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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66. 기습을 당하다!
작성일 : 20-04-30 21:56     조회 : 335     추천 : 0     분량 : 9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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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다다다다. 타다다다다.

 

 “헥... 헥! 펠트씨는 대단하네요!”

 

 아이샤는 숨을 헐떡이며, 앞에서 뛰어가는 펠트에게 말을 했다. 3번가에서부터 쉬지 않고 뛰고 있는데도 지친 기색 하나 없는 그의 모습이 대단했으니까.

 

 “용병일을 하려면 이 정도로 지치면 안 되거든요. 워낙 힘쓰는 일이 많으니까요.”

 

 그 힘쓰는 일이 평범한 일이었으면 좋겠다 싶지만, 최근 유독 녀석들과 만나서 싸우고 있는 게 문제였다. 무슨 목숨까지 걸어서 용병일을 해야 하는 가 싶으니까 말이다. 것보다 애들 뒤치다꺼리하는 게 더 힘들었지만.

 

 

 한참을 뛰다 보니, 슬슬 중앙광장으로 가는 가도가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도 가도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는 것도 같이 보였다. 치안대는 지나가려는 사람들을 막으며, 혹시나 안쪽에 남은 사람들이 있는지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었다.

 

 “통제? 벌써 녀석들이 날뛰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러게요. 누가 안에 있는지는 알 것 같지만요.”

 

 푸른 섬광이 안쪽에서 크게 한번 일어나며, 거대한 폭음을 일으켰다. 사람들은 갑자기 일어난 소음에 그대로 머리를 부여잡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마침 도착한 마경대도 그 광경에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어이! 치안대! 왜 너희들 여기에 다 있는 거야? 안쪽은 어떻게 하고?”

 

 “미안하지만, 상부의 명령으로 어느 누구도 여길 통과시키지 말라고 받은 상태다. 이 이상 접근하지마라!”

 

 치안대는 마경대 대원들에게 진압봉과 검을 겨누며 물러나라는 경고를 했다. 그 모습에 그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마경대도 통과를 못 시킨다는 게? 우린 마탑에서 명령을 받지, 너희들한테 받지 않는다고!”

 

 “어쩔 수 없다고. 이곳의 높으신 분의 명령이니까 우린 그대로 따라야 한단 말이야.”

 

 “영주님의 명령인가? 그래도 우리한테 간섭할 수 없다는 걸 잘 알 텐데?”

 

 이거... 잘못하면 치안대와 마경대의 싸움으로 번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샤는 급히 그들 앞으로 나서 싸움이 붙으려는 그들을 말리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그들 앞에 큰 키를 가진 여자 한 명이 걸어 들어왔다.

 

 “흐음? 정말 그 말대로야? 여길 지나갈 수 없다는 게?”

 

 “어쩔 수 없습니다. 이건 영주님 명령입니다!”

 

 통제를 담당하던 분대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마경대도 그렇지만, 이번엔 또 이상한 사람까지 꼬여버리다니. 다른 사람들도 여러 이유로 계속 원성인데 말이다.

 

 “호오? 그럼 내가 영주보다 높은 사람이면 통과가 가능한 건가?”

 

 “그... 그래도 안 됩니다! 저 앞에서는 위험한 괴... 아니지! 위험한 사람이 날뛰고 있다고요! 마법도 먹히지 않아서 마경대도 가봤자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뭐? 이 자식이! 감히 마법사를 무시.....”

 

 쾅! 그녀는 마치 짜증이 난다는 듯 바닥을 발로 세게(?) 차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에 벙 찐 모습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게...... 그녀가 찬 바닥은 순식간에 치안대와 마경대 앞쪽까지 금이 갔으니까 말이다.

 

 “이야. 오늘 도시 출국 심사를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길이 막혀서 말이야........ 짜증나네?”

 

 툴툴대며 서 있는 그녀의 모습에, 치안대 병사들은 화들짝 놀라며 서로를 쳐다보며 말했다.

 

 “다.. 당신 무슨 짓이야?! 이거.. 위협으로 간주해도 되는 거지? 그.. 그런 거지?”

 

 “그.. 그걸 왜 저한테 묻습니까, 분대장님!”

