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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를 사랑해 주세요
작가 : 블리
작품등록일 : 2016.10.15

한 여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안좋은 일이 계속 반복되자 무당을 찾아간다.
무당의 말에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 없이 냉정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한 남자를 유혹하게 되는 이야기.

 
3화. 그 여자
작성일 : 16-10-16 14:40     조회 : 611     추천 : 0     분량 : 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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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네?"

 

 커피잔을 자신에게 내미는 하진을 쳐다보는데 하진이 고개를 돌린다.

 

 "이 맛을 느껴봐야 너도 만들줄 알거 아냐."

 "아-! 그렇겠네요. 잘 마시겠습니다."

 

 창고로 들어가 버리는 하진.

 그런 하진이 영 이상한지 고개를 젓는 준희.

 

 창고에 들어와 의자에 앉고는 얼굴을 감싼다.

 괴로운듯 한숨만 크게 내쉬는데.

 

 "너 정말 미쳤구나. 내가 정말 마준희를 좋아하는게 맞는거냐고. 저 자식은 남잔데.. "

 

 자신이 준희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건 준희가 들어오고 일을 배우기 시작할때였다.

 까페에서 처음 일해본다는 준희. 처음이라 당연히 일도 서툴고 실수도 잦았다.

 그런 준희의 모습에 처음에는 괜찮다고 다독여 줬지만 계속 실수가 반복되니 꾸짖음도 많아졌다.

 어느 날 준희가 자신의 옆에 와서 이것저것 보며 배우고 궁금한건 물어보고 귀찮을 정도로 달라붙어 다녔다.

 다른 직원들은 한두번 하고 말았지만 준희는 한달 내내 그러고 다녔다.

 

 그것이 이유였다.

 무심하고 냉정하고 독하다고 욕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준희는 하진에게 살갑게 대했다.

 준희가 남자지만 하진은 그런 준희가 마냥 좋게 느껴졌다.

 

 그래서 자신이 준희를 좋아하는건가 생각하다가도 저 녀석은 남자다 하며 정신 차렸었다.

 하지만 계속 얼굴을 보면 볼수록 자신이 몰래 웃고 있다는걸 느끼게 되었다.

 티는 절대 내지 않지만 속으로는 조금씩 인정하고 있었다.

 자신이 준희에게 마음이 있는 것을.

 하진은 확신했다.

 자신이 남일이라고 생각했던, 절대 있을수 없는 일.

 이성이 아닌 동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딸랑] 종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분홍 하이힐을 신은 세련미 넘치는 여자가

 하진의 까페 안으로 들어선다.

 손님이며 직원이며 그 여자에게 눈길이 간다.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메리카노 세 개, 라떼 두 개, 캬라멜 마끼아또는 하나. 마끼아또 빼고는 아이스로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장님이 안보이네요?"

 "네? 사장님 지인분이세요?"

 

 직원이 하진을 찾는 여자에게 되묻는 그때, 창고에서 하진이 나온다.

 여자가 하진을 보고는 손을 들어 보인다.

 

 "어머, 사장님. 계셨네요."

 "...."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하진이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까닥인다.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은 여자와 하진.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한 직원과 손님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인테리어 또 안바꾸세요? 새로 인테리어 잘하는 회사 알고 있는데 소개해드려요?"

 "아직 안합니다."

 "여전히 냉정하시네요. 저희 회사 덕분에 매출 엄청 올라가는거 아시면서."

 "그건 감사인사 드린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하진씨, 나 같은 여자 없는데 정말 언제까지 나 이렇게 둘거야?"

 "단골손님도 짤리고 싶으면 계속 그런 소리 해보던가."

 "정말 너무하네. 뭐, 그게 내가 하진씨를 좋아하는 이유니까. "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테이크 아웃잔을 한손에 들고 하진의 볼 한쪽에 쪽하고 입맞춤을 하고는 도망치듯

 까페를 나가는 여자. 기분 나쁜 듯 자신의 볼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손으로 비벼 지우는 하진.

 

 "최다경 저게.."

 

 여자가 나가자 사람들이 웅성웅성 속닥인다.

 

 "뭐야, 사장한테 여자가 있었어? 근데 완전 이뻐. 몸매도 죽여."

 "남자들 너넨 그저 몸매가 다지?"

 

 남자직원의 말에 여자직원이 답한다.

 

 직원들이 퇴근하고 아트를 배우기 위해 준비중인 준희.

 그런 준희 옆으로 다가와 커피를 만드려는 하진.

 

 "사장님 아까 그 여자 애인이세요?"

 "뭐?"

 "아까 사장님하고 얘기하던 분이요. 완전 예쁘던데요?"

 "신경 끄고 집중해"

 "잘 어울리니까 한번 만나보시라구요."

 "...."

