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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68. 사건, 그 이후!
작성일 : 20-05-07 23:01     조회 : 334     추천 : 0     분량 : 9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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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하니아 남부지구 3번가 모퉁이집 -

 

 

 “.............”

 

 그 사건이 있은 지, 3일이 지나있었지만, 케일은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에노는 큰 상처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케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을 거예요.”

 

 옆에서 아멜이 그에게 조심히 말을 했다. 참, 그녀 역시 아프기는 마찬가지 일 텐데, 오히려 그와 그녀를 걱정해주고 있었다. 에노 그녀의 말에 살포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지만, 그의 눈가에는 의지와 상관없이 작은 방울들이 맺혀 몰래 그걸 훔치곤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에게 천천히 펠트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흐음..... 더 도와 드리고 싶지만, 전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원래는 그날 출국을 해야 했었는데 지금까지 미뤄둔 것이었다. 아넬리나의 덕분으로 연장이 되긴 했지만, 그것도 오늘이 만료였으니까. 그냥 이때까지 도와준 것도 고마웠다. 에노는 그런 그에게 짧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냐, 지금까지 남아준 것만으로도 고맙지. 도와줘서 고마워, 펠트.”

 

 에노는 그에게 작은 물약 몇 개를 건네주었다. 그가 용병단 일을 하고 있기에, 언제나 위험한 일을 할 수 있으니까 그의 나름 배려였다.

 

 “고마워요 에노형. 다른 친구들도 고마워 할 거예요.”

 

 “그리고 참, 다리랑 팔은 조심해. 부품을 새로 만들어서 안정화 될 때까지는 마력 공급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네, 그건 알아서 조심할게요. 그럼 가볼게요!”

 

 펠트가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다시 케일과 다친 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크리엔은 아픈 몸임에도 불구하고 일어나서 케일을 보려고 발버둥 치는 것을 겨우겨우 리엔이 막고 있었다.

 

 “케일씨는 괜찮은 거죠? 정말 괜찮은 거죠?”

 

 “괜찮다고! 그러니까 좀 얌전히 있어. 너 또 이러다가 상처 벌어지면, 영영 대머리가 될지도 모른단 말이야!”

 

 “대머리가 되 든, 고자가 되 든... 아 이건 아니지....... 어쨌든 케일씨가 괜찮은 지는 제 눈으로 꼭 봐야겠어요!”

 

 그의 완고한 고집은 아무도 막기가 힘들었다. 결국 보다 못한 리엔이 급히 주머니에서 이상한 침을 꺼내 그에게 찔러 넣었다.

 

 “꽥!”

 

 “넌 좀 열을 식힐 필요가 있어.”

 

 바로 그 자리에서 침대로 넘어가는 그를 보며 리엔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했다. 정말이지 그날 부상자들을 데리고 들어오는 그들을 보며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특히 케일이 쓰러져 있는 모습에 너무나 당황스러웠으니까 말이다.

 

 “후, 그래도 응급처치는 잘했네. 약사인데도 의술도 어느 정도 할 줄 알고 있구나?”

 

 “원래 약국이랑 병원도 같이 열까 했었는데, 너무 힘들 것 같아서 그만 뒀거든요. 그래도 나름 틈틈이 연습은 했죠, 뭐.”

 

 깔끔하게 벌어진 상처를 꿰매는 것은 힘들다. 거기다 자칫 잘못하면 감염이 되어 썩을 수 있으니 말이다. 덕분에 지금은 다들 상태가 호전 되어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이대로 다들 좋아지면 얼마나 좋을지, 원.

 

 

 “아, 괜찮아요? 아직 많이 아프죠?”

 

 한편 덴커일의 앞에서 이샤나가 그의 상태를 보고 있었다. 물론 그가 아픈지 안 아픈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게,

 

 “아... 괜찮아요. 통증은 많이 가라앉았어요.”

 

 아프다는 말을 해도 무표정한 모습에 털끝 하나 변함없는 그였으니까 말이다. 진짜, 아프면 아프다고 찡그리거나 하면 좋을 텐데, 이러면 상태를 보기가 애매하단 말이지.

 

 “그래도 만약이라는 말이 있어요. 진짜 아프면 뭐라고 얘기하셔야 해요!”

 

 “알겠습니다. 이샤나씨.”

 

 으... 정말이지, 제대로 말을 해달라고. 정말. 이샤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덴커일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누웠다.

 

 “크리엔씨에게 가 봐요.”

