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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유란만장 인생
작가 : Q현
작품등록일 : 2020.3.4

이계의 힘으로 성장한 도시
그 도시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를 잡아라.
멸망할 것인가 아님 멸망시킬 것인가?

*본 작품의 등장인물, 배경, 사건, 소재는 허구입니다. 만약 현실에 일치한다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귀환 (하)
작성일 : 20-04-25 22:52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6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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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타 마을의 아침이 왔다.

 

 

 루만은 주민을 따라갔다. 산발인 머리카락은 대충 묶었다.

 

 어느 우물가에서 그들은 매복을 했다. 안쪽 집에서 기척이 나자 모두 주목했다.

 

 “그러니까… 저게 성자의 것을 훔쳤다고요?”

 

 “확실합니다. 몰래 가서… 단번에 잡아야 합니다.”

 

 루만은 주민을 돌아봤다.

 

 “던질 만한 게 있음 좋은데…”

 

 그들은 루만에게 채석장 망치를 건넸다. 그녀가 실소했다.

 

 “정(丁)이 더 편하지만, 뭐 좋아요.”

 

 

 루만과 주민들은 일제히 뛰었다. 그 때, 젊은 남자 하나가 소쿠리에 걸려 넘어졌다.

 

 “윽!”

 

 푸드득!

 들켰다! 집 안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꽥! 꽥! 꽤액!

 회색 오리가 매우 빠른 속도로 우물가로 뛰쳐나왔다.

 

 “도망간다!”

 

 남녀노소 주민들이 일제히 몽둥이, 그물에 망치와 도끼까지 들고 오리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오리는 굉장히 빨랐다. 순식간에 주민들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했다.

 

 루만이 제일 빨리 달려들었지만 소용없었다. 오리는 순식간에 마을 밖을 향해 질주했다.

 

 “저놈이 마을을 벗어나면 안 돼!”

 

 장정들이 순식간에 양철 바리케이드를 치고 오리를 막으러 들었다.

 

 화르륵!

 순간, 오리 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그게 중간에 있던 사람의 머리카락을 태웠다.

 

 “으아악!”

 

 사람들이 불 끄느라 포위를 풀어버렸다. 오리가 날아올랐다.

 

 그때 루만이 지붕을 타고 바로 오리를 향해 망치를 날렸다.

 

 탱!

 부리는 강철인양 망치를 튕겨냈다. 루만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이번엔 양동이를 던졌다.

 

 꽥꽥꽥!!

 오리가 양동이를 뒤집어쓴 채 달리다가 집 기둥에 부딪쳤다. 그 틈에 루만이 뛰어내렸다.

 

 그녀가 오리를 간신히 잡은 뒤, 품었다. 그대로 깔고 엎드렸다.

 

 탁!

 오리가 뭔가 뱉었다. 작은 귀걸이 한 짝인데, 주홍색 빛이 났다. 루만이 오리를 쓰다듬었다.

 

 “약삭빠른 녀석. 아아아! 남의 상처를 후려치지 마...”

 

 오리 날개 짓에 루만은 가슴팍을 움켜졌다. 덩달아 마을에서 받은 흰 옷이 흙투성이가 됐다.

 

 

 젊은 촌장 나시르가 머리를 긁적이며 왔다.

 

 “잡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른 성자라 해도 계약자는 역시 다르군요.”

 

 “산에서 닭 잡던 솜씨인데요, 뭐.”

 

 나시르는 귀걸이를 우물물에 씻어서 들었다.

 

 “우리 마을 계약자는 도시로 떠나버렸어요. 덕분에 성물을 지키던 전통도 끊어졌죠.”

 

 성물은 오지 마을에서 나오는 초창기 성역체였다. 숨겨진 힘이 있어도 산출량이 거의 없어 외지인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딱 한 곳 빼고.

 

 “도시국가 유란은 이걸 산업화에 성공 했다죠. 위험한 자들이지만… 고맙기도 해요.”

