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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유란만장 인생
작가 : Q현
작품등록일 : 2020.3.4

이계의 힘으로 성장한 도시
그 도시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를 잡아라.
멸망할 것인가 아님 멸망시킬 것인가?

*본 작품의 등장인물, 배경, 사건, 소재는 허구입니다. 만약 현실에 일치한다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금단의 영역x2 (하)
작성일 : 20-04-30 22:39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7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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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드즐룹의 성소, 룹넬 산.

 

 산을 몇 시간 째 올랐지만, 루만 일행은 구름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구름 속 산행은 목숨을 걸어야 했다.

 

 등괴 위장팩이 있어 수많은 괴물들을 피했지만, 연보라 꽃봉오리가 나타나면 얄짤 없었다.

 

 캉!

 가스통과 복서가 막아서면 바로 루만이 비도를 던져 봉오리를 끊었다.

 

 주변이 다시 조용해졌다. 이것만 벌써 수십 번째였다.

 

 멀리서 총칼의 소음이 들렸다. 동료들의 생존신호이자, 이정표였다.

 

 

 거친 산행은 계속됐다. 복서가 문득 말했다.

 

 “대장… 만약 이게 드즐룹의 성소가 아니라 함정이면 어떡하지?”

 

 “아무래도 상관없어.”

 

 알폰소가 그 답변에 뜨악했다.

 

 “이 상황에서 속아 넘어가겠다는 겁니까?”

 

 “그럴리가요. 성자는 꽤 단순할 때가 있어요. 이 정도 등괴면 함정으로만 쓸까요?“

 

 대원들은 루만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폰소는 그녀의 이런 면이 신기했다.

 

 “단순히 이세계 생물체인 줄만 알았는데… 성자와 만날 때는 어떤 생각이 드세요?“

 

 “무슨 기자 같이 말하시네요. 그야 때마다 달라서…”

 

 “잠시! 앞에 뭔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가스통의 말에 일행은 잔뜩 움츠러들었다.

 구름 틈새에서 빠르게 휘날리는 등괴 가지가 보였다. 루만은 갸우뚱했다.

 

 “이상하네…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가?”

 

 “신종 등괴라서 그런 거 아냐?”

 

 그러나 반대쪽에서 명랑한 사람 소리가 들렸다.

 

 “휴, 정말 오늘 운세도 우릴 저버리지 않네요.”

 

 “놀래라. 등괴는 그만 가지고 놀아.”

 

 벨리냐가 염동력을 끄자, 등괴 가지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뒤의 티나와 자스페르는 지쳐 보였다.

 

 “포위를 뚫고 오느라 죽는 줄 알았어. 교신기도, 신호기도 다 망가져서…”

 

 “하지만 우린 운은 좋지. 합류지점 마을 위쪽지점에서 지금 교전이 한창이야.”

 

 알폰소의 눈이 빛났다.

 

 “거기가 성소겠군요. 동료도 있을 테고.”

 

 

 다섯 시간 뒤, 일행은 집결지 아쳉고른 마을에 도착했다.

 

 지브릴과 기사단이 환영했다. 그들 숫자가 조금 줄어 있었다.

 

 “다들 무사했군요.”

 

 “그렇습니다만… 마을 주민들은 그러지 못했어요.”

 

 용병을 뺀 생존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임시 본부로 쓰는 마을 회관에 갔다.

 

 줄리아와 그녀의 대원들은 떼 드론을 점검하느라 정신없었다.

 

 “성소 위치는 대략 찾았어요. 이 저온지대에서 드론 쓰기 참 힘드네.”

 

 드론 영상이 홀로그램으로 입체화 돼서 나왔다. 눈 속에 거대한 건축물이 보였다.

 

 “해발 3800여 미터 지점이오. 마을 고문서를 찾아보니, 드즐룹 궁전이라 부르더군.”

 

 “여기 시신과 무기 흔적이 보여요. 우리 일행 같은데.”

 

 “맞소. 벌써 교전 중인 거 같아서 서둘려야죠.”

 

 루만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 정도 거리에 중간에 교전까지 감안하면 최소 10시간은 걸려요. 지름길을 찾으면 좋은데.”

 

 “사실… 마을의 고대 기록 중에 그 비슷한 걸 찾았어요.”

 

 지브릴이 낡은 지도를 꺼냈다. 마을 사람들 만이 아는 등산로였다.

