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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63. 푸른 고양이와 아기사자, 그리고 늑대개
작성일 : 20-04-17 22:04     조회 : 344     추천 : 0     분량 : 8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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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걸어가는 아넬리나의 뒤를 보며, 크리엔은 불안감에 빠져들었다. 분명 이 길은 그 곳에 가는 길일 텐데 말이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집사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의 귀에다 대고 말했다.

 

 “허허허, 그 생각 맞으실 겁니다.”

 

 “후아악! 깜짝 놀랐잖아요! 그리고 당신 정체가 뭐에요? 어떻게 케일씨에 대한 거를......”

 

 “그야……. 제가 영주성을 관리하는 집사니까 그렇죠.”

 

 아, 그래... 영주의 곁에 있다면 당연히 알겠구나....... 잠깐?! 그냥 일반 시종이 아니라 집사라고?

 

 “자.. 잠시 만요. 그렇다면 당신은…….”

 

 “쉿. 조용히 해주세요. 지금은 영주님을 모시는 그저 한 늙은 집사일 뿐이니까요.”

 

 크리엔은 그의 미소 속에서, 케일에게서 느꼈던 무언의 압박을 느끼곤 그대로 뒤로 물러났다. 바로 뒤에서 따라오던 덴커일은 그런 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분대장님, 갑자기 왜 뒤로 물러나십니까? 하마터면 제 발을 밟으실 뻔 했습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참, 저렇게 태평하게 있을 수 있다는 게 부럽다. 너무 많은 걸 알아버리면 골치 아프다고 예전에 누가 그랬었던 것 같았는데....... 에휴, 당장 1달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그렇게 익숙한 풍경의 길을 걸어, 그들이 도착한 곳은 역시나 모두가 매일 들리는 케일라 약국 앞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에노와 아멜이 간단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가게를 정리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용은 그냥 일상적인 것이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한번 씩 눈길이 끌리곤 했다.

 

 뭐, 그도 그럴게 그들의 모습과 미소에 반하지 않을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으니까.

 

 “어라? 크리엔씨? 일찍 오셨네..... 요?”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크리엔 일행을 본 에노가 반갑게 그들을 맞이하려고 했지만, 순간 그의 옆에 있는 아넬리나를 보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 모습에 아멜은 재빨리 그를 뒤로 숨기며 대신 손을 흔들며 말했다.

 

 “오늘은 오후 장사를 하지 않을 거래요. 케일씨가 어지간히 화가 많이 나셨나 봐요.”

 

 뭐, 이렇게 말은 해도, 도둑이 든 것 때문에 장사할 마음이 싹없어졌다는 핑계로 놀러 갈 계획을 세우고 있던 그녀였다. 대신 가게는 정리하고 가야한다는 에노의 잔소리에 다시 오게 된 것이지만 말이다.

 

 “아... 저 그게.. 전 그것 때문에 온 것이…….”

 

 “드디어 당신의 가면을 벗길 수 있게 되었군요! 케일라씨! 어서 나오시죠?”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상황을 설명하려는 크리엔을 밀쳐내고, 아넬리나는 당당하게 부채를 들어 앞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말을 했다. 아멜은 그런 그녀의 외침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네? 케일씨에게 볼일이 있나요? 일단 안에 있으시긴 한데.......”

 

 “당신도 한패죠? 그렇지 않고서야, 필더레아에서부터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올 리가 없을 테니까요.”

 

 갑자기 그녀에게도 부채를 겨누며 말을 하는 아넬리나. 아멜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당황스러웠다.

 

 “무.. 무슨 일이신가요?”

 

 “당신들이 공국의 요원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요!”

 

 순간 그녀의 말에 아멜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너무나 황당해서, 그리고 혹시 주변 사람들이 들었을까봐. 다행이 에노가 즉각 마법으로 주변에 소리가 들리지 않게 만들었지만,

 

 “하.. 하아아아.....”