 

 준희의 말에 괜히 신경쓰이는 하진. 그러나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심정이 답답하기만 하다.

 

 다음 날, 토요일 오전.

 아침부터 울려대는 핸드폰 벨소리에 인상을 찡그리며 전화를 받는 지우.

 눈은 감고 있다.

 

 "여보세요."

 "나 지금 준희네 까페야. 지금 당장 와."

 "뭐어? 아침부터 무슨.."

 "빨리! 급한 일이야."

 

 급하게 끊기는 전화에 서서히 일어나는 지우.

 대체 무슨일인가 싶다.

 모자를 눌러 쓰고 까페 안으로 들어서는 지우 옆으로 동시에 들어오는 하진.

 지우의 어깨를 툭 치고 들어간다.

 

 "아-!!"

 

 지우의 목소리에 돌아보더니 그대로 다시 들어가 버린다.

 어처구니가 없다.

 

 "아.. 정말.. 저 사람이.."

 

 화가나지만 원래 저런 사람이려니 싶어 세경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향한다.

 세경이 지우가 앉자마자 입을 연다.

 

 "위험해."

 "뭐?"

 "내가 어제 점을 봤는데 내 주위 사람들이 위험할수 있대."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물을 벌컥 들이 마시더니 지우의 손가락을 들어보인다.

 

 "이것 봐! 너 어제 다쳤잖아. 위험하다는 징조라니까?"

 "너 점 안믿잖아. 믿을만한 점괘도 아닌거 같은데 믿지마."

 "아니, 이건 확실해. 나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것도 알아맞췄다니까?"

 "후우.. 세경아."

 

 주스를 내려놓으며 한심하게 세경을 바라보는 준희.

 

 "야 넌 무슨 점을 보러 다니냐? 하긴.. 너 시험 붙는지 그건 물어봐도 되겠다. 물어봤냐?"

 "당연히 물어봤지. 근데 간당간당하대. 장애물이 있댔어."

 

 준희와 지우가 동시에 세경을 바라본다. 장애물이라니.. 대체 무슨..

 세경이 혼자 떠들며 불안해하는 사이, 준희가 앉더니 말한다.

 

 "대박뉴스! 우리 사장 애인 생길지도 몰라. 저 성격에 말야."

 "애인?"

 

 준희의 조용한 목소리에 두 사람의 눈동자가 준희에게로 시선이 집중된다.

 

 "애인? 저 사람 말하는거야?"

 

 세경이 가리키는 곳에는 하진이 냉장고에 과일을 넣고 있다.

 

 "맞아. 어제 어떤 여자랑 다정하게 얘기하더라니까?"

 

 준희의 눈에는 하진의 모습이 다정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멀리서 몰래 봤으니 대화 내용도 당연히 듣지 못했으리라.

 

 "나도 애인 생겼어."

 

 뜬금없는 고백에 지우를 바라보는 두 사람. 더 놀라는 준희다.

 

 "...뭐? 갑자기 애인이라니.. 애인이 어디서 나타나.."

 "같이 일하는 동료야."

 "이야~ 우리 지우. 드디어 솔로탈출이야? 축하해."

 "고마워. 세경아."

 "언제 한번 소개시켜줘."

 "응. 그럴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 자신이 좋아하는 지우에게 애인이 생겼다니.. 고백도 한번 못해봤는데..

 준희는 좌절감이 들고.. 괜히 기운 빠진다.

 준희가 일하러 가버리고 하진이 힐끔거리며 그 두 사람을 보고 있다.

 

 저녁.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있는 성훈과 지우.

 성훈이 스테이크를 칼질해서 자신의 것과 지우의 것을 바꿔준다.

 

 "이거 먹어."

 "감사합니다."

 "지우 너 언제까지 존대쓸거야? 한살 밖에 차이 안나는데. 오빠라고 불러봐. 응?"

 "네? 오빠요? 그건 좀.."

 "사귀는 사이인데 뭐 어때?"

 

 너무 성급하게 재촉하는 성훈이 이상하게 불편하고 낯선 지우다.

 

 성훈의 차 안.

 

 "커피 한잔 하고 갈까?"

 "네. 좋아요."

 

 준희가 일하는 까페 앞에서 멈춰서는 성훈의 차.

 어떻게 알고 여기로 왔는지 어리둥절한 지우.

 

 "여기.."

 "여기 까페 분위기 좋다고 유명한 데야. 몰랐어?"

 "아니, 그게 아니라.."

 "내리자."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먼저 내리는 성훈. 왠지 전혀 딴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드는 지우.

 기분이 영 나쁘지만 따라 내린다.

 

 "어? 서지우. 왜 또 왔어?"

 "아.. 남자친구랑 같이 왔어."

 "남자친구?"