 

 “그게 고맙다는 말은 이외네요.”

 

 “마적이며 해적이며… 다 유란으로 쳐들어가니까요. 이 작은 깡촌에서는 그저 동물들 뱃속만 조심하면 만사형통이죠.”

 

 루만이 실없이 웃었다. 나시르 촌장이 한숨 쉬었다.

 

 “요즘 짐승들이 자꾸 성물들을 삼키는 게 이상해요. 마치 전조 같아서.”

 

 “일리 있네. 그런데, 성물<들>이라고 하셨나요…?”

 

 “네, 이번엔 목걸이를 먹은 거위를 상대해 주셨으면 합니다만…”

 

 루만의 웃음이 한탄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이 고마워하는 건 좋은데… 언제 다 모으고 돌아갈 지 걱정이예요.”

 

 그날 저녁. 공허 속에서 루만은 모닥불 앞에서 중얼거렸다. 까라-압특은 혀를 찼다.

 

 “그 성물을 먹는 일이… 우리가 싸울 그 덩굴 성자 때문일지도 모른다.”

 

 “동물이 먹어봐야, 덩굴에 잡히면 빼앗기죠. 그럼… 상징적인 행동이라서?”

 

 “너도 짚이는 데가 구나. 그렇다. 우리의 적대자는… 모든 걸 집어 삼키고 있어.”

 

 루만은 씁쓸하게 모닥불에 불씨를 더했다.

 

 “성자들끼리는 힘을 안 합쳐요?”

 

 “말했지만, 서로의 이름과 위치를 공유하는 순간 질서가 어긋나 버린다. 심하면 전쟁이 돼.”

 

 이무기 성자는 비장하게 말했다.

 

 “성자와 성자가 싸우면… 어떻게 되죠?”

 

 “둘 다 살아남는 경우는 절대 없다, 그것만 안다.”

 

 “혹시… 싸워 봤어요?”

 

 “내가 지금까지 있는 게 무슨 뜻이겠느냐?”

 

 까라-압특의 목소리가 떨렸다. 루만이 다가가 그 매끈한 깃털표면을 쓰다듬었다.

 

 “나는 당신 만나 고생, 당신은 나를 만나 고생이군요.”

 

 “고대로부터 예정된 것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 난 알아서 하니, 네 사명이나 다하거라.”

 

 “흥, 좀 도와주시면 모를까.”

 

 루만은 이무기와 등을 맞댔다.

 

 “어쩜 이렇게도 부드러울까. 고향 집 침대 같아요.”

 

 “널 쫓아낸 마을에… 아니다. 내가 말할 건 아니구나.”

 

 “후후. 아직도 기억해요. 그 때 당신은 하마터면 지붕에서 떨어지려던 나에게 날아와…”

 

 갑자기 루만의 몸이 점점 까라-압특과 같은 깃털과 비늘로 덮여갔다. 눈이 떠졌다.

 

 “고맙다는 말을 해도 참…”

 

 

 -----

 

 제일 중요한 성물이 남았다. 나시르가 한숨을 쉬었다.

 

 “그 계약자 반지를 하필 집비둘기가 먹는 바람에.”

 

 “날아간 게 더 큰 문제죠.”

 

 루만은 주민들과 숲으로 들어갔다. 각자 비둘기 모이를 들었다.

 

 “여기부터는 성자의 숲입니다. 모두 경건하게 행동하세요.”

 

 모두가 흩어졌다. 루만은 빨리 찾고 빨리 돌아가야 했다. 그녀는 나무를 타고 꼭대기로 갔다.

 

 “아.”

 

 숲 한 곳에 새들이 한데 모여서 날고 있는 게 보였다. 움직임이 이상했다.

 

 그녀는 즉시 주민들에게 알렸다. 나시르 촌장이 말했다.

 

 “거긴 성자의 은신처 중 하나가 있어요. 새가 모인다는 건… 성자가 무슨 일을 한다는 건데.”

