 내 덕분에 네가 힘을 키웠단 건가?”

 

 “네가 물러나기 전까진. 이제 넌 그저 위험한 목격자로 밖에…”

 

 아치크는 덩굴 칼날을 날카롭게 펼쳤다. 그러자 두켄이 양 손을 들었다.

 

 “이봐, 어차피 우리 다… 유란에서 적대하는 존재라고.”

 

 “아무 쓸모도 없는 게 무슨 수작이냐?”

 

 두켄이 씨익 웃었다.

 

 “네놈이 엄청난 녀석인 걸 내각에 있을 때 봤지. 하지만 제대로 펴려면 두뇌가 있어야 해.

 

 그 때 네 휘하의 사람들이 좀 죽은 걸로 아는데?”

 

 아치크는 멈칫했다. 그는 리디아를 잃은 후, 유란을 파괴할 전략을 세우는 게 어려웠다.

 

 “너도 정신이 멀쩡하려면… 허튼 짓 않는 게 좋을 거다.”

 

 “걱정 마라고. 난 더 이상 아무것도 없어. 잃을 게 없는 사람이 어쩌는 지 알잖아?”

 

 두켄은 너스레를 떨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니 악수나 하자고. 버림받은 것들이 주인공이 되면… 무대를 날리는 게 답이겠지?”

 

 “뭐 복잡하지만… 내게 적의는 없다는 뜻이군.”

 

 그렇게 아치크와 두켄은 손을 잡았다.

 

 
작가의 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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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금단의 영역x2 (하) 2020 / 4 / 30 204 0 7975   
42 금단의 영역x2 (중) 2020 / 4 / 29 210 0 6950   
41 금단의 영역x2 (상) 2020 / 4 / 26 234 0 6875   
40 귀환 (하) 2020 / 4 / 25 211 0 6407   
39 귀환 (상) 2020 / 4 / 24 187 0 5958   
38 유란 = 혼란 (하) 2020 / 4 / 23 204 0 7483   
37 유란 = 혼란 (상) 2020 / 4 / 22 200 0 7367   
36 통곡의 포샨테 강 (하) 2020 / 4 / 19 203 0 7898   
35 통곡의 포샨테 강 (중) 2020 / 4 / 18 241 0 7787   
34 통곡의 포샨테 강 (상) 2020 / 4 / 17 203 0 6764   
33 죽어서 명예, 살아서 불명예 (하) 2020 / 4 / 16 199 0 6633   
32 죽어서 명예, 살아서 불명예 (상) 2020 / 4 / 15 204 0 6559   
31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하) 2020 / 4 / 12 207 0 6909   
30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중) 2020 / 4 / 11 214 0 6832   
29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상) 2020 / 4 / 10 221 0 6860   
28 별들의 고향 (하) 2020 / 4 / 9 209 0 8927   
27 별들의 고향 (중) 2020 / 4 / 8 210 0 6879   
26 별들의 고향 (상) 2020 / 4 / 5 199 0 6831   
25 아침드라마겟돈 (하) 2020 / 4 / 4 196 0 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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