 

 “중간에 평원과 터널이 있어요. 거기에 등괴만 없다면 최소 네 시간 안에 궁전까지 닿을 거요.”

 

 “산길 이름이… <제물의 길>이군요.”

 

 용병들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지브릴이 굳건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제물이 될 지는 우리의 역량에 달렸어요. 성소를 확인하는 즉시, 이걸 장착할 겁니다.”

 

 기사단 용병들이 철제 상자를 열었다. 경량 열압력 폭탄이었다.

 복서가 미소 지었다.

 

 “터뜨리는 거는 자신 있습니다. 저번에 위장에 한 방 먹은 걸 몇 백배로 갚아야죠.”

 

 “이 위험한 걸 무사히 옮기는 거나 걱정해. 이것아…”

 

 우르르르르!

 갑자기 산 위에서 엄청난 소리가 들렸다. 눈사태였다.

 

 “이런, 빨리 다들 들어와!”

 

 엄청난 눈의 물결이 마을로 밀려왔다. 스노보드 타듯 미끄러져 오는 등괴는 덤이었다.

 

 우지직!

 통나무 집들이 순식간에 쓸려 나갔다. 불행히도 거기 있던 용병과 물자도 함께 휩쓸렸다.

 

 “으아아아악!”

 

 버텨낸 마을회관과 돌집에는 등괴가 방문했다. 지붕을 뚫은 덩굴 다발들이 바늘처럼 쑤셨다.

 

 캉!

 지브릴의 기계 칼이 간신히 열압력 폭탄을 가시로부터 막아냈다. 곳곳에서 혈전이 벌어졌다.

 

 “얼른 제물의 길로 들어가죠!”

 

 “모두는 어렵겠어! 저놈을 유인하는 틈에 공격조를 보내요!”

 

 “저, 저희가 맡겠어요!”

 

 벨리냐가 손에서 염동력을 뿜어 가시다발을 막았다. 가스통은 소총창으로 그걸 찌르고 베었다.

 

 “대장, 어서!”

 

 “너희들 짐은 덜어 줘야지!”

 

 루만이 날아올랐다. 위장팩의 질량에다, 강화된 성자의 힘이 더해져 운동에너지가 붙었다.

 

 샤아악!

 그녀는 가속한 양손 비도로 등괴 셋을 찢어버렸다. 그 틈에 티나와 복서가 밖으로 뛰어나왔다.

 

 지브릴과 기사들이 합세하고, 공격조는 터널로 들어갔다.

 

 “잘 가요! 우리가 잘 막을 테니까!”

 

 줄리아가 떼 드론을 펼쳐 들며 소리쳤다.

 

 

 제물의 길 통로는 으시시했다.

 거대한 동굴길은 천장이 뚫려 있어 어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동굴 벽의 벽화는 끔찍했다. 인간 제물을 바치는 과정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에는 해골과 함께 벽에 쓴 메시지가 있었다. 외지에서 온 사람의 언어였다.

 

 “연방 해외여행 안전정보에 있는 게 진짜군요. 오지의 산은 실종자가 많다고…”

 

 알폰소가 말하자 그제서야 용병들이 그가 따라온 걸 눈치챘다.

 

 “아니 안전하게 밑에 계시지 왜 저희와 붙은 겁니까?”

 

 “말했지만 전 스킬라 박사님 대리입니다. 테러범을 잡는 정보라면 일에서 백까지 얻어야죠.”

 

 “압니다. 하지만…”

 

 “공무원이 너무 나대서요?”

 

 용병들은 침묵으로 수긍했다. 알폰소가 한숨 쉬었다.

 

 “보고서든, 연구 샘플이든, 대책위원회가 여러분에게 깝치지 않게 만들죠.”

 

 “정말 장담할 수 있어요, 야시장 공무원 씨?”

 

 알폰소는 성자 파괴검을 루만에게서 잠시 빌려 들고 말했다.

 

 “안 되면 이 칼로 제 목을 치세요.”

 

 용병들이 어이없어 했다. 루만이 말했다.

 

 “그 칼은 가지세요. 도움만 된다면 저흰 뭐라 않겠습니다.”

 

 지브릴도 고개를 끄덕였다.

 

 “기대해 보죠.”

 

 <물러나라… 미물들아…>

 

 동굴을 나와 평원에 들어서자 기괴한 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진짜 드즐룹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군.”

 

 “총성이 간간이 들려. 아직 아군이 살아있어.”