 

 그는 그 이상으로, 제대로 움직이질 못했다. 그저 비에 쫄딱 젖은 아기고양이 마냥 부르르 떨고 있었다.

 

 “어.... 음.....”

 

 크리엔 역시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입만 뻐끔뻐끔 거리고 있었다. 설마 했는데, 그 설마 때문에 모두가 어색해져버린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아넬리나의 말대로 움직이자니 케일과의 약속이 떠오르고, 그렇다고 안 움직이자니 그녀의 명령을 거부하게 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제.. 젠장, 덴커일 뾰족한 수가 없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분대장님.”

 

 덴커일의 말처럼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근데.... 이 녀석도 알고 있었던 가? 그녀가 공국 요원이었다는 사실을?

 

 “에노! 도대체 무슨 일이야. 불러도 대답이 없... 어라?”

 

 마침, 약품 진열장 관련해서 품목 목록을 정리하던 그녀가, 한참을 불러도 안 오는 에노를 찾기 위해 걸어 나왔다. 순간 크리엔은 그녀의 모습에 딸꾹질을 했고, 케일의 등장에 아넬리나는 지팡이를 꺼내들어 그녀에게 겨누며 말했다.

 

 “하하하! 당신의 그 추악한 가면 속에 있는 모습을 알았다고요! 어서 자백하시죠? 케일씨?”

 

 그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서 있는 크리엔과 집사, 한결같은 표정으로 모두를 바라보는 덴커일. 한쪽 구석에서 떨고 있는 에노와, 그런 그를 달래면서도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멜까지. 모든 게 혼란스러운 풍경이었다.

 

 ‘참, 살다 살다 별일을 다 겪는다니까 정말.’

 

 케일은 천천히 아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자신 뒤로 보냈다. 그리곤 눈살을 찌푸리며 손가락을 가볍게 툭 튕기며 말했다.

 

 “참나, 무슨 일인가 했네. 꼬맹이? 분명 내가 경고 했을 텐데? 에노 반경 100보 안에 들어오면 가만 안두겠다고 말이야?”

 

 “흥! 그거랑 이거랑은 상관없죠! 당신이 공국 요원..... 아니, 정보국의 수장이었다는 것은 제 눈으로 똑똑히 봤었는걸요?! 두 사람! 어서 빨리 케일씨를 연행하세요!”

 

 아넬리나의 말에 당황한 크리엔은 덴커일을 쳐다보며 눈짓을 했다. 하지만 그는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 저으며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평소 같으면 딴질 걸거나 바로 움직였을 텐데, 왜 움직이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하하, 정의감이 투철한 아이야. 역시, 아트레온을 닮아서 말이지.”

 

 당당하게 그녀 앞에 서 있는 아넬리나의 모습에, 케일은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아넬리나는 자신을 보고 웃고 있는 케일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함부로 아버님의 이름을 말하지 마시죠? 그리고 무슨 자신감인지 몰라도 지팡이 없이 마법사한테 덤비려고 하시는 거죠?”

 

 마법사. 그들의 특별한 힘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기적과도 같은 힘은 10명의 사람이 못해낸 일도 가볍게 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존재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오, 마법사라고? 그건 처음 듣는 얘기네?”

 

 “무려 4위계 마법을 쓸 수 있는, 궁정 마법사들보다도 더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요!”

 

 뭐, 중위 마법을 2개 정도 쓸 수 있는 게 다 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 마법을 쓰려면 막대한 마력이 들고, 그만큼 복잡한 술식들을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했다.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을 할 수 있단 얘기다. 물론 일반인들이나 막 마법사들이 된 사람이라면, 그녀의 말에 놀랄 테지만,

 

 “흐음. 마탑에서 비슷한 이름을 봐서 설마 했는데........”

 

 하필 상대가 상대였다. 케일은 그녀의 말에 놀라지 않고 그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했다. 그 말에 아넬리나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그게 무슨........”

 

 “나도 같은 마탑 소속이야. 그리고 네 한참... 까마득한 선배라고.”