 

 “하아. 지금 안에서 괴물이 날뛰고 있지? 그렇지? 덩치 큰 녀석 말이야.”

 

 “히.. 히익! 그걸 어떻게?!”

 

 “관계자야, 관계자. 녀석들을 잡는 게 내 일이라고. 그럼 이제 들여보내줄 거니?”

 

 관계자라는 말보다.... 그 힘에 놀란 그들은 그대로 그녀에게 길을 터줬다. 그러자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이샤와 펠트를 바라보았다.

 

 “너희들도 갈 거지?”

 

 “히.. 히익! 아줌마?!”

 

 언제 또 눈치 챈 건지 모르겠다. 뭐, 그녀 덕분에 길이 뚫리긴 했지만 말이다. 치안대는 그녀의 말에 뭐라고 반박 하려고 했지만, 이번엔 아이샤가 나서서 그들에게 말했다.

 

 “저희들도 관계자에요. 저희들이 준비하느라, 이분을 먼저 보낸 거고요. 필요하면 이걸 상부에 보내시면......”

 

 “뭐.. 뭐야, 당신들?! 아까 전 그 노인분도 그렇더니......”

 

 노인? 아, 설마 그 사람도 여기 있는 모양이다. 뭐, 그럼 일이 더 쉽게 풀리겠지만.

 

 “아.. 알겠습니다. 들어가셔도 됩니다.”

 

 치안대가 길을 터주자,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순간 펠트와 아이샤를 그대로... 집어 들었다. 말 그대로 짐을 들듯이.

 

 “이게 더 빠르겠지?”

 

 “아.. 아줌마! 진정하세요! 저희들도 두 발로 뛰어 갈게요!”

 

 당황한 펠트가 급히 그녀를 말리려고 했지만, 그녀는 전혀 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반면 옆에 같이 들린 아이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포기하면 편한 거 아시잖아요?”

 

 “그.. 그래도 그렇... 우와와와와왁!”

 

 팡! 병사들이 열어준 길을 그대로 뚫고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순간 그녀의 움직임이 만든 바람에 의해 병사들은 양 옆으로 밀려 나가버렸다. 움직임만으로 사람을 밀어내다니....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지? 뭐, 괴물을 상대하는 사람들이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말이다.

 

 

 한편,

 

 캉! 가가가각!

 

 “크아아아악!”

 

 “키에엑!”

 

 괴물들을 하나 둘 제압해 나가며, 열심히 싸우고 있는 에노들. 때마침 격렬했던 공방도, 괴물의 고성과 함께 덩치가 쓰러지면서 끝나는 것이 보였다.

 

 “좋았어! 이제 이 기둥 하나 남았어요!”

 

 “그래! 모두들 끝까지 밀어붙이자고!”

 

 정리되어가는 분위기에 모두 한껏 기합을 넣고 계속해서 괴물들을 처리했다. 마지막 기둥도 곧 있으면 깨질 것이다. 아멜은 녀석과의 공방으로 지친 몸을 가누며 숨을 고르며, 그들을 돕기 위해 움직이려고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꺄악!”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모두들 화들짝 놀라며 그쪽을 바라보았다. 아멜의 뒤에서 나타난 의문의 그림자. 그는 아멜의 가슴에 검을 꽂아 넣으려고 했었지만, 아쉽게도 어떤 녀석의 방해로 인해 허리와 허벅지를 베는 정도로만 그칠 수밖에 없었다.

 

 “아멜양! 괜찮나요?”

 

 “다.. 다행이 괜찮은 것 같네요.”

 

 “크윽! 분명 사전에 이런 녀석이 있다는 것은 듣지 못했는데?”

 

 언제 뛰어 갔는지 모르겠지만, 크리엔은 다친 아멜을 뒤로 보내고, 그녀를 노렸던 날카로운 장검을 그대로 밀어냈다.

 

 “하하, 내가 바로 비밀병기와 같은 존재라서 말이지.”

 

 그림자가 뒤로 물러서자, 모두 즉시 검과 지팡이를 겨누며 그를 포위하려 했다. 그는 그 모습에 급히 손에서 주문서 하나를 꺼내들어 바닥에 세게 내리찍었다.

 

 “젠장! 발동하라!”