 

 우르르…

 땅이 격하게 흔들리고 바람이 휘몰아쳤다.

 

 <경고다. 미물들아… 미물들아…>

 

 쌔액!

 구름 가득한 평원 앞에 등괴 덩굴들이 자라났다. 동시에 연보라 꽃봉오리 감지기도 솟았다.

 

 “이제 더 숨길 수도 없겠군.”

 

 “하지만 대장은 아직 들키지 말아야…”

 

 “어휴, 그래. 이 굼뜬 몸으로 상대를 해보자!”

 

 용병들이 달려들었다. 구름을 뚫고 바닥 곳곳에서 덩굴이 솟아나 공격했다.

 

 촤악! 쾅!

 티나가 방패로 후려치기 무섭게 뒤에 복서가 유탄을 연거푸 쏴댔다.

 

 빈틈이 생기자, 그리로 용병들이 돌격했다.

 

 “남부 검술 전개!”

 

 지브릴과 기사들이 보호막과 각자 무기를 발동했다. 그들에게 찌르고 베인 등괴는 터져 버렸다.

 

 루만은 발을 휘감으려는 덩굴을 가속으로 뛰어넘었다. 동시에 비도를 미사일처럼 연이어 쐈다.

 

 철벽 같던 등괴들의 저항이 밀리기 시작했다.

 

 <말이 안 통할 줄 알았어야 했는데…>

 

 으즈즈즉!

 등괴 덩굴마다 기괴한 덩어리가 맺혔다. 용병 중 누가 그걸 터뜨렸다.

 

 팍!

 보라색 기체가 그를 휘감았다. 그러자 용병 얼굴의 온 구멍에서 피가 뿜어졌다.

 

 “끄에에엑!”

 

 독가스였다. 그게 수도 많고 터지기 쉽자, 용병들이 공격을 주저하기 시작했다.

 

 “이거 쓰세요!”

 

 알폰소가 용병들마다 소형 장치를 던졌다. 성역체로 만든 고산용 산소커튼 발생기였다.

 

 팍!

 독주머니는 공격받을 때 마다 터졌다. 그러나 산소커튼이 바람으로 밀쳐 막았다.

 복서가 감탄했다.

 

 “오, 책상에만 계신 분이 아니네.”

 

 “야시장에서 배운 게 어디 안 가죠!”

 

 

 구름 평원을 거진 반 이상 넘어왔다. 갑자기 빌딩 만한 등괴 줄기 하나가 솟아나왔다.

 

 <이 처소를 진정 방해하지 말라 했거늘…>

 

 그 덩굴의 끝에서 작은 게 마구 떨어졌다. 몸통에 이빨만 달린 거미 모양의 작은 등괴였다.

 

 그게 사람 몸에 달라붙어 할퀴고 물어뜯었다. 엔리에게도 여럿 달라붙었다.

 

 “으아악!”

 

 “기다려!”

 

 루만이 두 마리는 비도로 쪼개 버렸다. 엔리의 목덜미를 노리던 놈은 그녀가 아예 물어서 뗐다.

 

 우지직!

 등괴의 피가 루만을 스쳤다. 그러나 그녀에 변이 따윈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까라-압…”

 

 찰싹!

 루만은 엔리의 뺨을 쳤다. 엔리가 그제야 자기 잘못을 깨달았다.

 

 “미안… 대장! 이름을 완전히 말하지는…”

 

 “알겠으니 줄기 분석 결과 말해!”

 

 “저 줄기 밑둥에 이상 열원이 있어! 거기에서 작은 놈들이 쏟아지는 거 같아!”

 

 그 밑둥으로 가는 길이 문제였다. 온통 찰거머리들이 천지였다.

 

 “지금 열압력탄을 쓸 수도 없고…”

 

 복서가 땅을 훑었다. 구름에 가린 바닥이 전부 눈과 얼음인 걸 확인했다.

 

 “터뜨릴 건 많습니다. 전부 방패로 가리세요!”

 

 그가 보온용 성역체를 뜯어다 공기중에 뿌렸다. 엄청난 고온 덩어리가 얼음바닥과 닿자,

 

 쾅!

 격렬한 수증기 폭발이 일었다. 눈밭에 가득했던 찰거머리들이 순간 정리됐다.

 

 하지만 용병들이 둥치를 집중 공격해도 통하질 않았다. 그 때 알폰소가 성자 파괴검을 꺼냈다.