 

 아넬리나는 크게 한방 얻어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마탑에 소속 되어있다고? 그녀의 이름은 본 적이 없는데?

 

 “그리고 마법사라면서 지금 내가 건 마법 결계하나 파악도 못하는 거니?”

 

 “아.. 네에?”

 

 주변에 둘러싸인 마력으로 된 돔이 눈에 들어오자, 그녀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언제 마법을 펼쳤는지도 몰랐다. 아니, 지팡이 없이 마법을 펼칠 수 있다는 게 더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마탑을 관리하는 관리자쯤은 되는 실력자라는 얘기였다.

 

 “거기다 공국의 정보국 수장이라면, 그 이명쯤은 들어봤을 텐데 말이지.”

 

 “푸.. 푸른 공작.”

 

 갑자기 주변의 마력이 요동치는 게 느껴졌다. 동시에, 순식간에 마력으로 된 구체들이 주위를 떠다니며 돌기 시작했다. 이 정도 마력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도시의 모든 사람을 동원해도 상대가 될까 싶었다.

 

 ‘주문을... 동시에?’

 

 하나의 구체를 조작하는 것도 힘들 텐데, 여러 개의 구체를 가볍게 조작하는 그녀의 모습에, 아넬리나의 등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상한 장난이라도 치려고 왔으면 혼내줄 거다?”

 

 “으.. 으으.....”

 

 짝!

 

 박수 소리에 모두들 소리가 난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새하얗게 샌 수염을 어루만지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 집사는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껄껄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쯤 하시죠. 케일씨. 아가씨께서도 충분히 알아들으셨을 겁니다.”

 

 “아? 뭐야, 영감님도 있었어요? 같이 있으면 좀 얘기해두라고요.”

 

 케일은 집사의 말에 툴툴거리며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일제히 일렁이던 마력이 그대로 가라앉으면서, 밝게 빛나던 구체들이 일제히 사라져갔다. 아넬리나는 집사의 태도에 고개를 급히 돌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영감님도 아는 사이였어요?”

 

 “당연하죠. 영주님과 관련 된 일이라면, 모든지 말이죠. 참, 케일씨, 죄송하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렇게 이상한 모습으로 계속 있으면 시민들도, 마탑에서도 이상하게 볼 수 있으니까요.”

 

 “치잇, 퇴근하려고 했는데.”

 

 아넬리나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케일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 케일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들이 오지만 않았어도 지금쯤이면 중앙광장에서 실컷 먹으면서 놀고 있을 텐데 말이다.

 

 “알았어요. 일단 들어와요. 아멜, 에노 좀 맡길게.”

 

 “네, 알았어요. 에노씨, 빨리 가죠.”

 

 떨고 있는 에노를 데리고, 아멜은 급히 가게 뒤쪽 창고로 가기 시작했다. 에노의 손을 붙잡고 자연스럽게 걸어가는 아멜이 부럽긴 했지만, 것보다 놀란 가슴이 진정 되지 않아서 신경을 쓸 수 없었다. 거기다 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으니까 말이다. 왜, 어째서 이 사람들이 이 도시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거지? 굳이 왜 여기에?

 

 “궁금한 게 많을 것 같지만, 내가 얘기해 줄 수 있는 건 얼마 없어. 참, 황녀에게도 이 얘기를 했었는데, 또 해야 하잖아. 귀찮게 시리.”

 

 아, 그래서 아이샤가 그녀를 만나고, 에노를 만났었던 것인가? 마치 열어서는 안 될 상자를 연 것 같은, 괜히 잘 못 건드려서 모든 세계가 뒤엎어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서 안 들어와? 그럼 바로 내쫓는다?! 참, 그리고 뒤에 따라온 사람들도 들어오도록!”

 

 아넬리나는 그녀의 말에 얼른 그녀를 따라 가게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으... 이게 또 무슨.... 저번이랑 같잖아!’