 

 지우 옆에 서 있는 성훈을 쳐다보는 준희. 키도 훤칠하고 잘생긴 성훈에 괜히 화가 나는 준희다.

 성훈이 준희를 바라보며

 

 "뭐야. 아는 사람이야?"

 "친구에요."

 "친구? 남녀사이에 친구라.. 암튼 반가워요."

 

 비웃는건지 못마땅한건지 웃음을 날리며 악수를 청하는 성훈.

 그런 성훈이 기분 나쁘다.

 건성으로 악수하고는 지우를 바라본다.

 

 "뭐 마실래?"

 "나 바나나.."

 "우리 까페라떼 달달하게 두잔 부탁해요."

 

 성훈의 '우리' 라는 단어가 거슬렸는지 준희가 되묻는다.

 

 "우리라면.."

 "나랑 지우지. 누구겠어요?"

 "이봐요. 지우 커피 못마시는데 그것도 몰라요?"

 "커피를 못마신다고? 하하.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어린애도 아니고."

 

 지우를 내려다 보는 성훈. 얘기를 좀 해보라는 눈빛이다.

 

 "커피 알러지가 있어요. 그래서 못마셔요."

 "커피도 알러지가 있나? 나랑 커피 마시기 싫어서 거짓말 하는거 아니지?"

 "무슨 말이 그래요? 내가 그런 거짓말을 왜 해요."

 

 지우도 조금은 화가 났는지 무표정으로 딱딱하게 말한다.

 그런 지우의 말투에 성훈이 짜증나는지 자신의 머리를 탈탈 털어버린다.

 

 "하.. 그렇잖아. 우리 오늘 처음 커피 마시러 왔는데 커피를 못마신다니.. 이 자식도 알고 있는 걸

 왜 나한테는 얘기 안한건데?"

 "성훈씨 왜 이래요? 물어보지도 않았고 굳이 내가 먼저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서지우. 너 나 진짜 좋아하는 거 맞아?"

 "네? 당연히.."

 "이 자식 좋아하는거 아니고?"

 

 대뜸 준희를 가리키는 성훈. 조금씩 언성이 높아지자 까페 안의 사람들이 세 사람을 쳐다본다.

 창피해 죽겠다. 성훈의 팔을 붙잡는 지우.

 

 "그만 나가요. 나가서 얘기해요."

 "후우.. 그래 일단 나가자."

 

 성훈의 차 안으로 들어온 두 사람.

 묵묵히 아무 말이 없다. 용기 내어 입을 여는 지우.

 

 "성훈씨 이런 사람이에요? 속좁은 사람이냐구요. 준희는 친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성훈씨에요."

 "나도 너 좋아해. 사랑해 지우야."

 

 그러더니 성훈이 지우의 얼굴을 부여잡고 거칠고 입을 맞추기 시작한다.

 당황한 지우가 성훈을 뿌리치려 했으나 성훈은 역시 남자였다.

 남자의 힘을 당해낼수가 없었다.

 

 "읍.."

 

 입을 뗄 생각이 없어 보이는 성훈과 있는 힘껏 밀어붙이는 성훈을 가만히 받아내고 있는 지우.

 결국 지우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한참 후에야 입을 떼는 성훈. 지우를 바라보며 말한다.

 

 "난 너 놔줄 생각 없어. 넌 내 여자여야 하니까."

 "성훈씨는 제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었어요. 친절하고 자상한 그럼 사람이었는데.."

 "내가 성격이 좀 급해. 그래서 그랬어. 널 사랑해서 그런거니까.."

 

 성훈이 느슨해진 틈을 타 얼른 차 문을 열고 내린 지우.

 그 모습이 따라 내리려는데.

 

 "따라오지 말아요. 우리 그만해요. 이러는 성훈씨가 너무 무섭네요.."

 "뭐?"

 

 그러더니 다시 까페 안으로 들어가는 지우.

 그런 지우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성훈.

 그러다 혼자 중얼거린다.

 

 "너여야 해. 그래야 세경씨를 내 여자로 만들수 있어."

 

 성훈의 차가 출발해 어두운 골목길을 벗어난다.

 까페 안에서 성훈의 차가 없어진걸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의자에 앉자 몸이 갑자기 떨려온다.

 준희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다가와 따뜻한 물을 건넨다.

 

 "너 괜찮아? 그 자식 대체 뭐야? 미친놈 아냐?"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 언성을 높여 지우에게 묻는다.

 따뜻한 물을 소리없이 먹고 있는 지우.

 그러다가 맞은편에 앉고는 다그친다.

 

 "너 그 도서관 당장 그만 둬. 아니면 그 자식 신고해버려. 와이프 의심하는 의처증 환자도 아니고.."

 "괜찮아.. 방금 헤어지자고 했어. 자상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헤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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