 

 “이상하게 예감이 안 좋은데요?”

 

 “그럴 겁니다. 저희 동네에 계약자가 떠난 지 이런 일은 처음이거든요.”

 

 주민들은 총을 들었다.

 성자의 땅에서는 결례지만, 안 좋은 감 때문에 할 수 없었다.

 

 성자의 은신처는 숲 한 가운데가 뻥 뚫린 광장이었다.

 그 곳에 돌기둥이 줄지어 있었다.

 

 루만과 주민들은 관례대로 성자에 바칠 음식을 내려놨다.

 그리고 흩날리는 수많은 새 중에 집비둘기를 찾았다.

 

 “모이로는 유인이 안 되네요. 역시 새의 성자의 힘이 강해서인가?”

 

 모두 새가 모이는 큰 바위에 집중했다.

 이끼가 잔뜩 끼고 꼭대기에 나무 구조물이 있었다.

 

 나시르가 외쳤다.

 

 “알타 마을과 모든 새를 관장하는 그라닐이여, 우리의 작은 권속을 가져가는 걸 허락하소서!”

 

 숲이 흔들렸다. 새들이 더 혼란스럽게 날아들었다. 나시르가 다시 말했다.

 

 “당신의 성물을 삼킨 권속을 가져가려 하니… 그를 상하게 하는 죄를 면하게 하소서!”

 

 숲이 흔들렸다. 그 거대한 바위가 느릿느릿 앞뒤로 움직였다.

 

 “동의의 뜻인가요?”

 

 “계약자가 있을 때는 음성까지 들렸죠. 분명합니다.”

 

 나시르가 신호했다. 주민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일제히 총을 들었다. 비둘기를 조준했다.

 

 탕!

 몇 발 더 사격한 끝에 집비둘기가 떨어졌다.

 

 그들은 절을 한번 한 뒤, 죽은 새에게 다가갔다.

 주민들이 피 묻은 반지를 꺼내 들었다.

 

 “찾았습니다. 이제 돌아가…”

 

 “피해요!”

 

 루만이 소리쳤다.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봤다.

 

 등괴 덩굴이 바위 뒤에서 쏟아졌다. 그녀는 그 기운이 매복한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쫙!

 피하지 못한 주민 하나가 그대로 덩굴에 찍혀 산산조각 났다.

 

 바위가 우두둑 소리를 내더니 세 등분이 돼 갈라졌다. 나시르가 기겁했다.

 

 “이렇게 화내신 적은 없는데…”

 

 “그럴 수 밖에요. 저건 당신의 성자가 아니라…”

 

 거대한 등괴 판 덩어리가 수많은 가시덩굴 다리로 일어섰다.

 

 그 판 위에 회색 새가 가시에 찔린 채 축 늘어져 있었다. 그라닐이었다.

 

 등괴의 덩굴 다발이 그 성자에서 시작해 괴물까지 이어졌다.

 그게 성자의 기운을 빼앗아 위장한 것이다.

 

 “성자를 빨아먹는 괴물이예요!”

 

 나시르를 향해 등괴 촉수가 날아왔다.

 

 루만이 도끼를 마구 휘저었다. 등괴의 촉수 몇을 박살냈지만, 점점 벅찼다.

 

 사람들이 총을 쐈지만 역시 소용없었다.

 

 “모두 마을로 퇴각해!”

 

 “그럼 마을도 위험해져요. 저놈은 성자의 성물까지 노릴 거예요!”

 

 나시르가 반지와 등괴를 번갈아 봤다. 놈들이 온통 그 쪽으로만 밀려왔다.

 

 그들은 언덕아래 폐가로 도주했다. 산만한 등괴가 포위하기 시작했다.

 

 나시르가 한탄했다.

 

 “동물들이 성물을 먹던 건… 성자가 위험에 처했단 신호였군요.”