 

 “유란 공무원님. 제가 자체 방호막도 있으니, 직접 밀어버리죠.”

 

 지브릴이 칼을 대신 받아 가속 돌진했다. 기사단과 티나가 엄호했다.

 

 줄기가 다시 찰거머리 등괴를 뿌리기 시작했지만, 루만이 비도를 던져 요격했다.

 

 푹!

 성자 파괴검은 손쉽게 등괴 줄기 깊숙이 박혔다. 그러자 줄기가 굉음과 함께 무너졌다.

 

 용병들은 빌딩만한 등괴를 피해 도망치기 바빴다. 그 때였다.

 

 부아앙!

 엄청난 소리와 함께 호버 바이크 수 대가 나타나 용병들을 태웠다.

 

 “게렐-칸? 에트렉도?”

 

 “이 양반들아, 우리처럼 유격전을 해야지! 대놓고 정면 돌파를 해?”

 

 “어느 쪽이든, 서로 무사한 게 중요하지.”

 

 루만이 미소 짓자, 게렐-칸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지브릴이 검의 피를 살균해 닦았다. 그리고는 알폰소에게 돌려줬다.

 

 “깔끔하게 썼으니, 나중에 맹세 지키십시오.”

 

 “아니… 진짜 제 목을 베고 싶으셨어요?”

 

 당황한 알폰소를 보며 용병들은 키득거렸다.

 

 

 산왕 드즐룹의 거대한 궁전이 드러났다.

 곳곳이 무너지고, 깃발만 을씨년스럽게 휘날렸다.

 

 “이외로 본진이 허술하네.”

 

 티나의 말대로 그들은 어떤 저항도 받지 않았다. 엔리의 분석도 이상징후를 못 찾았다.

 

 “함정도 안 보이고… 근데 어떤 게 성소인지 알겠어?”

 

 루만이 갑자기 위장팩을 하나씩 뜯기 시작했다. 용병들이 말릴 틈도 없었다.

 

 “어디 드즐룹이 뭐라하나 볼까?”

 

 그녀는 마지막 위장팩까지 깔끔하게 처리했다. 반응이 없자, 루만이 혼잣말했다.

 

 “뭐라는 거야?”

 

 그녀가 까라-압특과 대화하는 걸 사람들이 알리 없었다. 갑자기 루만이 외쳤다.

 

 “흉포한 드즐룹이여, 제물 대신 네 적을 맛 보아라!”

 

 그녀가 비도로 바닥을 찍었다. 순간, 귀를 찢는 역한 소음이 들렸다.

 

 <잡내가 피어 오른다… 분명 숨통을 끊었던 그 다른 성자 것의…>

 

 “그게 여기 있다. 드즐룹. 까라-압특께서 네 머리를 따겠노라 하셨다!”

 

 하필 그 때 벼락이 내리쳤다. 알폰소는 그 조화에 기겁했다.

 

 <이름… 알아버렸다! 어리석은 것… 나에게 선전포고라니! 한번 뒈졌던 것이…>

 

 “그리고는 살아서 여기 있지! 네 계약자를 대지 않으면, 직접 계약을 파기시키겠다!”

 

 <콰하하하하하!>

 

 속을 거북하게 하는 비웃음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정원의 얼어붙은 연못에서 짙은 구름과 함께 등괴가 스멀스멀 피어 올랐다.

 

 <멍청한 것. 머리 좋은 성자는 결코 자기 성소를 남겨두지 않는다.>

 

 “그 대가로 자기 계약자와 함께 고향없이 떠돌게 되지. 하지만 넌 그러고 있지 않아.“

 

 루만이 비웃자, 연못에서 괴성이 터져 나왔다. 루만을 뺀 용병 다수는 귀를 아예 막아버렸다.

 

 <교활한 년. 하지만 내 군세, 내 계약자는 네 따위가 거스를 수가 없니라.>

 

 “좋을 대로 해 봐.”

 

 

 쿠르르르!

 저택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바닥이 갈라져 사라지고, 덩굴들로 채워졌다.

 

 용병들은 일제히 호버 바이크에 나눠 탔다. 게렐-칸이 씩씩거렸다.

 

 “제길, 루만 너 무슨 말을 잘못한 거야?”

 

 “성소를 찾아줬는데도 그렇게 말을 하실까?”