 

 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크리엔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이 뒤로 밀려났다. 에노는 그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크게 소리쳤다.

 

 “으윽! 이건 환류 마법?!”

 

 “크윽!”

 

 “우.. 우읍!”

 

 아넬리나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마법사에게 극심한 마력고갈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은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인들 역시 큰 고통을 느끼지만 말이다.

 

 “크으.....”

 

 에노는 잠시 머리를 붙잡고 휘청거렸다.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막을 펼치긴 했지만, 너무 급조된 보호막이라서 환류를 다 막지는 못 했었다. 급히 아멜이 그의 어깨를 붙잡고 상태를 보았다.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머리가 좀 어지러운 것 빼고는요. 아멜씨야, 말로 괜찮아요?”

 

 유일하게 멀쩡한 아멜만 주변 사람들을 붙잡으며 도와주며 돌아다녔다. 물론 암살자에게 기습을 당한 것 때문에 움직이기 불편했지만 말이다. 참, 괴물을 없애고, 기둥도 없애서 끝난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이상한 녀석이 튀어나오다니. 어지간히 튀어나와야 할 텐데 말이다.

 

 캉! 다시 한 번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 크게 울려 퍼졌다. 크리엔은 한 번 더, 암살자의 검을 맞받아치며, 그를 다시 한 번 밀어냈다.

 

  “너.... 평범한 치안대 맞냐?”

 

 검은 그림자는 검을 돌려 다시 한 번 그에게 공격을 가했다. 하지만 크리엔은 그의 검을 흘려보내듯 쳐내며 발차기를 날렸다.

 

 “펴엉범한 치안대 맞습니다만? 암살자씨! 그리고 암살자가 암살을 실패했으면 도망가야지, 왜 싸우고 있냐고?!”

 

 “크윽...... 이자식이!”

 

 생각과 다른 크리엔의 반격은 여태 만났었던 목표들과는 다른 엄청난 실력이었다. 암살자는 적어도 그가 달인은 아니더라도, 그들과 몇 번 검을 맞댄 것임이 틀림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기랄! 파이드라 퀘이드! 녀석을 태워버려라!”

 

 암살자의 검에 불로 이루어진 막이 씌어졌다. 불은 붉은 불꽃을 넘어서 점점 파랗게 변해갔다.

 

 “어우, 저건 맞으면 큰일 날 것 같은데?”

 

 크리엔은 즉시 검을 돌려 허리를 베기 위해 휘둘렀다. 마법을 쓰는 검사들은 대게 마법을 쓰고 난 직후에 바로 움직이질 못한 것을 이용한 것이었다.

 

 “크윽! 하압!”

 

 아슬아슬하게 크리엔의 검을 피했지만, 그는 허리에 작은 상처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화가 나서 불을 두른 검을 세게 내리찍었다.

 

 “우왁! 앗!”

 

 순간 반사적으로 검을 치켜든 그는 실수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하지만 이미 그의 몸은 검을 막는 방어 자세를 취해버렸고, 암살자는 그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있는 힘껏 검을 눌렀다. 검과 검이 맞닿자, 아까와 다른 둔탁한 소리와 함께 불을 두른 검이 크리엔의 검을 녹이며 둘로 갈라버렸다.

 

 “으아악! 뜨거워!”

 

 하필 철이 녹으면서 튄 불똥이 크리엔의 머리에 닿아버렸다. 머리에 불이 붙은 그는 그것을 털어내려고 수통을 빨리 꺼내들어 머리에 냅다 부었다. 하지만 이미 불똥에 타격을 받은 그의 머리는 조금(지나치게) 크게 땜빵이 나버리고 말았다.

 

 “으........ 으아아아악!”

 

 “푸흡.. 푸흐흐흐흐흐!!!!”

 

 “웃지 마! 웃지 말라고!”

 

 그의 텅 빈 머리털을 바라보며 암살자는 미안하면서도 웃음이 멈추질 않아 바닥을 뒹굴었다. 화가 난 크리엔은 검을 들어 그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짧아진 검은 그에게 닿지 않고 그대로 허공을 갈랐다. 검이 반 토막 난 것을 본 크리엔은 보고는 당황한 눈으로 검과 그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어.. 어라?”