 

 “미안해요. 저도, 제 성자도 등괴가 위장했단 걸 눈치 못챘어요.”

 

 루만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였다.

 

 “제가 유인하죠. 그 틈에 촌장님은 주민과 성물을 이끌고 피해요. 안 됐지만 당신의 성자는…”

 

 “그라닐이 소생 불가능한 상황인 거 압니다. 그분 고통을 덜어야 한다면… 그리 하세요.”

 

 나시르 촌장이 결연히 말했다.

 

 “늘 성자를 배우려 했지만, 늘 막히는 선이 있었죠. 그게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걸 이제 알았어요.

 

 전통을 지키는 걸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에서 해야 한다면… 그리 하는 게 맞죠.”

 

 그리고 나시르는 루만의 손가락에 그라닐의 성물 반지를 끼웠다.

 

 “그렇담 이 가호는 이 싸움을 해결할 당신에게 가는 게 맞습니다.”

 

 루만이 반지를 낀 손을 주먹 쥐었다. 결연한 표정을 짓고는 그 손을 가슴에 댔다.

 

 “기억하겠어요.”

 

 말을 마치기 무섭게 루만은 손에 각각 수렵칼과 도끼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캉!

 그녀는 날아들던 촉수 다발을 한방에 모두 쳐냈다. 그라닐 성물의 힘이 빛을 발한 것이다.

 

 “가호를 빕니다 계약자!”

 

 “마을부터 구해요!”

 

 나시르와 주민들이 길을 열어 가자, 루만 홀로 거대한 등괴로 뛰어갔다.

 

 샥!

 기계 전투화 없이도 그렇게 빨리 뛰는 건 처음이었다. 그녀는 덩굴 위를 내달렸다.

 

 <다른 이의 계약자여… 나를 끝내려 왔느냐?>

 

 그라닐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회색 새는 억지로 펼쳐진 날개를 푸드덕거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래서 마을에 경고를 했는데…>

 

 “이미 대응하고 있으니 걱정을 마시지요!”

 

 루만이 힘껏 수렵칼을 휘둘렀다. 성물의 힘이 섞이자, 순식간에 덩굴 수십을 베어버렸다.

 

 <너와 성자가 부디 이 놈들을 막기를 기원한다. 그럼 이제 이 고통에서…>

 

 팍!

 뭔가가 엄청난 속도로 후려쳤다. 매달려 있던 거대한 새는 일격에 가루가 돼 흩어졌다.

 

 <보기보다 굼뜨구나, 루만!>

 

 까라-압특이 꾸짖었지만 루만은 표정이 밝아졌다.

 

 “드디어 이 목소리를 꿈 밖에서 듣네.”

 

 등괴는 전보다 강해졌다. 수많은 덩굴촉수가 쓰러지면 곧 재생했다.

 

 그러나 두 성자의 힘을 받은 루만은 종횡무진했다. 게다가 그녀의 이무기 성자는 필요할 때 결정타를 날렸다.

 

 어느 새 등괴의 윗둥치의 껍데기가 파헤쳐져 물컹한 심장혹이 드러났다.

 

 까라-압특이 그곳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거대 등괴가 멈칫했다. 그 틈에 루만이 칼로 혹을 찢었다.

 

 푸아악!

 드즐룹의 저주받은 피가 뿌려졌다. 루만은 간신히 피했다. 등괴가 주저앉았다.

 

 “고생 많았어요…”

 

 <너랑 엮이는 일이 다 그렇지 않느냐…>

 

 그들은 어느 새 알타 마을에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다.

 

 크르르르르르!

 근처에서 다시 등괴의 움직임이 일었다. 까라-압특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부터는 필요할 때만 싸우자구나.>

 

 

 드즐룹은 룸베즈 근처에서 잡음을 들었다.

 

 그라닐을 흡수하려던 거대한 등괴 군락이 성자와 같이 소멸한 것이다.

 

 “오오?”