 

 크리엔은 눈살을 찌푸리며 머리를 쥐어잡았다. 그 사이, 뒤에 있던 집사와 덴커일은 그런 그를 나두고 아무 망설임 없이 걸어들어갔다. 자.. 잠깐! 왜 다들 망설임 없이 들어가는 거야?

 

 “자.. 잠깐만! 다들....... 에. 에잇!”

 

 그는 하는 수없이 두 사람을 따라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들 정말 겁이 없는 건지, 아니면 다른 뭔가가 있는지 모르겠다. 아! 모르겠다고!!

 

 

 

 - 로하니아, 지하수로 어딘가 -

 

 

 

 칙칙한 어둠 속에, 작은 등불하나에 의지하며 걷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 한명은 깔끔한 복장에 무엇인가를 훑고 있었고, 다른 한명은 갑옷으로 무장한, 평범한 치안대 일원 중 하나였다.

 

 “후아암, 여기서 무슨 핏자국이라고.”

 

 “흠, ‘그러게 말이야.’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진짜 핏자국이 있네.”

 

 “네? 그게 사실입니까? 검시관님? 그럼 지상에 보고를....... 어라?”

 

 등 뒤에 드리우는 거대한 그림자. 사람이라고 하기는 너무나도 큰 그 존재에 병사는 화들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우.. 우와와왁!!!!”

 

 “자네 무슨 일인가, 샘플을 담아야 하는데 하마터면 깨질...... 끄아아아악!”

 

 안 그래도 칙칙하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바람소리만 나는 곳이라 으스스한 분위기만 감돌고 있는데, 갑자기 저런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나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은 그렇게 그 거구의 물체를 바라보며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벌벌 몸을 떨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거구는 귀를 휘적휘적 거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참나,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귀가 떨어지겠다.”

 

 “으.. 으아아악! 사람 말을 한다, 사람 말을!”

 

 “아오! 나도 사람이야 이 망할 자식들아!”

 

 거구의 남자는 자신이 들고 온 등불에 불을 붙여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순간, 서로를 껴안으며 벌벌 떨고 있던 두 사람은 그런 그의 모습에 잠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어? 정말 사람이네.”

 

 “휴... 사람이었군요.”

 

 “그래, 그래. 나 사람이야 사람.”

 

 그는 작은 파이프를 꺼내, 담배 잎을 털어 넣고 불을 붙였다. 근데, 잠깐. 여기는 수도 관리국 사람 외에는 출입 금지 구역인데?

 

 “잠깐, 왜 여기에 일반인이 들어와 있죠? 여기는 관계자 외에 출입금지 구역입니다만? 그리고 여기는 식수와 생활용수를 관리하는 하수도에요! 담배 같은 거 함부로 피면 안 된다고요!”

 

 “흠, 여기에 살고 있었으니까?”

 

 검시관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는 담배를 계속해서 태우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검시관은 그의 태도에 눈살을 찌푸리며 병사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병사는 조심히 뒤에서 수갑을 꺼내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아이고, 형씨. 이거 보이슈? 수갑이야, 수갑. 원래 흉악범들에게만 채우지만, 이렇게 말 안 듣는 형씨 같은 사람에게도 쓸 수 있다고. 그러니 좋은 말 할 때, 그냥 나갑시다?”

 

 “왜, 내가 집을 나가야 하는 거지?”

 

 “아이고, 진짜 말대답하나는 기가 맥히네. 그냥 좋은 말로 할 때 나가자고요. 엉?”

 

 “하아, 정말이지 면상에다가 대고 소리부터 지르는 사람들이라 말이 통하지 않는 군.”

 

 “이게 정말 지금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툭.... 쨍그랑.

 

 갑자기 옆에서 등불을 떨궈버리는 바람에, 깜작 놀란 병사는 고개를 돌려 검시관을 바라보며 따지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코! 깜짝이야! 갑자기 등불을 떨구고... 어.. 어라?”