 

 “아.. 네? 뭐라고요?”

 

 갑작스런 그의 말에 화들짝 놀란 이샤나는 급히 뒤를 돌아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미 그는 꿈나라에 갔는지, 그대로 누워서 곤히 자고 있었다. 알다가도 모를 사람. 어쩌면 그런 그라서 크리엔이랑 잘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두의 상태가 나아지고 있긴 했지만, 유독 케일의 상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안 그래도 마법을 쓰지 못하는 마력 흡수 기둥에 의해 힘을 빼앗기고 있었는데, 거기에 무리하게 마법을 사용해서 정신적인 타격을 크게 받은 것 같았다. 거기다 그녀가 쓴 마법은 그냥 일반적인 마법이 아니다. 마법사들의 근원의 힘을 이용한, 진짜 마법사의 힘.

 

 하지만 불안정한 상태에서 그걸 사용하면, 몸에 흐르는 마력의 흐름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는 위험한 힘이었다.

 

 “그런 마법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어요.”

 

 아이샤는 그때 본 마법을 떠올리며 감탄을 내뱉었다. 자신의 손안에서 거대한 힘을 폭발 시킨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 ‘없는 것을 창조’하는 힘이었으니까.

 

 “하지만 단점도 많은 힘이에요. 오히려 함부로 사용했다가는 마력의 근원이 견디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지금의 누나처럼 말이죠.”

 

 회복이 더디게 되고 있는 그녀의 곁에서, 엉망진창인 그녀 내부의 마력 흐름을 어떻게든 되돌려 놓으려고 에노는 밤낮이고 떨어지질 않았다. 어떻게든 펠트가 꼬인 흐름을 풀었지만, 언제든지 다시 꼬여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 자칫 잘못하면 그녀는 영영 이 상태로.......

 

 “앗! 또 변하고 있어요!”

 

 아멜의 외침에 에노는 급하게 케일의 손을 잡고 마력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이 ‘고양이로 변했다, 인간으로 변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에노가 최대한 마력을 그녀의 마력파장과 맞추어 조심히 몸을 한 바퀴 돌게 만들었다.

 

 “크윽..... 후.... 됐다.”

 

 간신히 그녀의 폭주를 막은 에노는 잠시 숨을 가다듬고는 케일을 바라보았다.

 

 ‘만약 마력 흐름이 제대로 흐르지 않게 된다면, 영원히 고양이로 살아가야 할 텐데......’

 

 그것도 완전히 인격을 잃고, 흔하게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고양이와 같은....... 그녀라는 존재는 없어지고 한 마리의 길고양이로 변하게 될 테니까. 정말이지.... 그것만은 막아야 했다. 그렇게 되면 ‘그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다. 모든 걸 맡긴 그에게 고개를 들 면목이 없으니 말이다.

 

 

 

 그 뒤로도 에노는 그녀의 곁을 지키며, 필사적으로 방법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마력의 흐름이 뒤엉킨 사례는 보기 드물기에, 그녀의 상태를 고칠 방법을 찾긴 힘들었다. 이쪽 세계든, 저쪽 세계든 간에 말이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책을 뒤지고 또 뒤지기 시작했다.

 

 “흐으..... 이 책도 아니고..... 이 책은.....”

 

 서재에 있는 책부터, 아이샤의 도움으로 마음껏 빌려온 도시의 도서관 책들, 그리고 마탑에 들어가 몰래 찾아본 책들 그 어느 것에서도 치료법이 나와 있질 않았다. 그래도 곧잘 무슨 술식을 만들어내어 실험을 하곤 했다. 오늘도 뭔가를 만들어서 실험하는 모양이었다.

 

 “전개형 11번. 발동 준비!”

 

 11번째의 실험. 마법진에 마력이 들어가면서 그녀의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푸른빛과 백색 빛이 섞여있는 마력덩어리들이 주변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에노는 그 불안정한 마력덩어리들을 보고 천천히 움직여 하나 둘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으... 으윽!”

 

 결국 그는 이번에도 꼬여버린 마력을 풀지 못한 채, 이번 술식도 실패해버리고 말았다. 에노는 마력덩어리들이 다시 뭉쳐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궜다.

 

 “흐.... 11번째 실험도 실패라니.......”

 

 그의 방은 이미 술식이 가득 적힌 종이들과 무수히 많이 버려지는 종이 쪼가리들로 가득 채워졌다. 그 깔끔하던 그의 방이, 케일의 방보다 더 지저분해질 정도로 말이다.