 

 그러나 그는 고지대에서 성자 일곱을 흡수한 뒤였다. 그라닐의 몇 배가 넘는 힘을 얻었다.

 

 “흥, 뭐… 그 새대가리라면 죽기전에 발악할 만도 했지.”

 

 드즐룹은 비웃더니 자기 군세를 불리기 위해 떠나 버렸다.

 

 

 -----

 

 사흘 뒤. 루만은 외딴 도로 위에 주저 앉았다.

 

 그녀는 밤낮으로 수많은 등괴의 눈을 따돌리며 와서 지쳤다.

 루만은 신발을 풀어 던지고 발에 붕대를 새로 맸다.

 

 <차가 오면 볼만 하겠구나.>

 

 “또 저를 구하실 생각에 신나셨네요.”

 

 루만은 까라-압특과 현실에서도 말을 붙였다. 다만 성자는 볼 수 없었다.

 

 “놈이 슬슬 우리를 눈치챌 거 같은데.”

 

 <그 성물이 있는 한 어려울 거다. 둘 이상의 성자 힘이 뒤섞이면… 상대는 알기 힘들어하지.>

 

 “그러니 힘을 합쳐보라고 하는데도 다들 말 참 안 듣죠.”

 

 <성자에겐 너가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그 손이나 들어 보거라.>

 

 루만이 반지 낀 손가락을 펴자, 문득 불이 일었다.

 

 “윽.”

 

 그라닐의 성물 반지는 사라지고, 그 표식 자국만 루만의 손가락에 남았다.

 

 <물건은 빼앗길 수 있다. 이 힘이 네 몸 안에 깃들게 하는 게 낫지.>

 

 “세심 하셔라. 안아드리고 싶네요.”

 

 수풀 쪽에서 등괴가 움직여서 다시 이동해야 했다. 번개가 치고 빗방울이 쏟아졌다.

 

 루만은 길가의 덮개도 없는 벤치에 앉았다.

 

 “딱 그날 같지 않아요? 당신과 같이 세상에 처음 나왔던.”

 

 까라-압특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천둥이 곳곳에서 쳤다.

 

 비를 맞으면서도 루만은 되려 마음이 편안했다.

 

 

 아침에 비가 그치자 루만은 떨며 일어났다.

 

 “응?”

 

 안개 속 도로 위에서 뭔가 움직였다. 까라-압특은 응답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그녀는 도끼를 들고 전투 자세를 취했다. 순간 뭔가가 그녀 옆으로 왔다.

 

 “역시… 사람이었군요.”

 

 “절 감시했나요?”

 

 “스토커로 보였다면 죄송합니다. 당신이 밤새 혼자 중얼거리길래 등괴를 부르는 걸로… 착각했습니다.”

 

 중장갑 전투복 차림의 젊은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같은 복장의 남녀동료들이 뒤를 이었다.

 

 “실례지만 누구?”

 

 “헬레노플 용병 기사단의 지브릴입니다. 몸 좀 풀려고 이 일대의 등괴를 쓸면서 가던 중이예요.”

 

 “용케 동업자를 만나네요.”

 

 루만은 지브릴과 악수했다. 플라즈마 절단기와 방패로 무장한 기사단은 늠름해 보였다.

 

 “우리는 유란으로 갑니다. 그곳 안전국장의 요청으로 가는 거죠.”

 

 “와, 그 죽음의 자리에 또 사람이 차네요. 누가 됐으려나?”

 

 “파르한 롯딘 이스마일, 통칭 남작이라더군요.”

 

 루만이 눈이 동그래졌다.

 

 “그 사람이? 그곳 상황이 좀 걱정되는데요.”

 

 “당신 유란 사정에 밝은 거 같군요. 도움을 받으면 좋겠는데.”

 

 “모르는 거 빼고 다 말해 드리죠.”

 

 루만은 지브릴의 기사단을 따라갔다.

 

 그리고 그날 저녁, 유란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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