 

 “흥, 다들 떨어지지 않게 꽉 잡아!”

 

 쾅!

 바닥에서 길쭉한 거대 등괴가 솟았다. 뱀 같은 몸에 팔이 줄줄이 달렸다.

 

 하반신은 바닥의 등괴 뿌리와 연결됐다. 머리에는 수많은 연보라색 꽃봉오리 감지기가 달렸다.

 

 “저 놈이 드즐룹?”

 

 “안타깝지만… 까라-압특이 이르기를, 저건 놈의 대리자야.”

 

 “이제 이름 말해도 돼?”

 

 “그래. 저 놈과 죽기 살기로 싸우시기로 했으니까!”

 

 괴물의 팔들이 호버 바이크를 마구 공격했다. 알폰소가 옆의 지브릴에게 성자 파괴검을 줬다.

 

 캉!

 지브릴이 몇 번이고 공격했지만, 그 작은 칼로 놈을 버티기 어려웠다.

 알폰소가 외쳤다.

 

 “열압력 폭탄! 그걸 어떻게 쓰면 좋겠는데요?”

 

 “지금 우릴 다 죽으라고… 아, 칼을 분해해야 하는데.”

 

 알폰소가 한숨 쉬었다.

 

 “그 약속이 문제라면… 다른 칼로 지킬게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일단 폭탄부터…”

 

 쾅!

 드즐룹의 대리인이 호버 바이크 한 대를 팔로 으깼다. 하필 열압력 폭탄을 운반하던 것이었다.

 

 “제길!”

 

 폭탄 상자는 그대로 등괴의 손가락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렸다. 그걸 향해 루만이 뛰었다.

 

 “으야압!”

 

 그녀는 위장팩의 무게 봉인이 풀려서 순식간에 드즐룹 대리인의 등에 착지했다.

 

 꽃봉오리 감지기가 그녀를 발견했다. 그러자 등에서 가느다란 등괴들이 일제히 솟아났다.

 

 채챙!

 루만이 비도를 여러 개 던졌다. 그게 유도기능으로 잠깐 등괴를 막아냈다.

 

 휙!

 뒤따라온 에트렉이 갈고리를 던졌다. 상자가 걸려 그대로 등괴의 등위로 떨어졌다.

 

 “잘 잡았어, 에트렉!”

 

 “근데 이거 어떻게 쓸 거야?”

 

 지브릴이 성자 파괴검을 들고 소리쳤다.

 

 “루만 씨, 이 칼을 기폭할 수 있게 바꿔 놨어요! 그 폭탄을 주면…”

 

 “너무 번거로워요! 칼은 여기로 던져요!”

 

 “폭발에 휘말립니다. 너무 위험해요!”

 

 “드즐룹의 적은 지금 나에요. 제대로 엿 먹일 겁니다!”

 

 결국 지브릴은 성자 파괴검을 루만에게 던졌다. 고 에너지 성역체를 잔뜩 달아 묵직했다.

 

 에트렉이 간신히 그걸 낚아서 열압력 폭탄에 장착했다. 루만이 받아 들고 괴물의 머리로 향했다.

 

 “대장을 엄호해!”

 

 “알았어!”

 

 복서가 유탄으로 연보라 꽃봉오리를 파괴했다. 그 상처를 루만이 비도로 벌리고 폭탄을 박았다.

 

 티나가 에트렉을 구하고 그녀에게 향했다.

 

 “대장 어서…”

 

 순간 대리인 등괴가 마구 요동쳤다. 호버 바이크가 급후진하고 루만은 튕겨 나갔다.

 

 쿵!

 등괴의 머리를 시작으로 폭발이 일어났다.

 

 열압력탄이 거꾸로 기폭제가 돼 성자 파괴검의 잠재 에너지를 등괴 내부에서 뿜어댔다.

 

 드즐룹의 대리인은 줄줄이 불덩이로 변했다. 티나가 울부짖었다.

 

 “대장… 야 응답하라고, 대장!”

 

 

 “아, 그만 좀 불러!”

 

 루만은 에트렉의 갈고리에 잡힌 채 날고 있었다. 티나가 눈물을 거두며 피식했다.

 

 괴물은 불탔지만, 뿌리 부분은 그대로였다. 그 때, 뿌리가 진액에 잠기기 시작했다.

 

 “저 놈들… 죽지 않은 거 같은데요?”

 

 “그 칼의 힘만으로는 무리였어요. 저거 때문이겠군요.”