 

 “오늘도 이 상태네요.”

 

 아이샤는 그런 그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드디어 이 집에 들어올 수 있게 된 아넬리나도, 그의 상태를 보고 그저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2주나 흐르는 동안, 그는 먹는 것도 제대로 챙기질 않으며 계속 매달려 있었으니까.

 

 “분명, 저번 주까지만 해도 평범하게 연극을 보며 웃고 떠들려고 했는데 말이죠.”

 

 “그러게요. 저도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긴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네요.”

 

 아넬리나는 도움이 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자신의 모습이 그저 한심해 보였다. 한 도시의 영주의 딸이고 도시에서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이지만, 마법에 관해서는 에노들보다도 못하고, 그렇다고 마탑에서 책을 빌려와도 그 빌려오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책도 아이샤가 빌려와주는 것뿐, 자신은 그저 이곳에 같이 따라올 뿐이었다.

 

 “이렇게 제가 초라하게 보이는 건 처음이네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갤 떨군 채 가만히 있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리엔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가왔다.

 

 “아녜요. 아넬리나님도 충분히 도움이 되고 있어요. 안 그랬으면 진즉에 에노가 쓰러졌을 거예요. 자, 여기 차 있어요.”

 

 “고마워요, 리엔씨.”

 

 리엔의 위로에 아넬리나는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곧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찻잔을 붙잡으며 그녀는 말없이 그걸 바라보았다. 참, 예전에는 고민도 없고 막힘없이 움직였는데, 지금은 살아오면서 했던 생각들보다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답답하고 막막한 상황을, 풀어줄 무엇인가가 있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들이 말이다.

 

 

 

 

 - 로하니아 중앙 광장, 치안대 제 1지부 -

 

 

 오늘도 바쁜 치안대에는 열심히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일을 하고 있었다. 할 일은 여전히 산더미지만, 중간에 결근 인원들이 많이 생겨버려서 더욱 정신없이. 그도 그럴게 2주 전의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쳐버렸기 때문에 말이다.

 

 “크리가! 어디 있어?!”

 

 “나도 알아. 소리치며 다가오지 마.”

 

 “엔테레라! 내 일 좀 도와줘!”

 

 “시끄러워! 내 일도 바쁜데, 왜 네 일까지 해야 해?”

 

 그 와중에 비어있는 2개의 책상. 치안대 제 1지부의 화려한 전적과 실적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의 자리는 오늘도 텅텅 비어있었다. 대신 서류의 탑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다들 그런 그들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그들이 걱정될 뿐이니까.

 

 “오늘도 안 나왔네.”

 

 “진짜 크게 다치긴 다쳤나봐.......”

 

 “그 괴물을 상대로 덤볐다간, 진짜 뼈도 못 추렸을 걸?”

 

 “정말... 그날 다른 사람들에게 업혀 나오는 거 보고 깜짝 놀랐다니까? 그날 피를 한 대접도 더 넘게 뱉으며 지나갔었다고.”

 

 그날 크리엔과 덴커일이 의식을 잃은 체 집사와 펠트 일행에게 실려 나오는 것을 보고, 다들 그저 멍한 상태로 바라봤었다. 그 숱한 괴물들의 습격에도 버티던 그들이, 거의 초주검이 되어서 나왔으니까 말이다. 치안대에서 가장 검을 잘 쓰는 그가, 가장 활발한 그가 말이다.

 

 “자자, 일단 진정하고, 다들 일해라. 그 일로 침울해져봤자, 녀석의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 이럴 때일수록 녀석이 돌아와서 편하게 있을 수 있게 처리해두자고.”

 

 순간 침울해진 분위기를 바꾸고자, 반장 크리가가 박수를 치며 모두의 시선을 환기시켰다. 그러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고 서류들을 들고, 조사한 증거들을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들이 없다고 해서, 치안대의 일과가 굴러가지 않으면 안되니 말이다.

 

 

 한편, 그 빈자리를 조용히 바라보던 지부장 콜벳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어떻게 아넬리나와 만나서 그들에게 간 건지도, 그리고 그런 일들만 족족 휘말리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하아....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르겠군.”

 

 그저 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옆에 있는 아멜롯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콜벳의 모습에 작은 서류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

 

 “본부에서 온 서류입니다.”

 

 “그래? 정말도 빨리 왔군. 그건 그렇고 아멜롯, 상황은 어떻지?”