 

 “하하하! 이제는 그만 웃어줘야겠군. 이제 저승으로 가보실까?”

 

 암살자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덴커일이 크리엔의 다리를 세게 잡아당겼다. 코를 땅에 그대로 박아버렸지만, 덕분에 녀석의 공격을 피할 순 있었다.

 

 “아악! 조.. 좋았어!”

 

 “괜찮습니까? 분대장님?”

 

 환류를 제일 앞에서 맞아버린 그는 골골 대고 있음에도 팔을 움직여 크리엔을 구해냈다. 덕분에 암살자의 검을 피할 수가 있었지만,

 

 “으.. 으아아아! 케일씨가 준 검이!!!”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하필 녀석에게 대항할 무기가 그대로 맛이 가버렸으니까 말이다. 당황하는 그를 보며, 암살자는 입맛을 다시며 검을 고쳐 잡고 말했다.

 

 “흐...... 잔재주 하나 뛰어나네? 이런 기분 정말 오랜만이야. 원래는 수호자들의 모가지나 날리려고 했는데, 이거 참 재미있겠어?”

 

 이대로라면 그대로 녀석의 검에 무참히 찢길 것이다. 크리엔은 즉시 무기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렸지만, 그의 근처에는 쓸 만한 무기 하나 없었다.

 

 “이.. 이런.... 덴커일? 네 검은?”

 

 “그게..... 제 검은 아까 충격파로 인해 날아가 버렸지 뭡니까?”

 

 이런! 항상 곁에서 도움을 주던 그가, 처음으로 도움이 되지 않다니! 아니지, 평소에도 맨날 투덜대기만 하지 않았나?

 

 “크리엔씨! 무기 받으십쇼.”

 

 당황해 하는 그들을 위해 급히 집사가 검을 던져 주었다. 그 모습에 감동한 크리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그 사이, 암살자는 그에게 맹렬히 달려들며 검을 꽂아 넣으려고 했다.

 

 “죽어라, 애송이!”

 

 암살자가 검을 밀어 넣기 위해 몸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그 순간 크리엔은 피식 웃음을 짓고는 살짝 몸을 틀며 말했다.

 

 “네 머리, 조심해!”

 

 “뭐? 뭐라고?”

 

 암살자는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바로 그 때, 날카로운 검 날이 그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깜작 놀란 그는 급히 검으로 방어 자세를 취했지만, 그러면 오히려 몸 쪽이 비게 되므로,

 

 “크아아악!”

 

 “진짜 암살자 맞아? 이렇게 빈틈이 많은데?”

 

 크리엔은 그대로 녀석의 허리를 걷어 차버리곤, 집사가 던져준 검을 손으로 낚아챘다. 암살자는 그의 발차기에 그대로 몇 바퀴를 구르며, 케일이 싸우고 있는 투기장 벽에 처박혀 버렸다.

 

 “크.. 크헉... 너... 너는 진짜 죽인다!”

 

 그가 정신을 가다듬고 일어나는 사이, 크리엔은 받아든 검을 즉시 암살자에게 겨누며 자세를 취했다. 한 손에는 녹아버려서 짧아진 검과, 다른쪽엔 덴커일이 쓰던 기다란 장검. 암살자는 급히 자세를 고쳐 잡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집사는 순간 그의 모습에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 저건......”

 

 “영감님? 왜 그러세요?”

 

 “저.. 검술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잔뜩 기합을 넣고 달려드는 암살자. 하지만 크리엔의 검술은 예측하기 힘든 경로로 그를 노려왔다.

 

 ‘뭐... 뭐야? 이 거지같은 경우는! 간격에 틈이 없어!?’

 

 각각 다른 검의 길이 때문에 간격을 재기가 힘들다. 암살자는 급히 검에 마법을 둘러 그를 베어보려고 했지만, 베려고 할 때는 파고들고, 검을 휘둘러 쫓아낼 때는 긴 검으로 그의 머리나 어깨를 노려오는 그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제길! 제길! 제길!”

 

 “허어? 아까 그 기세는 어디로 갔냐?”