 

 거대한 나무혹이 드러났다. 심장처럼 꿈틀거렸다.

 

 용병이 공격해도 튕겨낼 정도로 딱딱했다.

 알폰소가 혹을 보다가 놀랐다.

 

 “글자, 인간의 글자가 있어요. 아치크… 아치크 고딘!”

 

 “아치크… 그게 계약자이자 테러범이군요.”

 

 글자를 확인하기 무섭게 나무혹은 진액 속에 파묻혔다. 진액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이렇게 돼 버리면… 다시 깨어날 수 있잖아요?”

 

 “지금 성자가 숨으면, 그 계약자가 힘을 임시로 맡아요. 아치크를 잡는 게 우선입니다.”

 

 결국 원정대는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산을 내려가면서 신기한 걸 봤다.

 

 등괴들이 멈췄다. 용병들을 봐도 공격하지 않았다. 게렐-칸이 중얼거렸다.

 

 “드즐룹이 멈추니, 부하들도 그리 되는군.”

 

 “곧 깨어날 지도 모르니 얼른 끝을 봐야는데...”

 

 루만의 말에 알폰소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근데 그 아치크라는 자, 드즐룹을 먼저 깨울 까요? 아님 계속 테러를?”

 

 “놈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에 달렸죠.”

 

 

 한편 은신처에 있던 아치크는 악몽을 꾸었다.

 

 꿈속의 드즐룹은 균열로 사라져 버렸다. 여자가 아치크의 심장을 찌르는 순간, 깨어났다.

 

 아치크는 드즐룹을 소환했지만, 전혀 대답이 없었다.

 

 그는 거칠게 세수했다. 그리고는 세면대를 양손으로 내려치듯이 잡았다.

 

 “그 여자의 성자 이름이… 까라-압특이라고?”

 

 그러나 세면대 거울을 보며 그는 오히려 날카로운 표정을 지었다.

 

 “뭐든 상관없다. 내가 계약자 그 이상에 있다는 걸… 알지 못하니까.”

 

 그는 거울을 박살냈다. 손에서 흐르는 자줏빛 피를 화장실에 마구 흩뿌렸다.

 

 

 -----

 

 사흘 뒤. 원정대는 안전국 지시대로 멈춰 선 등괴를 베거나 불태우며 귀환하고 있었다.

 

 “참 이렇게 쉽게 죽는 놈이었다니.”

 

 알폰소는 안전국에 연락했다. 수배한 아치크의 정보를 듣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유란이… 등괴에 공격당하고 있답니다!”

 

 “여기 등괴는 멈췄잖아? 어떻게?”

 

 루만은 태연하게 말했다.

 

 “아치크가 한방 먹였군요. 자기 성자를 포기한 채로.”

 

 
작가의 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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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금단의 영역x2 (하) 2020 / 4 / 30 205 0 7975   
42 금단의 영역x2 (중) 2020 / 4 / 29 210 0 6950   
41 금단의 영역x2 (상) 2020 / 4 / 26 234 0 6875   
40 귀환 (하) 2020 / 4 / 25 211 0 6407   
39 귀환 (상) 2020 / 4 / 24 187 0 5958   
38 유란 = 혼란 (하) 2020 / 4 / 23 204 0 7483   
37 유란 = 혼란 (상) 2020 / 4 / 22 200 0 7367   
36 통곡의 포샨테 강 (하) 2020 / 4 / 19 203 0 7898   
35 통곡의 포샨테 강 (중) 2020 / 4 / 18 241 0 7787   
34 통곡의 포샨테 강 (상) 2020 / 4 / 17 203 0 6764   
33 죽어서 명예, 살아서 불명예 (하) 2020 / 4 / 16 199 0 6633   
32 죽어서 명예, 살아서 불명예 (상) 2020 / 4 / 15 204 0 6559   
31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하) 2020 / 4 / 12 207 0 6909   
30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중) 2020 / 4 / 11 214 0 6832   
29 13구역과 루머 약탈자들 (상) 2020 / 4 / 10 221 0 6860   
28 별들의 고향 (하) 2020 / 4 / 9 209 0 8927   
27 별들의 고향 (중) 2020 / 4 / 8 210 0 6879   
26 별들의 고향 (상) 2020 / 4 / 5 199 0 6831   
25 아침드라마겟돈 (하) 2020 / 4 / 4 196 0 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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