 

 “상태가 많이 호전 되었다곤 합니다만, 아직 복귀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아, 그런가? 그 괴물자식들, 어지간히도 날뛰었던 모양이군.”

 

 요즘 따라 괴물들이 너무 자주 나타나서 난리를 피운다. 축제 때는 짐승무리 괴물들이, 아이샤 일행을 덮친 늑대 괴인들이나 이번의 거대 괴물과 폭발. 지난 수 년을 평화롭게 지내며 행복하게 보내고 있는데, 올해만 벌써 몇 건인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왜! 왜!”

 

 그는 붙잡고 있던 컵을 그대로 부셔버렸다. 화들짝 놀란 아멜롯은 급히 붕대와 소독약을 꺼내며 말했다.

 

 “가만히 계세요! 손에서 피가 납니다!”

 

 “괜찮아. 이 정돈. 것보다 우리 식구가 당했는데,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게 짜증 날 뿐이야. 정말이지.... 기분이 더럽다고!”

 

 그는 탁자에 손을 내리찍으면서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들 갑자기 책상을 친 그의 모습에 놀라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는 타오를 것 같은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큰소리로 말했다.

 

 “모두들 잘 들어라! 현시간부로 간단한 사건들은 대충 넘겨도 되고, 그 망할 괴물들을 찾는 데에 주력한다! 물론 최소 3인 이상으로 조를 짜서 다니고, 위험한 녀석들이니 단독으로 상대하려고 하지 마라. 그리고 녀석들을 찾으면……. 제일 먼저 나에게 알려라. 이상.”

 

 “............” / “...........”

 

 “알아들었나?”

 

 “아.. 알겠습니다!” / “알았습니다!”

 

 이렇게까지 화나있는 그의 모습을 본적 없던 치안대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며 급히 무장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 일로 대대적으로 녀석들을 찾겠다고 공표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모두들! 그동안 다친 전우들의 복수를!”

 

 “복수를!”

 

 와르르 쏟아져 나가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성난 벌떼와 같아보였다. 정말이지, 그들이 누구인지 다시금 상기시켜주겠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 같은 모습으로 뛰어나갔다. 콜벳은 그런 그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천천히 아멜롯이 건네준 소독약과 붕대로 다친 상처를 치료했다.

 

 ‘반드시 잡겠다. 반드시!’

 

 반드시 식구를 다치게 한 죄 값을 치르게 해주겠다. 그것이 아무리 상대 못할 불사신이어도 말이다. 그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도 불타오르고 있었다. 마치 뜨거운 활화산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채로 말이다. 거대한 분노가 어느 때보다도 끓어오르고 있는 채로 말이다.

 

 

 

 - 로하니아 서부지구, 조용한 주점 -

 

 

  “하아.... 그래서 그렇게 큰 사고를 쳤단 말이야!”

 

 온몸에 칭칭 붕대를 감고 있는 거구의 남자 앞에, 백색 로브의 작은 소녀가 화를 내고 있었다.

 

 “그래도 타격은 크게 줬으니, 이번 무대에 못 나올 거다.”

 

 “아니, 플로토르. 이 작전의 핵심이 뭔지 알아?! 언니를 이용해야, 이 작전을 쓸 수가 있다고! 근데, 너희들은 왜! 그 비싼 마력 흡착기를 다 부셔먹고, 언니까지 눕혀둔 거야?! 엉?! 아!”

 

 셰이옌은 이를 부득부득 갈며 그를 노려보았다. 플로토르는 그런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사라진 왼팔을 대체할 새 팔을 끼어 넣으며, 안전하게 움직이는 지 확인하기 위해 빙빙 팔을 돌려댔다.

 

 “하, 참. 지난번 도시 건도 그렇고 어째서 너희들은 하나같이 머리가 바보들인 건지....... 이러니 매번 전쟁을 일으켜도 지는 거 아니야!!!”

 

 그녀의 말에 순간 그는 동작을 멈추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하, 그러면 너는 여태껏 뭘 하고 있었던 거지? 나는 말이야. 적어도 너처럼 틀어박혀 있지 않고 움직였다고! 너처럼 사적으로 그들을 감싸는 게 아니라!”

 

 플로토르와 셰이옌의 눈이 마주치며 묘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그녀의 눈빛에서 살기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플로토르 역시지지 않겠다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 사적으로? 넌 지금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지금 네가 저지른 일 때문에 망할 쥐새끼들까지 들러붙어버렸다고! 알아?!”