 

 크리엔은 계속해서 두 개의 검을 연계해 나가며 녀석을 공략했다. 암살자는 조금씩 파고드는 그의 공격에 정신을 차리 지 못한 채 서 있었다. 기가 오른 크리엔은 그런 그에게 손가락으로 도발까지 했다.

 

 “그러고 보니 너 비장의 수단은 안 써? 저 녀석들과 같은..... 괴물화 말이야!”

 

 “크으.... 이자식이! 괴물화가 아니다! 신성한 진화의식이다!”

 

 암살자는 검을 내려두었다. 그리곤 주머니에서 작은 알약이 든 통을 꺼내들었다.

 

 “하! 그렇다고 내가 먹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크리엔은 이때다 싶어 검을 겨누어 그에게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행동에 암살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하.... 너희들은 잘 모르는 것 같군. 약을 먹는 게, 꼭 의식을 행하는 게 아니야.”

 

 “으... 으응? 어...어라라라?”

 

 암살자의 팔이 딱딱한 바위로 뒤덮여 있었다. 그의 눈에서 이글거리는 불꽃이 쏟아져 나왔다. 젠장, 이거... 이대로라면.....

 

 “그 하찮은 금속 쪼가리 째로 부셔주마!”

 

 딱딱한 바위 팔이 그를 향해 날아왔다. 크리엔은 몸을 비틀어 녀석의 주먹을 피해보려고 했지만, 이미 녀석의 팔은 크리엔의 허리를 그대로 밀어버렸다.

 

 “크.. 크아악!”

 

 “하하하! 미천한 녀석! 감히 이 몸한테 대들다니!!”

 

 이번엔 크리엔이 장벽에 그대로 꽂혀버렸다. 그는 갈비뼈가 부러졌는지, 끅끅 거리며 숨을 제대로 내뱉지 못하고 있었다.

 

 “거기서!” / “멈춰!”

 

 급히 아멜과 에노가 검을 뽑아들고 달려들었지만, 환류의 영향과 상처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오히려 암살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거, 수호자들이라고 긴장 했는데, 너무 손쉬운 사냥 감 아니야?”

 

 아까와 달리, 주먹의 속도가 너무 빨랐다. 아멜과 에노는 그대로 녀석의 주먹에 당해 뒤로 밀려났다. 동시에 아넬리나의 마법 불꽃이 녀석을 향해 날아왔지만, 녀석도 마법에 대한 면역이 있는지 그대로 불꽃이 사그라졌다.

 

 “이.. 치사한.. 자식.....”

 

 “하하하! 치사하다니! 전략이라고 전략! 난 항상 목표에 대해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온다고?”

 

 그리곤 그대로 크리엔에게 다가와서 주먹을 얼굴에 꽂아 넣었다. 바윗덩어리가 그대로 내려찍어지자, 그의 얼굴은 그대로 짓뭉개져버렸다.

 

 “푸억!”

 

 “이.. 이 자식! 분대장을 놔줘!”

 

 “잔챙이는 꺼져라!”

 

 크리엔을 구하기 위해 뛰어온 덴커일도, 한방에 그대로 보내버렸다. 정통으로 주먹을 맞은 탓에, 그는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린 듯 풀썩 그 자리 쓰러져버렸다.

 

 “크윽....”

 

 “으으윽.....”

 

 환류 때문에 정신이 없는 에노와 아넬리나, 상처가 벌어져버려서 움직이기 힘든 아멜. 집사 역시 나이가 나이인지라, 괴물들과 싸우느라 많이 지쳐있었다. 정말이지 총체적 난국이었다.

 

 “암살이고 뭐고! 다 덤벼! 다 죽여주마! 다!”

 

 녀석은 큰 소리를 지르며,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아넬리나와 집사 쪽을 향해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녀석의 발목을 크리엔이 붙잡았다. 그가 고개를 돌려 노려보자, 크리엔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치안대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이게 끝까지 발목을!”

 

 녀석은 주먹을 사정없이 크리엔에게 꽂아갔다. 크리엔은 그의 주먹에 피를 토하며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발목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놔라! 놓으라고! 놔!”

 

 “크.. 크억!”

 

 텁! 갑자기 손목이 움직이지 않는다. 암살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의 손목을 잡은 사람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붉은 머리의 여자가 아래의 크리엔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게 보였다.