 

 툭.... 또르르르르, 풍덩. 방금 전까지 그의 옆에서 잘만 있었던 검시관의 머리는 언제 사라진 건지 모르게 사라져있었다. 그 모습에 병사는 급히 검을 뽑아들어 거구의 남자를 향해 겨누었다.

 

 “우.. 우와왁! 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당신 체포야! 체포!”

 

 날카롭게 날이 선 검. 관리가 철저하게 잘 된 것에 그는 피식 웃으며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기가 센 용병이라도 치안대 앞에서는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데, 이 남자는 뭐지?

 

 “지금 공무집행 방해는 고사하고 살인죄를 저질렀는데, 그렇게 태연하게 있는 다고?”

 

 “살인죄라니. 난 그저 집에 들어온 벌레를 잡았을 뿐이라고.”

 

 “살인죄와 관련하여, 범인이 저항할시, 치안대는 즉시 심판할 권리를 가지며, 필요시에는 형을 바로 집행하도록 한다. 이것도 모르는 거냐? 당신을 즉시 처리할 수 있다! 이 말이.... 커억!”

 

 풍덩! 아까와 달리 커다란 물보라가 일어나면서, 앞에 있던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바닥에 흘러있던, 방금 전까지 따뜻한 김을 내뱉던 액체 역시 가볍게 물에 휩쓸려 내려가며 사라졌다. 홀로 남겨진 거구의 남자는 피우던 담배 재를 살포시 털어내며 흰 연기를 쭉 내뱉었다.

 

 “벌레가 자꾸 꼬이네. 이 자식들 문단속은 철저히 하라고 했는데........”

 

 “문단속을 잘하라고 전해드리면 되겠습니까?”

 

 거구의 남자 뒤편으로 검은 색 그림자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러자 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 그런 것 가지고 전령을 쓰면 안 좋잖나? 안 그래도 동전도 다 떨어졌는데 말이야. 참, 그건 그렇고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나?”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말씀하신대로 자꾸만 벌레가 꼬여서 걱정일 뿐입니다.”

 

 검은 그림자의 말에 남자는 잠시 앞으로 고개를 돌려, 검시관이 조사하던 핏자국을 바라보았다. 그래, 언제나 그렇듯 항상 이들이 문제였지.

 

 “그래, 그 녀석들도 모여 있고, 수호자들도 모여 있다. 어지간히 꼬일 때로 꼬였군. 거기다 교단 내에서도 권력다툼이 심화되는 것 같단 말이지.”

 

 “그래도 하나는 처리하지 않았습니까?”

 

 쾅!

 

 “처리는 무슨, 살아서 나갔는데 뭐가 처리야?”

 

 그의 주먹이 지하수로의 벽면을 울리게 만들었다. 거대한 파열음이 지하수로를 울리며 퍼져나갔다. 지상에서는 순간 지진이 일어난 거 아니냔 작은 소동이 일어나긴 했지만, 정작 앞에 있는 검은 그림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없이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하아...... 하필 이럴 때 스트리커랑 아무가니움 두 녀석은 또 어디로 간 거야?”

 

 “흐음.... 한번 찾아보도록 할까요?”

 

 “그래. 일단 녀석들을 찾아와. 그리고 당장 다음 일 준비하라고 해.”

 

 그림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먼지처럼 사라져갔다. 혼자 남은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핏자국을 바라보았다. 순간 그때 녀석이 습격했을 때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망할 망령이나 쫓는 쓰레기들 아니야?’

 

 “크윽, 망령이라니.... 그분은 망령이 아니다! 그분을 모독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그는 천천히 반대편으로 몸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한차례 요동치던 지하수로는 어느새 고요한 적막과 함께, 그저 물이 흘러가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저 물줄기가 세차게 흘러가는 소리만 말이다.

 
작가의 말
 

 후... 요즘 고민거리가 맍아져서 머리가 아프네요...... 고민 없는 삶을 살고 싶은데.. 말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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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2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56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2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0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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