 

 셰이옌은 작은 종이뭉치를 그에게 냅다 세게 던지며 화를 냈다. 기분은 나쁘지만 몸이 아직 덜 나았기에 그는 천천히 손으로 떨어진 종이뭉치를 집어 들어 펼쳐봐야 했다. 그리고 곧 그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이..... 제... 젠장! 망할..... 이게 사실인가?”

 

 “그래! 이 멍청아! 이제 그 망할 아드라안 녀석과 공국 녀석들이 들러붙을 거라고. 이미 붙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그녀의 눈앞에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 내용은 아드라안, 공국, 메자크 제국 간의 연합 추적대가 그들을 쫓고 있다는 것. 그것도 국경에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도록 조약까지 체결했다는 것이 적혀 있었다.

 

 “그래! 이 뇌가 근육덩어리로 가득 찬 자식아!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이젠 합법적으로 언니의 정예부대가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고. 거기다 회색 순찰자도 마음 놓고 다니고, 그 기분 나쁜 아드라안 녀석도 마음대로 오가겠지! 이젠 계획을 실행할 수도 있을지 의문이라고!”

 

 “젠장.. 젠장, 젠장, 젠장!”

 

 플로토르는 화를 참다못해, 손에 쥐고 있던 컵을 가볍게 부셔버렸다. 깜짝 놀란 가게 주인이 급히 다가와 그에게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곧 그는 컵과 같이 찌그러져 버렸다.

 

 “어쨌든 넌 이제 맘대로 계획을 짜면서 움직이지 말라고!! 한번만 더 걸렸다가는 그때는 내가 널 죽여 버릴 테니까.”

 

 플로토르는 그녀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주점 내에 감도는 한기가, 저번에 느꼈던 지하도의 한기와는 차원이 다른 거칠고 섬뜩한 느낌을 주고 있었으니까.

 

 “흐흐..... 그래도 그건 네 알바가 아니라고. 나도 엄연히 12간부고, 나한테도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그는 그녀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녀는 그에게 뭐라고 더 하고 싶기는 했지만, 12간부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은 엄연히 금지가 되어있는 것이기에 더 이상 왈가불가 할 수는 없었다.

 

 셰이옌은 그런 그의 태도에 눈살을 찌푸리고,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런 그녀를 보며 그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뒤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그녀에게 뭔가 한 대 먹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까.

 

 ‘마녀....... 참, 말은 청산유수처럼 말하네. 항상 우리의 일과 정반대로 방해를 하고 있었으면서.’

 

 주머니에서 작은 동전 하나를 꺼내 주인의 머리맡에 두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이빨을 뿌드득 세게 갈며 말했다.

 

 “으.... 통째로 날려주마. 케일. 셰이옌. 망할 @#X자식......”

 

 그는 가게를 나와 햇살이 비추는 따사로운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지난 사건으로 꽤나 시끄러워진 거리. 사람들은 조금씩 이 도시는 이제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슬슬 효과는 나타나는 건가?’

 

 그런 그들을 보며 플로토르는 피식 미소를 지은 뒤, 가볍게 손가락을 두 번 튕겼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 사이로 섞여 들어갔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하지만 거구의 남자가 다친 채로 사람들 사이에 지나가도 그 어느 누구도 그를 한 번도 바라보질 않았다. 누구든 그렇게 거대한 체구를 가지고 있다면 힐끔 볼 텐데 말이다. 정말이지, 마치 그가 이 거리에 없었다는 듯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꺄아악!

 

 그리곤 그가 유유히 거리를 빠져나가자, 뒤에서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또 다시 정체불명의 사건이 발생했으니까 말이다. 벌써 몇 건째인지 모를, 그런 이상한 살인 사건이, 계속해서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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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1.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등장! 2020 / 4 / 10 352 0 8438   
62 60. 궁금증/ 덜 풀린 실마리 2020 / 4 / 9 352 0 8425   
61 59. 추적 2020 / 4 / 3 353 0 8414   
60 58. 새로운 인물의 등장? 2020 / 4 / 2 347 0 8560   
59 57. 만남의 광장? 2020 / 3 / 27 347 0 8109   
58 56. 수호자들, 모이다! 2020 / 3 / 26 352 0 8647   
57 55. 우리 아직 잊지 않았죠? 2020 / 3 / 20 350 0 8031   
56 54. 정령 납치 사건? 2020 / 3 / 19 354 0 8460   
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46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3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2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09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2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2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2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56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2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1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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