 

 “그만해라. 애가 불쌍하지도 않냐?”

 

 “뭐냐! 네놈은?!”

 

 녀석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그의 말에 붉은 머리 여자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냥 냅다 세게 주먹을 갈궜다. 그녀의 주먹이 어찌나도 빠른지, 움직이는 것조차 보이지 않았다. 녀석은 그저 가만히 있는 주먹을 보라보며 피식 콧방귀를 끼며 그냥 가만히 서 있었다.

 

 “하하, 뭐야? 주먹을 쥐고만 있....... 커억!

 

 파앙! 주먹이 닿는 느낌이 뒤늦게 몰려들며, 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그의 눈이 커져 가는 게 보였다. 천천히 그의 시선이 주먹이 닿은 옆구리에 가는 순간, 충격파로 일그러지는 옆구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 충격파에 의해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버렸다.

 

 “크리엔씨?! 아넬리나양! 모두들 괜찮나요?!”

 

 “우선 치료부터 하죠!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아이샤와 펠트는 급히 다친 사람들에게로 다가가 치유 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이옌은 한 번 더 손을 꽉 쥐고 놈을 향해 튀어나갔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는 녀석에게 다시 한 번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주먹이 날아 들어왔다.

 

 “크아악!”

 

 “아직 멀었다! 자식아!”

 

 이옌이 녀석을 상대하는 사이, 크리엔은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옆에 쓰러져 있는 덴커일을 향해 다가갔다. 그는 정신을 잃긴 했지만, 숨이 아직 붙어있는지 얕은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크리엔은 그런 그가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있을 수 있게 눕혀두고 살펴보았다. 그때 마침, 아이샤가 그에게 뛰어와 말했다.

 

 “괜찮아요? 크리엔씨?”

 

 “전.. 괜찮아... 요... 우선 이 녀석부터....”

 

 “알았어요. 대신 크리엔씨도 말을 아끼세요. 지금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더 움직이시면 큰일 나요! 아셨죠?!”

 

 그녀의 말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무어라 계속해서 말을 거는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갔다. 그저, 이옌과 괴인이 부딪히는 소리만 들려왔다. 너무 많은 타격을 받아서....... 힘이 점점 풀려가는 것 같았다.

 

 ‘크윽... 버텨야.. 버텨야 하는데.......’

 

 사라져가는 의식을 최대한 붙잡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그러긴 너무 힘들었다. 몰려오는 피로가 그를 덮치면서, 그의 의식은 점점 검은 그림자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 않는 곳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으로....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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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1. 세계 최강, 세계 최고의 팀! 2020 / 5 / 15 334 0 8212   
72 70. 미래 예지 2020 / 5 / 14 336 0 8376   
71 69. 가능성을 보다! 2020 / 5 / 8 348 0 8782   
70 68. 사건, 그 이후! 2020 / 5 / 7 336 0 9132   
69 67. 케일, 쓰러지다! 2020 / 5 / 1 346 0 8400   
68 66. 기습을 당하다! 2020 / 4 / 30 336 0 9244   
67 65. 폭풍의 눈으로, 점점 몰려들다. 2020 / 4 / 24 363 0 8316   
66 64. 사과는 직접! 천천히 한걸음부터! 2020 / 4 / 23 355 0 9189   
65 63. 푸른 고양이와 아기사자, 그리고 늑대개 2020 / 4 / 17 347 0 8160   
64 62. 비밀 요원 2020 / 4 / 16 332 0 8779   
63 61.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등장! 2020 / 4 / 10 354 0 8438   
62 60. 궁금증/ 덜 풀린 실마리 2020 / 4 / 9 353 0 8425   
61 59. 추적 2020 / 4 / 3 354 0 8414   
60 58. 새로운 인물의 등장? 2020 / 4 / 2 349 0 8560   
59 57. 만남의 광장? 2020 / 3 / 27 352 0 8109   
58 56. 수호자들, 모이다! 2020 / 3 / 26 355 0 8647   
57 55. 우리 아직 잊지 않았죠? 2020 / 3 / 20 354 0 8031   
56 54. 정령 납치 사건? 2020 / 3 / 19 357 0 8460   
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48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7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8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36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4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6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5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59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5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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